어렸을 적, 아버지와 함께 기차역에 갔을때 장항선 열차를 본 적이 있었다. 장항이란 이름은 쉽게 잊혀지질 않았다. 주황색 무궁화호 열차에 장항이라 써 있는 그림이 강렬한 인상을 주었기에, 나는 기차여행 하면 의례 장항을 생각하곤 했다. 물론 24년을 살면서 장항에는 발을 디뎌본 적도 없다.

얼마만에 들어보는 이름인가 하며 장항역에 발을 디뎌본 건 13일. 장항 선셋 페스티발을 보러가기 위해서였다. 

우선 장항역에 대한 사연이다. 장항선은 1922년에 충남선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곧 이어 이 충남선은 천안에서 전북 익산을 연결하는 노선이 됐고 장항선이라 불리게 됐다. 1955년의 일이다. 장항역은 장항선의 종착점이었다. 즉, 내가 어렸을 적 본 장항선 열차들은 모두 장항역을 종착점으로 했던 것이다. 장항역은 2008년에 장항 화물역으로 개칭되면서 더 이상 민간인들을 수송하지 않게 됐다. 대신 익산으로 이어지는 직선 코스가 만들어졌고, 장항읍내에서 차로 15분 정도의 거리에 새로운 장항역사가 만들어졌다. 장항역의 이동으로 장항 읍내는 저절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장항으로 가는 열차가 증편되긴 했지만, 열차를 타기 위해서 읍내에서 역까지 가야 하는 길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 도착했을 때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장항역만 댕그라니 있었다. 여기서 무슨 축제를, 하고 택시를 잡아 읍내로 향했다. 나는 택시기사에게 역사가 이전한 역사에 대해 들으며 장항화물역에 도착했다. 축제 덕분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읍내는 황량했다. 폐허가 된 건물들, 문을 닫은 가게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공장들. 여기가 한국이 맞는가 생각할 정도로 이질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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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 선셋 페스티벌의 시작은 1999년으로 올라간다. 역이 이전되기부터 장항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폐공장을 활용해 대안적인 문화공간을 만들고, 젊고 패기있는 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했던것이 이 페스티발의 시초다. '공장미술제'라는 이름으로 젊은 작가들 중에서도 젊은 작가들을 선발하여 보기드문 대형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던 이 미술제는 2000년 두번째 전시를 끝으로 이어지질 못했다. 끈기 없는 정부의 지원정책 때문이었다. 

2012년, 지자체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다양한 공연과 함께 장항선셋페스티발이 문을 열 수 있었다. 공장미술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공연을 열어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몽구스, 피터펜 컴플렉스 등 보기 드문 라인업은 젊은이들의 시선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법한 장항에 색동옷을 갖춰입은 젊은이들이 모였다. 그들은 어렴풋이 장항의 역사에 대해서 듣고, 쇠락한 읍내를 둘러보며 사람들이 장항을 찾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했다. 노란머리, 파란 눈의 술취한 외국인들도 그런 생각을 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젊은 작가들에게 장항은 확실히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홍대의 어설픈 카페 인테리어가 빈티지를 모방한 것이었다면 장항 읍내는 그야말로 진정한 빈티지였기 때문이다. 폐허가 된 공간은 그 자체로 훌륭한 전시공간이고 공연장이었다. 그리고 수 많은 젊은이들에게 지루한 여름을 뜨겁게 보내기엔 너무나도 환상적인 공간이었다. 내가 장항에 왔다니. 장항이라니.

이름있거나 수 번의 개인전시를 거치며 이름을 날린 작가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신진작가들이었다. 기회만 되면 대박을 터트리려고 눈을 부라리는 미술 시장에서 힘겹게 살아 남은 젊은 작가들은 장항에서 자신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쳤다. 

매서운 장맛비도 공연을 멈출 순 없었다. 이름만 들어도 뜨끈뜨끈한 홍대앞 밴드들의 공연은 실로 환상적이었다. 폐공장에서의 하룻밤이라니. 모기가 아무리 작정하고 팔다리를 물어뜯어도 춤추는 걸 멈출 수 없었다. 광란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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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은 노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공연장에서 만났던 한 아저씨는 서울로 올라간 아들이 잘 내려오지 않는다면서 우리에게 맥주를 권했다. 짧게나마 아저씨의 사연을 들으면서 장항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주민들도 타지에서 온 사람들과 같은 가격을 내고 티켓을 사야 공연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아저씨는 처음에는 20대만 참여할 수 있다는 축제로 알았다고 한다. 공연 관계자에게 물어보고서야,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는 있는 축제란 얘기를 듣고서야 용기내어 티켓을 구입하셨다고 맥주 한 잔 사주시며 얘기해주셨다. 평소 자주가던 음식점에 들어가려던 부녀회장님은 공연장 통제요원에게 신분을 밝혀야 했고, 말도 안통하는 외국인들의 질문세례에 마트 아주머니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과연 이 축제는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축제였지만 사실 조용한 동네에서 살아오던 어르신들에게는 난감한 공연이었다. 미술전시는 급박하게 기획이 됐다. 지역과 유대되지 않은 주제의 전시는 해석을 불가케 했다. 좋은 작가, 젊은 작가, 뛰어난 상상력은 장항에게 낯선 주제였다. 작가들이 전시를 위해 장항을 몇 번이나 방문했으며 얼마나 이 곳을 느꼈는지 궁금했다. 아니면 그냥 작품만 전시장에 걸어놓은 것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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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장항선셋페스티벌은 훌륭한 대안문화축제다. 스러져가는 도시에서 지역과 유대한 잔치를 벌이는건 어디서나 필요한 일이었다. 영국의 몰락한 탄광도시가 '북방의 천사'라는 100톤짜리 거대한 조각상을 설치하며 유명한 관광지로 거듭났던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접근 방식은 항상 고민을 해야한다. 북방의 천사가 게이츠 헤드에 세워지기까진 많은 논란이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예술은 소외된 자들에게 희망을 주지만 한편으론 이질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도 한쪽 가슴이 답답했던건 이 때문이었다. '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고민을 사람들은 얼마나 했을까.  뜨거운 밤을 보내는 그들의 가슴에는 과연 무엇이 남았을까. 5년만에 옛 장항역에 화물선이 아닌 열차가 들어온 것에 대해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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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전시는 22일까지 이어지며 읍내 곳곳에서도 소소한 행사들이 이어진다. 당분간은 장항에 사람들이 붐빌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도 끝가지 고민을 해야한다. 뜨거웠던, 열정적이던 공연을 기억하며 장항에 대해 생각을 해야할 것이다.  2013년에도 이 축제가 의미있게 개최되려면 말이다.

꿈만 같았던 1박 2일의 짧은 장항여행. 앞으로 한동안은 이 복잡한 생각과 마음으로 어지러울 것 같다. 그리고 장항이 그리워질 것 같다. 내년에도 그 곳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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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정보

2012. 07. 13. -  2012. 07. 22. 열흘동안

장항읍, 금강중공업 창고, 어망공장 창고, 미곡창고, 물양장부지, 장항화물역사, 송림백사장 등 장항 일대.

예매는 인터파크, 문의는 선셋장항컨퍼런스 추진위원회(041-950-4723)

공장미술제, 대안공간 전시, 미디어 아트스쿨 등 다양한 전시와 문화행사.

 http://www.sunset-janghang.com



대전의 한 모텔에서 글을 쓴다. 외출과 외박때마다 느끼는 이질감은 어디로 여행하든 날 설레게 하지만, 아무래도 모텔은 기분좋게 오래 있을 곳이 못된다. 하지만 이곳이 아니면 또 이렇게 여유를 부리며 글을 쓸 수 있는 곳도 없기에 이렇게 글을 쓴다. 장항으로 가는 기차 시간이 얼마 안남았기에 길게 쓰진 못할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 내가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해 잠시나마 정리해두어야 할것 같다.

 

 

 

1. 장한나

 

장한나가 훌륭한 뮤지션이라는 것은 그녀의 공연 동영상을 볼 때마다 느낀 부분이다. 온갖 인상을 쓰며, 땀을 흘려가며 첼로와 하나가 된 듯이 음악에 홀려 연주하는 영상을 보다보면 나도 같이 흥분을 하게 된다. 고전 음악에 관심이 있다보니 다양한 매체들을 접하게 되고, 장한나의 인터뷰도 접하게 된다. 매번 자신이 녹음한 음악에 대해 단어 하나하나 신중히 선택해 설명하는 부분, 자신이 음악가로서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그녀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음악 감상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2-3년 전 문을 닫은 한 가게에서 장한나가 정기적으로 자선연주를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음악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이야기한 짧은 인터뷰를 통해 나는 그녀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을 발견했다.

 

숙소에선 혼자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많다. 얼마 전 복구한 아이팟 클래식(160G)에 음악을 가득 채웠고, 손이 가는대로 음악을 고르고 집중해 듣는 일은 매일 빼먹지 않고 하는 일이다. 어느날 장한나가 연주한 첼로협주곡을 발견한 것도 이것저것 찾아 듣다가 일어난 일이다.

 

'주로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나 그 외의 낭만시대 음악을 주로 연주했지만, 바로크 음악도 정말 좋아합니다.', '비발디의 매력은 뭐랄까요, 독주악기가 혼자 연주를 하기보다 그룹이 되는 느낌을 준다는 겁니다.', '혼자 튀어나가지 않으면서도 오케스트라와 주고 받는 하모니는 이 협주곡의 매력이죠.', '긴장감입니다. 엄청 느리지만 강한 긴장감을 가지며 흐르는 물결을 생각해 보세요. 그 위로 첼로는 한 마리 갈매기처럼 날아다닙니다.'

 

영상은 장한나의 설명이 끝나면 하나의 연주영상을 보여주고 다시 장한나의 인터뷰를 보여주는 그런식이다. 너무나 신나서, 어쩔 줄 모르며 자신이 녹음한 음반에 대해 설명하는 천진난만한 모습이 너무 아름답니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가 멋있어 보인건, 데이먼 알반이 록페스티발에서 뛰놀때 뿐인 줄 알았다. 오케스트라 속에 둘러쌓여 연주하는 그녀의 모습이 이렇게 멋있을 줄이야.

 

 




2. 목욕탕

저번 주에는 집에 올라갔었다. 오랜만에 주말 아침에 목욕탕에 들렀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늘 가던 목욕탕이 문을 닫았다. 그냥 집으로 갈까 하다가 다른 목욕탕으로 발길을 돌렸다. 어렸을 적에 다녔던, 그러니까 지금 찾아가는 목욕탕이 생기기 전 부터 있었던 오래된 목욕탕을 찾았다. 빨간 벽돌과 때 묻은 하얀 기둥이, 한눈에도 오랜 세월을 이겨낸 것 처럼 보이는 외관을 지닌 곳이었다. 입구에 들어선 순간, 나는 순간 10년전의 그 곳을 상상하게 됐다. 달라진건 입장권 가격뿐. 매표소 아저씨는 그 얼굴 그대로 주름이 지고 흰 머리가 됐다. 커다랗게 남탕이라 쓰여져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10년 전의 그 모습과 하나도 변하지 않은 그 곳을 보면서 나는 잠시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변한 게 있다면 모든 것이 낡았다는 것이다. 이발소 아저씨, 이발소 의자, 지금은 보기 힘든 분홍색과 하얀색 체크무늬의 수건, 코딱지만한 사우나. 가장 하이라이트는 달력이었다. 고추 아가씨 그러니까 그것도 한 20년 전에나 뽑혔을 법한 그런 아가씨가 매혹적인 포즈로 자리잡고 7월이 여름임을 알리는 그림이었다. 요즘에도 저런 걸 파나. 목욕탕에는 그날 따라 유난히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근처의 대형 목욕탕이 정기 휴일이었으니. 나 같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 때 목욕탕에서 느꼈던 그 오묘한 기분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변한 건 나 뿐인 것 같은 느낌. 아니,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그 오랜 시간동안 세월의 흐름속에 낡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 곳은 이렇게 낡은 유물처럼 살아있을까.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내가 그 곳을 가지 않은 것은 때밀이 때문이었다. 아버지 없이 혼자 목욕탕에 갈 때면, 어머니는 늘 나에게 오천원짜리 한 장을 쥐어주며 때밀이 아저씨한테 때 밀고 음료수도 사먹고 오라고 하셨다. 그 목욕탕엔 그렇게 매주 나의 때를 밀어주던 때밀이 아저씨가 있었다. 모든 이가 동경하던 최신식 시설을 갖춘 24시 목욕탕이 생겼음에도 그 곳을 찾던 이유는, 그 아저씨와의 친분 때문이었다. 하지만 날로 줄어가는 손님에 월급을 받지 못한 그 아저씨는 일을 그만두게 됐다. 그것도 모르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가 화가 났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나는 옆 건물의 큰 목욕탕을 가게 됐다.

매번 무심코 그 목욕탕 앞을 지나면서도 그곳의 존재가 이렇게 신비롭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휴가의 복잡한 마음과 어렸을 적 느꼈던 그 기분이 낡은 목욕탕의 냄새와 어우러져 말할 수 없는 기분을 만들어냈다.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지냈으며 그것들은 지금 얼마만큼 낡았을까. 당분간은 휴가때마다 그 목욕탕에 가야겠다고, 따사로운 햇살에 살짝 졸고있던 매표소 아저씨에게 인사를 드리며 나는 그곳을 나왔다.

 

와타나베 히로시는 '청중의 탄생'에서 비르투오소(Virtuoso)라 불렸던 리스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서커스 못지않은 초인적인 기교와 화려한 연주를 장기로 내세운 그들은 곧 청중을 매료시켜 인기를 얻었다'고 말이죠. 여기에 역자는 비루트오소라는 말이 기교적인 면이 뛰어난 연주나 연주자를 가리키는 말이면서, 동시에 기교적인 면은 뛰어나지만 감정이나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쓰인다고 역주를 달아놓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최근에 소개해드린 카페들은 죄다 '비르투오소'에 속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상급의 생두와 로스터 그리고 각종 대회를 휩쓴 바리스타 그리고 화려하고 깔끔한 카페 인테리어까지. 커피한잔은 그런 면에서 그간 소개해드린 '비르투오소 카페'와 거리가 먼 곳입니다. 커피한잔은 세련되고 멋진, 초인적인 기교와 화려한 추출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곳이 아닙니다.  



카페에는 사장님이 멋대로 가져다 놓은 잡다한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손수 만드신 숯불 로스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요. 커피 맛도 그렇습니다. 인기 있는 생두를 가져다 놓기보다 커피한잔에 있을법한 커피를 커피한잔의 방식으로 볶아냅니다. 어디에도 없을법한 이곳의 바리스타 '오리온'은 언제나 정성스레 그만의 방법으로 커피를 내려줍니다.

 

 


 

 

사장님께서 손수 만드신 화덕은 카페 앞을 지나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습니다. 입김이 하얗게 서리던 계절이면 언제나 먹고 싶은 호떡을 만들어주는 기특한 화덕이었죠. 지금은 잘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들 음악을 듣고 싶을 땐 어디를 가시나요? 뒤늦게 고전음악에 관심이 생겨 서울에 있는 '음악 감상실'을 찾아보았는데, 최근 2-3년 사이에 그럴싸한 곳들은 죄다 사라졌더라고요. 그래서 음악이 듣고 싶을때면 전 커피한잔을 찾습니다. 카페 한 쪽에 얌전하게 자리 잡은 엘피장에서 보물같은 음반을 찾아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커피한잔에선 시선을 어디다 두든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건 어디서 다 모았는지는 모르겠네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사장님의 콜렉션(?)은 끊임없는 대화의 소재를 마련하는 역할도 합니다. 누구든 이곳에선 자신의 추억 속에만 있던 물건들을 발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커피한잔은 탄화식 배전을 합니다. 탄화식 배전은 숯불을 열원으로 사용해 로스팅하는 일본방식이죠. 그럼 탄화식 배전은 일반 로스팅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 그것은 바로 미묘한 '불맛'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로스터리 샵은 열풍식 로스터를 사용합니다. 이에 반해 이곳에서는 숯불에 직화로 콩을 볶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최근에 사장님이 새로 만드신 로스터입니다. 이전에 쓰던 작은 로스터기가 여러모로 불편해져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말 그대로 세계에서 오직 한대만 있는 로스터입니다. 모두 사장님이 직접 설계하고 만드셨다고 하네요.


커피 맛에 대해서는 길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드립커피, 에스프레소 메뉴 모두 평균 이상입니다(평균이라는 잣대로 평가하는 게 옳은지는 모르겠습니다). 누가 커피한잔에 대해 이런말을 하더군요. '요즘 커피 업계에서도 Q-Grader와 같이 자격 열풍이 부는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커피에서 자격증은 큰 의미가 없지요. 가령 커피한잔 사장님이 커피 자격증이 없다고 사람들이 그곳에 안가는 건 아니잖아요. 왜냐하면 그곳에는 자격증 이상의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죠.' 

  • 커피한잔 포인트 - 탄화 배전, 그 밖에도 다른 카페에선 찾을 수 없는 분위기, 커피 맛. 
  • 커피한잔 미스 포인트 - 새로운 로스터의 등장. 아직은 포인트 잡는 중
  • 커피한잔 포 미 - 일주일에도 두세번. 음악도 듣고, 맛있는 커피도 마시고. 
  • 커피한잔 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출구로 나와 직진. 사직 공원이 보이면 배화여자대학 방면으로 우회전. 직진하다보면 아파트가 나오고 사직동 그 가게가 보인다. 조금만 더 가면 커피한잔.
    버스 이용시 171, 272, 601, 606, 607, 708 그리고 725를 타고 사직단에서 하차. 사직공원 옆 골목 배화여자대학 방면으로 직진.

추신 : 노란코끼리의 메인로스터가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후의 노란코끼리 로스팅은 누가 진행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리뷰당시와 커피맛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추신 : 얼마전, 카페 노란코끼리가 로스터리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장소는 원래의 매장이 있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원두판매, 교육, 다양한 프로그램등에 집중한다는 소식이네요. 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10-1번지입니다. 망원시장 근처에 있습니다. 전화 혹은 인터넷으로도 원두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얼마 전, 커피 잡지 로스트(Roast)에서 중소규모 로스팅 팩토리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미국같이 커피소비가 많은 나라에선 로스팅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소신을 잃지 않고 이윤만을 추구하지 않는 중소규모 로스팅샵 커피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소비용/최대효용이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로스팅을 하는 기업의 커피와는 다르게 중소규모의 로스터들은 양질의 커피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커피에 대한 열정과 소신 그리고 로스터의 이름을 건 커피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로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소규모 카페(혹은 커피랩)이 생기고 있습니다. 연남동 커피 리브레를 필두로 로스팅을 전문으로 하며 커피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샵들이 증가하고 있죠. 이들은 각자의 철학과 커피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커피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은 우리의 카페 문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노란코끼리는 소규모 로스팅 샵입니다.

노란코끼리라면 북카페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거에요. 맞습니다. 지금의 카페 헤이마가 있던 자리에서 북카페 노란코끼리가 이 노란코끼리 맞습니다. 그 노란코끼리가 우여곡절 끝에 가게의 컨셉을 바꾸고 새로운 경영진이자 로스터를 영입해 작년 9월 성미산 마을 근처에 다시 카페를 열었습니다.

성미산 마을과 그 주변은 자전거를 타기에 러블리한 환경이죠. 노란코끼리가 성미산 마을 근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며칠 전 부터 자전거를 탈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날은 좀 추웠지만, 한적한 동네를 골목골목 탐방하다 노란코끼리에 도착했습니다.

 

북카페의 흔적 혹은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위한 노란코끼리의 작은 발걸음 정도 되겠네요 :)

노란코끼리 로스터는 양질의 커피를 판매하기 위해 오늘도 커피 연구에 여념이 없습니다. 특히 노란코끼리 원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디자인'입니다. 투명 플라스틱 통에 각 원산지별 특징이 잘 드러난 라벨은 다른 카페에선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이죠.

 

저 예가체프 오가닉은 얼마 전 제가 볶아보기도 하고 먹어보기도 한 커피에요. 딱 저 그림이 표현하는 맛이었습니다.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란 말이 있죠. 그러나 노란코끼리의 커피는 라벨로 평가하는 게 딱입니다.

 

로스터는 T3와 태환입니다. 기계에 대한 섬세한 이해가 바탕이 된 로스팅은 노란코끼리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이블은 단 하나. 여름에 사용하는 야외테이블까지 세 개가 있네요. 매장을 확장하려는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여튼, 이곳에선 테이크아웃을 포함해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원두를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께는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 있겠네요.

자, 여기서 또 노란코끼리의 로스팅 철학이 빛을 냅니다.
노란코끼리의 싱글오리진 추출은 모두 클레버(Clever)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분량의 그라인딩 된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누구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단한 기구죠. 노란코끼리 로스터는 누가 내리든 동일한 맛을 내는 커피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커피메이커에 맞는 로스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커피메이커로 내려도 맛있다면, 그게 정말 맛있는 커피라고 노란코끼리는 생각하기 때문이죠.

로스팅에 대한 화학적인 분석을 다룬 책. 무려 40만원이나 합니다.

 

원두와 함께 판매하는 커피용품들. 저 가운데 있는 게 클레버입니다. 보기만 해도 간편해보이지 않습니까?

 

커피맛은 흠잡을 데 없었습니다. 보통 클레버를 이용한 추출에선 밋밋한 맛이 많이 납니다. 하지만 이곳의 원두는 그런 클레버 추출의 단점을 잘 보완했더군요. 니카라과를 마셨는데 산뜻하고 풍부한 향미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내부에 있는 유일한 테이블.

 

노란코끼리는 지역사회와 연대를 꿈꿉니다. 주변 사무실에 신선하고 맛있고 간편한 커피 공급, 성미산 마을과 유대한 커피 판매, 독립잡지 후원, 해외 결연아동 후원 등은 노란코끼리가 하고자 하는 혹은 하고있는 일들입니다. 앞으로의 노란코끼리가 더 기대되는 이유죠.

노란코끼리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원두를 판매합니다. 지금은 인터넷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 전화 주문만을 받습니다. 전화는 02.334.5889/ 이메일 coffee@yellowko.co.kr /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Yellownoko

  • 노란코끼리 포인트 - 누가 만들어도 맛있는 원두. 새로운 감각. 지역사회와의 연대.
  • 노란코끼리 미스 포인트 - 아직 인터넷 공간은 공사 중. 메인 간판도 역시 공사 중.
  • 노란코끼리 포 미 - 당장에 먹을 원두가 없다면? 노란코끼리가 정답.
  • 노란코끼리 가는 길 - 지하철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좌회전. 보이는 골목으로 좌회전. 차도가 보이는 골목이 나오면 역시 좌회전. 오른편을 쭉 보면서 따라가다 보면 작은 간판의 노란코끼리를 발견할 수 있다. 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57-1번지 1층.

추신 : 얼마전, 카페 노란코끼리가 로스터리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장소는 원래의 매장이 있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원두판매, 교육, 다양한 프로그램등에 집중한다는 소식이네요. 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10-1번지입니다. 망원시장 근처에 있습니다. 전화 혹은 인터넷으로도 원두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추신 : 노란코끼리의 메인로스터가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후의 노란코끼리 로스팅은 누가 진행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리뷰당시와 커피맛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Variation)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베리에이션은 커피만 들어갔지 거의 음료수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몇몇은 커피가 가진 잠재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저는 웬만해선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를 시킬 만큼 베리에이션을 즐겨먹진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를 활용해 만든 음료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WBC나 각종 바리스타 대회에서도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추출하는 것과 함께 시그네쳐 드링크(Signature Drink)를 주요 평가기준에 넣습니다. 커피와 잘 어울릴만한 배합을 찾아내서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것도 바리스타가 갖춰야할 능력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오늘 방문할 카페는 이영민 바리스타(CBSC International CoffeeLab)가 운영하는 커피시드입니다. 이영민 바리스타는 각종 국내, 국제 커피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합니다. 이영민 바리스타의 명성과 함께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아메리콜라'를 마셔보기 위해 커피시드를 찾았습니다.

합정역에서 나와 골목길로 걸어가길 5분, 커피시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간 네비게이션이라 불리는 저조차도 잠시 머뭇거릴 정도로 애매한 위치에 있더군요. 처음 가시는 분들은 고생 좀 하실 것 같네요.

 

 

깜짝 놀란 아이패드 메뉴판. 알고 보니 사장님이 애플 제품을 엄청 좋아하신다고. 메뉴판에서 가장먼저 볼 수 있는 베리에이션 메뉴들. 메뉴판에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루이보스티를 바스켓에 눌러 담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것을 베이스로 만든 베리에이션 음료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하더군요.

 

싱글오리진 커피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일반적인 커피포트와 같은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모카마스터, 케멕스, 사이폰 그리고 더치툴이 보입니다. 같은 원두도 어떤 방식으로 추출하냐, 얼마나 기구에 맞춰 좋은 추출을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져요. 궁금하신 분들은 종류별로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 

머신은 라마르조꼬 리네아. 그라인더는 메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스터는 역시 프로밧.

 

이미 들여온 COE생두를 볶아 판매하는 것을 제외하곤 커피시드에서는 커머셜급 생두만을 사용합니다. 스페셜티커피는 좋은 품질을 보장하지만 이를 고집하다보면 자연스레 커피와 원두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이영민 바리스타는 스페셜티를 사용해 커피를 고급화하기보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철학 하에 커머셜급 생두를 사용합니다.
스페셜티 커피 바람이 불면서 너도나도 스페셜티를 외칩니다. 하지만 스페셜티를 외치는 수많은 샵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지, 사용하더라도 그것을 얼마나 잘 볶고 활용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정말 훌륭한 로스터라면 커머셜급이더라도 훌륭한 생두를 찾아내고 잘 볶아내죠. 커피시드는 여기에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인테리어 소품들은 모두 이영민 바리스타가 손수 모은 것들이라고 하네요.

책장에는 커피와 여행관련 서적들이 가득 :)

 

콜라와 에스프레소를 배합해 만든 아메리콜라 그리고 리필로 마신 에스프레소. 아메리콜라는 맥콜을 연상케 하는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알싸한 에스프레소가 뒷맛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맥콜과는 확연히 구분됐죠. 레몬 향과 한 모금 들이키고나서 오랫동안 남아있는 에프터테이스트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커피와 콜라의 장점이 잘 융합된 재미있는 메뉴였습니다.
에스프레소는 고소하고 텁텁했습니다. 마시고 난 후 고소하고 달달한 맛이 오래 남아있었습니다. 텁텁함도 조금 남아있다는 면에서 클린컵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만한 맛이네요. 아메리카노로 만든다면 부드럽고 은은한 맛이, 카푸치노로 만든다면 조금은 싱거운 맛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외에도 테이블이 있습니다. 저 비닐하우스(?)안은 의외로 따뜻했습니다. 튼실하고 빵빵한 난로 덕분인것 같네요 :)

 

매장 위층에는 커피랩이 있습니다. 살짝 안을 들여다보니 커핑룸이 보였습니다.

 

유럽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인증한 교육자격증입니다. 교육은 2층 커피랩에서. 전문가 양성교육부터 취미반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매장에 문의해보시길 :)

 

 

호주에서 직접 공수해왔다는 양털시트가 눈에 띕니다. 앉아보니 정말 포근하더군요. 집에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하기에 패쓰.

 


  • 커피시드 포인트 -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커피시드만의 베리에이션.
  • 커피시드 미스 포인트 - 호불호가 명확한 에스프레소. 곧 죽어도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분에게는 아쉬운 곳. 
  • 커피시드 포 미 - 다양한 메뉴, 다양한 추출방식. 궁금해서라도 다시 찾아야 할 곳.
  • 커피시드 가는 길 -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3-4번 출구 사이의 골목으로 직진, 삼거리가 나오면 좌회전. 맛있는 쿄토가 나오면 역시 좌회전. 보이는 첫 번째 골목 이자카야가 보이면 우회전. 커피시드와 CBSC Coffeelab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약도와 전화번호는 홈페이지 참조. http://cafe.naver.com/cbsc/
뉴욕 카페 기행. 두 번째입니다.

미국은 커피 소비량이 많은 나라입니다. 에스프레소에 기반을 둔 음료가 발달한 것은 미국(혹은 유럽)의 커피 소비 행태와도 긴밀한 연관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은 길어도 30초를 넘지 않습니다. 숙련된 바리스타라면 라떼아트를 하더라도 1-2분 안에 주문받은 음료를 만들어낼 수 있고요. 이에 비해 드립커피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아무리 빠르게 내리더라도 한 번 추출에 5분은 생각해야 합니다. 어느 카페에서나 길게 늘어져있는 줄을 본다면, 왜 아메리카노(Americano)라는 말이 만들어졌는지 이해가가실겁니다.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아메리카노는 바쁜 카페인 소비가 많고 바쁜 뉴요커들에게 제격이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할 두 카페는 그야말로 뉴욕 '골목 카페'입니다. 아침마다 출근길 바쁜 뉴요커들이 잠시 들러 커피를 가져가는 그런 카페죠.

우선 조Joe 카페입니다. 뉴욕에 조Joe는 여러 곳에 매장이 있더군요. 저희가 들른 카페는 그 중에 Colombus Avenue (West 85th Street)에 있는 매장이었습니다. 이 카페가 있는 동네는 자연사 박물관에서 몇 블럭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부촌입니다. 유럽풍의 소규모 고급 레스토랑과 오래된 아파트들이 인상적인 골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간편한 차림으로 카페를 찾습니다. 점심시간에 슬리퍼를 끌고 온다거나 운동복을 입고 가볍게 러닝을 하면서 카페 문을 열죠.

 

메뉴판입니다. 여기선 드물게 드립커피를 내려주네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Pour Over가 드립을 이야기하는 듯 하네요. 12시 이후부터 제공합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출근시간에는 드립커피를 하기 힘들기 때문인 것 같네요. 그 밖에 미리 추출해 놓고 따라주기만 하는 드립커피는 11시까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 400g(혹은 350g)이 기본 포장입니다. 이렇게 원두를 잔뜩 진열해놔도 잘 팔리는 걸 보면 얼마나 커피소비가 많은지 짐작하실 수 있을거에요.

뉴욕에서 라마르조코 찾기는 울산에서 소나타 택시 찾기 정도로 쉽습니다. 여기 조 Joe에서도 라마르조코

 

뉴욕에서 하리오 드립셋트를 판매하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습니다(제가 들른 6개의 매장 중에서는 유일). 제가 매장에 있는 동안에도 여러 사람들이 드립커피에 관심을 가지고 직원에게 물어보더군요. 케멕스를 포함하여 드립커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뉴욕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네요.

다양한 재료들. 커피에 마음껏 섞어 드시면 됩니다.

 

코르타도와 아이스 카페라떼.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워낙에 스텀타운 커피와 김미커피가 강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기도 하죠.

김미 커피가 얼마나 맛있었냐고요?
그럼 김미커피를 찾으러 떠나볼까요-

 

리틀 이태리(Little Italy)는 아기자기한 동네입니다. 유럽풍 건물들이 즐비해있고 작은 골목골목 사이로는 소규모 상점들이 도도하게 불을 밝히고 있죠. 김미커피는 리틀이태리의 228 Mott Street (Prince Street)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두근두근. 김미커피를 방문하기에 앞서 리클컵케익에 방문합니다.

군침이 돌게 만드는 이 작은 컵케익들은 모두 3달러. 간단히 아침식사도 할 겸 케익 몇 개를 골랐습니다.

 

조각케익과 타르트도 있네요. 이것들은 모두 가게 옆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베이커리에서 만들어집니다. 주방이 모두 비치도록 투명 창으로 만들어진 베이커리에서 두 명의 주방장이 열심히 케익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커피는 팝니다. 일리커피를 사용한다고 광고판까지 내놓았네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뉴요커들은 이 집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50m만 직진하면 더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죠. 제가 케익을 고르는 동안에도 여러 명의 손님들이 왔지만 아무도 커피를 사지 않았습니다. 다들 저와 같이 김미커피로 향했죠. 심지어 이 가게 앞 벤치에서 케익을 먹는 손님의 손에도 김미커피가 있었습니다.

컵케익을 들고 방문한 김미커피. 작은 매장 안에는 벌써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차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 카페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머신은 역시 라마르조꼬입니다.

 


메뉴판입니다. 정말 저렴합니다. 심지어 개인 컵을 가져오면 할인까지 해줍니다. 맛있는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김미커피가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케멕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이미 공정무역(Direct Trade)는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김미 커피에서도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트렌디하며 멋있고, 의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생두를 구매할 수 있죠.

아이스 라떼를 시키고 브라질도 시켰습니다. 미리 추출해놓고 따라마시는 시스템입니다. 브라질을 마셔봤는데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 산미도 살아있고 부드러웠죠.

 

커피에 대한 상세한 설명. 좋은 커피에 대한 자부심으로 느껴집니다.

이 곳의 아이스라떼는 정말로 환상적이었습니다. 커피에서 자몽맛이 느껴지지 않냐고 물어봤을 때, 그럴거면 자몽을 사먹지 왜 멍청하게 커피에서 자몽을 찾느냐고 대답할 만큼 시크했던 어머니께서도 이 라떼는 뭔가 다르다고 인정하셨습니다. 한 모금 머금었을 때 퍼지는 향이 엄청났습니다. 상큼하면서도 베리향 살아 숨쉬는 느낌이었어요. 거기에 바디감까지 살아있고 목넘김 또한 훌륭했죠. 올 한해 먹어본 아이스라떼 중 베스트였습니다(2위는 여름에 헤이마 라임 바리스타가 내려준 아이스라떼!). 어머니도 이 맛에 반하셔서는 다음날 또 마시러 가자고 조르셨답니다. 결국 김미커피는 출국 당일 아침을 포함해 3번을 방문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컵케익 가게에서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지 알았습니다.

뱀발. 너무 맛있어서 홈페이지 전격 방문(http://www.gimmecoffee.com/). 소량 로스팅으로 승부를 본다고 합니다. 유명한 김미커피 블렌드는 이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같이 주문해 먹었으면 할 정도로 그 맛이 그리워지네요. 매장은 여러군데 있으니 뉴욕에 사시는 분은 참고하셔서 꼭 한 번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  뉴욕 커피 기행 - 일주일간의 뉴욕 카페 탐방
    카페 지도와 상세 주소 그리고 안내
    http://beirut.tistory.com/199
  • 스텀타운 커피 로스터즈 Stumptown Coffee Roasters
    http://beirut.tistory.com/212
  • 조 Joe 김미커피 Gimme! Coffee
    http://beirut.tistory.com/215
  • 카페 그럼피 Cafe Grumpy, 써드레일 커피 Third Rail Coffee
    http://beirut.tistory.com/252

  •  추신: 매장을 역 근처로 옮긴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확실치 않습니다만, 방문하기전에 미리 샵에 연락을 하고 가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추가(2013.02.17.) : 카페 소사이어티 본 매장은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가고 소사이어티는 방배동에 커피 프레지던트라는 이름으로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전화는 02-532-3578, 주소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753-7. 빨간색 기센 로스터는 그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곧 리뷰를 진행할게요 :)

    제가 좋아하는 맛집 블로그 '건다운의 식유기'에서는 가장 좋은 음식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싸고 맛있는게 최고의 음식이다. 비싼면서 맛있는 음식은 당연한 것일 뿐이다'. 저는 이 정의가 커피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마실수 있을 만큼 부담없고 저렴한, 그러면서도 맛있는 커피는 최고의 커피입니다. 

    오늘 소개할 사당동의 커피 소사이어티의 아메리카노는 3500원입니다. 테이크 아웃이 아니라면 서울에선 찾아보기 힘든 가격이죠. 여기에 COE(Cup of Excellence, 자세한 설명은 아래) 커피가 7천 원입니다. 건다운님께서 카페 탐방까지 하셨더라면 아마 이 곳을 극찬하셨을겁니다.

    커피소사이어티에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사당 혹은 이수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하죠. 하지만 아파트단지에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덕분에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카페 내부의 모습입니다. 여기까진 봤을 땐 평범한 동네 카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카페 속은 모른다고. 커피를 맛보지 않고서야 어찌 이 카페에 대해 평가를 하겠습니까!

     


    커피소사이어티는 COE 혹은 프리미엄급의 생두를 사용합니다. COE(혹은 ACE, Alliance for Cup of Excellence)는 남미를 중심으로 결성된 커피 단체로 매년 커피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인 르완다를 제외하고, 브라질,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콜롬비아 등의 남미국가가 회원국으로 있습니다. COE 대회에선 3주의 대회기간동안 국가별, 농장별로 출품된 생두에 대해 평가를 합니다. 심사위원은 최소 5회 이상의 커핑을 통해 점수를 매기고, 상위 10위권에 든 커피를 다시 평가합니다. 여기서 85점 이상을 받은 고득점 생두들은 옥션에 참가할 기회가 부여됩니다. COE맴버로 가입된 카페나 단체들은 이 옥션에 참가하여 커피를 구매하죠. COE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커피는 일반 생두에 비해 몇 배나 높은 가격에 낙찰 됩니다. 농부들은 여기서 얻는 수익의 80%를 가져갑니다. COE의 강점은 여기있습니다. 농부들은 합리적인 경쟁을 통해 고품질의 생두를 공급하고 합리적인 수익을 보장받습니다. 바이어들은 질 좋고 출처가 명확한 커피를 경쟁을 통해 구입하고, 좋은 가격에 판매를 할 수 있죠.

    COE생두는 가격도 비쌀뿐더러 구입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 COE스티커는 더 빛을 내는가 봅니다. 많고 많은 커피용품중에서 유독 COE스티커만이 눈에 띄네요.

    이 곳의 COE생두 혹은 프리미엄급 생두는 모두 매혹적인 빨간색 기센(Giesen, 스티머스에서 사용하는 로스터)을 통해 볶아집니다. 좋은 생두에 훌륭한 로스터기 그리고 커피를 사랑하는 로스터까지. 얘기만 들어도 맛있는 커피가 상상이 되고 군침이 흐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시모넬리 아우렐리아를 사용하고 있구요.

    맛있는 커피는 90% 생두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10%의 90%는 로스팅이구요. 이곳 커피는 99% 완벽합니다. 나머지 1%는요? 여러분이 평가하시길 바랍니다 :)

    정수기는 홍대 헤이마에서 쓰는 것과 같은 에바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OE 생두의 향연에 놀라셨다면 이제 가격에 놀라실 차례입니다. 아메리카노가 무려 3500원. 여기에 테이크아웃까지 하면 3000원. COE 혹은 프리미엄 생두(COE와 맞먹는 고급 생두)를 사용한 블렌딩치곤 말도안되는 가격이죠. 남는 게 있을지, 가게는 잘 운영되고 있는지 손님이 걱정하게 만드는 훌륭한 샵입니다.
    드립 커피의 가격도 컵오브엑설런스 상위권 커피라고 생각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사장님의 자비로움의 끝은 어디까지일까요. 일단 메뉴판 앞에서 넙죽 절을 하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습니다.

    보통 처음 가는 카페에 들르면 카푸치노를 시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아메리카노를 시켰습니다. 바리스타께서 이 곳의 에스프레소 블렌딩은 아메리카노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말씀해주셨기 때문이죠. 황금빛의 크레마가 살아 움직이는 아메리카노는 그야말로 훌륭했습니다. 달달하면서도 약간은 새콤한 맛이 느껴졌어요.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나는 것도 장점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샵의 아메리카노는 텁텁하고 약간은 기름진 느낌이 들기 마련이거든요.
    연이어 마셔본 드립커피는 코스타리카였습니다. COE에서 18위에 오른 커피죠. 새콤한 맛이 팡!팡! 터지는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운이 길지는 않았지만 짧게짧게 느껴지는 상큼함이 매력이라 별 불만은 없었습니다. 식어서는 고소한 맛이나기도 했죠. 좋은 생두와 적절한 로스팅의 승리입니다. 생두에 문제가 있거나 로스팅 포인트가 잘못 잡혔을 경우, 커피가 식었을 때 지나치게 신맛이 도드라지거나 맛이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여행과 커피에 관련된 책이 가득한 책장입니다. 주인이 어떤 분일지 짐작이 가네요 :)

     

    매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각종 COE 관련 인증서들.

    사장님은 처음에 소박하게 로스팅을 해서 이웃들에게 나눠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더 많은 사람들과 커피를 나누고 싶어 동네 상가에 카페를 마련하셨구요. 이윤을 얻기보다 좋은 커피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커피를 정말로 사랑하시기 때문이죠. COE 생두를 고집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 커피소사이어티 포인트 - 최고급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 커피소사이어티 미스 포인트 - 마을버스종점.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귀차니즘 극복 필수.
    • 커피소사이어티 포 미 - 담백한 아메리카노가 그립다면, COE커피가 마시고싶다면!
    • 커피소사이어티 가는 길 -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11번, 12번 사이로 나와 동작 16번 마을버스 타고 종점 하차. 혹은 지하철 4,7호선 이수(총신대입구)역 12번, 13번 출구 사이에서 동작 07번 마을버스타고 종점 하차. 주소는 서울시 사당3동 1133-2번 삼성래미안아파트 상가 301호. 전화번호 02-6264-5909, 011-756-2896.

     추신: 매장을 역 근처로 옮긴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확실치 않습니다만, 방문하기전에 미리 샵에 연락을 하고 가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추가(2013.02.17.) : 카페 소사이어티 본 매장은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가고 소사이어티는 방배동에 커피 프레지던트라는 이름으로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전화는 02-532-3578, 주소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753-7. 빨간색 기센 로스터는 그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곧 리뷰를 진행할게요 :)

    딱 들러붙는 체크무늬 바지, 단발로 가볍게 뽂아 5:5로 산만하게 자란 머리, 강렬한 원색 블레이저로 포인트를 준, 그러면서도 쪼리를 질질끌면서 '나의 평상복은 이 정도다'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홍대남(혹은 여)은 오늘도 커피를 마십니다. 그가 들르는 곳은 간판도 찾기 힘든 당인리 화력발전소 앞의 '커피발전소'. 옷에 투자하느라 지갑이 가벼워졌더라도 커피 한 잔은 부담 없습니다. 3천원이면 거품키스를 위한 카푸치노부터 제주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당근주스까지 다 맛볼 수 있습니까요.

    커피발전소를 처음 들르신 분들은 분명 이 곳을 무심코 지나쳤을 겁니다. 그리 밝지 않은 조명에, 간판도 크지 않고, 자극적인 인테리어도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곳, 커피발전소에는 항상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누가봐도 홍대에서 일하는(혹은 사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 찾아오거든요.

    내부는 조용하고, 아늑하고, 소박합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점잖은 카페주인이 부지런히 커피를 만들고 있습니다. 거대한 굴뚝이 솟아오른 발전소가 무색하게, 아담한 커피발전소에서는 쉬지 않고 커피가 생산됩니다. 

    저에게 카페에서 공부하는 건 참 힘든일입니다. 등산가방처럼 공부할 거리를 가득 채운 가방을 매고 가도 책 조금 읽고 수다떨고, 커피나 마시고 오기 때문이거든요. 하지만 이곳에 들르면 항상 뭔가를 하나씩 하고 옵니다. 책 한권을 다 읽거나, 레포트를 하나 다 쓰거나.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덕분이죠. 

     

    누가 발전소 앞 카페 아니랄까봐 발전소 사진을 잔뜩 찍어 걸어놨네요.

    드립, 에스프레소 그리고 과일음료까지 다루면서 이렇게 소박한 주방은 아마 여기뿐 일겁니다. 이곳에서는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 메뉴를 만들어 줍니다. 모카포트는 특성상 시간이 오래걸리고 불편하기 때문에 영업장에선 잘 쓰지를 않아요.(모카포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링크 참조) 저도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과연 이렇게 손님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에서 모카포트로 영업이 가능할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사장님의 손놀림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어설픈 실력으로 머신을 다루는 사람보다 훨 빠른 속도로 한 잔의 카푸치노를 만들어 내더군요. 그것도 수동 거품기로 거품을 내면서 말이죠.

    물론, 모카포트는 기계보다는 압력이 덜 걸리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연한 카푸치노나 카페라떼는 취향을 탈 수 밖에 없겠네요.
     

    발전소의 '소박의 미학'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입니다. 수제 더치툴입니다(수제 더치툴 만들기 - 링크참조).

    사실 커피 발전소 근처에는 M본부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무연탄 카페(anthracite)가 있습니다. 프로밧과 고도(실제 고도를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로스터를 사용하며, 라마르조꼬와 말코닉 그라인더까지 갖춘 (기계가)훌륭한 카페입니다. 공장을 개조한 인테리어도 인상적이고요. 하지만 저는 이 근처에 오면 무연탄 카페보다 프로스타를 쓰는 이 곳을 더 즐겨찾습니다. 이 곳의 커피가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발전소의 도서관 입니다. 심야식당 전권이 있는것만 봐도 이 곳의 책들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짐작할 수 있죠.


    흡연자와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의자 입니다.

     

    사장님은 야구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야구공은 물론이고 야구 관련 책도 많습니다. 그래서 전 이 곳이 좋습니다.

     

    모든 메뉴는 일괄 5천원, 테이크 아웃시 3천원 입니다. 친구는 이곳의 당근주스를 추천하더군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고 오직 '제주도산 천연 당근'만이 들어간 이 주스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들 정도로 맛있다고 합니다.

     

    엘 살바도르를 시켰습니다. 이 곳의 커피는 겸손합니다. 자극적이지 않죠. 은은하면서도 잔향이 오래가는 편이에요. 화려하고 강렬한 커피를 뽑아내는 커피생각과는 정반대입니다.



    자기 컵을 가져오면 테이크아웃 무려 500원이나 할인입니다.

    • 커피 발전소 포인트 - 저렴한 테이크아웃 가격. 겸손하고 은은하고 부드러운 드립커피.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 커피 발전소 미스 포인트 - 모카포트로 만든 연한 에스프레소 메뉴. 상수역에 내려서 10분은 걸어야 하는, 찾기도 힘든 애매한 위치.
    • 커피 발전소 포 미 - 조용한 카페가 가고 싶을 때, 카페가서 정말 공부가 하고 싶을 때.
    • 커피 발전소 가는 길 - 지하철로 갈 때에는 상수역 4번출구 내려서 한강공원 방면으로 직진 후 사거리서 우회전. 쭉 가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화력 발전소가 보인다. 조금 더 직진하면 좌측에 커피발전소가 있다. 버스는 마포07번이 다니고 있다. 근처에 정류장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자전거 이용시에는 홍대에서 주차장길 지나서 쭉 따라 내려와서 골목길을 조금만 지나면 발전소에 다다를 수 있다.
      정 모르겠다면 택시타고 '당인리 화력발전소 가 주세요'라고 부탁하면 된다.

    뉴욕 자유 여행 첫 날, 비가 엄청나게 왔습니다. 중간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이 비가 엄청 쏟아지더군요. 덕분에 그 복잡하던 멘하탄 시내가 한 순간에 조용해졌습니다. 다행이도 저는 비가 오기 전에 tkts(브로드웨이에서 팔리지 않거나 취소된 표를 공연 당일 싸게 파는 부스)에서 맘마미아 표를 반값에 구매했고, 비가 쏟아지는 동안에는 카페에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뉴욕 카페 투어의 첫 목적지는 스텀타운입니다. tkts가 있는 타임스퀘어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정도 내려가면 있는 곳이죠. 첫 번째로 스텀타운을 선택한 이유는, 스텀타운이 미국 커피 문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뉴욕 곳곳에서 스텀타운의 원두를 쓰고 있으며, 바리스타가 옷을 잘 입는다는 소문...... 때문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철저한 경로 계산에 의한 것이었죠. 이 여행은 고모부의 후원으로 하게 됐고, 어머니와 조카(고모부의 아들)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체력이 부족한 어머니를 위해 항상 최단거리를 생각해야 했고, 카페만 가면 콜라를 몇 병(그 작은게 얼마나 비싸던지 ㅡㅜ)이나 마시는 조카 덕분에 선택권은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렇게 고심끝에 고른 카페가 스텀타운이었습니다.

    나중에도 말하겠지만, 스텀타운은 첫번째 여정으로는 정말 완벽한 카페였습니다. 당장에 어머니도 만족해하셨죠(덕분에 여행계획에 대한 어머니의 신뢰도 상승 +5).

    스텀타운을 가기 위해선 노란색 선(N-Q-R Trains)의 28st.을 이용해야 합니다. 역에서 나와 3분정도를 걸어가다 보면 ACE호텔이 보입니다. 스텀타운은 그 입구 바로 옆에 있습니다.
     
    (18 West 29th Street (Broadway)) 자세한 위치는 지도(구글맵)를 참조해주세요.

    메뉴판 사진입니다. 몹쓸 사진이네요. 자세한 메뉴는 직접 가서 확인해 보셔야 할 듯 합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커피가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는 겁니다. 사실, 뉴욕의 커피가격은 대부분 저 정도(4-5달러) 합니다. 다른 물가에 비하면 커피물가(?)는 매우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에) 두 가지 정도 입니다. 바로 미국인의 엄청난 커피(카페인) 소비량과 미국 특유의 카페 분위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커피는 거의 생필품 수준이었습니다. 덕분에 어느 카페도 줄을 서야 커피를 마실 정도였지요. 줄을 서서 커피를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바로 카페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대부분 빨리 커피를 마시고 일어서는 편이었습니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세월이 가는 줄 모르고 눌러 앉아있는(저 말입니다) 한국의 카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죠.

    바에는 3-4명의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커피를 내리고 왔다갔다 하는 바리스타의 모습도 생소해보였어요. 그렇게 바삐 움직이는 와중에도 인사하고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 그럼 시선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돌려봅시다. 멋쟁이 직원들과 함께 빛나는 저 머신! 바로 라마르조코 미스트랄(La Marzocco Mistral)입니다. 라마르조코 라인업중에서도 가장 비싼 녀석이죠.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모델은 네덜란드 디자이너가 핸드메이드로 만들기 때문에 주문을 해도 3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실제로 봤을 때 멋있었다는 거에요. 아주 잘 만든 수제 자동차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팀소리마져도 범상치 않았다고 표현하면, 좀 호들갑인가요?

    저는 케멕스로 내린 과테말라와 카푸치노 그리고 콜라 1병을 주문했습니다. 케멕스는 내리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 시키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바쁜 뉴요커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여유가 넘치는 여행객이었으니 눈에 들어오는대로 막 시켰습니다. 바리스타는 바리스타 나름대로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빴고, 줄은 줄대로 길어졌습니다. 제 탓이죠. 하하.

    케멕스 드립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자저울로 칼같이 원두 무게를 재더니, 초시계를 켜고 드립을 하더군요. 드립이라고 해봤자 물을 잔뜩 부어놓고 기다리는 정도였습니다. 정확히 3분. 정말 미국스럽더군요.

    이것저것 신기해서 카메라로 막 찍어대는데, 사진에 보이는 저 바리스타분이 말을 걸었습니다. 어디에서 왔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난 한국에서 왔고, 커피를 엄청 좋아하고, 스텀타운에 와서 기분이 막 좋은데, 원두도 여기서 사고 싶은데, 내가 1주일은 더 있어야 출국인데, 지금 사면 커피가 신선하지 않을것 같다, 출국전에 들르고 싶은데 올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뉴욕을 막 둘러보느라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라고 끊임없이 주절거렸습니다. 그러더니 웃으면서 스템프를 팡팡팡! 찍어주셨습니다. '자, 10개 찍었다. 한 잔 공짜로 먹기 위해서라도 다시 와야지 않겠니?'라고 하더군요. 하하하! 그래서 전, 웃으면서 고맙다고 또 보자고 하면서 커피를 받았습니다. (제 영어가 통했습니다!!)

    스텀타운에는 딱히 의자가 없습니다.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은 카페와 연결 돼 있는 ACE호텔 로비를 이용하면 됩니다. 엄마와 조카를 호텔 로비까지 안내해주고 저는 저기서 한 마리(?)의 뉴요커가 되어 비오는 거리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했죠.

    커피는 맛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약하게 볶는 스텀타운의 특징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의 드립커피처럼 섬세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게, 이곳에선 정해진 프로파일로 일률적으로 커피를 볶아냅니다. 워낙에 원두 소비량도 많기도 하고 과학적인 데이타로 프로파일을 잡아 볶는게 훨씬 편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반면, 광화문 커피곰다방처럼 통돌이를 이용하는 곳에선 날씨에 따라, 내리는 방법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양하고 섬세한 커피를 볶아냅니다. 이런 부분은 커피를 대하는 미국과 한국의 태도의 차이라고 설명하면 될 것 같습니다.

    카푸치노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역시 뉴욕 최고의 카페다웠습니다. 산뜻한 신맛과 함께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단맛 그리고 초콜렛 맛으로 부드럽게 마무리되는 느낌. 에프터테이스트도 훌륭했습니다. 마치 커피 한 잔이 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감탄을 해서 이 커피를 뽑아준 바리스타에게 제 느낌을 설명해주려 했으나, 못알아 들어서 실패.

    이쯤에서 커피의 제3의 물결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겠네요(엘빈 토플러와는 상관없는 얘기입니다). 커피는 제 3의 물결을 맞이하면서 드디어 고급화를 시도합니다. 커피를 와인과 같은 하나의 '음식'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평가와 관리를 하는 거죠. 스페셜티 커피의 탄생이나 SCAA, COE같은 단체가 생긴 것도 제 3의 물결 덕분입니다. 기존에 커피 재배가 다국적 기업 혹은 획일적인 국가의 시스템을 통해 플랜테이션 형식으로 관리됐다면, 제 3의 물결에선 커피 판매자와 농장간의 직접 거래(direct trade)가 이뤄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농가는 커피 재배로 인한 소득이 오르고, 판매자는 품질이 보증된, 산지가 확실한 커피를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지속적이고 엄격한 농장관리와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커피의 품질이 더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구요.

    스텀타운 커피는 이러한 제 3의 물결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판매하는 원두 목록입니다. (dt)라고 적혀있는 건 모두 스텀타운에서 직접 거래하는 커피입니다. 지금에서야 SCAA, COE가 보급되고 있는 한국에 비하면 훨씬 앞서가는 부분이죠.

    각종 커피 기구도 판매합니다.

     

    스텀타운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그들만의 로고였습니다. 스텀타운만의 이미지를 만들어서 그걸로 엽서도 만들고, 머그잔도 만들고, 스템프 카트도 만듭니다. 맛있는 커피에, 이 커피는 '스텀타운의 커피'라는 도장을 찍어주는 거죠.

     

    저는 이 곳에서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케냐를 구입했습니다. 결국 출국 전 날, 이 곳을 찾았거든요. 직원들은 원두 하나하나를 세심하기 설명해주었습니다. 각각의 원두 포장에도 원산지에 대한 설명과  그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향과 맛을 적어놓았습니다.

    스텀타운의 원두는 친구들과 나눠 마셨습니다. 모두들 감탄하더군요. 매력만점이었습니다.

    뱀발. 사실 제가 들른 스텀타운은 본점이 아닙니다. 본점은 포틀렌드에 있죠. 스텀타운은 1999년에 오픈한 이후로 미국 인티커피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커피 원산지의 맛과 개성을 고려한 미디엄 로스팅을 처음 도입했으며(출처 : http://coffeejumbbang.co.kr/90127356124), 지금은 포틀렌드에 4개 지점, 시애틀에 2개 지점 그리고 제가 들른 뉴욕 지점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들른 까페들 중에서 자가 로스팅을 안하는 카페는 미국의 또다른 커피 명소 인텔리젠시아의 원두와 이 곳, 스텀타운의 원두를 받아쓰고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함이죠.

     

  •  뉴욕 커피 기행 - 일주일간의 뉴욕 카페 탐방
    카페 지도와 상세 주소 그리고 안내
    http://beirut.tistory.com/199
  • 스텀타운 커피 로스터즈 Stumptown Coffee Roasters
    http://beirut.tistory.com/212
  • 조 Joe 김미커피 Gimme! Coffee
    http://beirut.tistory.com/215
  • 카페 그럼피 Cafe Grumpy, 써드레일 커피 Third Rail Coffee
    http://beirut.tistory.com/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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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 12월을 기점으로 이종훈 바리스타가 리퍼블릭오브커피를 매각했습니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다고 하네요. 이 리뷰는 이종훈 바리스타가 매장을 운영하던 때의 리뷰로 지금과는 상당부분 달라졌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 젊은 바리스타들의 기세가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라떼아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던 한국의 바리스타들은 이제 WBC(World Barista Championship) 메인 경기에서도 당당히 순위권에 오를만큼 세계적인 실력을 겸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09년 WBC에서는 이종훈 바리스타가 최종라운드까지 올라 당당히 5위를 차지했고,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11년 대회에서는 5 Extracts의 최현선 바리스타가 세미파이널에 진출하여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WBC의 메인 경기는 각국의 대표로 선발된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창작 메뉴를 각 4잔 총 12잔을 15분 동안에 추출하는 경연입니다. 심사 분야는 다양한데요, 원두의 로스팅(혹은 선택)부터 그라인더 선택, 추출, 서비스, 커피의 맛, 창작메뉴의 창의성 그리고 뒷정리까지(심사에는 포함되지 않는 걸로 알고있습니다만, 경연동안 나오는 음악도 바리스타가 선택한다고 합니다). 바리스타의 기본적인 자질부터 커피에 대한 태도까지 평가하는 까다로운 경연이죠. 15분간 진행되는 이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스릴이 넘칩니다. 올림픽 경기에서 각 종목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기량을 다투듯, 각국을 대표하는 바리스타가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좋은 성적을 낸 바리스타들이 샵을 운영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그만큼 의미있다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커피와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한국 카페의 평균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죠.

    오늘 제가 방문한 카페는 리퍼블릭 오브 커피입니다. 앞서 소개한 이종훈 바리스타가 있는 곳입니다.

    마포역 4번출구를 나와 조금만 걷다보면 금방 저 간판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깔끔한 외관이 벌써부터 커피맛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샵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셀 수도 없는 수 많은 상장과 인증서, 그리고 트로피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것. 2009년 아틀란타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쉽 트로피입니다.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WBC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 카페의 모든 커피가 맛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좋은 원두를 선택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자신이 내린 커피와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서빙하는 것까지 서비스의 전체적인 면을 평가받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입니다.

    다음으로 눈이 가는 건 주방이었습니다. 빨간 빛을 내고 있는 저 화려한 머신은 1959 페마(FEAMA) 프레지던트 레버 머신입니다. 오래된 기종이죠. 자동으로 압이 걸리는 머신들과는 달리 레버를 내려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머신입니다. 빨간색의 화려한 조명이 네온사인이 가득한 도시의 밤거리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아주 매혹적이고 맘에 듭니다 *-_-*
    안쪽으론 시모넬리 아우렐리아가 자리 잡고 있군요. 시모넬이 아우렐리아는 2009년 WBC공식 머신으로 지정됐던 모델이기도 합니다. WBC에서는 대회에서 지정한 머신만을 사용해야 해요. 아우렐리아가 있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인 듯합니다. 그라인더는 여러 개가 있는데 잘 안 보이는 곳에 놓여 있어서 확인이 안됐습니다. 그나마 측면에 놓여 있는 디팅(말코닉을 인수했습니다) 그라인더가 눈에 들어오네요. 
    머신이 두 개나 있어 어떤 머신을 주로 사용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주로 아우렐리아를 사용한다고 하시더군요. 원한다면 페마로도 내려주지만 레버머신 특성상 압력이 덜 걸리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날 블렌딩은 페마보다는 아우렐리아가 적합하다고 하셔서 아쉽게도 레버머신이 작동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메뉴판입니다. COE급 생두를 쓰는 것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에스프레소 메뉴와 더불어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가 있었습니다.  메뉴의 뒤쪽으로는 에스프레소 메뉴의 레시피가 적혀있어요. '베리에이션 메뉴 뭐 그거 이름만 복잡하고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하시는 분은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하네요.
    드립커피 대신 클레버와 에어로프레스(자세한 기구 설명은 지난 포스팅 참조)로 싱글오리진 커피를 내려줍니다. 베이커리 메뉴와 셋트 메뉴도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친구와 함께 가서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 클레버와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케냐를 주문했습니다. 리필로는 클레버로 내린 에티오피아를 마셨구요. 둘이 마시긴 했지만 총 6잔을 마셨네요. 이렇게 마시고 홍대에 있는 단골샵에 들렸습니다. 위장이 뚫리는 경험을 한 하루였습니다 ㅠㅠ
    카푸치노의 거품은 최근 들른 샵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두껍고 밀도있는 거품층. 제가 좋아하는 카푸치노 스타일입니다. 착착 감기는 느낌이 인상적이네요. 오밀조밀하고 달달하며 고소한 맛이 일품이구요. 하지만 짧은 에프터 테이스트가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바리스타분께 여쭤보니 이날 블렌딩은 에티오피아와 브라질만 섞은 것이고, 평소에 쓰지 않던 블렌딩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에프터 테이스트가 짧은건 달라진 블렌딩 때문일거라고 얘기해주셨어요.
    에스프레소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신맛이 그리 강하지 않으면서도 달콤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에스프레소의 신맛은 우유와 결합했을 때 달콤함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가 우유의 맛에 밀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하을 하죠. 그런데 에스프레소가 이렇게 신맛이 절제돼 있으면서도 우유를 만났을 때도 조화가 잘 되다니. 신기할 노릇이었습니다.
    같이 마신 케냐도 역시 맛있었습니다. 좋은 생두라는게 단번에 느껴지더군요. 친구와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클레버 특유의 밍밍함은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게 더 맛있더군요. 둘다 조금 식었을 때 더 맛있었다는 점은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보통은 커피가 식으면 신맛이 강해져서 마시기 거북해질 때가 많거든요.

     

    원두들입니다. 한눈에도 약배전임을 알 수 있죠. COE급 커피들임에도 비싸지 않은 가격입니다. 질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으시다면 구매를 추천합니다.

    곳곳에 COE를 인증하는 서류들이 있었습니다. 이날 마신 블렌딩은 아니지만, 블렌드에 COE급 생두가 2개나 들어간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좋은 커피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단 얘기겠죠. 정확한 로스팅 날짜와 블렌딩 비율을 공개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클레버와 에어로프레스. 이제 에어로프레스는 대세군요. 없는 샵이 없습니다. 하하. 포스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작년 8월에 이미 에어로프레스를 도입했습니다. 제가 그만큼 트렌디 하단 얘기죠(하하하하하!)

     

    아담하지만 있을건 다 있는 내부 모습입니다.



    2층은 로스팅 및 커피 교육장으로 쓰인다더군요.

    • 리퍼블릭 오브 커피 포인트 - 세계적인 바리스타의 실력을 맛볼 수 있는, 최고급 생두를 사용한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는 훌륭한 커피하우스!
    • 리퍼블릭 오브 커피 미스 포인트 - 새로운 블렌드를 개발중. 에프터테이스트가 짧았던, 약간은 아쉬운 카푸치노 + 에스프레소
    • 리퍼블릭 오브 커피 포 미 - 고퀄리티를 자랑하는 커피 하우스. 돈이 아깝지 않았다. 다양한 메뉴를 섭렵하기 위해서라도 들러보려고 한다.
    • 리퍼블릭 오브 커피 가는 길 - 5호선 마포역 4번출구를 나와 우회전. 보이는 골목으로 쭉 따라 올라가면 '리퍼블릭 오브 커피' 간판이 보인다. 자세한 주소와 약도는 카페 블로그 참조(http://cafe.naver.com/republicofcoffee/715)



    혹시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바리스타 챔피언쉽 영상을 첨부합니다.

    추신: 12월을 기점으로 이종훈 바리스타가 리퍼블릭오브커피를 매각했습니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다고 하네요. 이 리뷰는 이종훈 바리스타가 매장을 운영하던 때의 리뷰로 지금과는 상당부분 달라졌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평소 따르는 형이 있다. 와인 마니아인 그 형 덕분에 나는 종종 내 처지에 맞지 않는 호사를 누릴 때가 있다. 형이 자주 가는 와인바에서 취하도록 와인을 마시는 것이다. 종종 그렇게 와인을 마실때면, 형은 나에게 와인 선택권을 주시곤 한다. 와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형은 조언을 해 주신다. 와인 라벨은 대부분 신중하게 디자인된 것이니, 맘에드는 라벨이 있다면 맘에드는 디자인을 찾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몇 번 그렇게 와인을 골랐다. 놀랍게도 그 와인에선, 라벨의 디자인과 유사한 맛이 났다.


    Flotation Toy Warning - Bluffer's Guide To The Flight Deck



    앨범 아트웍도 마찬가지다. 범상치 않은 디자인의 앨범은, 항상 그에 못지 않게 범상치 않은 음악이 들어있었다. Flotation Toy Warning의 앨범 자켓이 그렇다. 왠만해선 선택하지 않을 범상치 않은 배경색에,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날라다니는, 우울해 마지 않은 그림이다. 이상한 그림이다. 하지만 오래 보고 있으면 왠지 정이가는, 그런 느낌이다. 엘리엇 스미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클럽에서 추천 받은 이 앨범은, 한동안 내 아이팟 클래식에 담겨져있었다. 아이팟 클래식을 사용해 본 사람들이면 알겠지만, 용량이 무척이나 커서(80GB, 160GB)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하드에 있는 음악을 죄다 넣어서 듣는다. 나도 그런 사람중에 하나였고, 우연히 추천받은 그들의 음악도 당연히 들어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야자시간이었을 것이다. 별 생각없이 이들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이상한 물소리도 나고, 정체불명의 악기 소리도 들리고.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다. 무심코 넘기려던 음악은 2번, 3번 트랙을 지나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였다. 잠시 집중해서 들어보자던게 한 앨범을 다 들어버렸다. 8번트랙을 지났을 때 즈음엔 감탄과 감동만이 남아있었다. 눈물도 조금 흘린 것 같았다. 한 편의 소설같은, 전위적인 그들의 연주는 나를 빨아들여버렸다. 그 후로 나는 음악만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주로 이 앨범을 들었다. 그들의 음악은 한 편으론 감동적이면서도 한 편으론 우울한 감도 없지 않아 있어서 쉽사리 딴 일을 하며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밴드는 뭐하는 밴드인가 싶어 구글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도통 정보를 찾기 힘들었다. 영국출신의 밴드이며, 2001년 결성됐고, EP 2장을 제외하곤 정규앨범은 2004년의 Bluffer's Guide To The Flight 
    Deck 뿐이라는게 전부였다. 음반을 꼭 사고 싶었으나 국내에선 수입조차 안된 곳이 많았다. 있어도 대부분 품절이었고. 미국에 여행갔을 때도 몇번이고 레코드에 들러 찾아봤지만 쉽게 구할 수 없었다.

    최근에 다시 이 밴드의 음악을 들을 일이 있었다. 그리곤 다시 너무나 밴드에 대한 정보가 궁금해 다시 구글링을 해 보았다. 역시 비슷한 정보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눈에 띄는 구절이 있었다. 이들과 같은 음악을 Space Rock라고 한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Flotation Toy Warning은 챔버팝과 스페이스록의 중간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스페이스록이라니. 우주음악이라니. 역시, 범상치 않은 이유가 있었다. 스페이스록의 기원에 대해 찾아보니 프로그레시브록과 사이키델릭의 중간지점 정도라는 설명이 있었다. 유난히 신디사이져의 활약이 돋보였던 것 보면 그럴것 같기도 했다. 우주록이라니.

    범상치 않은 이들의 음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룹도 몇 개 찾았다. Mercury RevGrandaddy, Sparklehorse,
    The Unicorns가 바로 그들이다. Mercury Rev 는 Deserters Songs라는 앨범이 '록역사를 빛낸 앨범'에 선정될 정도로 유명한 밴드였다. 하지만 나머지 밴드들의 인지도는 Flotation Toy Warning정도였던 것 같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들 모두의 앨범 아트웍은 범상치 않았다(아래 참조).

    와인도 라벨 스타일에 따라 나누다 보면 비슷한 품종끼리 엮이는 경우가 많다. 음악도 그런 것 같다. 범상치 않은 커버를 가진 음반들은 대부분 비슷한 음악을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범상치 않은 아트웍에, 음악에 빠져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한 하루였다. 와인이나 음악이나 품종과 장르를 나누는게 사실 무의미할 수도 있다. 맛있으면 좋은거고 듣기 좋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씩은, 우주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누구보다도 쉽게 하나의 밴드군(?)을 소개시켜줄 수 있는 것처럼 장르를 따지는게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힘들게 모아놓은 우주록 음악들을 윈엠프에 모두 걸어놓고 바닥이 울릴 정도의 볼륨으로 한참동안 들었다. 반복되는 사이키델릭함은 나를 우주로 데려다주었고, 한동안 나는 가슴이 둥둥 마음이 둥둥 정신이 둥둥 우주속을 헤매다 내려왔다.

    The Unicorns - Who Will Cut Our Hair When We're 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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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cury Rev - Deserter's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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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rhorse - Good Morning Sp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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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감각'은 분명 매력있는 요소입니다. 특히 카페에선 더욱 그렇죠. 카페 이심이나 보헤미안이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카페라면 아이두는 젊은 감각이 느껴지는, 아주 세련된 카페입니다. 홍대 아이두에선 기구나 가게 뿐만 아니라 사장님과 점원에게서도 '젊은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꽃)미남 바리스타와 로스터가 있는 카페 아이두를 소개합니다.

    I do. 입구에 에스프레소라고 크게 써 놓은 거 보니 에스프레소를 '주'로 하는 카페군요. 입구만 봐서는 좁아보이지만 실내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지하벙커도 있구요.

    메뉴판입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단종에스프레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두 종류의 에스프레소가 있는 것도 흥미롭구요. 일전에 헤이마에서 에티오피아 리무를 맛있게 먹은 적이 있어 이걸로 카푸치노를 시켰습니다(원래는 아메리카노와 라떼만 주문이 가능합니다만, 따로 요청을 하면 만들어줍니다). 다른 카페에선 보기힘든 '롱 블랙'과 '매직'이라는 메뉴가 눈에 띕니다. 드립커피도 팔고 있어서 물어보니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 날은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마셔보느라 맛보지 못했습니다. 조만간 다시찾아 마셔보려고 합니다.

    브런치 메뉴도 판매합니다.

     

    메뉴를 결정했다면 종을 울려주세요. (꽃)미남 바리스타가 주문을 받으러 옵니다. 여기서 (꽃)에 괄호를 치는 이유는 엄격히 제 기준에서 꽃미남이기 때문이죠. 취향에 따라 그냥 미남일수도 있기 때문에 (꽃)미남이라고 지칭합니다. 

    지하벙커입니다. 생각보다 넓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미리 얘기만 한다면 단체로 와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이런말 왠만해선 안합니다만, 의자가 참 편하더군요. 레포트 쓰면서 한 3시간 정도 앉아 있었는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가게 한 켠에 전시된 많은 트로피들. 누구 것일까요?

    바로 장현우 바리스타입니다. 저도 들은 얘기입니다만, 원래 이 카페에는 장현우 바리스타가 없었다고 합니다. 카페는 생긴지 꽤 됐었는데, 장현우 바리스타가 오고 리뉴얼 됐다고 하네요. 궁금하신분은 '장현우 바리스타'로 검색하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겁니다 :)

     

    로스터는 프로스타, 에스프레소 머신은 시네소(Synesso)입니다. 프로스타는 의외였습니다. 시네소 머신을 사용할 정도라면 프로밧(Probat)을 사용할 줄 알았거든요. 로스터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니 직원분께서 저 로스터로는 용량이 감당안돼서 새로운 로스터를 들였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역시 프로스타. 의아해 하는 제 표정을 보더니 직원분께서는 최근에 나온 프로스타는 놀랄만큼이나 품질이 좋다고 칭찬을 하셨습니다. 직원분의 설명을 들으며 어느정도 프로스타의 선택에 대해 수긍이 가기도 했습니다. '훌륭한' 기계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기계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프로스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로스터라면 분명 그만큼 콩을 잘 볶을 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네소는 말 할 필요가 없죠. 훌륭한 머신입니다. 지난 여름 뉴욕에서 들렀던 카페 그럼씨(Cafe Grumpy)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머신이죠. 국내에선 클럽에스프레소 정도가 시네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정하면서도 품위가 느껴지는 외관이 매력적입니다.


    커피를 기다리며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아늑합니다. 조용히 작업하기 좋은 곳입니다.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마셔봤습니다. 카푸치노는 에티오피아 특유의 향과 단 맛이 인상 깊었습니다. 투샷이 들어갔다고 해서 깜짝 놀랄정도로 부드럽고 은은했습니다. 단종으로 내렸기 때문에 바디감이 약간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죠.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진하고 묵직한 카푸치노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약간 아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럴 줄 알고 시켰기 때문에 할 말은 없죠.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에스프레소를 한 잔 더 마셨습니다. 이곳에선 에스프레소 블렌드로 롤리/다크나이트를 파는데, 제가 마신 에스프레소는 롤리였습니다. 오렌지(?)향이 깊고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부드럽게 끊어지는 신맛도 인상 깊었죠. 우유랑 결합이 궁금했습니다. 아이스 라떼를 해먹으면 참 맛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대한 소개가 있는 메뉴판과 원두 메뉴판입니다. 
     

    각종 기구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구매를 하면 분명 (꽃)미남 바리스타나 로스터분이 친절한 설명을 해주실 듯 합니다. (꽃)미남 바리스타에게 관심이 있으시다면 구매하셔도 무방합니다. 

     


     



     

     

    참 부럽더군요. 잘생겼는데 커피까지 맛있다니. 저로썬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잘생겼으면 커피라도 맛없어야지. 불공평하네요.

    • 아이두 포인트 - 다양하고 이색적인 에스프레소 메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겁먹지말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주문할 것.
    • 아이두 미스 포인트 - 살짝 아쉬웠던 카푸치노. 취향에 따라 블렌드를 바꿔 마셔본다면 괜찮을 듯 하다.
    • 아이두 포 미 - 무엇보다도 맛있다. 다양한 메뉴, 블렌드를 마셔보기 위해서라도 출근 도장을 성실히 찍어야겠다는 생각.
    • 아이두 가는 길 - 합정역 6번출구로 나와 직진. 홍익동물병원과 노루페인트 사이로 좌회전.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오른쪽을 잘 살펴보면 노란 간판의 아이두가 보일 것이다. 버스 이용시 합정역 경유하는 노선 참고 바람.

    간송에 다녀왔습니다. 평일 오후였는데도 사람들이 엄청 많더군요. 거의 2시간을 줄 서다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성북동에 간 겸해서 성북구에 소문난 로스터리 샵을 찾았습니다. 간송미술관에서 도보로 30분 거리, 성신여대역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커피 볶는 부엌입니다.

    부엌이라는 말 참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저는 주방이란 말을 더 자주 쓰거든요. 무엇보다도 오랜만에 '부엌'이라는 글자를 실제로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름도 예쁘고 생긴 모습도 정이가는 단어입니다.

    내부입니다. 정말 부엌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죠. 사실 이곳에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요리도 팔았다고 해요. 두부냉채파스타, 굴소스 요리, 카레 등등. 지금은 너무 힘들고 번거로워서 잠시 메뉴에서 빼 놓았다고 합니다.

    밖에는 테이블이 있구요, 조용한 천변이라 풍경도 좋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술도 팝니다.

    메뉴판입니다. 드립커피, 에스프레소는 물론 각종 차, 와인, 양주 그리고 베이커리 메뉴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요리까지 하셨으니. 정신 없었을 만합니다. 메뉴가 많은 집 치곤 모든 메뉴가 맛있는 곳은 못봤습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메뉴를 다루다보면 소홀해지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죠.

    로스터기는 프로스타입니다. 상수동 커피발전소, 응암동 커피생각에서 소개한 바 있는 로스터기죠. 태환이라는 국내기업에서 만드는 로스터기 입니다. 로스터기가 바 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로스팅 할때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한다더군요. 
    드립용 그라인더는 홍대 커피볶는 곰다방에서 사용하는 그라인더와 같은 후지로얄 그라인더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베쩨라 엘리쎄(BEZZERA ELLISSE)입니다. 스팀이 세기로 유명한 머신이죠.

     

    베이커리입니다. 치아바타, 시나몬롤, 호두스콘, 마들랜, 초코쿠키 등이 있습니다. 호두파이를 비롯한 몇가지 메뉴는 냉장고에 있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고안한 레시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콘을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빈 속에 카페를 찾으신 분은 하나쯤 먹어도 좋을것 같네요. 커피는 위산분비를 촉진시키니 빈속에 마시면 속 버리거든요.

     

    오늘의 추천커피는 콜롬비아. 나중에 리필로는 예가체프를 마셨습니다.

    콜롬비아입니다. 첫 한 모금이 인상깊었습니다. 맛이 다채롭고 여운도 길었습니다. 보기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연합니다. 약간 떫떠름한 맛도 있었지만 괜찮았습니다. 나중에 리필로 마신 예가체프가 더 인상깊기는 했지만 말이죠.

    카푸치노입니다. 보기에는 예뻐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웻 카푸치노와는 다른 스타일이네요. 베쩨라머신이 스팀을 다루기 힘들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여태 다녔던 카페들과 비교하면 아쉬운 느낌이 드네요. 맛은 무난했습니다.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도 맛보고 싶었으나 여기 오기 전에도 커피를 마시고 와서 속이 부대끼더군요. 카푸치노와 리필 한 잔에 만족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아메리카노를 한 번 마셔봐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론 이곳에선 드립커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종류별로 개성도 뚜렷하고 여운도 길었던게 인상적이였거든요. 굳이 카푸치노를 드셔야 하는게 아니라면 드립커피가 좋은 선택일 듯 합니다.

    스콘입니다. 앞에서 얘기한대로 맛있었습니다. 치아바타를 먹고싶었으나, 같이 간 친구가 스콘을 먹자고 하는 바람에.  

     

    각종 드립 기구를 팔고 있더군요. 사장님이 매우 친절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직접 상담하고 구입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의외로 카페에서 기구를 사는게 비싸지 않습니다.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고, 자신한테 맞는 기구를 추천 받을 수도 있죠. 저 같은 경우에도 처음 커피를 시작할 때, 단골 가게에서 기구를 구입했습니다. 덕분에 조금 더 싸게 구입하기도 했고 간단한 사용법에 대해서도 코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오히려 좋은 면도 있죠.

    월요일은 휴무구요, 무료주차는 2시간 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항상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두는 GSC에서 받아쓰는가 봅니다. 자세한 생두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http://www.coffeegsc.co.kr/)

     

     

    팔고 있는 리큐르. 술을 마시기도 괜찮은 분위기 입니다.

     

     

     

    위에서도 보셨다시피 이곳에서는 항상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제3의 시선'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시 정보는 블로그를 참조하면 좋을듯 합니다. 사장님 말로는 작가들에게 신청을 받아서 전시를 한다더군요. 관심있으시면 문의해보시길 :)

    • 커피 볶는 부엌 팩토리 커피 포인트 - 고즈넉한 동네에 위치한 로스터리 샵. 맛있는 드립커피를 마시고 전시도 즐길 수 있는, 조용하고 편안한 카페
    • 커피 볶는 부엌 미스 포인트 - 아쉬운 에스프레소 메뉴. 조금 산만하게 느껴지는 많은 메뉴.
    • 커피 볶는 부엌 포 미 - 간송에 간다면 다시 들를것 같다. 카페 맞은편에 강원도 음식 전문점이 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었다. 근처에 훌륭한 산책로도 있으니 밥먹고, 커피 마시고, 산책하는 코스로 자주 이용할 듯 :)
    • 커피 볶는 부엌 가는 길 - 지하철 이용시 4호선 성신여대역 3번출구 이용. 한성대역 방향으로 5분정도 걷다보면 동암약국이 보인다. 거기서 좌회전. 바로 보이는 돈암동일 하이빌 상가에 있다. 근처에 비슷한 로스터리 샵이 있으니 간판을 확인하고 들어갈 것. 버스 이용시 돈암사거리성신여대입구에서 내려서 성신여대역방향으로 가면 된다. 102, 103, 104, 106, 107, 108, 109, 140, 142, 143, 149, 150, 151, 152, 160, 171, 172, 710 등 많고 다양한 버스가 있다. 주소는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5가 120.

    뱀발. 스타벅스에서 새로 나온 믹스커피(VIA)가 맛있다길래 한 번 시음해봤습니다. 기존의 인스턴트 커피에 아주 가늘게 분쇄한 커피를 첨가했습니다. 인스턴트는 물에 녹고 가늘고 미세한 가루는 녹지 않아 컵 아래에 가라앉습니다. 맛은 스타벅스에서 파는 커피보다 훨 맛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드립커피보다 훌륭하진 않구요. 생각보다 묵직하고 진합니다. 신맛을 싫어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참고로 제가 마신 건 콜롬비아. 좀 더 연한맛을 원하는 분은 이탈리안 로스팅을 드시면 됩니다(보통은 이탈리안 로스팅이 더 강한데, 이상하게 VIA는 콜롬비아가 더 맛이 강하다고 하네요. 마셔보니 콜롬비에선 약간 탄 맛이 나기도 했습니다). 가격은 개당 1200원 정도 입니다. 스타벅스서 쓰디쓴 아메리카노 사먹을바엔 요거 사서 대충 녹여먹으면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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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르 시험기간입니다. 저는 시험 보는 과목은 별로 없지만, 이상하게 같은 기간에 해야 할 일이 몰려서 카페투어를 하지 못하게 됐네요. 그래서 카페투어는 다음 주로 미뤄두고 집에서 커피나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커피는 조금 심심하니 좀 특별한 걸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래서 생각난 게 바로 '너트슈가 에스프레소'입니다. 이름은 확실치 않구요. 그냥 제가 임의로 지어봤습니다. 지난 번, 카페에 가서 월간 커피를 보다가 발견한 레시피가 기억나서 만든건데 정작 이름은 기억이 안나더군요.

     

    재료 : 호두, 아몬드, 백설탕(원래는 황설탕을 써야 하지만 없어서;), 꿀, 브라질 커피(허니 프로세싱이면 더욱 좋다고 합니다)
    기구 : 조림냄비, 믹서기, 채, 에어로프레스

    적당량의 너트를 넣고 갈아줍니다. 어차피 걸러낼거니 조금 크게 갈려도 상관은 없어요.

    물과 설탕은 1:1 비율로(각 75ml 씩) 넣고 졸여줍니다.

     

    어느 정도 졸이다가 적당히 갈린 호두와 아몬드를 넣어주세요!
     

    시럽이 만들어지는 동안 에어로프레스를 준비해주세요. 모카포트용처럼 드립용보다 조금 가늘게 갈아주면 됩니다.

     

    아, 꿀을 넣는 걸 깜박 했군요.

     

    잔은 미리 데워주시구요.

    물은 1oz(약 60ml)르 넣어줍니다. 그리고 피스톤을 넣고! 푸슈~ 

     

    이쯤 되면 시럽도 잘 만들어졌겠죠?

    고운 채에 한번 걸러주세요!

    고소한 향이 인상적인 너트시럽입니다.

     

    자. 에어로프레스로 뽑은 에스프레소도 준비하시구요!

     

    섞어줍니다. 원래 이런거 시럽과 에스프레소가 딱 나뉘게, 보기좋게 해야 하는데. 제가 실력이 없습니다. 그렇죠.

    완성작입니다.

    맛이요? 엄청 달더군요. 레시피대로 만들었는데, 시럽을 좀 덜 넣을걸 그랬습니다. 원래 이렇게 단건지, 아님 제가 못만든건지. 결국 에스프레소를 한 잔 더 뽑아서 섞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좀 더 낫더군요. 그래도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브라질이 워낙에 너트향이 인상깊은 브라질인데, 거기에 너트시럽까지 넣으니까 얼마나 고소하던지. 후룩후룩 마시다보니 어느새 한 잔을 다 비웠습니다. 다음 번엔 시럽 양을 좀 줄이거나 에스프레소를 좀 많이 뽑아서 다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흠. 원래는 새로운 카페를 안가는 대신 이 글을 쓰기로 결심했어요. 그런데 결국 카페 갔다 온 것 만큼의 시간이 걸리더군요. 공부요? 이제 해야겠네요. 에스프레소를 진하게 두 잔이나 들이켰더니 각성효과가 일어나네요. 바쁜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주엔 평화롭게 카페투어를 다녀야죠.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커피 업계에는 스페셜티 커피 바람이 거셌습니다. 기존의 생두들과는 다르게 철저하게 프로세싱하여 선별해 최상급의 생두를 생산해 내는 것이죠. 이러한 생두들은 북미지역을 기반으로 한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나 남미지역을 기반으로한 COE(Cup of Excellence)에서 커퍼(Cupper, 커핑을 통해 생두의 품질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엄격하게 순위매겨진 생두들은 매년 커피 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곤 했죠. 물론 지금도 해당되는 얘기입니다만.
    하지만 요즘에는 SCAA나 COE급 커피들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개인 생두 구매자들이 직접 발로뛰어 찾아낸 생두들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질 높은 생두들은 농장이름, 농장주의 이름을 달고 개인 샵에 공급되기 시작합니다. 이제 커피는 국가별 구분을 넘어서 와인처럼 농장별로 세세하게 구분되는 지경에 이르렀죠. 자세한 얘기는 다음 순서로 리뷰 할 뉴욕의 스텀타운 로스터즈를 소개하면서 할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얘기를 꺼내게 된 계기는 바로 스티머스를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생두 공급의 세계적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에서는 연남동 커피리브레(샵은 아니고 커피 랩 혹은 로스팅 교육장이라고 하면 좋겠네요)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두들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세계 각국의 질좋은 생두 수입 뿐만이 아니라 Q-Grader교육, 로스팅 수업, 커핑 수업등이 진행되고 있죠. 오늘 소개할 스티머스와 일전에 소개한 홍대 헤이마는 이 커피 리브레에서 생두 공급을 받습니다(물론 생두 전부를 공급받는건 아닙니다). 젊은 로스터들이 커피 리브레를 중심으로 질좋은 생두, 알맞은 로스팅을 통해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목할만한 일이죠. 역시 자세한 내용은 추후 포스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오늘 포스팅의 목적인 스티머스를 둘러보죠.

    스티머스입니다. 신사동 가로수길 끝에 위치하고 있죠.

    이 곳의 자랑거리 기센(Giesen, 혹은 지센)로스터기입니다. 제가 이 곳을 포스팅하기로 결심한 이유기도 하죠. 자세한 설명은 아래서 이어 하겠습니다.

    차분한 카페 내부.

    아로마키트입니다. 와인처럼 커피도 향과 맛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기록합니다. 아로마키트는 커피에서 나는 다양한 향을 시향할 수 있게 구성된 키트입니다. 가운데 검은 책자엔 각 향의 이름과 설명이 그리고 나무 상자 안에는 작은 향수병들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파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기 흔치 않은 것이라 눈이가더군요. 그 밖에 에어로 프레스, 더치 툴 그리고 스캇 라오의 책이 눈에 띕니다.

    에어로프레스용 메탈필터, 콘 모양의 메탈 드립필터. 트렌드에 민감한 샵이군요.

     

    드립커피를 내리는 바입니다. 에스프레소를 뽑는 곳은 따로 있구요. 왼쪽 다카히로 포트의 색이 특이합니다. 지난번 광화문 커피에서 황금색 다카히로 포트를 본적이 있는데, 여기서도 특이한 포트를 보네요.

    일전에 리뷰한 에어로프레스를 이 곳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케멕스와 더치툴도 판매하구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직접 물어보고 여기서 구매하면 좋겠군요.

    기센입니다. 프로밧을 만들던 엔지니어들이 프로밧에서 나와 따로 만든 네덜란드 기업입니다. 전 과정을 수제로 제작합니다. 프로밧보다 가격이 비싼걸로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선 두 곳 정도가 이 기센 로스터를 쓰고 있습니다. 프로밧이 이제 흔해진 것과는 달리 기센은 아직 보기 드문 로스터기죠. 밀로커피 로스터즈에서 프로밧을 쓴다고 리뷰한 적이 있습니다.

    로스터기도 기센인데 에스프레소 머신은 역시 라마르조꼬입니다. FB 80이죠. 미국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모델입니다.

     

    개성있는 내부 인테리어입니다. 이곳에서는 마카롱을 비롯한 다양한 디저트를 팔고 있죠.

     

    깜짝 놀랐습니다. 터치스크린 메뉴판입니다. 사실 기센 로스터기보다 터치스크린 메뉴판에 더 깜짝 놀랐습니다. 하하하.

     

    스페셜 메뉴와 베이커리.

    기계가 아무리 좋아도 커피가 맛없으면 말짱 꽝이죠.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 드립커피를 차례로 마셔봤습니다. 카푸치노는 향이 참 좋더군요. 서빙되자마자 잔에서 꽤 먼 곳에 있는 제 둔감한 코에 진한 향을 남기더군요. 인상깊었습니다. 가볍게 입 안을 감도는 향기와 단맛. 그리고 은은하게 끝에 남는 신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혀끝을 감도는 쌉싸름함도 매력이 있었구요. 단지, 스팀이 좀 아쉬웠습니다. 이 날만 그랬는지 몰라서 일부러 사진은 생략했습니다. 향기로운 에스프레소에 좋은 스팀까지 있었더라면 완벽했을텐데 조금 아쉽더군요. 뭐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드립커피는 코스타리카였습니다.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약배전을 했더군요. 미국의 스텀타운을 비롯한 유명한 로스팅 샵들이 약배전을 추구하는 추세에 따라 콩을 볶는 것 같았습니다. 맛이요? 당연히 맛있었습니다. 가볍게 볶으면 보통 신맛이 날뛰는데 잘 절제가 됐더군요. 고소하고 달달하고. 전 이곳의 드립커피가 좋습니다.

     

     

    드립용 그라인더는 말코닉 과테말라 그라인더를 사용합니다. 찍은 사진은 손님 얼굴이 나와있어 지웠네요. 제가 알기론 광화문 커피에서 사용하는 말코닉 케냐보다 살짝 큰녀석이라고 합니다. 확실하진 않구요. 강하게 볶이지 않은 드립용 콩들이 눈에띕니다.

    곳곳에 디스플레이된 장난감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판매하는 물건들.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로스팅 다이어리가 손님들에게 보이도록 쓰여져있었습니다. COE급 생두를 비롯해 다양한 생두 목록이 눈에 띕니다.

    • 스티머스 커피 팩토리 커피 포인트 - 보기드문 고급 수제 로스터기, 최신트렌드를 따라가는 다양한 기구들 그리고 트렌드에 발맞춘 최고급 생두. 커피가 맛있는건 당연한 일.
    • 스티머스 커피 팩토리 미스 포인트 - 2% 부족했던 카푸치노. 전반적인 카페 분위기도 아직 뭔가 부족한 느낌.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았다는 느낌이랄까. 조금 더 지나면 '스티머스'만의 커피를 느낄 수 있을 듯.
    • 스티머스 커피 팩토리 포 미 - 아직은 어색한 신사동 가로수길. 집에서 멀기도 하고. 하지만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라면 이러한 불편쯤은 감수해야지.
    • 스티머스 커피 팩토리 가는 길 - 지하철 이용시 3호선 신사역 8번출구. 직진후 두번째 블럭(가로수길)에서 좌회전, 가로수길 끝으로 10분정도 걸으면 모퉁이에 스타벅스가 보인다. 모퉁이를 끼고 다시 좌회전 다시 5분정도 걷다보면 까사호텔 맞은편에 스티머스가 보인다.
      좀 더 쉽게 가는 방법은 압구정역을 이용하는 방법. 2번출구로 나와 직진. 바로 보이는 신호등을 건너 원진성형외과와 애체안경 사이 골목으로 들어간다. 까사호텔이 나올 때 까지 10여분을 걸어가면 스티머스를 만날 수 있다. 주소는 강남구 신사동 526번지. 전화는 02-518-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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