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 비교분석 향미

 


 

캡슐커피의 독특한 포지션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들의 포장지를 살펴보면 각 캡슐의 권장 추출량이 나와있습니다. 대부분의 캡슐들은 리스트레또(25-30ml)와 에스프레소(40-50ml)에서 최적의 맛과 향을 찾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일부 룽고(100-110ml) 전용 캡슐을 제외하고 말이죠. 물론 캡슐 머신의 기능에 따라 더 많은 양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캡슐이라도 5-6g 남짓 커피에서 뽑아낼 수 있는 커피의 고형성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권장 추출량을 추출하여 마시거나, 바이패스(Bypass, 추출된 커피에 물을 타는 방식)를 이용하여 농도를 조절하는 편을 권합니다.

 


 

간편한 에스프레소 추출이 캡슐커피의 지향점이만, 추출된 커피를 마셔보면 에스프레소와는 질감이나 농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커피의 양, 제한된 압력 등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계의 힘을 빌려 고온고압의 추출을 하기에, 브루잉에 영역에 속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 캡슐커피는 에스프레소와 브루잉과는 다른 하나의 고유한 추출방식이라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여, 캡슐커피의 향미평가는 그 나름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9개의 업체 20개의 캡슐을 마셔보며 그 기준을 세웠고 간단한 향미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추출 방법 및 평가 기준

-      캡슐커피 머신은 샤오미 머신(중국 제조)을 사용했으며, 에스프레소(45ml) 추출을 하였습니다.

-      추출에 사용된 각 캡슐의 제조일은 상이하며, 추출에 변수가 될 수 있으므로 별도 기입을 했습니다.

-      맛과 향, 캡슐의 전반적인 완성도 평가하였으며 각각의 항목은 5점 만점으로, 패널(김상갑, 노재승, 조원진) 3명 점수의 평점을 기록하였습니다.

 


 

네스프레소 한잔의 캡슐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

네스프레소 볼루토(Nespresso Volluto), 18. 1. 11(제조일)

상품성

3.8/5

3.6/5

4.6/5

 

네스프레소 리반토(Nespresso Livanto), 18. 1. 9

상품성

3.5/5

3.3/5

4.3/5

 

네스프레소 캡슐은 기본기가 탄탄합니다. 추출 안정성부터 밸런스가 뛰어난 맛과 향, 패키지의 완성도까지, 캡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장 균형 있게 보여줍니다. 이번에 맛본 볼루토와 리반토, 두 네스프레소 캡슐은 5g의 커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수율이 어떤지 보여주었습니다. 고수율의 추출 덕분인지 다른 캡슐에 비해 쫀득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되었고 매력적인 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볼루토는 비스켓의 플레이버가 매력적이었으며 리반토는 좀더 다크하고 깊은 단맛을 선보입니다. 개별 캡슐의 개성이 살아있는 네스프레소 캡슐에서, 40년 가까운 캡슐의 역사가 느껴집니다.

 

 


스타벅스 다크 로스트의 매력을 한가득

스타벅스 네스프레소 캡슐(Starbucks Nespresso Capsule)
에스프레소(Espresso), 17. 11. 21 / 하우스블랜드(House Blend), 17. 12. 26

콜롬비아(Colombia), 17. 10. 8 / 케냐(Kenya), 18. 1. 7 / 과테말라(Guatemala), 17. 8. 29

 

상품성

4.1/5

3.9/5

4.7/5

-강배전 커피를 지향하는 스타벅스의 원두는 수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다른 캡슐에 비해 커피의 양이 1g 가까이 많기 때문에 좀더 풍성한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풍부한 질감과 카라멜의 질감을 가진 다크로스트 에스프레소 블랜드는 테이스팅을 한 모든 캡슐중에서 가장 깊고 진합니다. 자칫 쓴맛이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풍미일 것입니다. 가장 밸런스가 뛰어났던 하우스 블랜드, 와인의 향미가 매력적인 케냐, 스파이시한 과테말라, 초콜렛과 너티함이 깊게 느껴진 콜롬비아까지. 개별캡슐은 포장부터 향미까지 개성이 잘 살아있습니다.

어쩌면 하나의 상품으로써 스타벅스 캡슐은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폴바셋 완성되지 못한 리스트레또

폴바셋 바리스타 캡슐 시그니처 블랜드(Paul Passett Signature Blend), 17. 7. 18

상품성

3.5/5

4/5

2.5/5

리스뜨레또 추출을 고려하여 캡슐의 저항 값을 높인 설계는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폴바셋 캡슐에서 추출된 커피는 제조기한이 꽤 오래됐음에도 맛과 향에 있어서 다른 캡슐에 밀리지 않을 만큼 개성이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상품으로써 폴바셋의 캡슐은 불완전합니다. 한 팩에 들어있는 10개의 캡슐이 전부 다른 결과물을 내어주기 때문이죠. 폴바셋 캡슐의 인기가 서서히 식어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던킨 캡슐 그 커피에 그 캡슐

던킨 에스프레소 블렌드(DD Epresso Blend), 18. 2. 9

상품성

1.5/5

2.3/5

2.3/5

 

던킨 에스키스타 뮤즈 블렌드(DD Eskista Muse Blend), 18. 1. 12

상품성

2.8/5

3.5/5

2.8/5

캡슐의 패키지는 가장 고급스럽습니다. 각각의 캡슐이 개별포장으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추출시 크레마가 형성되는 모습이나 전반적인 비주얼에 있어서는 우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기대감이 높았던 향에 비해 맛은 비터니스가 지배적이었으며, 에프터 테이스트 또한 짧았습니다. 질감도 좋은 편은 아니었고요. 에스키스타 뮤즈 블랜드는 에스프레소 블랜드보다 개성있는 향미를 보여줍니다. 비교적 과일의 산미가 살아있는 느낌도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카페리에주아 번들의 캡슐의 한계

카페 리에주아 마그니피코(Café Liegeois Magnifico), 17. 11. 30

상품성

1.16/5

1/5

1.8/5

 

카페 리에주아 섭라임(Café Liegeois Sublime), 17. 12. 5

상품성

2/5

1/5

2.6/5

 

카페 리에주아 퓨산트(Café Liegeois Puissant), 17. 12. 5

상품성

2.2/5

1.6/5

2.8/5

 

싼 게 비지떡입니다. 번들로 증정하는 캡슐인만큼 샤오미 머신과의 결합성은 좋으나, 맛과 향에서 전혀 인텐스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룽고 전용 캡슐인 섭라임의 경우 마그니피코보다는 안정적인 향미를 보여주지만, 역시나 힘이 부족합니다. 수마트라를 사용한 퓨산트의 경우 점도와 맛, 밸런스에서 나머지 두 캡슐보다는 비교적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친환경이 아니었다면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르완다(LetSequoia Special Coffee Rwanda), 17. 9. 25

상품성

3.2/5

1.8/5

3.2/5

 

종이소재 캡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포장을 뜯었을 때 날아갔던 향은 추출 후에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싱글오리진 커피의 맛은 살렸습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이 느껴지는 캡슐입니다.

100% 재생 가능한 캡슐의 한계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마치 공정무역 커피의 품질에서 아쉬움을 느낀 것과 같습니다. 지속 가능한 커피에 대한 고민이 꾸준하게 이뤄진다면, 캡슐의 품질 또한 높아지리라 기대해봅니다.

 



헬카페 맛있습니다, 그러나!

헬카페 (Hellcafe), 18. 4. 7

상품성

3.2/5

3/5

3.0/5

 

스페셜티 카페들 중에서도 가장 개성이 강한 헬카페의 캡슐에서도 강한 개성을 드러냅니다. 좋은 밸런스를 바탕으로 카카오닙스의 향미가 힘있게 드러납니다. 산미도 높은편이어서, 우유와 섞어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만, 네스프레소와 스타벅스 캡슐에 비하면 가격이 2-3배가량 차이가납니다. 더하여 캡슐의 완성도나 외관, 패키지에서 부족한 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장점을 살리고 싶다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엘 카페 캡슐커피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경쟁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엘 카페 캡슐커피 (El Café Capsule), 18. 3. 31

상품성

1.5/5

1.5/5

1.2/5

한 두개의 캡슐로 맛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캡슐은 대량생산되는 상품이며, 일관성 또한 중요한 평가기준입니다.

아쉬움이 많았던 캡슐이었습니다. 가격에 비에 개성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이라면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기 마련입니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페이브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모범 답안

페이브 캡슐 싱글오리진, 18. 4. 27

온두라스 핀카 페냐 네그라(Honduras Finca Pena Negra)
코스타리카 돈 오스카핀카 엘 라노(Costarica “Don Oskar” Finca El Llano)
콜롬비아 핀카 아폰테 잉가 블랜드(Colombia Finca Aponte Inga Bledn)

브라질 파젠다 시티오 차파다(Brazil Fazenda Sitio Chapada)

상품성

4.9/5

4.3/5

4.8/5

캡슐에 담긴 스페셜티 싱글오리진 커피들은 각각의 개성을 또렷하게 드러냈습니다. 패키징부터 추출안정성 그리고 향미까지. 스페셜티 커피 캡슐이 네슬레와 스타벅스의 캡슐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발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강렬한 커피 맛을 보여주었던 다른 캡슐과는 페이브의 캡슐은 달리 산뜻한 느낌이 매력적입니다. 신선한 생두를 잘 볶아서 개성이 잘 드러나게 추출한 느낌입니다.

물론 다른 캡슐들에 비해 제조일자가 가장 최근이라는 점, 상대적으로 옅은 농도의 커피가 물과 우유를 만났을 경우 향미의 개성이 다소 누그러진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미래

캡슐커피의 특성상,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기에 많은 자본 투입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국내 캡슐 제작 업체들이 네스프레소와 스타벅스 등 대기업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서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섬세한 향미를 살려내야 한다는 점에서 스페셜티 커피 캡슐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커피시장의 질적 성장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이들의 기준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캡슐커피 소비자들은 캡슐 거치대까지 따로 사서 구매할 정도로 외형 및 패키징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국내 캡슐 제작 업체들은 아직 이러한 부분에서 부족함을 많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캡슐커피시장의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질텐데, 이러한 약점을 충분히 고려한 상품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많은 업체들이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를 통해 스페셜티 커피 캡슐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그 시작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더 좋은 품질의 캡슐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볼만 합니다. 나날이 성장하는 캡슐커피 시장만큼, 스페셜티 커피 캡슐 또한 입지를 넓혀갈 것입니다.

엄격한 향미평가가 캡슐커피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커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버리고 캡슐커피를 접한다면, 여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캡슐커피 한 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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