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 헤이마의 메인 바리스타와 로스터가 모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글을 두 분이 자리를 옮기기 전에 썼던 글로, 지금은 헤이마의 커피맛이 리뷰 당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헤이마는 (내가 아는 선에서) 홍대에서 가장 카푸치노를 맛있게 만드는 곳이다. 그리고 가장 생생한 커피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헤이마에선 엄선된 생두와 블랜딩으로 매번 새로운 맛의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다. 로스터는 항상 최고의 배합을 찾아내며, 바리스타는 최선의 추출이 나오기 전까진 손님에게 커피를 내지 않는다.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진짜'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헤이마에 가보길 권한다.

헤이마 전경. 깔끔한 외관이다.

이 곳의 메뉴판. 주목할 부분은 한국식 카푸치노(Dry Cappuccino)와 이탈리안 카푸치노(Wet Cappuccino)를 구분해 판다는 점이다. 보통 홍대의 일반적인 카페에서는 한국식 카푸치노를 파는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그중 스팀이 잘 된 우유거품을 올리는 곳은 손에 꼽는다. 제대로 된 거품을 만들지 않고 개거품을 올려 놓은 곳이 태반이다. 헤이마에서는 보기 드물게 잘 만든 드라이 카푸치노와 웻 카푸치노를 맛볼 수 있다. 이탈리안 카푸치노는 보다 섬세한 스팀을 필요로 한다. 라떼 아트의 원레 이름은 카푸치노 디자인이다. 섬세한 카푸치노 디자인을 위해, 견고한 우유를 만드는건 이탈리안 카푸치노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헤이마에선, 언제나 섬세하게 스팀된 우유로 가장 맛있는 이탈리안 카푸치노를 만들어준다.

곳곳의 디스플레이는 자주 바뀌는 편이다. 처음에는 좀 어수선 했으나 가게가 자리 잡히면서, 디스플레이도 나름의 컨셉을 잡아가는 듯 하다.

봄 가을엔, 테라스만큼 커피를 마시기 좋은 곳도 없다. 어렴풋이 서울 시내가 보이는 테라스는, 커피를 마시기에 최적의 장소다.

의외로 볼만한 책이 많다. 문지의 시집이 많이 있어, 책을 두고간 날에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헤이마의 또 다른 핵심포인트. 바로 정수기다. 좋은 커피를 위해 좋은 물을 사용하는건 당연한 일이다. 이 곳의 커피가 맛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정수기다. 물이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분명 다르다. 가스불로 끓이냐, 전기로 끓이냐에 따라서도 미묘하게 맛이 달라진다. 정수기라면 충분히 커피 맛을 변화시킬 수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꼬, 로스터기는 디드릭이다. 라마르조꼬의 경우는 구형 머신을 수입해와 부품교체와 청소를 통해 새로 태어났다. 프로밧과 함께 훌륭한 로스터기로 뽑히는 디드릭도 훌륭한 원두를 만들어내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빨간색 디드릭은 디스플레이용으로 훌륭하다.

이 날 내가 마신 카푸치노는 텐저린의 향이 깊이있게 풍겨오는 맛이었다. 상큼함이 조금 지나치다는 느낌도 있었이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잔향도 오래 남았다. 드립은 인도 아티칸 워시드였다. 묵직한 신맛이 깔끔하게 넘어가는 맛이 훌륭한 커피였다.
이 곳의 카푸치노는 자주 맛이 변한다.  매번 수입되는 생두에 따라 블렌딩을 바꾸기 때문이다. 항상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조합으로 카푸치노를 위한 블렌드를 만든다. COE급(Cup Of Exellence) 생두를 비롯해 최고급 생두를 아낌없이 사용한다. 당연히 맛있을 수 밖에 없다. 드립 커피도 수준급이다. 블렌딩 뿐만 아니라 드립용 생두도 매번 최상의 콩을 엄선해서 로스팅한다. 이곳의 드립 메뉴가 매번 달라지는 이유다.
뉴욕에서 맛봤던 Kenya Kangunu를 헤이마에서 만나게 됐을 땐, 이곳의 생두 선택이 얼마나 트렌드에 민감한 지를 알 수 있었다. 미국 스텀타운 로스터스(Stumptown Roasters), 영국 스퀘어마일즈(Square Mile)에서 사용하는 고급 생두를 만났기 때문이다. COE나 스페셜티급의 커피 뿐만이 아니라 최근에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생두들을 들여오고 판매한다는 건, 헤이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카페의 구석구석. 내부 전경도 찍었으나 손님들이 찍혀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패스. 넓고 조용하다. 공부나 작업하기 딱 좋은 분위기.

최고의 생두를, 최선을 다해 블렌딩하고 로스팅 해서 뽑아주는 이곳의 에스프레소는 언제나 훌륭하다. 사장님, 로스터, 바리스타 모두 젊으시다. 모두 커피에 대한 열정도 넘친다. 그리고 항상 도전적이다. 이곳의 커피가 항상 최상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 헤이마 포인트 - 진짜 카푸치노를 마시고 싶다면 헤이마로 향하자. 언제나 최상급의 생두를 사용해 볶아낸 원두는 당신의 미각을 자극할 것이다. 가끔씩 카푸치노 보다 다른 메뉴가 맛있을 때가 있다. 블렌딩이 자주 바뀌기 때문. 바리스타 추천 메뉴를 마셔보는 것도 추천한다.
  • 헤이마 미스 포인트 - 안정적인 커피맛을 원한다면 조금은 실망할수도. 블렌딩이 자주 변한다. 조금만 민감한 사람이라면 금방 느낄 것이다. 랜덤인 배경음악도 변수. 좋을 때, 나쁠 때가 극명하다.
  • 헤이마 포 미 - 조용한 분위기, 넓고 쾌적한 테이블. 나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공부는 모두 헤이마에서 이뤄졌다.
  • 헤이마 가는 길 - 홍대 정문을 바라보고 있는 스타벅스와 네스카페 사이로 들어간다. 언덕 아래로 직진. 쉐르빌 고시원이 나타나면 그 앞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골목 끝에서 살짝 위를 바라보면 헤이마가 보인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9번출구에 내려서 마포평생학습관 쪽으로 올라오면 쉐르빌 고시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버스는 273이나 7011을 이용하면 좋다. 홍대 정문에 내려서 위에 설명한 방법대로 내려오면 될 것이다.

추신: 헤이마의 메인 바리스타와 로스터가 모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글을 두 분이 자리를 옮기기 전에 썼던 글로, 지금은 헤이마의 커피맛이 리뷰 당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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