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brewing, 마이크로 랏 니카라과(Nicaragua Finca La Laguna, Micro Lot)

마이크로 랏(Micro Lot)을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가령 포도 농장을 생각해보죠. 베이루트 포도농장이라 불리는 곳은 천상의 자연환경으로 품질이 우수한 포도가 자라나죠. 그 농장의 아주 일부분의 땅에서는 햇볕이 더 잘 들고, 일교차가 크다는 이유로 당도가 높고 튼실하고 맛있는 포도가 재배됩니다. 같은 농장이지만, 다른 포도들보다 우수한 이 지역의 포도를 팔기위해 베이루트 사장님은 고심에 빠집니다. 고민끝에 그는 그의 농장에 일부분에서만 재배되는 포도에 베이루트 '마이크로랏'이라는 이름을 붙여 좀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자 결심하죠.

오늘 소개할 5brewing의 니카라과 마이크로랏은 La Laguna라는 농장에서 자란 커피들입니다. 마이크로랏 커피답게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죠. 재배고도는 1200-1400m. 높은편은 아닙니다. 체리 껍질만을 제거한체 과육과 그대로 말려 가공하는 펄프드 네추럴(Pulped Natural) 방식의 커피입니다. 넓은 마당인 파티오Patio에서 커피를 건조하는 방법대신, 이 농장은 아프리칸 베드African Bed 를 택합니다.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나 이물질 따위를 차단하고, 건조기간동안 원활한 통풍을 시키는 방법이죠. 점액질이 커피에 남는다는건 장단이 분명 있습니다. 네추럴 커피에 비해 발효치가 낮긴 합니다만, 점액질이 얼마나 남아있는 상태에서 건조하는가, 어떤식으로 마무리 하는가에 따라 과발효의 위험이 존재하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이런식의 프로세싱을 좋아합니다. 잘 다뤄진 네추럴, 펄프드 네추럴 커피는 꿀맛을 내기 때문이죠. 자 그렇다면 5brewing에서 선택한 니카라과는 어떨지 살펴봅시다. 디드릭으로 볶아낸 이 커피에선, 달달한 향기가 솔솔 풍겨옵니다.

5brewing, 마이크로 랏 니카라과(Nicaragua Finca La Laguna, Micro Lot) 테이스팅 노트

 

원두에는 주름이 많이 보입니다. 약배전된듯한 이 커피를 받아들곤, 추출에 대한 조언을 받습니다. 바리스타는 93도의 물에 하리오 드립추출을 추천합니다. 바에서 테이스팅한 하리오 추출의 니카라과는 은은했습니다. 바디감과 밸런스가 아쉬워지만 여유롭고 클린한 맛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꿀의 달달함, 오렌지의 잔잔한 향미가 코 끝을 간지럽힙니다.
향미와 맛을 좀 더 뽑아내고 싶어서 드립굵기, 20g/93도/200ml/2분 30초의 추출을 해봅니다. 오랜만에 칼리타 드립이라 아쉬움이 그득했습니다. 생각보다 추출이 오래걸렸기 때문이죠. 과추출의 우려를 안고 시음을 해봅니다. 박하향과 오렌지향, 껍질째 먹는 오렌지의 신맛이 강합니다. 입안에 맴도는 향기가 좋지만 신맛이 아슬아슬합니다. 너무 과한건 아닌가 생각이 들수도 있겠더군요. 몇 번의 추출을 더 해봅니다. 가장 맛있었던 추출은 볶은지 10일이 지난 후에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잔이었습니다. 드립보다 조금 가늘게, 15g/94도/150ml/2분의 추출입니다. 메탈필터로 내렸습니다. 안정된 신맛과 오렌지의 향미가 좋았습니다. 물을 조금 타서 마시니 은은한 자스민차의 느낌도 나더군요. 가볍고 깔끔한 맛이 좋았습니다. 볶은지 좀 됐음에도 불구하고 향미는 풍부합니다. 엿기름의 단맛이 혀끝을 계속 간지럽힙니다. 식어도 신맛이 치고 오르지 않는 느낌이 좋습니다.
섬세한 컨트롤을 요하는 원두입니다. 잘만 브루잉한다면 마이크로랏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수 있을것 같네요. 오렌지, 레몬차에서 나는 향기로움을 느끼고싶다면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5brewing 원두 구매방법
전화 02.322.7197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446-176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sposss / 트위터 @sposss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