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커피를 마시는게 아니라 부동산을 마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재개발의 망령이 든 서울의 5년은 처참했습니다. 용산과 두리반의 투쟁은 부동산, 재개발과의 싸움이었죠. 홍대카페 투웰브피엠도 말도 안되는 세입자에 대한 법과 재건축에 대한 광기 덕분에 내몰리게 됐습니다.

 

건축학자 임동우는 사회주의 도시를 분석한 자신의 논문(책으로 출판된 바 있죠)에서 자본주의 도시건설의 맹점을 꼬집습니다. '자본주의 도시에서는 개인이 소유한 토지가 가장 중요한 세금 수입원이기 때문에 도시계획에 있어서 세금을 써야하는 공공영역을 최소화하면서 세금을 매길 수 있는 사유 토지를 가능한 한 최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계획의 논리였다. 이는 개발에 필요한 대도로 등의 요구를 낳았고 공공영역이나 녹지공간은 무시하는 결과를 낳았다' (평양, 그리고 평양 이후, 19페이지, 효형출판)며 자본주의 도시개발의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서울은 이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축에 속합니다.

 

30년이 넘은 카페가 즐비한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10년 넘은 카페조차 찾아보기 힘듭니다. 많은 카페들이 부동산에 큰 비용을 허비하는동안 질적인 성장도 더뎌졌구요. 지금도 훌륭한 카페들이 건물주와 대립하고있거나 월세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해방촌은 남산자락 바로 아래 위치한 달동네 마을입니다. 해방후 월남민들이 모여살았기에 그 이름이 붙었습니다. 유독 높은 언덕을 자랑하는 해방촌은 아직도 3000원이면 배를 채울수 있는 식당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서울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면서도 서울같지 않은, 기묘한 동네죠.

 

서론이 너무 길었나요. 해방촌을 찾기로 한 건 콩밭 메는 아낙네가 그리 참하다는 얘기를 들은 후였습니다. 봄바람에 기분이 좋아진 저는 4B 연필보다 짙은 흑심을 품고 해방촌으로 향합니다.

 

생활커피(생커활피 아닙니다) 콩밭로스터즈는 보성여·중고 앞에 자리잡았습니다. 녹사평역에서 걸어갔는데, 만만찮은 산행이었습니다. 마을버스 타시길 권유합니다.

 

두근두근, 아낙네를 만나기 전 커피 가격을 확인합니다. 핸드드립 커피가 삼천오백원입니다. 해방촌의 물가를 반영하네요. 커피가격은 비정상적으로 저렴하고 와이파이도 무료입니다.

 

여기서 제 흑심은 무너집니다. 노동자 아낙네는 남자였습니다. 쿵.

 

안그래도 휴일이라 민감한데 결재판이 날라드네요.

 

펼치니 메뉴판이. 검은커피가 마시고싶어 내리는 커피를 시킵니다. 원두 목록을 확인하니....

 

스페셜티, 마이크로랏 커피가 즐비합니다. 아니 근데 이게 모두 삼천오백원이라니. 말이됩니까 이게.

아리따운 아낙네를 만나는데 실패했지만, 원두리스트를 보고 다시 두근거림을 회복합니다. 스페셜티 커피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주목받은 과테말라의 우에우에테낭고 커피를 주문합니다. 아, 삼천오백원이야...

 

주문하고 가게를 둘러봅니다. 머신은 소박한 가정용 브레빌머신입니다. 그라인더는 바리오. 사실 넓지 않은 매장에서, 에스프레소가 주력상품이 아니라면 선택할 수 있는 라인입니다.

 

소박한 주방에는 깨알같은 커피용품들이 가득합니다.

 

얼음을 깨는 기계와 그라인드 마스터라는 미국제 그라인더가 눈에 띕니다. 살짝 에어로프레스도 보이네요.

 

로스터는 자작로스터입니다. 저기 저 아래에 이어진 랜선같은 선은 온도를 컴퓨터에 옮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프로파일을 잡기위한 목적인것 같네요.

 

미싱앞에 놓여진 물잔들. 알고보니 콩밭커피 지하에 미싱공장이 있다네요. 아직까지 미싱공장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심지어 공장 사람들이 종종 커피마시러 놀러온다고 하네요.

 

 

주문한 과테말라입니다. 인헤르토입니다. 기계들을 쓰윽 살펴보고 별 기대를 안했습니다만, 제 실수였습니다. 커피맛은 훌륭했습니다. 과실향이 그득합니다. 자두의 단맛이 느껴지네요. 클린컵이 좋습니다. 좋은 생두도 생두지만 로스팅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3천 5백원에 이런 커피는 절을 두번하고 마셔야 한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로스팅프로파일을 적는 종이가 눈에 띄네요.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로스터기에서 이어지는 저 하얀선이 바로 이 컴퓨터에 입력이 됩니다. 구글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로스팅 프로그램에 연결된 온도 입력장치는 로스팅이 진행되는동안 그래프를 그려줍니다. 콩밭로스터 아낙네는 매 로스팅마다 프로파일을 기록하고 공부합니다.

 

'농부들이 어렵게 재배한 커피, 실수해서 잘못볶으면 아깝잖아요. 소중히 여겨야죠'. 아낙네의 아름다운 마음씨가 로스팅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맛있는 커피를 홀짝이며 아낙네와 수다 한 판. 음악취향이 비슷해 신났습니다. 해방촌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 사셨던 적이 있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네요. 그 동네엔 오래된 영화관이 있었습니다. 중간에 쉬는시간도 있었고 방음도 안되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그 영화관에 대한 향수를 나누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남는것이 없는 도시에 살고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엘피도 트는군요.

 

영화를 공부하셨다고. 롤랑바르트의 책이 보입니다. 모두 읽었던 책이라고 합니다. 허세 작렬하며 아무책이나 꼽아놓은 몇몇 카페들하고 비교가 됩니다. 책 목록은 훌륭합니다. 책없이 가도 될 것 같네요 .옆에 디브이디 타이틀도 재미있습니다.

 

아낙나에게 커피하나를 더 주문합니다. 이번엔 브라질. 향이 좋습니다. 시트러스가 느껴집니다. 감귤류의 단맛이 깊게 느껴집니다. 약배전된 커피라서 가벼운감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클린컵이 훌륭한 콩밭의 커피들입니다.

식어도 신맛이 솟아오르지않아 거부감도 들지 않구요. 다시 한 번 삼천오백원에 이런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합니다.

 

요즘 커피 좀 한다는 집들은 아즈텍 핫초코를 내놓죠. 달기보다 카카오의 깊은맛이 일품인 초콜렛입니다. 역시 맛있네요. 잔도 인상적입니다.

 

 

 

훌륭한 그림들.

 

선반작업은 물론 모든 인테리어를 손수 하셨다고. 소품들도 애장품들을 가져다 놓은거라 합니다.

 

엘피는 모두 대학시절에 모았다고 합니다.

아낙네는 센스가 넘칩니다. '칠갑산'의 첫소절에 등장하는 아낙네 곁에는 '커피 한 잔'에 등장하는 새카만 김상사가 지킵니다. 어이쿠!

 

하이커머셜, 마이크로랏, 스페셜티 커피는 이렇게 핸드픽 작업을 거쳐 콩밭 로스터의 로스팅을 맞이합니다.

 

네, 맞는 말이죠.

 

바지를 내렸다가 혼쭐났습니다.

 

아이패드의 초기버전(?)입니다. 저 두 휠을 움직여 그림을 그리는데, 아이큐와 이큐가 상승.... 하기는 커녕 성질이 뻗쳐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수다 떠는 사이에 팔려간 원두. 아, 저도 사올걸 그랬습니다. 집에와서 원두가 모자르다는걸 파악.

 

결제판 옆에 있는 참기름병... 아니 더치커피를 발견합니다.

 

이것은 참기름병이 아니다.

 

맛있는 베이커리입니다.

 

연고도 판매하네요.

 

좋은 생두엔 친절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아낙네는 친절합니다.

 

 

'동네 사람들이 많이왔으면 좋겠어요. 좋은 생두 쓰는게 아깝지는 않아요. 어차피 썩으면 똥되는건데. 맛있게 볶아서 나누면 좋잖아요'

 

아낙네의 마음씨에 반했습니다.

 

어스름이 질 때 즈음 해방촌 골목골목을 살펴가며 다시 녹사평역으로 내려왔습니다. 찾아가기는 힘들지만, 힘을 들여서라도 찾아가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카페를 만났네요.

 

 

  • 콩밭커피로스터즈 가는길 -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5번출구, 녹사평역 2번출구에 나와 마을버스 용산 2번에 탑승합니다. 해방촌 5거리에 내려 보성여중고 방면으로 올라가다보면 왼편에 낮은 간판의 콩밭로스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보성여중고입구(정류소번호 03-171)로 가는 버스(402,405)나, 해방촌(마을버스 용산2번)을 가는 버스를 타고 보성여중고 방향으로 가는것도 좋은 방법.
  • 서울 용산구 용산동2가 34-1 1층, 010-2649-5841
  • 월-목 11시부터 18시30분 까지, 금-일 11시부터 23시까지, 월요일 종종 휴식 트위터 참조. 
  • Twitter - @kongbatcoffee

머물렀던 숙소에서 후쿠오카 시내는 버스로 5분 거리였습니다. 날씨만 더 따뜻했더라면, 기꺼이 걸어서 가도 될만큼 가까운거리였죠. 숙소가 시내와 가까웠다기보다 작다는 표현이 걸맞는 도시가 후쿠오카입니다. 대부분 100엔이면 10분-20분 내외로 갈 수 있는 거리며, 시내에는 없는게 없습니다. 거리를 거닐다 문득, 후쿠오카에서 한 1-2년정도는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두 카페는 시내에있는 카페들입니다. 로스팅은 하지 않는 식사류도 함께 파는 그런 카페죠. 커피 전문점이라기엔 커피맛이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각각 35년, 3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기와 바쿠는 은은한 커피향에 녹아들어 편히 쉴 수 있었던, 아름다운 카페였습니다. 도시의 역사와 함께 늙어가는 카페였기 때문일까요, 후쿠오카의 향기가 그득한 카페들이기도 했습니다.

 

아기는 텐진코아빌딩 지하에 위치해있습니다. 저희가 코히칸 아기를 찾은 날에는 이렇게 눈이 오고있었습니다.

 

빨간 타일이 매력적인 아기의 문입니다. 간단한 브런치 메뉴를 비롯해 식사도 판매하고 있더군요. 때마침 점심시간이었고, 양복을 입은 회사원들이 수도없이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래된 금전등록기는 카페와 함께한 세월을 보여줍니다. 지금은 쓰지않지만, 가게 한켠에 자랑스럽게 전시돼있더군요. 신기해 하며 이것저것 만져보니, '가게와 함께했던 기계입니다'(라고 말했던것 같은) 주인의 설명이 생각나네요.

'

숯불로스팅(탄화배전)커피는 사이폰으로 추출합니다. 간단해보이는 도구같지만,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월드 사이폰 챔피언쉽같은 대화가 생길정도로 각광받는 도구이기도 하구요. 커피를 주문하자 사장님은 능숙한 솜씨로 사이폰 커피를 추출합니다.

 

주방은 깔끔합니다. 커피의 기본은 청결한 주방이죠. 지긋하게 나이가 든 사장님은 커피를 내릴때가 아니면 테이블을 닦거나 잔들을 손보시더군요. 손길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고, 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코히칸 아기를 찾아가게 만든 이유입니다. 인테리어는 정말.

이런 분위기에서 커피를 마실수 있는 직장인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함께 늙어갈 수 있는 카페가 있다는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을 했습니다.

 

분주하게 움직이시는 사장님.

 

커피는 은은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앞서 커피맛이 인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아마 분위기가 커피맛을 초월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서 모닝커피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바쿠로 향했습니다.

바쿠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에게 물어봤으나 역시 잘 몰라서 낭패. 그러다가 근처를 지나는 한 사람이 지도를 든 우리를 발견하고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걸어옵니다. '바쿠'라는 이름을 보더니 하는말, '내가 중학교때부터 가던 곳이에요! 20년 넘게 단골이죠!'. 장을 보러가던 그녀는 우리와 함께 카페에 가도 되겠냐며 앞장을 섭니다. 그리고, 좁은 계단을 오릅니다.

 

'여기는 핫초코가 맛있죠', 그녀의 추천으로 우리는 핫초코를 선택. 달지 않고 코코아향이 그득한 핫코초는 눈을 맞은 손과 마음을 녹여줬습니다. 함께시킨 드립커피는 구수했구요.

 

오래된 포트로 능숙하게 드립. 손님들은 담배를 꺼내 피며 자연스럽게 주인장과 대화를 합니다.

 

홀에도 자리가 많지만 사람들이 늘 찾는곳은 바. 바에 앉아 처음보는 사람이건,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이건 커피 한 잔에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들 따로 들어왔지만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바쿠하면 빼먹을수 없는게 선곡과 인테리어 그리고 분위기. 세월이 만들어낸 분위기는 어느 카페도 쫓아올 수 없는 고고함을 만들어냅니다. 이래서 20년째 이곳을 찾는구나, 함께해준 일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왔다니, 후쿠오카 카페산책이라는 책을 보고 여길 찾아왔다니 자기네들도 그 책이 있다며 꺼내보입니다. 커피에 대해 손짓 발짓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 문으로 나가면 '아트스페이스 바쿠'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배출해온 작가만 700명. 카페를 찾는 예술학부 교수와 학생들 덕분에 지속될 수 있었던 곳입니다. 바쿠는 지금도 아트스페이스를 유지하기위해 최선을 다하죠. 바쿠는 커피와 음악 그리고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사진은 전부 니콘 FM, 렌즈는 조리개가 2.3까지밖에 열리지 않는 광각렌즈를 썼습니다. 필름은 다양하게.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몇 있어 알려드립니다. 사실 카메라는 잘 몰라요. 잘찍은 사진들은 대부분 동행한 주노누나의 사진입니다. 가끔, 제가 찍은 잘나온 사진도 있구요 :)

 

 

아기의 메뉴판. 400엔이면 탄화배전 블렌드를 맛볼 수 있습니다. 후쿠오카의 저렴한 물가를 반영하네요.

 

 

 

조지 거쉰의 엘피판에 적혀있는 바쿠의 메뉴들. 도시락이 든든합니다. 함박스테이크도 괜찮구요. 식사+커피세트도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 코히칸 아기 - 후쿠오카시 추오 구 텐진 1-11-11 텐진코아 지하 1층
  • 092-721-8461
  • 오전 10시 - 오후 8시(휴일은 일정하지 않음)

 

  • 야네우라 바쿠 - 후쿠오카시 추오 구 텐진 3-4-14 코에이빌딩 2층
  • 092-781-7579
  • 오전 11시 - 오후 12시, 연중무휴

 

추신 :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카페투웰브피엠이 최소한의 이주비용을 받는 조건으로 건물주와 협상타결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투웰브피엠 페이프북 페이지에서 간단하게 접한 소식이라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정보가 접수되면 바로 포스팅하겠습니다 :)

어머니의 손맛은, 음식에 있어 그 어떤 요소보다 훌륭한 작용을 합니다. 정성이나 푸짐함 혹은 오랫동안 정이든 맛은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음식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죠. 커피도 그렇습니다.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는 정성스런 샐러드와 팬케익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아메리카노 한 잔. 제가 오늘 방문한 홍대 투웰브피엠에서 그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랴부랴 짐을 싸들고 서울로 올라가 홍대 카페 '투웰브피엠'에 들를 수 밖에 없었던건 블로그 '상우일기'를 읽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블로그 상우일기 - http://blog.sangwoodiary.com/]

 

부부가 만들어낸 샐러드와, 팬케익 그리고 샌드위치는 사진만봐도 깊이있는 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침이 꼴깍. 설레는 맘으로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투웰브피엠의 영엄시간은 금, 토 기준으로 12시부터 12시까지. 그래서 이런 이름이 붙었나봅니다. 여러곳에 매장이 있지만 제가 들른곳은 '상우일기'에 나온 홍대점.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조금은 번잡한 카페 입구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꾸밈없는 메뉴판들. 뭐든 맛있어보입니다. 주문을 위해 잠시 고민에 잠깁니다.

 

정식 메뉴판을 안찍어서 나중에 찍다보니 이렇게 찍었습니다. 잘 안보이시면 클릭.

 

팬케익과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주방을 둘러봅니다. 작은 오븐과 팬케익을 굽는 전열기가 보입니다. 펜케익은 무엇보다도 두께가 중요하죠. 불 크기도 중요합니다. 가스레인지를 기준으로 강, 중, 약 그 다음엔 팬케익 크기로 약-꺼짐 사이의 미묘한 위치를 맞춰야만 훌륭한 팬케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쉬운 음식이라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코다치죠.

 

신선한 식재료가 보입니다. 저 과일들은 바로 샐러드에 들어거나 생과일주스에 사용되죠.

 

 

주문한 아메리카노와 팬케익. 아메리카노는 구수합니다. 마치 숭늉을 먹는듯한 구수함에는 어머니의 손맛도 있고 깊은 따뜻함도 있습니다. 최근 마셨던 아메리카노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아메리카노였습니다. 펜케익은 훌륭한 두께를 자랑합니다. 딱 이만큼, 이 강도로 굽는건 만만찮은 실력을 요하죠. 물론 맛있습니다!

 

더불어시킨 핑크레모네이드는 레몬이 한아름 들어갑니다.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는게 단숨에 느껴지네요. 레몬을 그대로 먹는듯한, 그러면서 달달함과 시원함이 느껴지는 핑크레모네이드입니다.

 

두리반은 우리에게 희망을 줬죠. 세입자 따윈 생각하지 않는 법. 건물주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요구할 경우 세입자는 그 어떤 이유도 필요없이 나가야 합니다. 덕분에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있습니다. '합법적'이란 수식어 아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죠. 재건축은 서울의 아이콘이 된지 오랩니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당했고 지금도 고통받고있습니다. 언제쯤 우리는 이런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카페 인테리어는 평법합니다. 이런 평범함속에있는 분위기가 맘에들더군요. 조용하게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시끌벅적하지 않고, 너무 고요하지 않은 이 카페의 분위기가 맘에듭니다.

 

아직 겨울입니다.

 

 

구석구석 손길이 묻어나는 인테리어 소품들입니다.

 

읽을만한 잡지와 다용도 충전기가 눈에띕니다.

 

주인장의 취향이 돋보이는 테이프들.

 

카페 투웰브피엠 홍대점입니다.

 

지난 2월 27일에는 1차 철거집행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드이 응원을 해준 덕분에 투웰브피엠은 2월을 잘 넘길 수 있었죠. 연휴가 끝나면 찾아올 2차 집행과 그 이후의 일들이 걱정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투웰브피엠 근처에는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가 들어서있었습니다. 메뉴얼대로 뽑아내는 그곳의 와플과 이곳 투웰브피엠의 샐러드, 팬케익의 차이는 엄청나죠. 정성이 들어간 커피 또한 다를겁니다. 언제부터 우리는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을까요. 그리고 그곳의 분위기는 우리가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편한할까요. 음식은 맛있고 커피는 괜찮을까요.

 

카페를 운영하는데 있어 부동산은 커다란 작용을 합니다. 장사가 잘되는 곳일수록 권리금과 월세 싸움은 피가 터질정도로 잔인하죠. 좋은 카페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질적인 성장을 유지하려면 부동산과 관련된 법 개정이 시급합니다. 병적으로 진행되는 재개발 또한 줄어들어야하겠죠. 카페를 운영하는 이들도 중요하지만 카페를 찾는 사람들도 건강한 생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카페를 위해선 손님들도 적극적으로 기호를 밝히고 의사소통을 해야합니다. 건강한 카페 문화와 맛있는 커피 한 잔은 바로 이와 직결되는 문제죠.

 

카페 투웰브피엠이 겪는 문제는 비단 이 카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도 수많은 카페사장들이, 젊은 창업자들이 골머리를 앓아가며 이 문제와 투쟁하고 있을겁니다. 문제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에서 시작된거죠. 법을 고치는 일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페를 찾는일은 어려운일이 아니죠. 연휴끝에 돌아올 카페 투웰브피엠의 생존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추신 :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카페투웰브피엠이 최소한의 이주비용을 받는 조건으로 건물주와 협상타결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투웰브피엠 페이프북 페이지에서 간단하게 접한 소식이라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정보가 접수되면 바로 포스팅하겠습니다 :)

 

지난 겨울, 후쿠오카에 다녀온 사진들과 함께 카페 기행을 올립니다. 카페 기행의 기반에는 [후쿠오카 카페산책](코사카 아키코, 아이비라인)라는 책이 있습니다. 기행 전반에는 오래된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올립니다.

 

1934년, 카페 브라지레이로는 히가시나카스 강가에 문을 엽니다. 잘 숙성된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불을 떼는 소리가 독특한 이탄과 그 지역에서 흐르는 물, 그리고 거친 해풍을 그대로 담고있습니다. 숙성되는 오크통은 스코틀랜드의 자연과 역사를 담아 술을 빚어내지요. 브라지레이로는 후쿠오카에서 빚어낸 깊은맛의 싱글몰트입니다. 강변에 부는 바람을 이고, 그곳의 물과 함께 자란 카페입니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그 지역의 물과 함께 섞어 마셔야 진가를 발휘한다는 스코티쉬 위스키가 생각났습니다.

 

브라지레이로 로고가 세겨진 조그만 로스터는 매일매일 소량의 생두들을 볶아냅니다. 근대 서양식 조리사인 나야씨의 레시피로 만들어지는 각종 음식들은 이곳의 커피와 궁합을 잘 이루죠. 커피를 주문하고, 카페를 둘러봅니다.

 

 

작지만 견고하게 제작된 이곳의 로스터. 쿨러 위에 설치된 작은 선풍기가 인상적입니다.

 

벽장엔 카라얀의 사진들이. 일본인들의 클래식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죠. 빌헬름 켐프의 이름을 딴 켄-푸산 이라는 섬은 그들의 고전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줍니다. 카라얀또한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지휘자였습니다.

 

해가 스멀스멀 지기 시작할 때부터 늦은 저녁이 되기까지, 우리는 브라지레이로에 머물렀습니다.

 

후쿠오카의 거리를 거닐다,

 

도착한 어느 이자카야. 일과를 끝낸 직장인들이 즐겁게 술을 마시는 곳이었습니다. 후쿠오카의 명물 고등어회. 커피로 출출해진 배를 달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도제방식의 오래된 카페가 아직도 살아있고, 그들이 볶아낸 블렌딩이 많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곳이 일본입니다. 오랫동안 그 지역 사람들과 호흡하며 만들어온 브라지레이로의 블렌드도 깊은맛을 만들어내죠. 스페셜티의 물결이 밀려와도 일본의 클래식 카페들은 건재합니다. 오히려 스페셜티를 자기 카페에 맞게 변화시켜 로스팅을 해내죠. 굳건한 뿌리가 있기에 흔들리지 않는 맛을 내고 시대에 맞춰 변화합니다.

 

필카사진은 몇 장 없기에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로 설명을 더해보겠습니다.

 

 

브라지레이로 전경

 

메뉴판입니다. 일본말로만 써져있어 해석 불가능. 클래식 커피와 블렌드를 시켰던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맞을겁니다.

 

네, 주문한 커피 하나는 저렇게 잔이 세개나 나오는 메뉴였습니다. 주문하자마자 직접 만드는 (달지않은)생크림 작은 도기 주전자 그리고 작은 잔. 커피는 그냥 먹었을때 조금 심심합니다. 저 크림을 타서 먹으니 놀랍게도 부드럽고 달달하며 고소해지더군요. 커피에서 나는 기분좋은 맛들이 다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드립으로 내려진 블렌드 또한 묵직한 바디감이 살아있는 일본식 커피였습니다.

저는 이런 블렌드가 좋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사람들과 호흡해온 커피이기 때문이죠. 어딜가도 그 카페만의 블렌드를 뽑아낼 수 있는 카페가 드문 한국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필카로는 좀 어두워보였던 로스터기.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무거운 철로 만들어진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밖에서 간단히만 살펴봐도 견고한 구조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브라질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브라지레이로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커피=브라질'이라는 공식이 통했던 1930-40년대의 일본 풍경이 상상됩니다.

 

벽면을 장식안 카라얀의 사진들. 2층입니다. 기분이 묘하네요.

 

  • 후쿠오카시 하카타 구 텐야마치 1-20 
  • 092-271-0021
  • 오전 10시 - 오후 8시 반(토요일은 19시까지), 일요일, 공휴일은 휴일

 

 

 

 

 

 학교

 

 

도안이

 

 

 

산들다헌

 

 

기묘한 기운의 천안 아산역

 

 

 

 

오랜만에 찾은 해운대

 

 

오랜만에 만난 싸이월드남

 

 

 

다시 해운대

 

 

문 닫았던 프롬나드

 

 

 

빠니니식당

 

 

 

서면 카페거리 뒷편

 

 

광안나리

 

광안쩌리

 

사진공개가 싫은분 얘기하기. 그럼 바로 지워드리리.

포켓사진이 필요한분 역시 얘기하기. 그럼 언젠가는 인화해드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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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와 저울을 살 생각이 없었던건, 처음으로 맛있게 먹은 만델린 한잔 때문이었습니다. 빡빡머리 아저씨는 능숙한 솜씨로 융에 린스를 했고 계량스푼으로 탁, 한방에 적당한 양의 원두를 덜어냈습니다. 손은 이미 주전자 위로 가 있었습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손을 올려놓고는 적당한 온도가 될때까지 기다리다가 탁, 하고는 가스레인지를 끕니다. 그리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드립을 했습니다. 시간을 재보지 않아도 커피는 맛있게 추출됐을게 뻔했죠.

핸드드립을 배우면서 재미있었던건, 손맛을 익히는 일이었습니다. 어느정도의 메뉴얼만 있으면 나머진 손맛이죠. 오래 내리다보면 익혀지는 원리. 온도계를 보지 않아도, 초시계를 틀어놓지 않아도 커피는 맛있었습니다. 감각으로 내리 앉은 방법은 레시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죠. 그래서 더욱 전자저울에 거부감이 있었던겁니다.

핸드드립 이외의 다른 추출기구들을 접하고, 원두 리뷰같은걸 작성하면서 문득 저울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맛보다는 레시피가 중요한 기구들도 많고, 도제방식도 아닌데 언제까지 손맛에만 의존해 커피를 내릴까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기록을 해두고, 지식으로 쌓아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울 구매를 결심했습니다. 추출일기를 쓰면서 커피를 좀 더 알고싶었던 거죠.

저울에 문외한(?)인 저는 이것저것 찾아보가가 하리오 저울을 사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찮아서 구매가 망설여지더군요. 초시계 기능과 저울 기능이 같이 있고, 예쁘다는건 매력적인 부분이지만 말이죠. 고민끝에 트친들에게 저울에 대한 조언을 구합니다. @coffeemanblues님께선 하리오 저울의 반응성을 지적해주셨습니다. 오히려 2만원대 저울을 추천해주셨죠. @evenflow5150님도 부팅속도나 반응성 측면에선 2만원대 저울을 추천합니다. @Witchark 님께선 베이킹용 저울 브렌드인 드레텍을 추천해주셨구요. 여기에 기반해 각종 리뷰와 가격 정보를 찾아봅니다. 그러다 발견한 저울이 바로 이것!

드레텍 KS-210모델입니다. 제가 구매한 가격은 2만 7천원입니다. 저울에 시계기능과 타이머 기능이 탑재된 모델이죠. 드레텍은 일본 저울 회사인데 주방용 전자저울 모델을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포장을 뜯으니 이렇습니다.

세울수 있는 기능도 있네요. 아마 시계기능때문에 그런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구매한 밀로 원두입니다. 정확이 20그램을 재고.

 

 

추출 완료 후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른 모델과 비교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반응속도는 확실이 좋은것 같습니다. 물을 붓자마자 무게가 반영이 되더군요. 초시계 조작도 간편했구요. 다만 부팅속도는 확실히 느리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편할정도는 아니구요.

사실 디자인 측면에서 해외 바리스타들이 사용하는 모델이나 추천한 모델을 사고싶었습니다. 하지만 배송비 문제도 있고, 저가 저울을 사보고 나중에 좋은 저울을 구매해도 되겠단 생각이 들어 드레텍 전자저울을 구매했습니다. 무난한 디자인과 반응속도 그리고 초시계 기능까지. 이 가격대에 성능비가 이 정도니 만족스러운 구매라 할 수 있겠네요.

 

 

5brewing, 마이크로 랏 니카라과(Nicaragua Finca La Laguna, Micro Lot)

마이크로 랏(Micro Lot)을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가령 포도 농장을 생각해보죠. 베이루트 포도농장이라 불리는 곳은 천상의 자연환경으로 품질이 우수한 포도가 자라나죠. 그 농장의 아주 일부분의 땅에서는 햇볕이 더 잘 들고, 일교차가 크다는 이유로 당도가 높고 튼실하고 맛있는 포도가 재배됩니다. 같은 농장이지만, 다른 포도들보다 우수한 이 지역의 포도를 팔기위해 베이루트 사장님은 고심에 빠집니다. 고민끝에 그는 그의 농장에 일부분에서만 재배되는 포도에 베이루트 '마이크로랏'이라는 이름을 붙여 좀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자 결심하죠.

오늘 소개할 5brewing의 니카라과 마이크로랏은 La Laguna라는 농장에서 자란 커피들입니다. 마이크로랏 커피답게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죠. 재배고도는 1200-1400m. 높은편은 아닙니다. 체리 껍질만을 제거한체 과육과 그대로 말려 가공하는 펄프드 네추럴(Pulped Natural) 방식의 커피입니다. 넓은 마당인 파티오Patio에서 커피를 건조하는 방법대신, 이 농장은 아프리칸 베드African Bed 를 택합니다.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나 이물질 따위를 차단하고, 건조기간동안 원활한 통풍을 시키는 방법이죠. 점액질이 커피에 남는다는건 장단이 분명 있습니다. 네추럴 커피에 비해 발효치가 낮긴 합니다만, 점액질이 얼마나 남아있는 상태에서 건조하는가, 어떤식으로 마무리 하는가에 따라 과발효의 위험이 존재하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이런식의 프로세싱을 좋아합니다. 잘 다뤄진 네추럴, 펄프드 네추럴 커피는 꿀맛을 내기 때문이죠. 자 그렇다면 5brewing에서 선택한 니카라과는 어떨지 살펴봅시다. 디드릭으로 볶아낸 이 커피에선, 달달한 향기가 솔솔 풍겨옵니다.

5brewing, 마이크로 랏 니카라과(Nicaragua Finca La Laguna, Micro Lot) 테이스팅 노트

 

원두에는 주름이 많이 보입니다. 약배전된듯한 이 커피를 받아들곤, 추출에 대한 조언을 받습니다. 바리스타는 93도의 물에 하리오 드립추출을 추천합니다. 바에서 테이스팅한 하리오 추출의 니카라과는 은은했습니다. 바디감과 밸런스가 아쉬워지만 여유롭고 클린한 맛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꿀의 달달함, 오렌지의 잔잔한 향미가 코 끝을 간지럽힙니다.
향미와 맛을 좀 더 뽑아내고 싶어서 드립굵기, 20g/93도/200ml/2분 30초의 추출을 해봅니다. 오랜만에 칼리타 드립이라 아쉬움이 그득했습니다. 생각보다 추출이 오래걸렸기 때문이죠. 과추출의 우려를 안고 시음을 해봅니다. 박하향과 오렌지향, 껍질째 먹는 오렌지의 신맛이 강합니다. 입안에 맴도는 향기가 좋지만 신맛이 아슬아슬합니다. 너무 과한건 아닌가 생각이 들수도 있겠더군요. 몇 번의 추출을 더 해봅니다. 가장 맛있었던 추출은 볶은지 10일이 지난 후에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잔이었습니다. 드립보다 조금 가늘게, 15g/94도/150ml/2분의 추출입니다. 메탈필터로 내렸습니다. 안정된 신맛과 오렌지의 향미가 좋았습니다. 물을 조금 타서 마시니 은은한 자스민차의 느낌도 나더군요. 가볍고 깔끔한 맛이 좋았습니다. 볶은지 좀 됐음에도 불구하고 향미는 풍부합니다. 엿기름의 단맛이 혀끝을 계속 간지럽힙니다. 식어도 신맛이 치고 오르지 않는 느낌이 좋습니다.
섬세한 컨트롤을 요하는 원두입니다. 잘만 브루잉한다면 마이크로랏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수 있을것 같네요. 오렌지, 레몬차에서 나는 향기로움을 느끼고싶다면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5brewing 원두 구매방법
전화 02.322.7197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446-176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sposss / 트위터 @sposss
 

 

밀로커피 로스터즈, 에티오피아 첼바(Chelba), 케냐 이차마마(Ichamama)

 

밀로(Millo)는 히브리어로 '꽉 차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름 덕분일까요, 저는 밀로 커피에서 커피를 마실때마다 항상 꽉 찬 기분을 느낍니다. 밀로의 커피는 풍부하고 따뜻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두가 가진 본연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려는 사장님의 로스팅이 맛의 비결이 아닐까 싶네요. 여러번 포스팅을 통해 약배전 로스팅의 장단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약배전의 강점을 살리는 로스터들도 있지만 한편으론 유행따라 커피를 볶아 떫은맛을 내버리는 카페들도 많습니다. 밀로커피는 이러한 카페들과는 다른 로스팅을 추구합니다. 10여년간 카페를 운영해온 밀로 사장님은 자신의 프로밧 L5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맛을 뽑아냅니다. 이는 원두의 모양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원두의 표면은 주름없이 팽팽합니다. 구매한 원두를 하루정도 유리용기에 보관하면 기름이 조금 베어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구요. 이러한 로스팅은 생두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킵니다. 신맛 뿐만이 아니라 단맛과 구수한 맛까지 이끌어내는 것이죠. 원두의 주름을 잘 펴내는것 그러면서 원두의 장점을 이끌어내는건 상당한 로스팅 스킬이 요구됩니다.
밀로의 그 꽉 찬 로스팅이 그리워져 원두를 구매했습니다. 구매목록은 에티오피아 첼바(Chelba)와 케냐 이차마마(Ichamama)입니다. 우선 첼바를 살펴봅시다. 네추럴(Natural) 가공을 거칩니다. 커피 체리를 그대로 햇볕에 말려 건조한 후 탈곡하는 방법입니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시장이 커지면서 미성숙두와 결점두의 함유율이 크고 발효치가 있다는 이유로 네추럴 가공이 외면받는 실정입니다. 첼바는 이런 상황에서도 그 특이한 향미와 풍요로운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녀석입니다. 1900m 고지대에서 재배된 이 커피에선 꽃향과 포도의 신맛 그리고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이차마마는 이에 반해 워시드(Washed)가공을 거칩니다. 내추럴에 비해 결점두가 적으며 깔끔한 맛을 내는 가공과정입니다. 각각의 가공과정에 따라 장단점은 분명합니다. 더 길게 쓰고싶지만 오늘은 원두 소개가 우선이므로 줄이겠습니다. 가공과정에 대해선 나중에 다른 포스팅을 통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차마마도 역시 1750-1950m에서 자랍니다. 버번종이며 베리와 시트러스의 향이 테이스팅 노트에 적혀있습니다.
 

밀로커피 로스터즈, 에티오피아 첼바(Chelba), 케냐 이차마마(Ichamama) 테이스팅 노트

특성이 다른 이 두 아프리카 커피를 밀로에선 어떻게 로스팅 했을지 궁금합니다. 우선 에티오피아입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원두의 주름은 쫙 펴져있습니다. 배전도도 조금 높은편이구요. 요즘엔 상당히 보기 힘든 로스팅 스타일입니다. 깊은 맛을 충분이 이끌어내기 위해 핸드드립 추출을 선택합니다. 칼리타 드리퍼에 드립굵기 25g/85도/230ml/3분의 추출을 합니다. 적당히 부풀어오르는 커피 빵이 로스팅이 잘 됐음을 보여줍니다.

발효된 맛이 잘 느껴지는 에티오피아입니다. 특유의 감귤향과 맛이 매력적이네요. 중후한 바디감도 좋습니다. 길게 늘어지는 맛은 강배전/낮은온도 드립의 매력이죠. 딸기맛과 약간의 버터리함까지. 구수한 아몬드와 와인, 자몽의 맛까지 적어봅니다. 서툴게 컨트롤 했다가는 잘못 추출될 가능성도 있지만 워낙 맛의 스펙트럼이 넓어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다음은 케냐. 에티오피아보다는 배전도가 낮습니다. 하리오 드리퍼에 조금 굵은 드립굵기 20g/88도/200ml/2분 30초의 추출을 진행합니다. 커피가 달달합니다. 요구르트의 신맛과 단맛이 느껴지네요. 흡사 레몬티의 느낌도 줍니다. 외국 사이트에서 찾은 이차마마의 테이스팅 노트에는 Savory Body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구미를 돋구는 짭짤한 요리의 바디감이라는 뜻입니다. 층층이 꽃이라는 표현도 있구요. 그만큼 탄탄하고 매혹저인 맛이라는 뜻인데 참 적절한 표현인것 같아 붙여둡니다.

종종 에스프레소를 처음 마시는 사람들에게 전 밀로커피를 추천합니다. 신맛이 치고 올라오는 스페셜티 샵의 에스프레소보다 구수하고 달달한 밀로의 에스프레소가 처음 커피를 접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잘 맞을것 같다는 생각때문이죠. 기호의 문제겠지만 전 밀로의 커피가 좋습니다. 처음 제가 이대앞 비미남경과 고대후문 보헤미안에서 맛봤던 커피들을 생각나게 만들기 때문이죠. 특유의 고소함과 중후한 바디감은 첼로 협주곡을 연상케하기도 합니다.

 

 

밀로커피로스터즈 원두 구매방법

전화 02.554.3916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70-32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millocoffeeroasters

 

보통(Botton)에서 에어로프레스로 추출한 코스타리카 한 잔은 저를 5 Brewing으로 이끌었습니다. 처음에 가게에 들어설 때까지도 저는 이 가게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5가지의 기구로 커피를 내리기 때문에 이런 이름일까 생각했죠.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제야 생각이 납니다.

 

이 카페는 도형수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가게였습니다. 그는 홍대에 있는 최현선 바리스타의 카페 5 Extracts 맴버입니다. 5 Brewing은 에스프레소 중심의 5 Extracts와 달리 브루잉을 전문으로 한다는 컨셉으로 도형수 바리스타가 새로이 시작한 가게입니다. 그러고 보니 5 Extracts와 같은 로고를 쓰고있네요. 제가 이리 둔합니다.

 

커피의 제3의 물결에는 브루잉에 대한 열망도 담겨있습니다. 질 좋은 스페셜티 생두를 제대로 브루잉한다면 에스프레소에선 느끼지 못하는 깊은 맛을 표현해낼 수 있기 때문이죠. 에어로프레스와 케멕스의 선풍적인 인기는 고전적인 도구들도 재조명을 이끌어냅니다. 비주얼 브루잉머신이라 불릴 정도로 잘 쓰이지 않았던 사이폰도 브루잉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적용되면서 화려하게 복귀를 하죠. 2009년 일본에서 개최된 제 1회 월드 사이폰 챔피언쉽은 이런 열기를 증명합니다.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쉽등 각종 브루잉 대회들이 등장하면서 브루잉 커피 시장도 날이갈수록 성장하고 있습니다.

 

5 Brewing은 이러한 열기를 가득 담아 오픈한 카페입니다.

 

연희동 104고지 라는 정류장에 내려서 조금만 걷다보면 미술관 아래 위치한 5 Brewing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 도형수의 화려한 수상경력.

 

브루잉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5 Brewing에서 사용하는 추출 도구들입니다. 핸드드립, 케맥스, 에어로프레스, 사이폰, 클레버, 에바 솔로, 프렌치프레스까지.

 

싱글오리진 메뉴는 많은 편입니다. 총 11종이네요. 브루잉 카페라는 특성때문에 되도록이면 이정도의 라인업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기대가 있기 때문이죠.

 

WBC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자신만의 시그네쳐 드링크를 개발해야 합니다. 대회용 창작메뉴는 아마 그런 연유로 개발된 메뉴인것 같네요. 대회 출신 바리스타의 가게에 가면 종종 그 바리스타만의 시그니쳐 드링크를 맛볼 수 있죠.

 

군고구마의 향이 깊게 느껴지는 케냐AB입니다. 카라멜과 포도의 신맛이 매력적입니다. 벨멧느낌과 레몬의 신맛도 조금 느껴지네요. 사이폰의 특성때문인지 살짝 가벼운 느낌이 아쉽습니다. 가볍게 미끄러져서 쑥 넘어가는 커피가 얄밉기만 하네요. 달달한 커피, 참 맛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시킨 카푸치노. 초콜렛의 느낌과 알싸한 과일의 신맛이 매력적입니다. 오렌지맛도 조금 느껴지니 감귤초콜렛이 생각나더군요. 대회출신 바리스타의 카푸치노답게 깔끔하게 서빙된 모습입니다.

 

니카라과는 클린한 맛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꿀과 오렌지의 단맛은 은은하고 좋았죠. 하지만 바디감과 밸런스 측면에선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곳의 커피는 전반적으로 트렌디 합니다. 약배전한 커피를 살살 달래서 추출한 달콤하고 신맛이 매력적인 커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커피를 마시면 늘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언제부터 우리가 신맛의, 약배전의 커피를 즐기기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각종 세계대회가 생기고,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커피는 점점 세계의 기준에 맞춰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런 커피들은 흠잡을데 없이 맛있습니다. 수많은 나라의 센서리들이 인정했다는건 의미가 있죠.

 

하지만 저는 종종 학림다방에서 느꼈던 그 깊은 맛이 그리워집니다. 이대 앞 비미남경에서 맛봤던, 안암동 보헤미안에 처음으로 마셨던 그 강배전 커피들은 저에겐 최고의 한 잔으로 기억됩니다. 무려 2006년의 일이네요. 그때와는 사뭇 다른 카페들의 분위기가 못내 아쉬운건 저 뿐일까요.

 

이 문제야 차차 생각해 보기로 하고. 가게를 둘러보죠.

 

자 브루잉 커피샵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에어로프레스 스탠드와 브루잉 스탠드가 눈에 띕니다. 뒤에 보이는 말코닉 그라인더는 브루잉을 위해 쓰이고 있죠.

 

자, 옆에는 사이폰 스텐드가 보입니다. 머신은 라마르조코 리네아 2그룹. 메져 그라인더가 추출을 도와줍니다.

 

구석에 있는 GS/3가 눈에 띕니다.

 

소량으로 배전하는 듯 싶습니다. 10종 이상의 싱글오리진을 운영하는건 힘든일이긴 합니다.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궁금하지만 일단 커피가 맛있으니 믿어봅니다.

 

요놈은 Espro Press라는 녀석입니다. 프렌치프레스인데 미분을 걸러내는 기능을 가지고 있죠. 홈페이지에 소개된 영상을 참고하시면(http://espro.ca/espro-press/) 얼마나 미분을 잘 걸러내는지 알 수 있을겁니다. 저도 소문만 듣다가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에 공식으로 수입하는 곳은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물어보니 이곳에선 18만원 정도에 판매를 한다고 합니다.

 

프렌치 프레스와 메탈콘필터가 끼워진 케멕스, 에바솔로, 사이폰 스탠드, 클레버가 보입니다. 에바솔로도 광고만 봤지 실제 사용하는건 처음봅니다. 다음에 방문하면 Espro Press와 함께 시연하는 모습을 꼭 보고싶네요.

 

브루잉 카페의 필수 머신, 우버 보일러입니다. 마르코 브루잉이라는 아일랜드 회사의 제품인데, 브루잉을 위한 정확한 물의 제공을 위해 탄생한 머신입니다. 제가 아는건 이정도까지. 성능이 굉장히 좋아서 브루잉을 하는 바리스타라면 누구나 탐을 낸다고 하더군요.

 

기존 로스팅은 디드릭을 가지고 있는 5Extracts에서 이뤄졌습니다. 곧 기센 로스터가 설치되고 이곳에서 로스팅도 진행될거라 하네요. 기센으로 바뀐 후, 이곳의 커피 맛이 궁금해지네요. 사진은 로스터를 위해 설치된 배기구입니다.

 

각종 커피관련 잡지와 도형수 바리스타에 대한 보도자료들.

 

 

 

다양한 브루잉 기구는 물론이요 커피 교육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맘에드는 기구가 있었는데 선뜻 사기 힘들었거나 배우기 어려워 구매를 망설였다면 이곳에서 상담을 받아보길 권합니다.

 

 

 

도형수 바리스타는 이런 분입니다.

 

손님들이 바에 있어서 이런 한정적인 사진밖에 찍을수 없었습니다.

 

미술관과 함께쓰는 화장실. 인상적이네요.

 

대회출신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가게답게 5 Brewing에선 수준급의 커피를 맛볼수 있었습니다. 더해서 대회 경험에서 우러나온 서비스 마인드와 커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이곳의 커피를 더욱 돋보이게 했죠. 물론, 대회 수상경력을 가진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가게라고 해서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5 Extracts의 커피들은 늘 맛있었지만 바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편차가 조금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보다 더 적절한 예시는 폴바셋 커피입니다. 훌륭한 머신 세팅과 매장관리는 폴바셋의 이름을 빛나게 합니다. 하지만 바에서 추출을 하는 바리스타가 모두 폴바셋이 될 순 없습니다. 고용된 바리스타들이 연약한 팔뚝으로 폴바셋의 강한 템핑을 따라하려다보니 종종 그곳의 커피맛에 실망을 하곤 합니다.

 

5 Brewing의 강점은 도형수 바리스타가 홀로 운영할 수 있는 범위의 매장이라는 부분입니다. 커피맛에 대한 통일성과 편차를 줄일수 있다는 점, 자신의 개성을 더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관 아래의 작은 가게는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죠.

 

  • 5 Brewing 가는길 - 버스 정류장 연희 104고지 앞(구 성산회관)(정류소번호 13-008,009,010,011)에 하차. GS25 편의점 방향으로 길을 건너 성산2교 방향으로 300m 직진. 미술관 1층에 위치해있다.
  •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446-176, 02-322-7197
  • http://blog.naver.com/sposss

모모스와 커피공장에서 제가 목격할 수 있었던건, 큰 매장을 유지하는데 전혀 부족하지 않을 손님들의 러쉬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원두와 더치커피를 구매하고 커피용품을 사가는 부산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곳의 커피문화는 정말 다르다는걸 느꼈습니다. 매장을 찾는 수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이 카페들의 '어떤 점'에 이끌려 문을 열게 되는것일까요.

 

서울의 카페들은 수줍게 스페셜티 커피를 내놓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 바리스타는 조심스레 설명을 건냅니다. 대놓고 '우린 스페셜티 커피를 팝니다'하고 광고하는 곳은 드물죠. 메뉴판 어딘가에 쓰여진 덧말로 스페셜티를 홍보합니다.

 

커피공장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방법은 조금 달랐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통유리로 된 로스팅실, 완전히 오픈된 바와 각종 기구들 그리고 스페셜티 커피를 팔고 있음을 강조하는 각종 메뉴판. 우리는 이 정도다. 우리의 커피는 이런점이 뛰어나다. 숨기지 않습니다. 내숭도 없죠. 뽐내듯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들의 화끈한 모습에 사람들은 이끌립니다.

 

'자, 마셔봐. 우리의 커피를'

커피공장은 화끈한 부산남자의 사랑고백과 같습니다.

 

 

위로는 4층에 테라스까지 있는 엄청난 규모의 커피공장입니다. 커피공장의 출발은 이곳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남포동에 있는 본점은 이보다 훨씬 소박하죠.

 

 

네로, 네로주이시는 커피공장의 블렌드입니다. 메뉴판 밑에 있는 '스페셜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옆 메뉴판의 '레어 스페셜' 메뉴도 인상깊네요. 니카라과 COE로 커피를 주문하면 1000원의 추가요금을 받습니다. 카푸치노 메뉴대신 우유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자, 메뉴판을 보고 마음의 결정을 했다면 주문을 합니다. 푸드코드처럼 커피를 주문하면 영수증을 줍니다. 그리고 바리스타를 선택합니다. 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사방이 트인 바에서 구경할 수 있죠. 커피공장의 시스템입니다.

 

베이커리에 눈을 돌려보지만 전 이미 빠니니식당에서 먹은 빠니니로 배가 부릅니다.

 

간지나는 커피공장 바리스타의 메뉴얼입니다. '내가 커피 좀 알지'라고 잘난척하며 카페에 들른 사람들은 종종 무례한 행동을 합니다. 드립하는데 고개를 들이밀어 방해를 한다거나(물줄기를 확인한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커피 만드는 레시피를 살펴보고 클레임을 건다거나, 볶아둔 원두를 손으로 만지며 '로스팅이 별론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본적이 있습니다. 나는 이만큼 아는데, 너는 그 정도 밖에 못하냐. 이런 아니꼬운 태도를 가지고 바에 돌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커피공장은 당당하게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소통을 하고자 합니다. 맞는말입니다. 바리스타는 그런 손님들에게 쫄 필요가 없죠. 그리고 손님들도 바리스타를 존중하고 믿어줘야 하죠. 메뉴얼이 조금 간지럽고 오그라드는게 없지않아 있지만 말이죠.

 

자, 라마르조코 스트라다 EP입니다. 검은색 무광의 스트라다는 마치 잘생긴 스포츠카를 연상시킵니다.

모모스와 제이스퀘어에 이어 스트라다 EP를 쓰는 가게 세번째로 발견. 과연 이들이 EP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궁금해집니다. 

 

그라인더의 구성은 메져&콤팍의 구성입니다. 콤팍 전시장이라 할만큼 다양한 라인의 콤팍이 있더군요.  머신은 스트라다 EP1대, 리네아 2대가 있구요. 후덜덜한 라인업입니다.

 

개인적으로 리네아에서 추출한 커피를 마시고 싶었으나 이날은 교육 때문인지, 정비 때문인지 리네아 추출은 안하더군요.

 

리네아 얖에 있는 콤팍과 메져 자동그라인더.

 

심플커피? 네. 주문한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이해가 됐습니다.

 

심플한 맛의 카푸치노입니다. 농도 진한 카푸치노를 마시고싶어 일부러 4oz우유가 들어간 카푸치노를 시켰지만 여전히 맹맹한 감은 있습니다. 모모스나 제이스퀘어의 EP 추출보단 맘에 들었지만 그래도 아쉬운감이 남는 카푸치노였습니다. 맛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느낌입니다. 말그대로 주이시한 네로주이시네요. 아프리코트, 자몽, 시트러스의 향미가 느껴졌습니다.

 

FM에스프레소와 어웨이크의 카푸치노를 제외하곤 심심한 느낌이 든 이 카푸치노에 대해 마지막까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진한 맛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를 위한 선택인가, 아님 트렌드인가 아님 실수인가. 카페에서 받은 인상에 비해 강렬하지 않은 커피맛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아쉬운 맘에 네로블렌드와 니카라과 COE로 내린 에스프레소를 맛봅니다. 긴 머리의 통통한 여직원이 이번엔 저를 전담합니다. 커피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해주면서 추출을 해줍니다. 설명도 좋았고, 주문한 에스프레소 두 잔도 맛있었습니다. 니카라과 COE는 강렬한 맛이었습니다. 산뜻하고 화사했습니다. 체리나 사과의 신맛 라임이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1위 커피답게 깔끔하고 당돌한 신맛을 자랑합니다.

 

커피를 3잔 정도 마셨으니 이제 카페 탐방. 슬그머니 로스팅룸으로 접근합니다.

 

여기도 스페셜, 저기도 스페셜. 스페셜티를 한다고 광고합니다. 숨기지 않죠.

 

화려한 원두 패키지 옆에는 자세한 테이스팅 노트와 설명이 있습니다.

 

이렇게. 원두의 향도 맡을수 있네요.

 

네로 주이시는 빨간색으로.

 

자, 2층의 커피바가 앉아서 마시고 가는 손님들을 위한곳이었다면 아래층의 바는 테이크아웃 전용바입니다. 가격이 좀 더 저렴합니다.

 

리네아와 콤팍 셋팅

 

여기도 더치커피를 판매합니다. 종류별로, 공장처럼 커피를 뽑아냅니다.

 

시음도 할 수 있구요.

 

시식코너인데 설명도 해주고 그런가봅니다.

 

멀리 보이는 기센 로스터.

 

샘플로스터로 쓰이는것 같은 프로바티노가 보입니다.

 

 

생두창고. 다 보여줍니다. 볼테면 봐라. 이런 느낌이죠.

 

랩에는 GS/3와 콤팍 수동 그라인더가 있네요. 여러모로 실험 추출을 해보기 좋은 세팅이죠.

 

커피용품 판매도 공장처럼. 다양한 용품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커피공장이었습니다.

 

부산의 커피열기는 대단합니다. 스페셜티 커피샵에 이렇게 손님이 많이 몰려드는건 고무적인 일이죠. 이런 카페들은 질 좋은 커피를 대중화하고 소비자의 입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맛있는 커피가 무엇인지 알게되고 자신만의 기준도 생깁니다. 좋은 커피를 분별할줄 아는 현명한 소비자들은 좋은 카페를 선택하게 되죠. 그리고 적극적인 소비를 합니다. 이렇게 이뤄지는 부산의 선순환 구조는 부산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무한한 성장을 예고합니다.

 

몇 잔의 아쉬운 카푸치노가 있었지만 제가 방문했던 카페들의 커피는 모두 수준급이었습니다. 사장들의 운영철학도 분명한 느낌이 들었구요. 커피의 맛과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장단이 있겠지만 저에게는 자극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부산이 서울을 따라간다고 말 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부산은 이미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고 오히려 서울의 카페들까지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있었습니다.

 

부산에 들르실 일이 있다면 꼭 이 카페들을 가보시길 바랍니다.

 

  • 커피공장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2호선 서면역에서 하차. 2번출구로 나와 탐앤탐스 골목에서 좌회전. 삼거리에서 우회전 직진후 우측을 바라보면 커피공장을 만날 수 있다.
  • 서면점, 부산 진구 부전동 168-151, 051-944-4952, 연중 무휴 오전 10시-오후 11시, 금요일 토요일은 12시 마감
  • 남포점, 부산 중구 창선동 168-151, 051-245-4952, 오전 11시, 오후 11시
  • http://www.coffeegongjang.com

카페 베이루트 커피 견문록에서 소개한 다섯 곳의 부산 카페를 간편 요약했습니다. 부산을 여행하시거나, 여행계획이 있거나 부산에 살면서 커피 한 번 마셔보지 않았다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하는 글입니다.

 

모모스 

 

http://beirut.tistory.com/254

  • 카페 모모스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2번출구. 나오면 바로 모모스를 만날 수 있다.
  • 부산 광역시 금정구 부곡4동 873-98 , 051-512-7034
  • 홈페이지 http://www.momos.co.kr/
  • 휴무 없음, 오전 8시 - 오후 11시 30분

 

 

FM Coffee House

 

 http://beirut.tistory.com/256

  • FM COFFEE HOUSE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호선 전포역 7번출구. 나와서 보이는 큰 골목으로 좌회전. 우측을 살펴보면  FM COFFEE HOUSE가 있다.

  • 부산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685-11, 051-803-0926

  • 휴무 없음, 오전11시 - 오후11시

  • FM COFFEE HOUSE를 소개해주신 서리님 블로그의 글
        http://blog.naver.com/indend007/80159526079

 

COFFEE AWAKE

 

http://beirut.tistory.com/257

  • Coffee Awake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 1번출구를 나와 보이는 골목으로 직진. 막다른 골목에서 좌회전, 우측을 살펴보면 커피어웨이크를 만날 수 있다. 부산대 정문에서 찾아간다면 역시 부산대 정문을 바라보고 좌회전을 해서 계속 걸어가면 된다.
  • 부산 금정구 장전동 425-2, 051-517-5721
  • 매 달 마지막주 일요일 휴뮤, 오전 10시- 오후 10시 영업, 오후 2시-3시 브레이크 타임
  • http://www.facebook.com/specialtycoffeeawake

 

 

커피가 사랑한 남자

 

http://beirut.tistory.com/257

  • 커피가사랑한남자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 3번출구를 나와 우회전. 다리가 나오면 좌회전, 부산대학교 사거리에 가지 전 마지막 골목으로 우회전. 왼편을 바라보면 커피가 사랑한 남자를 만날 수 있다.
  • 부산 금정구 장전3동 416-12, 051-703-1004
  • 휴무 없음, 오전 9시-오후 11시. 

 

 

커피 공장

 

http://beirut.tistory.com/259

  • 커피공장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2호선 서면역에서 하차. 2번출구로 나와 탐앤탐스 골목에서 좌회전. 삼거리에서 우회전 직진후 우측을 바라보면 커피공장을 만날 수 있다.
  • 서면점, 부산 진구 부전동 168-151, 051-944-4952, 연중 무휴 오전 10시-오후 11시, 금요일 토요일은 12시 마감
  • 남포점, 부산 중구 창선동 168-151, 051-245-4952, 오전 11시, 오후 11시
  • http://www.coffeegongjang.com

 

올림피아 커피 로스터즈 Olympia Coffee Roasting, 파나마(Panama Duncan Estate)

 

 

 

소속된 커피 모임에서 주문한 올림피아 커피 로스터즈의 커피들입니다.

2012년을 마무리하면서 미국의 커피 잡지 로스트에서는 두 곳의 로스터를 선정했습니다. 바로 김미커피(Gimme! Coffee)와 이곳 올림피아 커피 로스터즈입니다. 로스터 애독자인 저희들에게 이 기사는 두 로스터의 커피 구매를 재촉했죠(우선 선택한 것은 올림피아 커피. 김미커피가 해외배송이 제한되어있는것 같아 우선은 뒤로 미뤘습니다). 구매 품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프레소 빅 프럭 블렌딩 그리고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파나마,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블렌딩은 에스프레소를 뽑아 함께 테이스팅을 했고 나머지 원두들은 커핑만 했습니다. 15일이 지났고 배송기간동안의 변질이 있었지만, 전부 훌륭한 클린컵을 자랑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원두는 이 중에서도 제가 구매한 파나마입니다. Duncan Estate 지역의  커피입니다. Boquete라는 화산 지역에서 재배됐구요. 워시드 프로세싱을 거칩니다. 올림피아 커피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최대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프로세싱을 지향하는 프로세싱을 한다고 소개가 됐습니다. 1파운드의 생두를 프로세싱하는데 1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공정과정에서 남은 물은 비료로 쓰인다는 소개가 돼 있습니다. 공정무역을 통해 거래된 오가닉 커피입니다. 테이스팅 노트를 찾아보니 Honeysuckle, Asain Pear, Apple, Caramel 등등이 있었습니다.

 

 

올림피아 커피 로스터즈 Olympia Coffee Roasting,

파나마(Panama Duncan Estate) 테이스팅 노트

 

올림피아 커피 로스터 올리버 스톰섀크는 디드릭 IR-12로 콩을 볶습니다. 파나마의 배전도는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원두가 오래됐지만, 커핑을 해봤을때도 상태가 나쁘지 않아 클레버와 드립 추출을 시도해봅니다. 클레버 추출은 드립보다 좀더 굵은 굵기로 그라인딩/30g/93도/300ml/3분의 추출을 합니다. 첫모금의 깊은 바닐라향이 인상적입니다. 토피넛의 향기도 올라옵니다. 식을수록 신맛은 강해지더군요. 뻥튀기의 맛과 꽃향 끝에 나오는 바나나의 향미는 구매한 원두에 적혀있는 테이스팅 노트와 일치합니다. 식은뒤에 약간의 로부스타 맛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거부감이드는 정도는 아닙니다.

다시 드립으로 추출해봅니다. 드립굵기에/25g/92도/250ml/2분의 추출을 합니다. 클레버추출보다는 향미가 강합니다. 덕분에 끝에 느껴졌던 로부스타의 맛은 줄어들었습니다. 역시 깊은 바나나의 맛이 느껴집니다. 강냉이나 뻥튀기에서 나는 단맛이 재미있구요. 오래된 원두지만 맛있습니다. 신선했을때 내린 커피는 얼마나 더 클린컵이 향미가 풍부했을지 궁금하네요.

 

 

올림피아 커피의 강점은 포장에도 있습니다. 고풍스럽고 커피맛을 잘 표현해낸 디자인은 먹기도전에 이곳의 커피에 반하게 합니다. 포장에 붙어있는 테이스팅 노트는 정확합니다. 테이스팅 노트가 아예 없거나, 써놓아도 형식적인 로스팅샵들과 비교됩니다. 겉표지를 들어올리면 뒷면에는 좀 더 상세한 설명이 나와있습니다. 커피가 재배된 지역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프로세서, 지역, 품종, 프로세싱이 나와있습니다. 마시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정확한 설명 그리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부분은 분명 칭찬할만 합니다.

 

왜 잡지 로스트에서 베스트 로스터로 선정했는지 알만큼 훌륭한 커피였습니다. 파나마 이외에도 빅트럭 에스프레소와 다른 싱글오리진도 훌륭한 맛과 향미를 자랑했습니다. 특히 디카페인은 어디서 맛보았던 디카페인보다도 강한 산도와 향미를 자랑했구요. 한 모금에도 정말 품질좋은 생두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던 점도 인상깊었습니다. 생두 구매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배송비는 20불정도 들었습니다. 소요시간은 약 2주가 걸렸구요. 파나마는 340그램(12온즈)에 2만원(18.95달러)정도하니 두 세봉만 주문해서 먹어도 그리 비싼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올림피아 커피 로스터즈 Olympia Coffee Roasting 원두 구매방법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

http://www.olympiacoffee.com/

구매대행을 하지 않아도 주문이 어렵지 않습니다.

 

소설을 쓰는 일은 자신의 직업이고, 수필을 쓰는건 취미생활이라고 밝힌 하루키는 종종 자신의 글을 모아 책을 펴내곤 합니다. 최근에 읽고 있는 '먼 북소리'는 '상실의 시대'를 쓸 때 즈음 유럽에서 썼던 글을 엮어낸 책입니다. 이런 수필들은 일이라는 의무감을 없이 손 가는대로 쓴 글이다보니 하루키의 개성과 색채가 잘 드러납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키의 소설보다는 수필이나 습작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위스키 성지여행'이란 책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한 하루키의 여행기입니다. 위스키에 대해 글을 쓸 일이 있어 아일랜드에 놀러갔다가 적어둔 글입니다. 이 책의 첫장은 바로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행의 중심테마, 엄청난 양의 양과 팬케이크 그리고 와인. 저의 부산 여행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인생관의 변화가 생길만큼은 아니지만, 엄청난 양의 커피를 뱃속으로 밀어넣었습니다.

 

여행 두번째 날, 저는 제이스퀘어, 어웨이크, 커피가사랑한남자 이렇게 총 3곳을 방문했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10잔 넘는 커피를 마셨고, 마지막에 방문한 커피가 사랑한 남자에서는 과도한 카페인 섭취로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가장 정신이 맑았을 때 방문한 커피 어웨이크에선 부산에서의 첫 플렛화이트를 마주했습니다. 제이스퀘어에서의 맹한 카푸치노를 먹었던 덕인지, 어웨이크의 진한 플렛화이트 한 잔은 깊고 강렬했습니다. 덕분에 가장 오랜시간 앉아 있기도 했구요.

 

 커피어웨이크는 부산대 정문을 바라보고 좌측 골목으로 직진하다보면 나옵니다. 어웨이크로 오는길엔 1500원에 커피를 파는 가게가 12곳이 있었습니다. 자, 그 많은 카페들을 무심하게 지나치고 그곳에서 파는 커피보다 3배나 비싼 커피를 마시러 여기까지 왔습니다.

 

작은 매장 안에는 바가 1/3정도를 차지합니다. 들어서자마자 라마르조코의 스테디셀러 리네아가 보이는군요. 최근에 새로운 버전의 리네아가 출시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몇곳에서 정식공개를 앞두고 공개(혹은 유출)된 사진을 봤습니다. 디자인은 클래시컬한 리네아의 멋을 한껏 살렸더군요. 어떤 하드웨어를 가지고 나올지 모르겠지만 기대가 됩니다. 

 

그라인더는 말코닉입니다. K30 Twin이네요. 두 종류의 에스프레소를 판매하는 어웨이크에서 사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머신인것 같네요. 전날, 모모스의 직원께서 맛있다고 추천해주신 시즈널 블렌드 에스프시보와 테일러커피와의 콜라보레이션 블렌드 브리즈가 각각 통에 담겨있습니다.

 

리네아는 3그룹, 보일러의 안정성을 위한 선택이겠죠. 말코닉 K30의 앞부분입니다. 

 

드립용 그라인더는 콤팍 R시리즈네요. 정확한 모델명은 잘 모르겠습니다. 

 

브루잉스텐드에있는 클레버와 V60.  

 

정수기는 에바퓨어. 제가 다녀온 카페들 중에선 가장 소박한(?) 세팅입니다. 부산 스페셜티 카페들, 정말 무섭습니다.

 

자 기계 구경은 여기까지. 메뉴판을 봅니다.

플렛화이트와 드립커피를 주문합니다. 과테말라와 온두라스가 있었고 과테말라를 택했습니다. 온두라스는 볶은지 몇시간이 안돼 판매하기는 힘들다고 하더군요. 아쉬운 마음에 온두라스는 원두로 구매를 했습니다.

 

어웨이크는 커피 콘하스와 비슷하게 '편집샵'의 형태를 띕니다. 다양한 로스터의 원두를 가져와 판매를 하는 시스템이죠. 콘하스와 다른점이 있다면 커피 어웨이크에서는 약간의 커스텀과정입니다. 즉, 원두를 다른 로스터에게 주문하되, 투입온도나 배출 시간 그리고 블렌딩 비율 등을 따로 요구합니다. 덕분에 로스팅된 커피는 어웨이크의 이름을 따서 판매될 수 있는거죠. 좋은 생두를 가진 실력있는 로스터가 밑바탕이 되고 여기에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 커피를 만들어낼수 있다는 점은 분명 어웨이크만이 가진 강점입니다.

 

이리저리 구경하는 사이 나온 플렛화이트.

전반적으로 벨런스가 좋고 안정적인 맛입니다. 전날 모모스에서 그리고 여기에 오기전에 들렀던 제이스퀘어에서 마셨던 카푸치노보다 훨씬 개성있고 강렬한 맛을 가졌습니다. 사실 여기에 오기까진 부산의 카푸치노에 대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종종 사용하는 표현인데, '솔의 눈' 맛이 느껴졌습니다. 고소한 땅콩버터의 느낌도 났구요. 스팀이 잘되서 거품도 단단하고 고소했습니다. 에프터도 좋았구요.

저는 딱 이정도. 이정도의 카푸치노나 플렛화이트가 좋습니다. 

 

복잡 다단한 맛의 과테말라였습니다. 숙성된 맥아의 향은 마치 위스키를 마시는 느낌을 줬습니다. 알싸한 단맛도 인상깊었구요. 전반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줬습니다.

 

그리고 이래저래 맛보게 된 다른 브루잉 커피들. 맛있었습니다. 

 

더치커피는 여기에서도 판매합니다. 그러고보니 방문한 카페중에 더치커피를 판매 안하는 곳이 없네요. 더치커피와 더불어 3시간마다 교체되는 블렌드 시음도 눈에 띕니다.  

 

어웨이크에서 제공하는 싱글리스트는 어웨이크에 커피를 볶아주는 로스터들이 들여오는 생두 목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작은 매장에서 이렇게 다양한 원두를 맛볼수 있습니다. 

 

더치커피 주문은 이렇게. 

 

 

커피 전문점에도 휴식시간이 있는 점이 독특합니다. 영업시간 이외에 매일 오후 2시-3시에는 문을 닫습니다. 매장에서 점심을 먹으면 커피를 내리는데 방해가 되죠. 그 이유 말고도 로스팅을 맡긴 샵을 방문하여 원두를 주문하고 가져오는 일, 주문받은 원두를 배송하는 일을 하는 시간입니다. 방문계획이 있으신분들은 참고하시길.

 

 

 방문한 1월 22일을 기준으로 판매가능한 원두들입니다.

 

대학가라 저렴한 밥집이 많죠. 매장 앞에선 커피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밥상을 차려줍니다.

편집샵답게 다양한 카페들의 원두가 보입니다. 보통과 테일러커피 리브레와 라디오, 알레그리아 봉투들이 눈에 띕니다.  

 

COE를 취급하는 어웨이크. 

 

 

 

자, 커피 어웨이크에서 몇 잔의 커피를 더 마시고 어웨이크가 로스팅을 부탁하고 있는 가게를 방문합니다. 바로 근처에 있는 커피가 사랑한 남자입니다. 이미 오전부터 커피를 많이 마셔서 걱정이 됐습니다만, 다음날 일정으로는 부산대앞을 다시 올 수 없었기에 무리를 해서 커피가 사랑한 남자로 향합니다. 

 

1층엔 바와 로스팅실, 2층엔 테이블이 있습니다. 

 

스페셜티를 취급합니다. 메뉴 주문에 있어서 특이점은, 다양한 블렌딩을 시음하고 그 중에 하나를 고를수 있다는 점입니다.  

 

 

 밀크스타 카푸치노와 다른종류의 아메리카노 두 잔을 시킵니다. 바닐라와 벨벳향이 강하지 않게,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달달하지만 역시 우유의 맛이 강합니다. 어찌보면 이렇게 카푸치노를 내는것이 부산의 스타일인것 같습니다. 아메리카노도 마셔봤지만 이미 많은 잔을 마신터라 평을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맛들이 좋았습니다. 스페셜티를 하는 카페들의 특징입니다. 생두가 워낙 좋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커피에 힘이 있죠. 마셔보시면 느낄수 있습니다.

 

프로밧 로스터. 그러니까 어웨이크에서는 프로밧 로스터와 테일러커피의 기센을 사용하는 셈이 되는군요.

 

로스팅실 한켠에 있는 디브이디 두편. WBC도쿄와 블랙골드입니다. 블랙골드는 개인적으로 커피 관련 다큐중에서는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영상입니다. 커피 거래 전반 그리고 공정무역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은 보시면 참고가 많이 될겁니다. 학교 다닐때 이 다큐멘터리를 소재로 커피와 공정무역 관련된 발표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머신은 라마르조코 GB/5

 

말코닉 그라인더와 메져 로버가 라마르조코를 돕고 있습니다. 

 

드립용 그라인더는 말코닉.  

 

브루잉 커피는 주문하면 드립, 클레버, 에어로프레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출을 해줍니다.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들이 서울에서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부산항으로 들여오는 생두들이 바로 들어오는 탓일까요.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부산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세 종의 에스프레소는 주문 전 시음용으로 사용됩니다. 맘에드는 블렌드를 선택하면 그걸로 커피를 내려주죠. 

 

 

다양한 커피용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본의아니게 포스팅이 길어졌습니다. 간단하게 매장정보를 말씀드리자면,

 

 

  • Coffee Awake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 1번출구를 나와 보이는 골목으로 직진. 막다른 골목에서 좌회전, 우측을 살펴보면 커피어웨이크를 만날 수 있다. 부산대 정문에서 찾아간다면 역시 부산대 정문을 바라보고 좌회전을 해서 계속 걸어가면 된다.
  • 부산 금정구 장전동 425-2, 051-517-5721
  • 매 달 마지막주 일요일 휴뮤, 오전 10시- 오후 10시 영업, 오후 2시-3시 브레이크 타임
  • http://www.facebook.com/specialtycoffeeawake

 

  • 커피가사랑한남자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 3번출구를 나와 우회전. 다리가 나오면 좌회전, 부산대학교 사거리에 가지 전 마지막 골목으로 우회전. 왼편을 바라보면 커피가 사랑한 남자를 만날 수 있다.
  • 부산 금정구 장전3동 416-12, 051-703-1004
  • 휴무 없음, 오전 9시-오후 11시. 

'부산에 카페투어 다녀왔습니다' 하면 지인들은 가장 먼저 이 질문을 합니다.

'그래, 어떤 카페가 맛있었어?'

 

매일 2-3군데의 카페를 갔고, 흥분에 휩싸여 마신 커피들이기에 정신이 없었던건 사실입니다. 커피의 맛을 느끼는건 취향의 문제기 때문에 순위를 매기기도 모호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상깊었던 카페를 지목하라면 전 FM 커피하우스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FM Coffee House는 서면 카페거리 외곽에 위치해있습니다. 골목 끝 조용한 FM 커피하우스에 도착했을땐, 평일 낮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어렵게 찾아간 카페였기에 더욱 기대가 큽니다.

 

이 카페는 블로거 서리님께서 추천해주셨습니다. F.M. COFFEE를 가보라는 말에 검색, 사직동의 FM Espresso를 찾았습니다. 몇 일 전부터 그 근처 맛집까지 수소문해서 루트를 짜기도 했죠. 그런데 이게 왠걸, FM 에스프레소는 어딜 둘러봐도 커피를 시키고 싶은 분위기가 아닙니다. 분명 잘못왔구나 싶어 다시 검색. 서면에 FM Coffee House가 있는걸 발견합니다. 어이쿠. 결국 사직동에선 해물탕만 배불리 먹었습니다.

 

각설하고,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 기대하며 FM Coffee House로 들어갑니다.

 

우선 메뉴를 봅니다. 일반 에스프레소 메뉴와 스페셜티 에스프레소 메뉴를 구분해 판매하는게 눈에 띕니다. 가격차이는 500원 정도. 망설임 없이 마이크로랏 엘살바도르 엘 아르코를 시킵니다. 카푸치노로 말이죠.

 

카푸치노의 다음잔으로 에스프레소를 맛보기 위해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FM 커피하우스 블렌드에 대한 설명입니다. 아래 작은 메뉴판엔 스페셜티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습니다. 상세한 프로파일이 인상적입니다. 

 

FM 커피하우스에서 가장 눈이갔던 부분입니다. 로버 자동 1대, 콤팍 수동 3대, 안핌 티타늄 2대가 각각 다른 에스프레소용 원두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안정적인 그라인더인 안핌 티타늄으로는 FM 블렌드를, 섬세한 눈금 조절이 가능한 코니컬 그라인더로는 스페셜티 원두를 담아두셨습니다.

 

머신은 라마르조코 FB/80 입니다. 모모스, 제이스퀘어, 커피 공장에서 스트라다 EP를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FB/80은 EP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추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추출하는 과정에서 예민하게 조작을 해야하는 EP는 누가 뽑느냐에 따라 맛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죠.

이것 역시 개인적인 취향입니다만, 전 디자인측면에서도 FB/80을 좋아하는편입니다.

 

로스터는 기센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지난 포스팅 참조. 스티머스, 테일러커피, 카페 소사이어티에서 사용하는 모델입니다. 그러고보니 머신이나 로스터나 안핌그라인더까지. 모두 신사동에 있는 스티머스 커피하우스와 같은 세팅입니다. 두 카페를 비교해보는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것 같네요 :)

 

화려한 세팅에 눈이 멀어 잠시 정신을 잃습니다. 그 사이 주문한 카푸치노가 나왔네요. 

단단하고 고소하게 잘 스팀된 우유가 나왔습니다. 와인향이 강하고 밀크초콜렛이 생각나는 첫모금이었습니다. 은은하게 지속되는 카카오향과 달콤하고 강렬한 포도맛도 인상적이었구요. 장미의 아로마가 느껴져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가장 좋았던건, 그동안 밍밍한 카푸치노만 내주었던 부산 카페들 사이에서 제 맘에 드는 카푸치노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좋은 생두 탓도 있겠지만 로스팅 포인트도 잘 잡은것 같았습니다. 찰진 농도, 맛과 향을 가진 이 한 잔은 부산에서 마신 가장 인상깊은 카푸치노로 등극합니다. 

 

카푸치노의 기대에 힘입어 주문한 에스프레소. FM다크입니다.

약간의 탄맛이느껴졌지만, 강배전의 특성으로 생각하고 넘길만큼 나쁘지는 않습니다. 짭쪼름 한 맛이었습니다. 다크초콜렛과 볶은 견과류의 향미, 오일리한 바디는 우유와 섞었을때도 무너지지 않는 맛있는 커피 한 잔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궁금한 부분입니다. 어찌 스페셜티 원두와 일반 원두의 가격이 동일한지.

스페셜티를 밑지고 판매하는 걸까요, 일반 커피도 스페셜티 못지않게 맛있음을 자랑하는 걸까요.

원두를 사고싶었지만 전날 지른 어웨이크의 원두 때문에 한번 꾸욱 참습니다. 전화 주문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짜는 23일. 볶은지 1주일이 지난 커피는 20-30%를 할인합니다. 더 지난 커피는 아예 팔지 않더군요. 좋은 정책이라 생각합니다. 헤비드링커들에겐 1주일정도 된 원두를 저렴하게 사서 빨리 먹는게 더 좋을수도 있기 때문이죠.  

 

부산 어느 카페나 가도 발견할 수 있는 더치커피. 그리고 더치커피 시음대.

어딜가나 있는 더치들 그리고 샵에서 판매하는 모든 원두를 더치로 판매하는 부산 카페들이 정책이 궁금합니다. 둘 중 하나겠죠. 그만큼 더치 소비층이 많다거나, 숙성이 필요한 더치용 원두를 미처 판매하지 못한 원두에서 조달하거나. 제 추측입니다.

 

궁금해서 사장님께 물어보니 FM COFFEE 하우스에선 더치용을 따로 준비한다고합니다. 다른곳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부산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더치커피는 '와인병'에 담겨져 판매됩니다. 고급화 전략일까요. 

 

스페셜티도 더치로 판매합니다. 가격차이가 조금나지만,  깊은 맛과 향을 즐기시고 싶다면 스페셜티를 추천합니다. 

 

FM만의 독특한 더치 툴.  

 

멀리 보이는 원두 팩들이 인상적입니다. 인텔리젠시아 블랙켓 블렌드부터 스퀘어마일, 스텀타운, 리브레 등. 세계의 원두가 다 모여있습니다. 유명한 다른 샵들의 커피를 맛보는것도 바리스타가 해야할 일중에 하나죠.

언니네 이발관의 출발은 헤비리스너 이석원이었습니다. 라디오에서 음반소개를 할만큼 많은 음악을 들었던 이석원 덕분에 언니네이발관은 '비둘기는 하늘의 쥐'라는 명반을 만들어냅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마실수록, 더 잘 알게되는거죠. 

 

선반에는 다양한 커피 용품들이. 

 

융드립에 대한 소개입니다. 한동안 저도 융드립만 했던적이 있었죠. 매력있는 추출도구입니다 :)

 

여기서 주목해야할건 발로나 초코드링크. 

 

산들다헌과 같은 초콜렛을 씁니다. 깊은 카카오의 향기가 여기까지 느껴지는군요.

핫초코도 추천하는 메뉴입니다 :) 

 

서면 카페거리에 들르실거라면, FM 커피하우스는 잊지말고 가보시길 바랍니다.

 

  • FM COFFEE HOUSE 가는길 - 부산 지하철 1호선 전포역 7번출구. 나와서 보이는 큰 골목으로 좌회전. 
        우측을 살펴보면  FM COFFEE HOUSE가 있다.
  • 부산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685-11, 051-803-0926
  • 휴무 없음, 오전11시 - 오후11시
  • FM COFFEE HOUSE를 소개해주신 서리님 블로그의 글
        http://blog.naver.com/indend007/80159526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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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발.

     

    몇몇 사람들이 꼭! 가보라던 프롬나드. FM 근처에 있어서 가보았지만

     

     

    덕분에 빠니니 식당에 들렀습니다. 트위터로 나무사이로 사장님이 얘기해주신 곳.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도 찍고 빠니니도 먹어봅니다.

     

    FM 커피(혹은 프롬나드의 커피)와의 마리아주는, 말 할 필요도 없겠죠. 회 사진에 이어 깊은 여운의 빠니니 사진 남깁니다. 깊은 치즈향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커피 어웨이크, 온두라스 2012 내셔널 위너(Honduras El Manantial Subirana)

     

     

    커피 어웨이크는 콘하스와 비슷한 편집샵의 형태를 띕니다. 콘하스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웨이크는 원두 로스팅을 주문하면서 어웨이크만의 프로파일을 요청한다는 점이죠. 생두와, 로스터, 로스팅기에는 제한이 있지만 그 밖의 변수들은 어웨이크의 주인장이 직접 주문을 합니다. 가령 투입온도나 배전도 등이 그렇습니다. 이 밖에도 어웨이크는 다른 로스터리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블렌딩을 만드는 작업도 합니다. 그 작업에 참여하는 대표적인 로스터로는 서울에 있는 '테일러커피'와 부산에 있는 '커피가 사랑한 남자'입니다.

     

    오늘 소개할 커피어웨이크의 원두는 부산에 위치한 커피가 사랑한 남자에서 로스팅을한 온두라스 2012 네셔널 위너입니다. '커피가 사랑한 남자'에선 프로밧 로스터를 쓰고있습니다. 2012 온두라스 내셔널 위너는 지난해 커피리브레에서 수입해 인기를 끌었던 생두죠. 내셔널 위너는 COE출품에 성공하지 못한 원두들 중에서 가장 평가가 좋은 커피입니다. 비록 COE 등수에 들지는 못했지만, 그 품질만큼은 보증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낮은 등수를 차지한 COE나 각 지역의 내셔널 위너가 종종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건 이 때문입니다.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실수. 아무리 실력인는 커퍼(Cupper)들이 평가한다 한들, 항상 공정할순 없는법입니다. 종종 그들이 놓친 좋은 생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가 됩니다. 다시 들여와 샘플로스팅을 하고 커핑을 하면 COE에서도 충분이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는 평기를 받기도 하죠.

     

    2012 온두라스 내셔널위너는 Intibuca지역에 위치한 El Manantial Subirana 농장에서 재배됐습니다. 품종은 Catuai입니다. 그 밖의 세세한 정보는 찾기가 힘들더군요.

     

     

     

    커피 어웨이크, 온두라스 2012 내셔널 위너 테이스팅 노트

    약배전된 원두에선 강한 베리향이 풍겨져나옵니다. 온두라스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품종입니다. 그 깊은맛을 여과없이 느껴보고자 프렌치 프레스 추출을 선택합니다. 약배전의 특성상 낮은 온도로 추출할수는 없죠. 프렌치 프레스 굵기로 그라인딩/20g/95도/220ml/3분의 추출을 해봅니다. 프렌치프레스의 이상적인 추출시간이 4분이기때문에 짧게 추출하는대신 많이 휘저어주기로 합니다. 은은하면서도 필요한 요소들은 다 뽑일수 있도록 주문을 외워봅니다.

     

    발효된 우유에서 나는 신맛이 치고 올라오면서 단맛이 스르르 느껴집니다. 요구르트, 솔의 눈이라 표현하면 적당할까요. 그런 느낌들이 나는군요. 천천히 다시 입안에서 커피를 굴려봅니다. 망고의 닷맛과 껍찔채 들어간 오렌지 주스의 느낌이 납니다. 피스타치오가 가장 정확한 테이스팅노트라는 생각이 듭니다.

     

    딱히 프렌치프레스가 이상적이라 생각해서 추출을 한 건 아닙니다. 하리오 드리퍼로 추출하거나 에어로프레스에 종이필터를 사용해 추출해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상큼한 느낌이 가득한 온두라스였습니다. 지난해 커피 리브레에서도 이 원두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강한 인상을 남겨주는 이 생두가 아직도 리브레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당분간은 어렵지 않게 구할수 있을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편집샵에서 판매하는 원두는 처음입니다. 숙련된 로스터를 통해 안정적인 로스팅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개성까지 발휘한 어웨이크의 원두.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원두들을 탄생시킬지 궁금해집니다.

     

    커피 어웨이크 원두 구매방법

     

    페이스북 페이지 http://www.facebook.com/specialtycoffeeawake

    전화 051.517.5721 / 트위터

    주소 부산 금정구 장전동 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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