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커피 5월 3주차입니다.

 

업로드가 좀 늦었습니다.

 

신사동에 사이트 글래스 커피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비 파티세리 매장에 말이죠.

 

한달음에 달려갑니다. 비파티세리는 신구초등학교 근처에 있습니다. 이곳도 세로수길이라 하나요?

 

건물외관도 깔끔합니다. 요즘 신사동이 심상치 않아요. 주변에는 연립빵공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비 파티세리와 같이 4층규모입니다. 

 

매장에 들어섭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베이커리 플레이팅이 눈에 띕니다.

 

커피도 커피지만, 비 파티세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름난 빵집입니다. 프랑스의 전통 디저트 퀸아망이 유명합니다.

 

서울점은 하와이에 이어서 3번째 점포이고, 10여명의 직원들은 모두 샌프란시스코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각종 쿠키와 크루아상, 디저트류입니다. 가격이 그렇게 비싼편은 아니에요.

 

녹차, 흑임자 등등 지역색에 맞춘 퀸아망이라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퀸아망을 종류별로 사보고, 매장에서 먹을것도 챙겨봅니다.

 

제조가 정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겠어요. 타르틴도 그렇고 비파티세리도 그렇고요. 직접 재료까지 공수해오는지, 현지 재료를 사용하는지 말이죠.

 

 

커피는 사이트 글래스 커피를 사용합니다. 샌프란시스코발 스페셜티 커피중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는 사이트 글래스는, 최근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서울의 비 파티세리에서는 모든 커피메뉴를 사이트글라스의 것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1층 베이커리 매장에서는 에스프레소 메뉴만 제공합니다. 머신은 라마르조꼬 리네아와 메져 그라인더입니다.  

2층은 샌드위치 제조공간입니다. 이 매장의 러시아워는 2시 이후. 아마도 근처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주로 찾아오는 시간인것 같습니다. 넓고 쾌적한 매장은 샌드위치를 즐기기에 딱입니다. 


제가 찾아갔던 저녁시간은 이미 마감 후. 


다시 찾아오기로 결심하고 다시 한 층 올라갑니다.

 

3층은 사이트 글래스의 스페셜티 커피만 제공하는 매장입니다. 역시 리네아 머신이 있고요, 드립을 위해 우버보일러와 말코닉 EK43그라인더를 설치했습니다.



제가 찾아갔을때까지만해도 원두 판매는 미정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브루잉툴과 원두도 판매예정이라고 하니, 참고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마지막 4층은 테라스입니다. 저녁공기가 참 맑고 좋습니다.


준비된 커피느 이렇게 세 가지. 케냐와 페루 그리고 사이트 글래스의 시그니쳐 블랜드 블루분입니다.


저는 케냐를 주문했어요.


커피는 생동감이 넘칩니다. 자몽의 산미를 간직했고, 밸런스도 좋습니다. 산뜻한 과일의 맛이 달콤한 퀸아망을 같이 먹어도 누그러지지 않습니다.


스페셜티 커피가 처음 등장했을때까지만 해도 강한 캐릭터 때문에 베이커리와의 결합이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페셜티 커피와 베이커리를 같이 제공하는 것이 추세라고 할 정도 많아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비 파티세리, 미스터 홈즈 베이커리 그리고 뉴욕의 슈퍼문 베이크하우스와 라타바티에가 그 대표적인 예죠. 한국에는 프릳츠 커피컴퍼니가 대표적이고요.


스페셜티 커피가 질적인 성장을 이룩하면서, 베이커리와 함께해도 개성을 드러낼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샌드위치를 먹기위해 재방문했습니다. 커피도 종류별로 시켜봤습니다.


좋은 빵을 베이스로 만든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역시나 커피 또한 조리가 된 샌드위치와 먹었음에도 개성이 잘 살았고요. 


왜 한적한 오후시간대에 이곳에만 사람이 몰리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타르틴은 어떨까요



서교점에 방문했습니다. 한남동에 이어 두번째 매장이고, RYSE호텔과 협업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뉴욕의 ACE호텔 로비와 연결되어있는 스텀타운이 있죠. 호텔로비를 이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 매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띠끄 호텔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을뿐만 아니라, 꼭 호텔에 머물지 않더라도 호텔 특유의 분위기에서 커피와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머신은 라마르조꼬 리네아와 메져 그라인더. 비파티세리와 판박이입니다.


기본기를 맛보기 위해서는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먹는데, 이날은 크루아상과 카푸치노를 주문했습니다.


커피는 우유를 섞었음에도 약간의 떫은맛이 느껴졌습니다. 아쉬움이 많은 한 잔이었습니다. 바삭한 식감의 크루아상은 그럭저럭.


아직 빵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대로된 크루아상과 바게트를 먹어보지 못했기 떄문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타르틴은 샌프란시스코 사워도우를 활용한 빵들이 메인입니다.


이 토스트가 딱 그렇죠. 빵에서 산미가 느껴집니다. 커피가 좀 더 풍미를 냈더라면, 꽤 어울렸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커피에도 '스페셜티 커피'라는 패러다임이 있다면, 빵에도 '사워도우'라는 흐름이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빵소비가 꽤 늘었다고 하지만, 아직 사워도우를 이해하기에는 간극이 꽤 있는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면서도 늘 아쉬워하는 부분이 바로 저변입니다. 새로운 커피 문화를 받아들이기에 아직 간극이 있기 떄문이죠.


먹거리는 문화입니다. 하나의 문화가 새로운 터전에 자리잡기까지는 꽤 오랜시간이 걸릴테고, 또 변형또한 많이 이뤄질겁니다. 스페셜티가 그러한 과정을 겪고있듯, 타르틴의 빵들또한 똑같은 경험을 할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잡념이 많아진 사이에 토스트 굽는 향기가 코를 찌릅니다.


토스트를 꼭 먹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사진을 남기고


재방문을 했습니다.


그릴치즈 & 스캘리언 핫 프레스(1만 2천원)

연어 타르틴(1만 6천원) 


부라타 치즈 & 프로슈토 핫 프레스 (1만 7천원)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습니다. 신선한 재료는 식감이 살아있고, 사워도우의 상큼한 맛과 조화를 이룹니다. 샌드위치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합니다만, 이곳을 또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다음번엔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맥주도 시켰는데,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네요 스티누라이크 블론드 에일(1만원), 쿠르티우스 블론드 에일(1만 5천원)을 주문했습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고, 사워도우와는 정말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는 맥주입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서울과 멀지 않습니다. 


물론 현지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이정도만돼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커피와 빵문화가 도심에 자리잡고, 어색하지 않게 번져가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꼭 두 곳 다 방문해보시길 권합니다.



비파티세리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14길 36

02-517-0033

매일 10:00 - 22:00


타르틴 베이커리 서교 / 타르틴 토스트바 서교

서울 마포구 양화로 130 RYSE 1층

매일 07:00 - 21:00 (토스트바 10:00 - 24:00)


캡슐커피 비교분석 향미

 


 

캡슐커피의 독특한 포지션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들의 포장지를 살펴보면 각 캡슐의 권장 추출량이 나와있습니다. 대부분의 캡슐들은 리스트레또(25-30ml)와 에스프레소(40-50ml)에서 최적의 맛과 향을 찾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일부 룽고(100-110ml) 전용 캡슐을 제외하고 말이죠. 물론 캡슐 머신의 기능에 따라 더 많은 양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캡슐이라도 5-6g 남짓 커피에서 뽑아낼 수 있는 커피의 고형성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권장 추출량을 추출하여 마시거나, 바이패스(Bypass, 추출된 커피에 물을 타는 방식)를 이용하여 농도를 조절하는 편을 권합니다.

 


 

간편한 에스프레소 추출이 캡슐커피의 지향점이만, 추출된 커피를 마셔보면 에스프레소와는 질감이나 농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커피의 양, 제한된 압력 등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계의 힘을 빌려 고온고압의 추출을 하기에, 브루잉에 영역에 속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 캡슐커피는 에스프레소와 브루잉과는 다른 하나의 고유한 추출방식이라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여, 캡슐커피의 향미평가는 그 나름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9개의 업체 20개의 캡슐을 마셔보며 그 기준을 세웠고 간단한 향미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추출 방법 및 평가 기준

-      캡슐커피 머신은 샤오미 머신(중국 제조)을 사용했으며, 에스프레소(45ml) 추출을 하였습니다.

-      추출에 사용된 각 캡슐의 제조일은 상이하며, 추출에 변수가 될 수 있으므로 별도 기입을 했습니다.

-      맛과 향, 캡슐의 전반적인 완성도 평가하였으며 각각의 항목은 5점 만점으로, 패널(김상갑, 노재승, 조원진) 3명 점수의 평점을 기록하였습니다.

 


 

네스프레소 한잔의 캡슐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

네스프레소 볼루토(Nespresso Volluto), 18. 1. 11(제조일)

상품성

3.8/5

3.6/5

4.6/5

 

네스프레소 리반토(Nespresso Livanto), 18. 1. 9

상품성

3.5/5

3.3/5

4.3/5

 

네스프레소 캡슐은 기본기가 탄탄합니다. 추출 안정성부터 밸런스가 뛰어난 맛과 향, 패키지의 완성도까지, 캡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장 균형 있게 보여줍니다. 이번에 맛본 볼루토와 리반토, 두 네스프레소 캡슐은 5g의 커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수율이 어떤지 보여주었습니다. 고수율의 추출 덕분인지 다른 캡슐에 비해 쫀득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되었고 매력적인 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볼루토는 비스켓의 플레이버가 매력적이었으며 리반토는 좀더 다크하고 깊은 단맛을 선보입니다. 개별 캡슐의 개성이 살아있는 네스프레소 캡슐에서, 40년 가까운 캡슐의 역사가 느껴집니다.

 

 


스타벅스 다크 로스트의 매력을 한가득

스타벅스 네스프레소 캡슐(Starbucks Nespresso Capsule)
에스프레소(Espresso), 17. 11. 21 / 하우스블랜드(House Blend), 17. 12. 26

콜롬비아(Colombia), 17. 10. 8 / 케냐(Kenya), 18. 1. 7 / 과테말라(Guatemala), 17. 8. 29

 

상품성

4.1/5

3.9/5

4.7/5

-강배전 커피를 지향하는 스타벅스의 원두는 수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다른 캡슐에 비해 커피의 양이 1g 가까이 많기 때문에 좀더 풍성한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풍부한 질감과 카라멜의 질감을 가진 다크로스트 에스프레소 블랜드는 테이스팅을 한 모든 캡슐중에서 가장 깊고 진합니다. 자칫 쓴맛이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풍미일 것입니다. 가장 밸런스가 뛰어났던 하우스 블랜드, 와인의 향미가 매력적인 케냐, 스파이시한 과테말라, 초콜렛과 너티함이 깊게 느껴진 콜롬비아까지. 개별캡슐은 포장부터 향미까지 개성이 잘 살아있습니다.

어쩌면 하나의 상품으로써 스타벅스 캡슐은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폴바셋 완성되지 못한 리스트레또

폴바셋 바리스타 캡슐 시그니처 블랜드(Paul Passett Signature Blend), 17. 7. 18

상품성

3.5/5

4/5

2.5/5

리스뜨레또 추출을 고려하여 캡슐의 저항 값을 높인 설계는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폴바셋 캡슐에서 추출된 커피는 제조기한이 꽤 오래됐음에도 맛과 향에 있어서 다른 캡슐에 밀리지 않을 만큼 개성이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상품으로써 폴바셋의 캡슐은 불완전합니다. 한 팩에 들어있는 10개의 캡슐이 전부 다른 결과물을 내어주기 때문이죠. 폴바셋 캡슐의 인기가 서서히 식어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던킨 캡슐 그 커피에 그 캡슐

던킨 에스프레소 블렌드(DD Epresso Blend), 18. 2. 9

상품성

1.5/5

2.3/5

2.3/5

 

던킨 에스키스타 뮤즈 블렌드(DD Eskista Muse Blend), 18. 1. 12

상품성

2.8/5

3.5/5

2.8/5

캡슐의 패키지는 가장 고급스럽습니다. 각각의 캡슐이 개별포장으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추출시 크레마가 형성되는 모습이나 전반적인 비주얼에 있어서는 우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기대감이 높았던 향에 비해 맛은 비터니스가 지배적이었으며, 에프터 테이스트 또한 짧았습니다. 질감도 좋은 편은 아니었고요. 에스키스타 뮤즈 블랜드는 에스프레소 블랜드보다 개성있는 향미를 보여줍니다. 비교적 과일의 산미가 살아있는 느낌도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카페리에주아 번들의 캡슐의 한계

카페 리에주아 마그니피코(Café Liegeois Magnifico), 17. 11. 30

상품성

1.16/5

1/5

1.8/5

 

카페 리에주아 섭라임(Café Liegeois Sublime), 17. 12. 5

상품성

2/5

1/5

2.6/5

 

카페 리에주아 퓨산트(Café Liegeois Puissant), 17. 12. 5

상품성

2.2/5

1.6/5

2.8/5

 

싼 게 비지떡입니다. 번들로 증정하는 캡슐인만큼 샤오미 머신과의 결합성은 좋으나, 맛과 향에서 전혀 인텐스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룽고 전용 캡슐인 섭라임의 경우 마그니피코보다는 안정적인 향미를 보여주지만, 역시나 힘이 부족합니다. 수마트라를 사용한 퓨산트의 경우 점도와 맛, 밸런스에서 나머지 두 캡슐보다는 비교적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친환경이 아니었다면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르완다(LetSequoia Special Coffee Rwanda), 17. 9. 25

상품성

3.2/5

1.8/5

3.2/5

 

종이소재 캡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포장을 뜯었을 때 날아갔던 향은 추출 후에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싱글오리진 커피의 맛은 살렸습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이 느껴지는 캡슐입니다.

100% 재생 가능한 캡슐의 한계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마치 공정무역 커피의 품질에서 아쉬움을 느낀 것과 같습니다. 지속 가능한 커피에 대한 고민이 꾸준하게 이뤄진다면, 캡슐의 품질 또한 높아지리라 기대해봅니다.

 



헬카페 맛있습니다, 그러나!

헬카페 (Hellcafe), 18. 4. 7

상품성

3.2/5

3/5

3.0/5

 

스페셜티 카페들 중에서도 가장 개성이 강한 헬카페의 캡슐에서도 강한 개성을 드러냅니다. 좋은 밸런스를 바탕으로 카카오닙스의 향미가 힘있게 드러납니다. 산미도 높은편이어서, 우유와 섞어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만, 네스프레소와 스타벅스 캡슐에 비하면 가격이 2-3배가량 차이가납니다. 더하여 캡슐의 완성도나 외관, 패키지에서 부족한 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장점을 살리고 싶다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엘 카페 캡슐커피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경쟁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엘 카페 캡슐커피 (El Café Capsule), 18. 3. 31

상품성

1.5/5

1.5/5

1.2/5

한 두개의 캡슐로 맛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캡슐은 대량생산되는 상품이며, 일관성 또한 중요한 평가기준입니다.

아쉬움이 많았던 캡슐이었습니다. 가격에 비에 개성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이라면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기 마련입니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페이브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모범 답안

페이브 캡슐 싱글오리진, 18. 4. 27

온두라스 핀카 페냐 네그라(Honduras Finca Pena Negra)
코스타리카 돈 오스카핀카 엘 라노(Costarica “Don Oskar” Finca El Llano)
콜롬비아 핀카 아폰테 잉가 블랜드(Colombia Finca Aponte Inga Bledn)

브라질 파젠다 시티오 차파다(Brazil Fazenda Sitio Chapada)

상품성

4.9/5

4.3/5

4.8/5

캡슐에 담긴 스페셜티 싱글오리진 커피들은 각각의 개성을 또렷하게 드러냈습니다. 패키징부터 추출안정성 그리고 향미까지. 스페셜티 커피 캡슐이 네슬레와 스타벅스의 캡슐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발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강렬한 커피 맛을 보여주었던 다른 캡슐과는 페이브의 캡슐은 달리 산뜻한 느낌이 매력적입니다. 신선한 생두를 잘 볶아서 개성이 잘 드러나게 추출한 느낌입니다.

물론 다른 캡슐들에 비해 제조일자가 가장 최근이라는 점, 상대적으로 옅은 농도의 커피가 물과 우유를 만났을 경우 향미의 개성이 다소 누그러진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미래

캡슐커피의 특성상,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기에 많은 자본 투입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국내 캡슐 제작 업체들이 네스프레소와 스타벅스 등 대기업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서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섬세한 향미를 살려내야 한다는 점에서 스페셜티 커피 캡슐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커피시장의 질적 성장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이들의 기준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캡슐커피 소비자들은 캡슐 거치대까지 따로 사서 구매할 정도로 외형 및 패키징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국내 캡슐 제작 업체들은 아직 이러한 부분에서 부족함을 많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캡슐커피시장의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질텐데, 이러한 약점을 충분히 고려한 상품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많은 업체들이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를 통해 스페셜티 커피 캡슐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그 시작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더 좋은 품질의 캡슐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볼만 합니다. 나날이 성장하는 캡슐커피 시장만큼, 스페셜티 커피 캡슐 또한 입지를 넓혀갈 것입니다.

엄격한 향미평가가 캡슐커피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커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버리고 캡슐커피를 접한다면, 여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캡슐커피 한 잔 어떨까요?

 


 

캡슐커피 비교분석 외관 및 구조

 

커피 캡슐
1976년 네슬레는 오리지널 네스프레소 캡슐을 개발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없이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자 포터필터의 바스캣을 대신하여 캡슐에 일정량의 커피를 담았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캡슐커피는 이 형태를 따르고 있습니다. 캡슐커피가 성공적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오리지널 캡슐의 아이디어가 많은 고민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는 그라인딩-도징-탬핑의 과정을 단순화했고, 분쇄 커피를 밀봉하여 상미기간을 최대로 늘렸습니다. 생산자는 대량생산이 용이하며 유통과정에 상품의 변질이 최소화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는 간편한 조작이면 고온고압으로 추출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을 겁니다.

 

 

 

캡슐 외관 및 구조 소개

캡슐커피의 구조는 캡(상단), 필터(하부), 바스켓으로 나뉘는데, 바스켓의 하단부로 물이 투입되어 상단부로 추출된 커피가 나오는 원리입니다. 네스프레소 캡슐의 경우 하단부에는 캡이 없는 구조이지만, 일부 제조사의 경우 바스켓의 하단부에 구멍을 내어 캡을 씌우기도 합니다. 바스켓은 커피를 담는 용도이며 캡은 커피를 밀봉하는 역할 합니다. 캡슐마다 필터의 유무 혹은 위치도 다릅니다. 상단부의 필터는 음료에 미분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며, 하단부의 필터는 머신 내부에 미분 침투를 방지하거나 커피 추출시 샤워스크린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일부 캡슐은 필터내신 하단부 바스켓에 구멍을 내어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제조 업체별 캡슐 리뷰

-       캡슐에 담긴 커피의 무게는 각 캡슐별 5개의 샘플의 평균값을 기록합니다.

-       (동일회사 캡슐의 경우 1개 샘플만을 기록)캡슐 가격은 오프라인 판매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의 정석

 

네스프레소 볼루토(Nespresso Volluto) / 리반토(Nespresso Livanto)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1g / 5.18g

530 / 610

네스프레소 캡슐은 알류미늄 바스켓을 사용합니다. 바스켓의 무게 자체는 1.1g으로 매우 가벼운 편이며, 캡슐에 담긴 커피의 양은 평균 5.18g입니다. 캡슐 내부에는 하단에 필터가 달려있습니다. 필터가 하단에 달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커피 머신의 내구성입니다. 커피 추출 시, 캡슐에 압력이 들어가는데 추출이 끝나면 순간적으로 음압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커피 추출을 위해 가늘게 분쇄된 커피는 이때, 작은 구멍으로 역류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머신 내부에 분쇄 원두 등 미분이 많이 쌓이게 된다면 잔고장의 위험이나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죠. 하지만 필터가 역류하는 커피 가루들을 막아준다면,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는 샤워스크린의 역할입니다. 캡슐에 고온의 물이 투입될 때, 하단부에 있는 필터가 캡슐 내부 전체에 물을 고르게 분사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네스프레소 캡슐은 캡슐 중 유일하게 하단부 필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개별 캡슐의 일관성과 마감 그리고 전체 패키지의 포장까지, 원조 캡슐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캡슐 단가도 저렴한 편입니다. 국내 출시 당시에는 개당 단가가 1,000원을 넘는 캡슐도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개당 5-600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페이브 (M.I. Coffee) – 네스프레소 캡슐 닮은꼴 스페셜티

 

페이브 캡슐 싱글오리

온두라스 핀카 페냐 네그라(Honduras Finca Pena Negra)
코스타리카 돈 오스카핀카 엘 라노
(Costarica “Don Oskar” Finca El Llano)
콜롬비아 핀카 아폰테 잉가 블랜드(Colombia Finca Aponte Inga Bledn)

브라질 파젠다 시티오 차파다(Brazil Fazenda Sitio Chapada)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3g / 5.2g

650, 700

 

엠아이 커피에서 제공하는 페이브 캡슐 싱글오리진은 네스프레소 캡슐과 가장 유사한 형태를 띕니다. 캡슐의 무게와 담긴 커피의 양또한 1.3g5.2g이며, 캡슐의 평균 가격 또한 6-700원대로 네스프레소 캡슐과 많이 닮았습니다. 캡슐에서 2g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캡슐 외부에 장착된 실리콘 링 때문입니다. 실리콘 가스켓의 역할은 실제 에스프레소 머신의 가스켓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스페셜티 싱글오리진 커피의 특성상 향미를 살리기 위해 약배전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리콘 가스켓은 기기와의 결합력을 높이고 최대의 압력을 이끌어내 커피의 향미가 살아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페이브 캡슐이 네스프레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단부의 필터 유무의 차이입니다. 페이브의 경우 별도의 필터가 장착되어있지 않습니다. 가스켓 또한 종종 분리되는 경우가 있는데, 완성도 측면에 있어서 네스프레소 캡슐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황색은 네스프레소 캡슐, 적색과 흑색은 페이브의 캡슐

 

 

스타벅스 네스프레소 캡슐 네스프레소와는 다른 완성도

 

스타벅스 네스프레소 캡슐(Starbucks Nespresso Capsule)
에스프레소(Espresso) /하우스블랜드(House Blend)

콜롬비아(Colombia) / 케냐(Kenya) / 과테말라(Guatemala)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3g / 6.0g

390-440

알류미늄 소재의 캡슐은 산화방지에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플라스틱보다는 비교적 가볍고 충진부피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더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죠. 그래서 네스프레소는 알류미늄 포장으로 다른 호환 캡슐과 차별성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캡슐의 재료로 플라스틱을 택했습니다. 비교적 단가가 높은 알류미늄 대신 EVOH 플라스틱을 선택하여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높이는 선택을 했습니다. 덕분에 스타벅스는 1.3g의 가벼운 캡슐에 알류미늄 캡슐보다 더 많은 양인 6g의 커피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네스프레소 캡슐이 인스턴트 커피를 오랫동안 보급해온 네슬레의 기술력을 통해 수율의 문제를 해결했다면, 스타벅스는 강배전의 커피를 최대한 담아 커피의 맛을 살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가격은 캡슐 개당 3-400원대. 두 회사가 힘을 합쳐 캡슐을 보급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폴바셋 캡슐에 리스트레또를 담겠다는 생각

 

폴바셋 바리스타 캡슐 시그니처 블랜드(Paul Passett Signature Blend)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2.7g / 5.4g

650

폴바셋의 커피는 포터필터에 커피를 가득 담아(업도징) 강한 압력으로 탬핑해 추출하는 고수율의 리스트레또로 유명합니다. 그 쫀쫀한 리스트레또를 캡슐에서도 재현해보자는 것이 폴바셋 바리스타 캡슐의 의도였습니다. 2.7g의 두꺼운 플라스틱 캡슐은 그래서 다른 캡슐보다 훨씬 길고 두꺼우며 직경 또한 좁습니다.

 

좌 : 네스프레소 캡슐 / 우 : 폴바셋 캡슐 

 

바스켓의 역할을 하는 캡슐의 직경을 줄여 채널링 현상을 방지하고, 물과 커피 입자의 접촉을 보다 일관성 있도록 만들기 위함입니다. 마치 58mm의 바스켓을 사용하는 다른 에스프레소 머신과 달리 54mm의 바스켓을 고수하는 달라꼬르떼 머신과 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압력 또한 높아지겠죠. 하지만 추출은 의도대로 되지 않습니다. 캡슐 내부의 높은 저항값으로, 커피추출은 일관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폴바셋 캡슐의 추출 모습

많은 소비자들이 이미 경험한 바, 폴바셋 캡슐은 자신들의 강점을 장점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던킨 캡슐(천마하나로) – 오리지날 코리안 캡슐

던킨 에스프레소 블렌드(DD Epresso Blend)

에스키스타 뮤즈 블렌드(DD Eskista Muse Blend)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8g / 5.4g

567 / 650

천마하나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캡슐커피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던킨도너츠의 캡슐을 비롯하여 라인 프랜즈의 브라운을 주인공으로 만든 카페 브라운 캡슐이 이 회사의 캡슐을 사용합니다.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게, 상단 캡에 브라운의 얼굴이 그려져있는데, 추출후에는 그 얼굴이 찌그러지는게 아닌가에 대해 논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해였죠. 천마하나로의 플라스틱 캡슐은 캡슐을 감싸는 또 하나의 껍질이 있습니다. 바스켓 하단부에 고른 물 분사를 위해 구멍이 뚫려있는데, 이 때문에 이뤄지는 향미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막을 덧댄 것입니다. 하지만 캡슐의 포장을 뜯을 날아가는 향미, 과도한 포장은 단점입니다.

이 밖에도 독특한 점은 상단부 캡 바로 아래에 장착된 필터입니다. 추출시 발생하는 미분을 최소화 하는 역할을 하고 저항값을 늘려 크레마 생성에 도움을 주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헬카페, 엘카페 캡슐커피(케이코닉) – 작지만 강한 스페셜티 커피 캡슐

헬카페 (Hellcafe)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2g / 5.1g

1,364

 

엘 카페 캡슐커피 (El Café Capsule)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2g / 5.18g

1,000

케이코닉의 캡슐 역시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집니다. 비교적 가벼운 무게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1.2g의 바스켓 무게에 5.1~5.2g의 커피를 담을 수 있도록 하였고, 하단부에 샤워스크린의 역할을 하기 위해 구멍이 뚫려있는 구조입니다. 천마하나로의 캡슐이 포장을 더했다면, 케이코닉은 하단에 추가로 캡을 달아 향미손실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캡슐 선택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중 하나는 핀 스트레스입니다. 캡슐에 핀이 꽂혀 고온고압의 물이 투입되는데, 하단부 캡이 두껍거나 저항 값이 클수록 핀에 들어가는 스트레스가 높아지겠죠. 한 두 잔이라면 괜찮겠지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된다면 기기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네스프레소는 알루미늄 소재로, 스타벅스는 바스켓의 하단부를 제거하고 캡을 덧대는 방식으로, 케이코닉은 캡을 추가로 덧대는 방식으로 각각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늦게 출발한만큼 시중에 출시된 캡슐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 결과물을 내었다는 것이 케이코닉의 장점입니다. 또 소규모 스페셜티 커피 업체의 원두를 활용한 캡슐을 만들고 있다는 부분도 주목할만합니다. 하지만 개당 1천원이 넘는 단가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입니다.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나무사이로 유통) – 친환경 캡슐커피의 모델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르완다(LetSequoia Special Coffee Rwanda)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2.4g / 5.5g

1,000

캡슐커피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환경오염입니다. 커피 한 잔에 필요한 캡슐을 모두 일회용이며, 버려진 캡슐은 모두 소각됩니다. 특히 커피의 신선도를 위해 알류미늄을 선택한 네스프레소는 환경단체와 빈번하게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레세콰이어는 비교적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으로 바스캣을 만들었습니다. 캡으로 사용하는 호일은 종이재질의 친환경 소재로 대체했고요. 덕분에 캡슐 무게는 2.4g으로 무거워졌으며, 향미손실 가능성은 훨씬 증가했습니다. 재생가능한 비닐 포장을 뜯으면 10개의 캡슐에서 날아간 향미가 가득 풍겨옵니다.
환경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캡슐커피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카페리에주아 벨기에산 번들캡슐

카페 리에주아(Café Liegeois)

마그니키피코(Magnifico) / 섭라임(Sublime) / 퓨산트(Puissant)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4g / 5.56g

-


샤오미 캡슐 머신을 사면 번들로 제공하는 40개의 캡슐입니다. 포장은 중국어로 되어있지만, 제조사는 벨기에입니다.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이지만 샤오미 머신과 가장 높은 결합성을 자랑하기도 하죠. 1.4g의 비교적 가벼운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으며, 하단캡은 뚫려있는 구조입니다. 얇은 두께를 지지하기 위해 하단캡에 지지대가 있으며, 바깥으로는 호일이 감싸고 있습니다.

번들 캡슐이지만 생각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제조는 중국에서 이뤄졌지만, 유럽에서 고안된 캡슐이기 때문이죠.

 

10g도 안되는 캡슐이지만, 캡슐 하나에 들어간 기술력은 엄청납니다. 캡슐은 단지 커피를 담는 그릇이기에 앞서 추출의 경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고도의 자본력을 투입할 수 있는 대기업의 캡슐이 훨씬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들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대규모로 생산되는 캡슐이 생각치 못하는 섬세한 부분을 파고들면서,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 문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속가능한 커피산업을 위한 고민이 소규모 업체로부터 먼저 나왔다는 부분도 주목 할만 합니다.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경쟁 또한 치열해집니다. 그만큼 작은 캡슐에 들어가는 고민 또한 많아지겠죠. 각각의 캡슐 커피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해봅니다.

 

 

 

동서식품 40년사를 읽어보셨나요?

 

무슨 사사를 읽나 싶겠지만, 우리나라의 커피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기에 저에게는 여느 사사와 무게감이 다릅니다. 동서식품 설립 전후의 우리나라 커피시장 이야기부터 처음으로 프로밧 로스터로 로스팅을 했던 일화, 한국의 독자기술로 개발한 가루형 크림 '프리마', 프리마의 탄생으로 탄생한 믹스커피 등 이야기는 무궁무진합니다.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소설책보다 더 재미있게 읽을겁니다.

 

믹스커피는 엄청난 콘텐츠입니다. 동서식픔에서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가 열린다는 소문이 들렸을때, 저는 믹스커피부터 스페셜티까지 이어지는 동서식품의 커피역사를 볼 수 있을거라 기대했습니다.

 

그리하여, 오픈한지 일주일도 안된 맥심 플랜트를 방문합니다.

 

 

조명이 화려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문을 닫은줄 알았어요.

 

문을 닫을 시간이 다 되어가서 그런지 주변도 조용하고 매장도 한산합니다.

 

영업시간은 10시까지고요, 라스트오더는 9시 그리고 지하 매장과 3층 테라스는 모두 9시면 마감을 합니다.

 

퇴근하고 달려가니 여덟시 반. 라스트오더에 가까스로 시간을 맞춥니다.

 

맥심 시그니쳐 블랜드 두가지 '골든스카이'와 '딥 다이브' 에스프레소를 주문합니다. 브루잉은 브룬디를 주문했습니다. 요즘 브룬디가 물이 좋습니다. 예년과는 다르게 어디서 브룬디를 먹어도 다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는 호주에서 날아온 브룬디를 먹었는데 과즙이 철철 넘치더군요.

 

어디가서 브룬디 커피를 판매한다면 한 번 드셔보세요.

 

커피를 주문하고 매장을 둘러봅니다. 지하는 4층까지 있는데, 4층은 주차장 및 입구로만 사용됩니다. 지하 3층은 오피스이고 지하 2층은 교육장입니다. 지하 1-3층은 로스팅 시설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고요.

 

늦은 시간이라 지하 2층 교육장은 문을 닫았습니다.

 

지하 1층은 이처럼 홀이고요. 조금 썰렁합니다. 책장에는 책이 조금 있는데, 커피에 관련된 책입니다.

 

맥심 커피믹스나 동서식품에 대한 역사에 관련된 콘텐츠가 있을줄 알았으나 깔끔한 공간만이 전부입니다.

 

로링 로스터가 2대, 기센이 4대입니다. 아무래도 원두를 판매하는 공간은 이곳이 전부다보니, 이곳에서 소비하는 커피를 전량 로스팅하는것 같습니다.

 

위에서 보면 대략 이런구조. 처음 들여왔던 프로밧을 전시해두거나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하 2층 교육장은 이렇고요. 사실 공간은 정말 깔끔하고 쾌적합니다. 지하 2층 교육장에도 에스프레소 머신 블랙이글과 EK43그라인더가 있습니다. 카페를 찾아온 고객들에게 커피클래스를 하는 공간인것 같아요.

 

원두 진열장입니다. 다소 정돈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블랜드 원두 2종을 판매하고 있고요, '골든스카이'의 경우 방문일 기준(5월 3일)으로 로스팅 시점(4월 12일)이 꽤 지났습니다. 유통기한(1년)을 지난것은 아니지만 오픈한지 얼마 안 된 매장임을 감안하면아쉬운 부분입니다.


스페셜티 싱글오리진 커피는 케냐와 과테말라 브룬디고요

 

블랜드를 제외한 원두들의 판매가격은 꽤 높은편입니다.


주변의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의 원두 가격을 고려했을때도 말이죠.


브루잉중입니다.


서비스나 고객응대에서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기본적인 인사는 물론이요 메뉴에 대한 설명과 커피 추출에 이르기까지 소극적이고 어색함이 많이 묻어났습니다.


아무래도 매장운영 경험이 없는 회사다보니, 초기 메뉴얼을 잡아나가는데 시간이 꽤 걸릴것 같습니다.


인상깊었던 부분(파우더 통)


오랜 기다림끝에 세 잔의 커피나 나왔습니다.


시그니쳐 블랜드 '골든스카이'의 에스프레소는 흡사 맥심 커피믹스와 같았습니다.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죠. 동서식품의 커피 전문가들이 직접 블랜딩했으니까요. 흥미로운 향미를 넘어서 보디감과 목넘김은 조금 플랫했습니다.


딥 다이브는 강배전 블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밍밍한 느낌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크게 결점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기대했던 강렬함이 없어 아쉬웠어요.


브룬디의 경우도 향미는 좋았으나, 너무 약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커피는 큰 결점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특징도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브루잉의 경우 가격대가 7-8천원인데, 최근 스페셜티 커피 트랜드를 생각해본다면 너무 높은 가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후죽순 생겨나는 스페셜티 로스터들 사이에서 '동서식품이 하면 뭔가 다를거야'라고 기대하셨다면, 아쉬움이 조금 있을것 같습니다.


3층은 조금 특별한 매장입니다. 리저브 매장으로 24종의 '공감각 커피' 블랜드를 제공하죠. 하지만 늦게 방문하여 역시 클로징.


태블릿 피씨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 느낌(?)과 색상을 고르면 블랜드를 골라줍니다. 선택된 블랜드 카드를 바리스타에게 내어주면, 그 블랜드와 함께 들을 수 있는 음악도 들려준다고 해요.

 

한 잔에 9천 500원

 

바의 구조를 보아하니, 아마도 5개의 원두를 후블랜딩하는 방법일것 같습니다. 경험해보지 않아 잘 감이 오지 않습니다만, 특별한 경험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1층에서 보았던 원두처럼 상미기간 유지가 중요한 포인트일것 같습니다. 한 잔에 9천 500원이라면 가격저항선도 생각해봐야죠. 이용자가 많고, 회전이 잘 된다면 좋은 아이템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3층 리저브 매장에도 블랙이글, 디팅 트윈 그라인더, 말코닉 EK43 그라인더, 하리오 빔 히터 사이폰 그리고 공감각 커피를 위한 원두 디스팬서가 보입니다.

 

전망도 좋고 공간도 활용가치가 높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습니다.

 

꿈의 동산에 들어갔다가 현실을 마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재방문을 기획하고 있지만, 같은 현실을 마주할까 두렵습니다.

 

 


맥심플랜트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50

070-4287-8557

매일 10:00 - 20:00

[블랙워터이슈] 캡슐커피 비교 분석


블랙워터이슈에 캡슐커피와 관련된 콘텐츠를 연재합니다. 캡슐커피의 역사와 시장현황, 캡슐별 상세 리뷰를 담았습니다.


해당 기사는 블랙워터 이슈 홈페이지(http://bwissue.com/coffeestory/441022)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네슬레와 스타벅스

지난 5월 9네슬레가 스타벅스의 커피와 차 제품의 유통권을 얻는데 8조원을 투자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미국에서는 지루하다는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던 네슬레가 블루보틀 인수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큐리그 그린마운틴(Keurig Green Mountain, Inc.)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입니다본격적으로 고급 커피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블루보틀을 통해 스페셜티 커피 매장 사업을스타벅스의 유통권을 통해 캡슐커피에 대한 시장 공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커피시장은 아직도 믹스커피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발표된 동서식품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12%, 식품기업에서는 단연 선두입니다. 그럼에도 믹스커피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 식품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따라 커피 품질에 대한 요구 또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서식품이 프리미엄 차 브랜드인 타라(Tarra)’를 출시하고  ‘타시모(Tassimo)’를 기반으로 캡슐커피 시장에 문을 두드렸던 이유도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이었을 것입니다.



샤오미 캡슐커피 머신의 가격은 해외 직구(직접구매) 가격 기준으로 86천원입니다. 캡슐커피 가격은 출시 당시 개당 1천원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고급 캡슐도 개당 600-7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격 저항이 낮아질수록 소비자 유입은 늘어날 것입니다. 믹스원두커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향미, 원두 커피 구매보다 훨씬 간편한 관리 및 조작은 국내 캡슐커피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

네스프레소 캡슐커피의 시작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5g의 분쇄커피를 담은 캡슐용기에 압력을 가해 40ml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자 했던 아이디어는 40년 전에 탄생했던 것이죠. 그때는 그렇게 마셔도 괜찮을지 몰랐어도, 시간이 흐르며 그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많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과도하게 적은 양의 분쇄커피에서, 이상적인 추출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네스프레소는 꾸준히 기술을 연마했고 기대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더불어 25년에 걸친 특허기간이 끝나자,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마침 스페셜티 커피를 위시한 3의 물결이 흥행을 하던 시점. 커피업계의 질적인 성장은 캡슐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됩니다.

 

돌체구스토는 네스프레소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만든 네슬레의 또 다른 계열사입니다. 네스프레소와 다르게 캡슐에는 10g의 커피가 담깁니다. 훨씬 맛과 향이 깊어질 수밖에 없죠. 캡슐의 용량이 늘어나니 다양한 시도도 가능해집니다. 돌체구스토는 네스프레소와 다르게 녹차라떼와 핫초코 등 다양한 음료들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네슬레는 네스프레소를 버리지 않습니다. 40년동안 길러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네스프레소를 커피 전용 캡슐 머신이라는 프레임을 달아줍니다. 5g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해석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두 회사가 더 명백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스프레소는 고급화 전력을 추구했고, 돌체구스토는 가격대 성능비를 강조한 보급형 머신이 된 것이죠.

 

그럼에도 미국 캡슐커피 시장에서는 큐리그 그린마운틴사의 큐리그 캡슐머신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보급된 이 캡슐머신은 커피빈,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툴리, 라바짜 등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직 네스프레소의 아성에 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머신이지만, 미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일리의 아이퍼 에스프레소(IPER Espresso)’, 스타벅스의 베리스모(Verismo)’, 동서식품이 유통하는 타시모(Tassimo)’와 같은 머신들이 있습니다. 물론 각각의 머신들은 캡슐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네스프레소와 샤오미

네스프레소 머신 제작은 드롱기(De’Longhi), 유라(Jura), 크룹스(KRUPS), 브레빌(Breville)과 같은 유명 커피머신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커피머신을 생산하는 회사는 스위스를 기반으로 한 유구스터/프리스마그(Eugster/Frismag)입니다. 25년의 특허기간이 끝난 이후, 많은 기술들이 공개되었지만 꾸준한 기술개발과 신규특허등록으로 네스프레소는 지속적으로 머신들을 발전시킵니다. 동일한 캡슐로 커피를 내리더라도, 유독 네스프레소 머신의 커피 맛이 다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샤오미 커피머신으로 알려져있는 이 캡슐머신은 중국을 기반으로 한 트리플A 일렉트릭 어플라이언스사(AAA Electric Appliance)에서 개발했습니다. 이 회사의 머신을 판매하는 곳은 샤오미 뿐만이 아닌데, 대표적으로는 던킨도너츠에서 판매하는 캡슐커피 머신이 이 회사의 제품 라인업에 속해있습니다. 네스프레소 머신과 다른점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추출시 압력에 변화를 주는 네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샤오미는 끝까지 높은 압력을 유지합니다. 또 네스프레소가 설정한 추출량을 기준으로 커피를 뽑아낸다면, 샤오미는 시간을 고정하여 추출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커피 맛에도 영향을 주는데, 샤오미 캡슐커피 머신이 좀 더 크레마가 풍성하고 끈적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합니다.  

 

네스프레소 캡슐

보급률이 높은 네스프레소의 캡슐에 대한 특허권이 풀리자, 많은 사업체에서 호환 캡슐을 개발합니다. 대표적으로는 폴바셋 캡슐이 있습니다. 스타벅스 또한 네스프레소 용 캡슐을 개발하였고요. 국내에서는 ㈜천마하나로와 (주)케이코닉에서 캡슐 생산을 하고있습니다. 각각 유명 커피 브랜드의 캡슐을 주문 제작하는 형식이죠. 특허권이 풀렸다고 네스프레소 캡슐의 모든 비밀이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호환 캡슐들은 각각의 특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게 소재의 차이로 알류미늄과 플라스틱을 나눌 수 있으며, 캡슐 내 필터의 유무, 크기 및 두께 또한 캡슐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이 됩니다.

 

스페셜티 커피시장이 성장하며 기술력 또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덕분에 5g의 커피로도 그럴싸한 에스프레소를 뽑아낼 수 있게 되었죠. 네스프레소의 30년의 역사를 지닌 원천기술을 따라잡진 못하더라도, 각각의 캡슐은 고뇌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맛도 개성도 다릅니다. 이어질 캡슐 리뷰를 통해서는, 국내에 정식 유통되는 9개 회사(혹은 카페), 15개 종의 캡슐을 분석합니다. 각각의 캡슐이 가지는 특장점은 이어지는 리뷰에서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볕 좋은날 해방촌에 올랐습니다.


해방촌 업사이드 커피입니다. 


정확히는 up.side 위쪽 그리고 구석이라 뜻입니다.


메뉴는 조촐합니다. 한 명의 바리스타와 한 명의 베이커가 있습니다. 빵은 매일매일 구워져 나오고요.


브루잉 커피 한 잔과 해방촌 커피를 우선 주문합니다.


업사이드의 커피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추구합니다. 향과 산미를 잡기위해 약배전 로스팅을 하는 카페들과는 달리, 동네사람들의 입맛을 잡기위해 고심을 한 결과라고 합니다.


왼쪽부터 바라짜 세테 그라인더, 후지로얄을 드립용 그라인더로 사용중입니다.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는 안핌으로 두 대를 유지하고 있고요.


라마르조코 머신은 좀 특이합니다. GB5와 외형은 동일하나 스트라다 모델처럼 메뉴얼바가 있습니다. 개량모델인가 싶었더니, 스트라다 모델이 나오기 전에 FB80과 GB5모델에 가변압 장치를 달았던 모델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 손잡이 부분을 왼쪽으로 당기면 점점 압력이 강해집니다. 쉽게 볼 수 없는 모델이다 싶었더니, 새로운 머신의 등장으로 중간에 붕 떠버린 불운의 모델이라고 합니다.


정식 명칭은 La Marzocco GB5 MP



로스터는 이지스터입니다. 커피엑스포에서 이지스터 부스를 지키고 있던 업사이드의 바리스타를 소개해드린적 있죠. 국산 로스터이면서도 가성비가 매우 좋습니다. 일산에 블러프 커피도 동일 모델을 쓰고 있고요.


이지스터를 사용하는 매장을 많이 가 본 것은 아니지만, 두 매장의 커피가 모두 훌륭했으니 실전에서의 활약상은 충분히 목격했습니다.


원두 판매를 하고 있고요. 뒤에 라넌큘러스가 제철을 맞아 예쁘게 피어있네요.


볕이 예쁘게 들어온 위쪽 구석의 카페


해방촌 커피입니다. 여름철 자주 먹는 커피 아이스크림의 녹인 버전 같은데, 좀 더 고소하고 아삭아삭 식감도 있습니다. 부드러운 크림과 커피의 조합이 매력적인데, 금세 한 잔을 비웠습니다.


플랫화이트 한 잔을 내어주셨어요. 더우니 아이스로.


보통 플랫화이트는 아이스로 잘 먹지 않아요. 아무래도 우유와 커피양이 적다보니,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맛이 없어지거든요. 그럼에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고소하고 달달한 커피가 꿀떡 넘어가니, 녹을 걱정은 안해도 됐기 때문입니다.


콜롬비아입니다. 풍미가 살아있어요, 약간의 산미도 있지만 잘 튀긴 강냉이 같은 느낌이 강해요. 고소하고 아주 부드럽습니다. 시그니쳐부터 밀크베리에이션, 커피까지 모두 캐릭터가 확실합니다.


주문했을때 막 오븐에 들어갔던 사과 크럼블이 나왔어요. 정말 맛있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게 눈 감추듯 없어졌습니다.


바의 전경.


매장 내부입니다.


여기가 진짜 위쪽 구석


시간가는줄 모르고 커피와 크럼블을 즐겼습니다.


근처에는 오래전부터 해방촌에 자리를 잡았던 콩밭커피 로스터스가 있고요, 또 신흥시장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오랑오랑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이 세 곳의 카페들은 지역의 정체성에 잘 녹아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서 성장하고 있죠.


그래서 그런지 해방촌에서 커피를 마시면 유난히 다른지역에 비해 지역색이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힘들게 언덕을 올라서야 맛볼수 있는 달콤한 기쁨이랄까요.


날이 더 더워지기전에 몇 번을 더 올라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성수동으로 향합니다. 분당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이라고 쓰고 우리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180 커피로스터스가 커먼그라운드에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에서도 180커피로스터스를 맛 볼 수 있으니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로스팅 챔피언을 두명이나 배출했고, 에어로프레스 챔피언 또한 배출한 챔피언의 카페입니다.


국제대회 성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정도로 단기간에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한 매장이 또 있을까요. 내년에는 또 어떤 챔피언을 탄생시킬지 기대가 큽니다.


메뉴는 율동공원에 있는 본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늘 흥미로운 시그니쳐 메뉴들이 있고, 항아리 티라미스와 치즈케익이 디저트로 있습니다.


제가 찾았을때는 모두 솔드아웃. 늦기전에 가셔야 드실 수 있답니다. 


브루잉으로 에티오피아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합니다.


조촐한 선반에는 원두와 드립백 그리고 MD상품들이 있습니다. 


성수동에서 원두 구매를 원하신다면, 여기에서 답을 찾으시면 됩니다.


드립백도 출시. 기대가 됩니다.


커피가 맛이없을리가 없죠. 특히나 에티오피아 브루잉은 제철을 맞은 과일마냥 상큼하게 터져버립니다.


깔끔한 매장 전경


성수동에 갈 곳이 많아집니다.


메쉬커피 - 센터커피 - 어니언 - 180커피로스터스까지


성수동에 자주가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업사이드 커피

서울 용산구 신흥로 5길 70

070-8803-7579

평일 12:00 - 21:00 (화요일 휴무)

 

 

180커피로스터스 성수 커먼그라운드점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200 커먼그라운드 마켓홀 3층

02-2122-1266

매일 11:00 - 22:00

 

두 곳의 아러바우트를 다녀왔습니다.

 

한남동을 베이스로 하는 아러바우트는 프릳츠 커피컴퍼니 출신의 윤성수 바리스타가 문을 연 스페셜티 카페죠.

 

 

을지로 디스트릭트M 입니다. 대신증권 건물입니다. 지상 2층 - 지하 2층까지 유명 외식 브랜드들이 입점해있습니다.

 

아러바우트는 지하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거나 지하철 을지로 3가 역에서 바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본점의 콘셉트와 연장선상에 있지만, 약간은 다른느낌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매장이 매력적입니다.

 

장비는 단순합니다. 라마르조고 GS3, 안핌 그라인더 그리고 브루잉을 위해 드립용 그라인더 바라짜를 두었습니다. 바라짜를 상업용으로 사용하는 매장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포르테, 세테 등 하이엔드급 라인이 내구성도 좋고, 그라인딩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물론 EK43등의 그라인더에 비해 부피도 작고, 가성비도 좋은것도 이유겠지요.

 

메뉴 구성은 비교적 간단. 에스프레소와 브루잉을 시킵니다. 브루잉은 독일의 BARN Coffee Roasters의 커피를 사용합니다. 유일하게 내추럴인 브라질을 주문해봅니다.

 

칼리타 웨이브와 보나비따 온도조절 드립포트를 사용합니다. 웨이브는 재미있는 드리퍼에요. 물빠짐이 빠르지 않아 컨트롤은 어려울지 몰라도, 잘만활용하면 높은 수율을 내고 향미도 잡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집에서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만을 사용합니다.

 

 

에스프레소는 프릳츠 커피컴퍼니의 잘되어가시나입니다. 요즘 부쩍 프릳츠의 커피들이 생동감 넘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브루잉 커피들도 매력을 가득 뽐내고 있고요.

 

과실향이 그득하네요. 산뜻하게 잘 마셨습니다. 좋은 커피를 잘 발현해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남 본점에서도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납니다. 좋은 로스터를 고르고, 꾸준하게 잘 추출해내기는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닙니다.

 

브루잉은 독일 더 반 커피로스터스의 브라질입니다. 카라멜의 풍미 은은하게 풍겨오고 오렌지의 산미가 피니쉬를 장식합니다. 산들산들 가벼워요. 버본특유의 달콤함도 매력적이고요.

 

역시나 좋은커피를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두진열장. 프릳츠 커피와 더 반 커피로스터즈의 원두, 드립백 등을 판매합니다.

 

'

더치커피 포장이 참 예쁘죠

 

스탠다르트도 있고요

 

 

 

프로젝트 렌트 22Day입니다. 신사동에 있어요.

 

프로젝트 렌트는 좋은 콘텐츠를 가진 개인이나 소규모 브랜드들을 보여주고 생각을 나누기 위해 만든 오프라인 콘텐츠 콘셉트 매거진으로 기획된 오프라인 팜업 대여공간입니다(라고 합니다).

 

커피는 아러바우트입니다. 이제 10일 남았다는 메시지. 포스팅하는 오늘을 기준으로 9일 남았습니다.

 

 

독립서점 오키로미터가 함께합니다.

 

 

 

재미있는 공간이니 시간되시는 분들은 남은 9일 안에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아러바우트 을지로

서울 중구 삼일대로 343 District M 지하 2층

02-751-3151

평일 08:00 - 21:00 / 주말 및 공휴일 10:00 - 21:00

 

아러바우트 22days

서울 강남두 도산대로11길 22

매일 10:00 - 21:00 

의외의 발견입니다.


우연히 들른 두 곳에 카페에서 인상깊은 커피를 마셨고, 방문 기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풍산역에서 가까운 블러프 커피입니다. 외관이 참 멋지죠.


리모델링한 라마르조꼬 리네아 머신이 참 인상깊습니다. 그라인더는 안핌입니다.


메뉴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에스프레소 베이스 메뉴들과 브루잉 메뉴가 있고요, 브루잉은 에티오피아와 브룬디가 있었습니다. 로스터리 샵인데, 이지스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지난 커피 엑스포에서도 이지스터의 약진이 돋보였는데요, 해방촌 업.사이드 커피를 비롯해 가성비좋은 이지스터를 사용해 훌륭한 커피를 볶아내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평준화되어 이제는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수 있는것 같습니다.


에스프레소와 코르타도를 주문해봅니다.


소서와 잔이 참 예쁘죠. 매장의 인테리어와 어울립니다. 


에스프레소는 훌륭합니다. 청포도의 산미가 인상 깊었습니다. 은은하게 고소함도 올라오고 청량감도 뛰어났습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의 기준을 묻는다면 단연 목넘김입니다. 마시는데 거부감이 없어야 하는데, 이 한 잔은 꿀떡 넘어가더군요.



스페인이 고향인 코르타도는 에스프레소의 산미를 줄이기 위해 에스프레소와 동일한 양의 우유를 넣은 음료를 의미합니다. 플랫화이트보다 우유의 양이 적다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겁니다.


산미가 잘 살아있는 에스프레소에 우유가 더해지니, 달콤한 맛이 살아나고 더불어 과일향도 은은하게 퍼집니다.


앉아서 커피를 즐기고 있자니 브루잉 커피를 내어주십니다. 망고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브룬디입니다. 




외근을 나갔다가 잠시 커피 한 잔 하러 들렀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브루잉을 제공하는 할리스 커피클럽, 역삼 스타점입니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브루잉용으로 선택가능한 원두는 총 다섯 종류.


다른 업체와 다르게 산미를 기준으로 맛을 설명합니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산미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런것 같습니다.


저는 브루잉만 두 잔, 산미가 강한 블랜드 데이드림과 가장 약한 과테말라를 시켜봅니다.


어쩌다 이곳까지 왔냐고 물으신다면, 바로 이 머신. 푸어스테디(Poursteady)때문입니다.


브루클린의 한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이 머신은 커피산업의 판도를 바꿀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단순하게 생긴 머신이지만, 움직임은 섬세합니다. 한 번에 다섯 잔을 내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계량을 하고 버튼만 누르면 추출이 시작됩니다. 제가 주문한 두 개의 커피가 동시에 추출됩니다.


아마도 두 개의 추출이 동일한 온도에서 진행되는것 같았습니다. 한 번에 추출에 각기 다른 온도와 레시피를 설정할수는 없는것 같네요.  


단점도 명확하지만, 섬세하고 정확하게 내려오는 물줄기를 보니 어설픈 핸드드립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활용하기 나름일것 같습니다.


그라인더는 바라짜 포르테 그라인더. 원두마다 각기 다른 그라인더를 사용합니다.


두 잔의 커피가 서브되는데 걸린시간은 단 5분. 한 시간에 60잔 정도 서브가능하다고 하니, 러시타임도 거뜬할듯 합니다.


보통 러시타임때는 브루잉메뉴를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매장에서는 꾸준히 드립커피가 제공됩니다.


커피맛은 준수했습니다. 데이드림은 클린컵이 좋았고 산미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과테말라의 경우 약간 탄맛이 났습니다. 배전도가 높지 않은편임을 감안하면, 겉이 살짝 탔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프렌차이즈 카페의 러시타임때 제공받은 커피임을 감안하면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홀로 앉는 좌석도 인상적이고요


빵도 나쁘지 않았고요


드립백도 몇 개 맛 보았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죠. 직원들에게 얼마나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느냐, 생두와 로스팅 퀄리티를 얼만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것 같습니다.


역삼동에 갈 일이 있으면 한 번 더 방문 해보려 합니다.




블러프커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16번길 53-1

070-4230-0303

매일 11:30 - 21:00 (화요일 휴무)


할리스커피 역삼스타점

02-501-4142

평일 07:00 - 23:00 / 주말 08:00 - 23:00


커피 엑스포에 다녀왔습니다.


4월 5일 목요일부터 4월 8일 일요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커피엑스포는, 봄철에 꼭 들러야 하는 연례 커피 행사가 되었죠. 올해는 규모도 더 커지고 관람객도 부쩍 늘었습니다.



카페쇼도 그렇듯 토요일 오후가 제일 붐빕니다.


입장부터 줄이 꽤 길었습니다. 1층은 대기열이 코엑스 입구까지 늘어설 정도였습니다. 3층에서도 입장권이 발급 가능하니, 일요일 방문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 달라코르테 X 커피템플 X 커피몽타주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달라코르테 부스


김사홍 바리스타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기 위해서죠.


이번 커피 엑스포에서 가장 화제가 된 머신입니다. 아직 프로토 타입이라 완성된 모습은 아니고요, 6월쯤 정식 출시 예정이랍니다. 안정적인 온도조절과 그룹별로 편리하게 유량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돋보입니다. 54mm 와 58mm 바스켓을 간단하게 바꿔 낄 수 있다는 것도 혁신적인 부분이죠. 


가격은 1천만원대 중반. 


김사홍 바리스타의 상세한 설명과 함께 부스를 지킨 커피몽타주 바리스타 분들의 안내 덕분에 머신이 더 빛나는 듯 합니다.


■ 이지스터 X 업.사이드


돌아돌아 다시 처음부터 보기위해 A홀로. 가장먼저 찾은곳은 이지스터 부스입니다. 달라코르테에 이어 가성비로 또 주목을 받는 머신이죠.


해방촌 업사이드 커피가 자리를 지킵니다. 엔트러사이트 출신 바리스타와 로스터분들이 만든 공간입니다. 베이커리와 커피 모두 준수한데, 오늘 커피엑스포에선 블랜드를 소개해주시더군요.


로부스타가 들어간 에스프레소는 고소하고 달달하며, 질감도 훌륭했습니다. 간단히 이지스터의 장점에 대해서 듣고, 커피도 음미해봅니다. 


■ 두리트레이딩, 비콘


노르웨이의 팀 윈들보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비콘입니다. 자신이 볶은 커피를 많은곳에서 편안하게 추출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개발했다고 합니다. 작년 카페쇼에선 팀 윈들보가 직접 참여했는데, 이번엔 직원들이 왔습니다. 


커피는 알레그리아의 케냐. 정말 맛있었습니다. 머신의 작동원리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들었습니다. 메뉴얼 시스템이긴 하지만, 이정도면 거의 자동에 가까운게 아닐까 싶습니다.


■ 180커피 로스터스


시네소와 함께 부스를 차린 180커피


로스팅 챔피언 주팀장입니다.


황금색 시네소, 참 멋지죠?


머신들은 이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정점을 찍었습니다. 예쁘게 차려입을 차례가 된 것이죠. 시네소 신형 MVP머신은 기술적인 혁신과 함께 디자인에도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챔피언의 커피죠. 이승진, 주성현 로스터 그리고 2017 에어로프레스 챔피언 박정수 바리스타까지. 


멀리 비다스테크 한권일씨가 보여서 찰칵.


■ 커피 대통령


커피 대통령께서 커피를 내려주신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프릳츠에서 오신 커피대통령 박근하님.


이쪽은 펠트에서오신 커핑대통령 이동호님.


■ 펠트


펠트는 올블랙 콘셉트 입니다. 우버 밀크도 만날수 있는 부스였습니다.


■ 커피렉, 싱글오리진, 뉴웨이브


안재혁 바리스타의 커피렉


싱글오리진 커피에서 원두를 샀습니다. 사이폰으로 시음한 커피들이 꽤 맛있었거든요.


뉴웨이브도 참여했습니다.


디지털 도징머신 오라이온. 추출-스티밍의 자동화에 이어 이제 도징까지도 한치의 오차없는 자동화가 이뤄지는듯 합니다.


■ M.I Coffee


M.I 부스의 슬레이어. 커피도 맛있지만, 이 머신좀 보세요. 커피엑스포에서 만난 머신들이 다 이렇게 예쁘더랍니다. 인테리어 박람회를 온 기분이었습니다.


■ 스트롱홀드 X 박상호 로스터(센터커피)


스트롱홀드에는 박상호 로스터가 보입니다. 몇 년째 꾸준히 부스를 지켜오셨죠.


■ 502 커피


요즘 여기저기서 502커피를 맛보는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나 사람이 많아서 간단하게 프로덕트 구경만 좀 해보다가 나옵니다.


■ 하리오


하리오 스마트7, 오토 푸어오버입니다. 우리나라 안대민 바리스타가 제작에 참여했죠.


지갑을 열고싶었던 하리오 부스.


아직은 판매는 안하는 모델들입니다.


■ 프로스타(태환)


프로스타 로스터. 태환 부스도 잠시 들러봅니다.


■ 한국커피


한국커피는 가을에 열리는 카페쇼에서도 비슷한 위치에 있었던것 같습니다. 꾸준하게 맛있습니다.


■ 카플라노


카플라노는 요즘 컴프레소로 인기몰이를 하고있죠.



란실리오도 디자인에선 질 수 없다! 라고 말하는듯 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더 예쁜것 같기도 하고요.



3층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바엔 펍 쇼. 맥주 양조에 대한 법률이 완화되면서, 시장이 커지는 조짐이 보입니다. 다양한 수입맥주와 국내 브루어들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취해서 많이 찍질 못했어요.


하몽부스의 인기는 대단했어요. 지갑을 부여잡고 참으려 했지만, 몇 병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꽤 방황하며 돌아다녔던것 같습니다. 좋은 부스들이 많은데 놓친부분도 꽤 많은것 같고요. 주말동안 시간이 되신다면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시간을 좀 넉넉하게 잡으신다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퇴근하고 퀜치커피를 방문하기 위해 망원동을 찾았습니다.



하루종일 커피에 대한 갈증이 넘쳐났는데, 맛있는 커피를 보니 급한 불을 끌 수 있을것 같네요.

퀜치quench는 불을 끄다, 갈증을 해소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망리단길에서 살짝 벗어난 한적한 주택가에 퀜치커피는 커피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메뉴부터 살핍니다. 기본 커피메뉴 이외에 재미있는 메뉴들이 보입니다. 


카페라떼는 5온즈와 8온즈가 있는데, 5온즈라면 플랫화이트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카푸치노는 드라이 카푸치노를 제공합니다. 스팀밀크보다 밀크폼이 더 많은 카푸치노로 폭신폭신한 우유의 질감이 매력적인 카푸치노에요.



아이리쉬 커피 베이스를 위해 좋은 술을 구입했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리쉬 커피를 시킵니다.


그리고 매장을 둘러봅니다.


누림 바리스타의 얼굴이 익숙한 분들이 많을겁니다. 밀로커피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었죠. 드라이카푸치노가 익숙하고, 또 크림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티는 떼오도르를 사용합니다. 좋은 선택이네요.


아이리쉬 커피의 베이스는 진하게 내린 드립커피입니다.


노아스 밀(Noah's Mill)은 아주 뛰어난 버번 위스키입니다. 풍부한 질감을 가졌고, 단맛도 매력적이죠. 그대로 마셔도 맛있는 이 술위에 커피가 들어가고 또 정성스레 만든 크림이 올라갑니다. 맛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아이리쉬 커피를 위한 베이스는 노아스 밀과 맥켈란이 있습니다. 추후에 보모어가 추가될 수 있다는데, 아이리쉬 커피를 시키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마침 카푸치노 주문이 들어왔는데, 사진 한 장 요청했습니다. 드라이 카푸치노를 하는 곳도 드물고, 또 저렇게 고운 거품을 내는곳도 드물죠. 잘 스팀한 우유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디저트가 될 정도로 고소하고 달달합니다.


매장에서 드신다면, 잔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이 두 번째 방문, 저도 잔을 고르는걸 좋아합니다. 어떤잔에 마시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거든요.


모던한 기사텐의 분위깁니다. 주택가에 있어서 조용하기도 하고, 매장을 찾은 손님들도 차분하게 자신의 커피를 즐깁니다. 이따금씩 호록거리는 소리가 매장에 울리곤하죠.


살짝 취한 기분으로 매장을 나섭니다. 




다음날 점심, 날이 참 맑았습니다.


점심시간에는 가만히 앉아 있을수가 없어 양재천 산책을 나갔습니다.


양재천 근처에서 소문만 커피 맛집  클레어 플레이스 커피를 들립니다. 공기청정기 회사에서 하는 카페인데, 커피가 수준급 입니다. 라마르조꼬 FB80, 안핌 그라인더입니다. 원두는 502커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탐스커피에서도 맛 볼 수 있는 502커피는 수준급의 로스팅을 자랑합니다. 견과류의 고소함과 은은한 산미가 밸런스를 이루는 에스프레소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베이커리도 좋습니다.


썰렁하다고 느낄 수 있는 외관과는 다르게, 실내는 쾌적합니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요. 날씨가 좋아서 커피만 받아서 나갔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카페에 오래 앉아있어도 좋을것 같습니다.


함께 카페를 찾아간 팀장님과 과장님께서는 아이스 라떼와 티 라떼를 주문하셨는데, 기대 이상이라며 칭찬을 하십니다. 한모금 마셔보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커피 한 잔 들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양재천을 산책했습니다.




퀜치커피

서울 마포구 동교로 12안길 9

010-3859-6108

매일 11:00 - 21:00 (월요일 휴무)


클레어 플레이스 커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148

연희동에 다녀왔습니다.


홍대를 중심으로 생겨난 상권은 점점 합정-망원, 연남-연희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홍대의 모든 상점 태생이 그러하듯, 이 지역의 카페들은 가장 트랜디하며 종종 시대를 앞서나가는 매장들이 문을 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도 가득한 주말이지만, 그만큼 사람도 많았습니다. 연희동에 언제 이렇게 사람이 많았떤가요.



'은는'은 기호 '='을 뜻합니다. 카페 비하인드, 독립출판서점 유어마인드 & 천가게가방 원모어백, 플라워&가드닝 샵 초콜릿 코스모스, 차를 판매하는 사루비아 다방, 가구점 가라지가게, 가방가게 바이커스탈렛 까지 총 6개의 매장이 서로 균형을 맞춰 가게를 운영하고 있죠.



비슷한 컨셉으로 이보다 먼저 자리잡은 연남동의 '어쩌다 가게'가 있습니다. 각각의 공간들은 이미 서울 각지에서 독특한 공간과 콘셉트로 주목을 받은 곳들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임대료를 줄일수 있기도 하고, 또 각각의 공간이 가진 장점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하니 이렇게 뭉치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루비아다방은 서촌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홍차를 비롯해 녹차, 백차 등을 시향하고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조용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그곳에 필요한 장소가 되길 바랐지만, 서촌은 이미 둥지내몰림이 일어나고 있죠. 사루비아 다방은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가게에 들어서니 차 한 잔을 권하십니다. 



커피에도 스페셜티 등급이 있다면, 차에도 스페셜티가 있습니다. 오늘 마신차는 아쌈과 녹차, 모두 좋은 재료를 잘 가공하여 맛과 향이 뛰어납니다.


사루비아 다방에서 취급하는 차는 녹차, 백차, 홍차, 우롱차, 허브차까지 다양합니다. 시향을 할 수 있지만, 대표님께서는 직접 맛보는게 훨씬 좋다고 말씀해주십니다. 평소 좋아하는 맛과 향을 말씀드렸더니 큐레이션을 해주셨습니다.


사루비아 다방 대표님께서 차에 대해 써놓은 글들을 모은 에세이집입니다.  



제가 추천 받은 차는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 차도 커피처럼 매해 작황이 다릅니다. 최근에 마시던 세컨드 플러쉬에 대한 아쉬움을 말씀드렸더니 바로 이 차를 권해주십니다. 곧 올해 퍼스트 플러쉬가 들어오겠지만, 이 다즐링은 뛰어난 맛과 향이 매력적이어서 꼭 권해주고 싶다고 하십니다.


참고로,


퍼스트 플러쉬는 3월 중순경에 채취하여 옅은 녹색을 띕니다. 맛과향이 부드럽죠. 반면, 세컨드 플러쉬는 6월에 재배를 합니다. 옅은 황색에 퍼스트 플러쉬보다 맛의 집중력이 강한편입니다.  



큰 잔도 좋지만, 작은 잔에 조금씩 따라 향이 날아가기 전에 즐기는 것도 방법이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녹차 한 잔을 얻어마십니다. 바닐라의 향미가 매력적입니다. 홍차는 향으로, 녹차는 맛으로 마신다고 하죠. 정말 맛있는 녹차입니다.





사루비아 다방을 나와 은는을 둘러봅니다.



홍대에도 아직 살아있는 전설의 카페 비하인드



플라워&가드닝 샵 초콜릿 코스모스






독립출판서점 유어마인드




하나하나 둘러보면 하루가 다 갈듯 합니다.


이어서 방문한 양갱상점 금옥당


비슷한 콘셉트의 카페들이 많죠. 효자동, 익선동, 연남동 등 곳곳에 둥지를 틀고있는 레트로 콘셉트의 공간들은 그 자체로 볼거리입니다.


하지만 맛있는 양갱과 쌍화를 내어준다면 들어가서 먹어주는것도 예의겠죠.


양갱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포장 패키지도 있고요, 낱개로도 판매합니다.


구운 떡도 종류가 가지가지


오래된 스피커와 엠프에서 흘러나오는 93.1 클래식 FM. 마침 정만섭의 명연주명음반이 끝나 코렐리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짜-잔


주문한 내역은 쌍화차, 구운 흑미 찹쌀, 팥양갱입니다.


구운 찰떡은 저렇게 생겼습니다. 많이 달지않고 고소합니다. 쌍화는 생각보다 진하지 않았습니다. 매장을 주로 찾는 연령대를 생각해보면, 쌍화의 맛이 더 깊어지는것도 이상할것 같네요. 양갱도 그렇고 모두 많이 달지 않아 좋았습니다. 든든한 한끼를 먹은 느낌도 들고요.


우후죽순 생겨나는 레트로 콘셉트의 카페들중에 진짜배기를 찾아내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테리어만큼이나 함께 파는 것들에 대해서도 고민한다면 이처럼 좋은 공간이 될 수 있죠. 


피로를 이겨내기 위해 카페인에 가득찬 한 주를 보내셨다면, 쌍화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보시는건 어떨까요.



사루비아다방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10-6 1층

02-723-2755

매일 13:00 - 18:00(월요일, 화요일 휴무 - 공휴일일 경우 오픈)


금옥당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2

02-322-3378

매일 11:00 - 20:00(월요일, 화요일 휴무) 

성수동에 다녀왔습니다.


가장 먼저 방앗간 메쉬커피. 작은건 매장 뿐이죠. 국제 유수의 옥션, 커피행사에서 두각을 드러낸 메쉬커피의 행보는 주목할만합니다. 주말에도 사람이 북적북적.



모아이 바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 언더 카운터 머신은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합니다. 낮아진 바 덕분에 소통은 늘어나고, 사람들은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더 유심히 지켜볼 수 있습니다. 맞은편에는 EK43그라인더와 브루잉 스테이션이 보입니다. 



메쉬커피 헤드로스터 김현섭 사장님. 



헤드 바리스타 김기훈 사장님



브루잉을 두 잔 주문했습니다. 에티오피아와 온두라스. 둘 다 내추럴입니다. 최근들어 다시 내추럴 가공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내추럴 커피 특유의 단맛과 향미를 잘 살려내면, 워시드 커피가 만들어내지 못하는 맛이 살아나기 때문이죠. 서울에서 열린 2017 WBC에서도 워시드 게이샤 등, 다양한 내추럴 가공방식의 커피들이 돋보였습니다.



온두라스는 밀크초콜렛의 질감과 향미, 견과류의 고소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 마신 에티오피아는 시트러스한 산미, 스톤프루츠의 신선한 단맛이 매력적이었고 마시는 내내 피어오른 장미향은 잊혀지질 않았습니다. 



센터커피를 찾았습니다. 메쉬에서 걸어서 딱 5분. 함께있는 베이커리 먼저 들어가 커피와 마실 주전부리를 골라봅니다. 베이커리 이름은 아꼬뗴뒤파르크.



제빵류보단 제과류가 더 돋보였던것 같아요. 커피에도 잘 어울렸고.



영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로스터 스퀘어마일의 헤드로스터자 영국 브루잉 챔피언였던 박상호 대표가 운영하는 센터커피는, 서울에 몇 안되는 진짜배기 스페셜티 로스팅샵이죠. 오늘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바로 스트라이프 버본 때문이었습니다. 버본종은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달콤함이 매력적인데, 줄무니가 난 버본종을 따로 재배한 이 커피는 백색꽃의 향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클린컵또한 훌륭했고요.


봉우리진 서울 숲의 꽃들보다 센터커피의 커피들이 꽃을 먼저 피웠습니다. 



이름난 빵집에 들렀습니다. 뺑 드 에코.



테라로사의 베이커리 담당이었던 대표님께서 만든 경기도 양평의 베이커리를 다시 성수동으로 가져왔습니다.



바게트를 비롯한 이곳의 핵심메뉴인 하드계열 빵들은 전부 솔드아웃. 남아있는 쇼콜라 바게트만 챙겨봅니다.



천연효모 때문인지 빵에서는 약간의 산미가 느껴집니다. 식감도 좋고, 질감도 훌륭하네요. 커피는 물론 와인과 맥주도 판매하는데, 술과 꽤 어울릴것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커피로 구멍난 위장을 쪽갈비로 달래봅니다.



사실 용궁라면이 메인이죠. 위치는 비밀,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메쉬커피

서울 성동구 서울숲길 43

02-464-7078

매일 10:00 - 18:00(일요일, 공유일 휴무)


센터커피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28-11

070-8868-2008

매일 10:00 - 21:00(월요일 휴무)


아꼬떼뒤파르크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28-11

070-4118-2009

매일 10:00 - 20:00(월요일, 화요일 휴무)


뺑드에코

서울 성동구 뚝섬로1가길 25

02-462-4730

당신을 쫓아내지 않겠다는 호의

 

신문기자 홍정수의 커피이야기

조원진 듣고 쓰다

 


일본어로 잠복해 감시한다는 뜻의 하리꼬미는 신입기자들의 통과 의례인데, 지정된 구역의 경찰서를 돌며 각종 사건사고를 수집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정을 넘어선 순간에도 2시간 간격으로 사건보고를 해야 하는, ‘특이사항 없습니다.’라고 말하지 않기 위해 무엇이든 찾아내야 하는 투쟁의 연속이다. 쪽잠이라도 자기위해 경찰서 구석에 샌드위치처럼 쌓여 쓰레기꼴로 자곤했다는 일화는 하리꼬미를 겪은 기자들의 수많은 무용담중 하나다. 추워서 잉크가 안 나왔다면 과장일까, D일보 신입기자 홍정수가 하리꼬미를 돌던 때는 모든 것이 꽁꽁 얼어있던 겨울이었다. 경찰서와 경찰서를 오고가는 택시 안에서 우는 일조차 사치였기에, 커피 한 잔 곁에 둘 여유도 없는 절박한 날이 연속이었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세상 다 싫은 사람들에게 안부를 여쭙는 일이라고 말하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어르고 달래기도하고, 바짓가랑일 붙잡고 떼를 써 봐도 마땅한 보고 거리를 찾을 수 없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다가오는 나와바리 보고를 앞둔 신입기자의 절망감은 깜깜한 새벽과 다름없었다. “커피나 한 잔 드릴까요.” 그래서 이 한마디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당신을 쫓아내지 않겠다는 호의가 담겨있는 한 마디였기 때문이다. 진귀한 얘기는 애초에 없었고, 카더라 소식과 왕년에 그랬다는 얘기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 홀짝이는 커피 한 잔은 큰 위로가 되었다. 그럼에도 노트북과 녹음기처럼 기자에게 커피는 취재도구일 뿐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 혹독한 하리꼬미의 끝에서 본격적인 기자 생활을 시작할 때였다. 정치부로 자리를 옮겨 기자생활을 시작했을 때, 쉬더라도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들으라고 선배들은 쉼 없이 얘기했다. “커피나 한 잔 하시죠.” 그녀는 다시 호의를 구하기 위해 취재원들을 만나러 다녔다. 커피 한 잔의 낭만은 가물기만 했다.

 

다시 낭만을 한 움큼 덜어내어, 단골카페의 자리도 취재의 연장선상에 둘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든 기사를 송고할 수 있는 와이파이가 필요했고, 노트북과 휴대폰을 충전시킬 수 있는 콘센트가 자리마다 있어야 했다. 취재원과 통화할 때, 방해가 되지 않는 배경음악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사옥을 떠난 탐사기획팀 기자에게 도처에 널린 스타벅스는 훌륭한 사무실이었다. 고소한 두유가 쌉싸름한 커피 맛을 감싸주어 좋았다고, 삭막한 사무실이 아니라 카페라서 다행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물론 스타벅스가 일을 위한 커피가 아닌 진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종로와 광화문, 을지로와 다동을 걷다 걸어 다동 커피를 만나게 되었다. 모든 음료는 4천원,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다방 같은 곳에서 그녀는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가볍게 차 한 잔을 마시는 기분으로, 숭늉같이 구수한 예가체프 커피를 마셨던 다동커피집은 임시사무실과 휴식의 공간 그 어딘가에 있었다.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요, 대신 차를 마시죠.” 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스팅의 노래는 일의 굴레에서 벗어난 커피를 꿈꾸는 홍정수의 이상향을 대변한다. 차를 마시는 과정은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내 입맛에 맞는 차를 고르고, 뜨거운 물에 천천히 우려 향과 시간을 즐기는 고매한 시간까지. 커피와 차를 마시는 일 만이라도 내 취향에 맞출 수 있다면 살만한 인생이 아닌가라고, 다도와 취향에 대해 그녀는 얘기한다. 다동커피집의 커피의 마일드 커피는 마치 한 잔의 차와 같다. 잔의 바닥이 보이는 연한 커피지만, 맛과 향은 그 어떤 차보다도 훌륭하다. 못 느끼는 게 아니라 안 느낀 것이었다고, 잔 위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커피향을 맡으며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된 일이 참 기쁘다고 그녀는 말한다.

 

바람에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흔들린다. 흔들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쉬는 날이면 잠깐의 시간이라도 베란다에서의 시간을 즐기려고 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언젠가는 집에서도 다동커피집에서 마신 커피처럼 내 취향에 맞는 커피를 고를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일이라고 홍정수는 말한다. 다도를 하듯 물을 끓이고, 커피를 갈며 향을 즐기고, 한 잔을 마시는 모든 순간까지 커피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직도 그녀는 팔 할의 커피를 국회 공보실에서, 시청 기자실에서 그리고 사무실에서 마신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날이 있다면, 깨어있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없어 디톡스를 기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에게 커피는 좋아하고 싶은 대상이다. 취재를 위해 마셔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인을 위해 들이킬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내 시간을 온전히 나의 것

으로 만들기 위한 한 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분당키즈, 서울을 마시다

 

패션디자이너 최태순의 커피이야기

조원진 듣고 쓰다

 

세련된 재단을 뽐내는 양장처럼, 도시는 빈틈이 없었다. 정방형의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에는 7층짜리 상가가 있었고, 멀지 않은 곳에 산책할 공원이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상가에 있는 학원에 갈 수 있었고, 출출함을 달래주었던 편의점과 마트도 엘리베이터를 따라 오르내리면 몇 걸음에 닿을 수 있었다. 서울시 주택 안정을 위한 후보지로 오래전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던, ‘광주대단지’, ‘남단 녹지는 고도성장 서울의 바통을 물려받아 성공한 도시개발의 모델이 되었다. 1987년생이었던 최태순은 신도시의 성장과 함께한 자신과 친구들을 분당 키즈라고 불렀다.

 

유토피아 분당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하지만 바둑판처럼 지루하게 뻗은 그곳의 거리에는 낭만이 없었다. 그래서 분당 키즈들은 높이 솟은 고층의 주상복합 아파트처럼 길게 뻗은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서울로 향했을지도 모른다. 빨간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한강을 건너면 남산터널을 만났고, 가장 첫 번째 정류장에 내리면 명동 거리에 닿을 수 있었다. 중앙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과 또 다른 기착지었던 코엑스에서 쇼핑을 하는 일은 분당 키즈들의 일탈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인생의 첫 커피도 코엑스에 갓 문을 연 스타벅스에서 마신 한 잔이었다. 고등학교 선배를 쫓아 어지러운 메뉴판을 마주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고 그는 그 때를 회상한다. ‘공부 열심히 하면 서울에서 이렇게 거닐 수 있을거야하며 선배는 여기저기 그를 끌고 다녔지만, 그 한 잔을 주문하고 마셨던 순간만이 또렷하게 생각나는 것이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당연히 미디움이라고 말해야 하듯, 커피도 자연스럽게 주문하고 싶었어요.”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그래서 내가 마실 커피 한 잔 주문하지 못했다는 그 날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그는 말했다. 모든 것이 가능할 줄 알았던 분당키즈에게, 서울의 커피는 세상이 녹록치 않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후 어렵게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종로와 을지로 골목을 누비면서, 그는 신도시 분당과는 사뭇 다른 오래된 도시의 매력에 빠졌다. 전공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원단공장을 찾아다니고, 계획되지 않은 골목의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면서 서울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세련되고 깨끗한 미감을 가졌지만, 부족함이 있다고. 20년을 분당에서 살아온 최태순의 모습은 그가 제출한 과제와도 닮아 있었고, 교수님이 적어두었던 짧은 비평은 그에게 부끄러움과 동시에 끊임없는 고민을 던져주었다. 그가 콤플렉스를 벗어내고자 서울의 가지 않은 골목을 찾아 더 많이 걷게 된 이유다.

 

서울에 자취를 하던 때, 산책을 하다 우연히 카페에 들어가 마신 한 잔의 예가체프 커피는 그래서 더 인상 깊었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의 부끄러움을 뒤로 한 채 얼음이 자글자글한 커피빈의 커피가 담배엔 제격이라며 그 시절의 유행을 좇다가, 처음으로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조금 이르게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했던 나무사이로의 커피를 만난 2008년의 일이었다. 바리스타들이 보여주는 커피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패션디자이너들의 작업과 같았다. 그렇기에 나무사이로의 그 한 잔을 비롯해 도시에서 찾은 기쁨과 위로였던 커피는 그가 서울에 대해 가진 가장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지 모른다. 그 때부터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는 일은 통제되지 않은 어떤 것을 좇는 꿈을 꾸는 그에게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졸업 후 장교로 군대에서 복무했을 때에도, 의상 디자이너가 되어 강남의 삭막한 도로를 따라 출퇴근을 할 때도 고즈넉한 한옥으로 자리를 옮긴 나무사이로를 찾았고, 틈 날 때마다 커피에 대한 책을 찾아 읽으며 깊이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가 졸업 후 취직을 한 곳은 청담동에 있는 한 의류 회사였다. 바둑판 같은 분당 도시 설계가 있기 전부터, 그보다 더 세련되고 정제된 모습으로 자라난 빌딩 숲 사이로 출근을 하게 된 것이다. 업무와 업무 사이, 피로에 젖어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옥상카페가 전부인 곳에서 그는 다시금 분당키즈의 삶을 떠올린다고 한다. 한 모금 들이킨 그 옥상 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복잡 다단한 쓴맛이 가득했다. 당신이 찾던 커피와는 사뭇 다른 맛이지 않느냐고, 이렇게나 쌉싸름한 커피가 마음에 드냐고 묻자 그는 타협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럼에도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택했기에 제단된 양장처럼 빈틈이 없는 도시의 삶 속에서, 통제되지 않은 어떤 것을 좇는 꿈을 꿀 수 있다고 덧붙이면서 말이다.

 

물론 회사에서 마시는 천 원짜리 아메리카노가 일상의 전부는 아니다. 아내의 취향을 따라 고소하고 깊은 맛의 원두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하는, 신혼집에서의 커피 또한 그에게는 익숙한 일상이다. 드르륵 드르륵 핸드밀로 커피를 갈고, 알맞은 온도를 찾아 물을 끓인다. 다도를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물을 따르고 한 잔의 커피를 내리면 도시의 삶에 지친 피로가 풀린다. 차분하게 커피를 내리는 모습에 신혼집에 방문한 장모님은 참 좋은 사위를 두었다고 칭찬을 했고, 출근길에 건낸 아이스 커피에 아내의 미소도 마주할 수 있었다. 커피 한 잔에 멋진 사위노릇도 하고 지친 아내에게 위로도 건낼 수 있으니 이만한 일이 어디있느냐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주말이 돌아오면 그는 아내와 함께 다시 그리운 그 골목길을 따라 서울의 카페들을 돌아다닌다. 시시각각 변하는 한 잔의 커피처럼,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다양한 정체성을 찾아다니고자 한다. 서울 살이 이제야 10, 그는 아직도 벗어던지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교토 커피 기행

2017.11.13 - 2017.11.15



교토에서 기차 역으로 3-4 정거장, 30분정도면 사가-아라시야마 역에 닿을 수 있다. 낮은 산봉우리들이 마을을 둘러싸고, 옆으로는 맑은 시내가 흐르는 이곳을 배경으로 아라비카 커피아라시야마점이 자리잡았다. 커피머신 뒤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 고소한 유우에 걸맞는 맛있는 에스프레소가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이유다. 본래 교토는 일본에서도 커피로 유명한 도시가 아니다. 일본의 카페 문화를 대표한다는 킷사텐의 정수를 잇는 카페도, 커피업계의 제 3의 물결이라 불리우는 스페셜티 카페도 이름난 곳이 없다.






교토역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쿠라수에서 맛본 한 잔은 정갈하고 깔끔한, 말 그대로 수준있는스페셜티 커피였다. 별 기대감이 없었기에 더 그럴 수도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교토의 대표적인 스페셜티 카페인 위캔더스와 우니르 또한 인상 깊었다. 위캔더스 커피는 교토 특유의 섬세한 거리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담은 작은 플래그십 매장이 아름다웠다. 천 년의 고도에서 맛보는 가장 트렌디한 커피가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아라비카를 비롯하여 이들의 카페에서는 유난히 맛있는 관서지방 우유를 맛볼 수 있는데, 라떼를 주문해 마셔보면 고소한 우유의 향미가 입안을 감싼다. 그 고소하고 달콤한 라떼 맛을 따라 카페를 돌아다니니 교토 스타일의 커피가 무엇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교토에서 가장 인상적인 카페를 꼽으라면 단연 오가와 커피. 1952년 문을 연 오가와 커피는 교토를 기반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토종 브랜드다처음부터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지 않았을테지만지금은 유명 스페셜티 커피 농장과 거래를 할 정도로 입지를 키웠다커피 맛은 부드럽고 기품이 있었다스스로 특별함을 뽐내기보다은은하게 자신의 맛과 향을 전달하는 편안함으로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느낌이었다킷사텐과 스페셜티 커피 사이의 어딘가오가와는 70년 역사를 가진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었다카페는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로 붐볐고남녀노소 누구나 커피를 후루룩 들이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프랑수아,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교토의 킷사텐이다. 테마파크의 모형 카페처럼 아기자기한 입구와 인테리어를 마주했을 때는 그 무게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시킨 블랜드 커피 한 잔에, 오랜 역사가 가진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의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름을 딴 이 카페는, 교토 문화인들이 생각을 나누던 공간이라고 한다. 카페는 호화로운 캐빈의 모양을 따랐으며, 아름다움을 향유하기 위해 멀리 유럽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분위기에 취해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주문한 타마코 샌드위치가 정갈하게 접시에 담겨 나왔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샌드를 먹고도 커피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언젠가 교토를 다시 온다면 이곳에서 꼭 한 끼 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천년의 고도 교토는 역사 뒤에 숨지 않고, 현대적 도시로서의 위상을 드러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역사와 현재가 잘 어우러져 멋진 도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커피 또한 마찬가지다. 쿠라수에서 맛 본 가장 트렌디한 커피부터 100년의 역사가 담긴 킷사텐의 커피까지, 교토는 다양한 커피의 역사를 품었다. 사람들은 어떤 커피든 본래의 모습을 즐길 줄 알았고 또 그것들의 멋스러움을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았다. 커피 한 잔으로 고도의 역사를 말하는 일이 마땅한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심연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어쩌면 23일의 짧은 여정에 커피는 도시와 대화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도구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카페정보


아라비카 아라시야마

Arabica Arashiyama 

주소: 일본 〒616-8385 Kyoto Prefecture, Kyoto, Ukyō-ku, 嵯峨天龍寺芒ノ馬場町3ー47

연락처: +81 75-748-0057


쿠라수 교토

Kurasu Kyoto

주소: 일본 〒600-8235 Kyoto Prefecture, Kyoto, Shimogyo Ward, Higashiaburanokojicho, 552

연락처: +81 75-744-0804


위캔더스 커피

Weekenders Coffee

주소: 일본 〒604-8064 Kyoto Prefecture, Kyoto, Nakagyo Ward, Honeyanocho, 560

연락처: +81 75-746-2206


우니르

Unir

주소: 일본 〒617-0814 Kyoto Prefecture, Nagaokakyo, Imazato, 4−11−1

연락처: +81 75-956-0117


오가와 커피

Ogawa Coffee

주소: 일본 〒604-8004 Kyoto Prefecture, Kyoto, 中京区三条通河原町東入ル中島町96-2

연락처: +81 75-251-7700


프랑수와

Salon de the Francois

주소: 일본 〒600-8019 Kyoto Prefecture, Kyoto, Shimogyo Ward, 西木屋町通四条下ル船頭町18

연락처: +81 75-351-4042


오호다

Ohda Coffee

주소 : 일본 〒604-0982 Kyōto-fu, Kyōto-shi, Nakagyō-ku, Matsumotochō (Gokomachidōri), 京都府京都市中京区御幸町夷川上ル松本町575-2

연락처 : +81 75-212-1377






추신.

교토 여행의 계기이자 여행의 틀을 마련해주신 심재범 커피 평론가의 글을 링크해둡니다.

보다 자세한 설명과 더 많은 카페들에 대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jaebeomshi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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