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왜 '이빨을 드러낸 이십대' 인가요?
2010/03/03 19:57


 왜! '이빨을 드러낸 이십대' 인가요?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다른 아이들처럼 메이커가 아니라 보세옷이라는 것이 티가 날 때. 여름방학 때 스펙쌓기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과 돈을 버는 나를 비교할 때. 그리고 결정적으로 교수딸, 기업가 아들의 삶과 나의 삶에 절대적 간극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 나는 부모의 도움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가난한게 죄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아무리 위로하여도 채워질 수 없는 그 박탈감을 지우기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지금 20대에게 필요한 깡. 무기력을 탈피하자는 메시지. 이렇게 움츠러들지 말고 나와서 하고싶은 말들 시원하게 해보자는 의지를 나타내고 싶어서입니다.
출처: 왜, '이빨'을 드러낸 20대 인가!!? (이빨을 드러낸 20대_이드이! 까페)

'이빨을 드러낸 이십대', 어떻게 보면 공격적이고 한편으로는 도발적인 이름이다. 20대는 무기력하다, 혹은 도전하지 않는다는 통념에 도전하고자, 혹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다섯명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88만원세대',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라는 책을 읽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라고 물으며 20대에 대한 관심을 호소한다.  이 책을 읽으며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의기투합해서 방송을 해보자고 얘기했고, 이들은 이제 4개월차 방송인이 되었다. '분명 대학에 오면, 지긋지긋한 입시관문을 통과하면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앎과 깨달음을 얻으리라' 기대했건만 현실은 잔인하기만 했다.  '당장 대학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 하고 하루하루를 말 그대로 ‘치여서’ 살게 되었다' 는 말은 가난한 대학생의 현주소를 너무나 여실히 보여준다. 현실은 이렇지만 무언가 해야겠다는 의지로 뭉친 '이드이'들, 늘보  돼지, 양큐, 쩌리, 너구리를 만나봤다.

 

처음에 이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양큐 : 원래 쌈빡시사 리포터를 했다. 그런데 작년에 우석훈 씨 책(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읽고 20대가 만드는 방송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처음에 술먹으면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얘기했고... 지애누나 같은 경우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 함께 하게 된 케이스다. 11월부터 준비해서 12월에 첫방을 하게 되었다. 저같은 경우는 20대 당사자가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는방송이 없고 또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이런 게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늘보 : 책얘기를 좀 하면 거기서 프리터족, 알바생에 대한 얘기를 봤다. 기회가 되면 이 근처에도 편의점이나 다른 데서 알바하는 분들 많지 않나. 그런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하지만 섭외가 어렵고 그분들 생업도 있다보니 주로 다른 분들을 많이 모시게 됐다.


코너 소개를 짧게 부탁한다.

 쩌리 : 원래 네개 코너가 있었다. '이가는 소리'는 사회적 이슈에 관련된 이야기. 
  '흥분되는 데요'는 사연 받는 코너, 20대 관련 주제든지 다른 어떤 주제든지 흥분되고 열을 받는 사연받는 코너였고
  '젊은이의 음지' 섭외를 위주로 해서 20대의 노동이나 고민을 진솔하게 얘기하는 코너,
  'K의 일기'는 싸이월드 다이어리 비평가 돼지가 일기를 가지고 분석을 해주는 코너였는데, 아무래도 한 시간에 네개를 하다보니 산만하다, 줄여보자는 얘기가 나와서 '이가는 소리'에 '흥분되는 데요'를 합쳤다.그리고 인터넷에서 사연을 받거나 자체 사연으로 코너를 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젊은이의 음지'도 'K의 일기'와 합쳐서 게스트를 섭외해서 얘기 나누고, 게스트의 일기를 하나 소개하는 것으로 간다.

늘보 : 코너만 합친게 아니라 형식 또한 합쳤다. 하나의 주제로 두개의 얘기를 풀어냈다. 이렇게 하고나니 방송을 준비할때 수월하기도 하고 듣는 사람도 집중이 더 잘된다더라.

 

이드이만의 특징이라면?

늘보 : 다섯명의 마인드가 본능에 욕망에 충실하다
 
돼지 : 공감한다. 방송 준비할 때 저희만큼 시끄러운 분들을 본적이 없다.

양큐 : 아무래도 서로 친하다 보니까 떠들썩하다. 방송 들어가서도 마찬가지 인거 같다.

늘보 : 이 친구들을 만났을 때 느낌이 다른 친구들이랑 좀 다르다. 아무래도 공통된 마인드를 가져서가 아닌가 싶다.



프로그램에서 각자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는지?

늘보 : 1부인 '이가는 소리'는 너구리와 돼지가 맡고 있고 2부 '젊은이의 음지'는 나머지 셋(쩌리,양큐,늘보)가 맡는다.
다같이 모여서 한달 분량을 가지고 먼저 회의를 하고 나서 파트별로 각자 만나서 일주일 단위의 세부적인 걸 정한다.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돼지: 까페 가입자수도 늘어가고 매주 문자도 한 두개 (웃음) 오고 있다.
그리고 저희가 언론을 탔는데. 언론에 타고 나서 방문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리고 그 기사 보고 저희 까페에 찾아오신 분들은
정말 그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이라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신다.



가까운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양큐 : 지금으로선 방송에 접근하기가 좀 어려운게 사실이다. 사는 곳이 마포가 아니면 다운받아서 들어야 할텐데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기술적 문제때문에 다운이 안됐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듣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처음과 달라진 면이 있다면?

늘보 : 아무래도 방송 들어가는 데 있어서 빨리빨리 대처가 빨라지고 여유가 생기는 거 같다

돼지 : 기계를 양큐가 담당하고 있는데, 초반엔 방송사고가 많았다. 방송이 시작했는데 10초 동안 노래가 안나간다든지, 마이크 안내려서 저희 목소리가 나간달지 그런 일들이 있었다.

양큐 : 저번주에 마침내 무결점 방송을 했다. 근데 파일 저장을 못해서 다운로드가 안됐다 ㅠㅠ



생방송인데 직접 해보면 어떤가?

돼지 : 지금도(인터뷰가 방송 시작 30분 전까지 이어졌다.)엄청 긴장하고 있다. 심장이 벌렁벌렁 해요.
저희가 모니터링 해보면 너무 책읽는듯이 할 때도 있었다. 연습이 부족해서.

양큐 : 난 괜찮던데... 그 느낌도 괜찮다.

돼지 : 그건 우리가 들으니까...

 

선곡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양큐 : 얼마 전까진 돼지가 했었는데 최근엔 쩌리가 선곡을 맡아서 취향에 따라 고른다.

쩌리 : 그날 그날 분위기가 다르지 않게 비슷한 곡들로 선택한다.

돼지 : 저희가 좋아하는 게 7.80년대 노래들, 팝송 등이다.



얼마 전 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

양큐 : 저희 방송 시작한지 좀 되었는데 저희 이름이 '이드이'라고만 써있어서 처음 보시는 분들은 이게 뭔지 몰랐을 것 같다. 개인적으론 재미가 좀 없었다.

돼지 : 재미의 문제보다는 저희의 존재가 마포 fm에서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양큐 : 현재 방송국에서 100% 자체제작 이 되는 프로그램이 저희'이드이'와 '와다다레게 라디오'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프로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마포 공동체 라디오에 어떤 의미가 있을것 같은데. 너무 언급이 안됐다는게 아쉬웠다.

쩌리 : 후원금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이드이'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는지?

양큐 : 저희가 각자 열심히 각개격파로 살고 있지않나. 대학생이든 대학생이 아니든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혼자서 뭔가 하려면 힘드니까 함께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지역 공동체와 연계 또한 생각하고 있다.

늘보 : 이 방송이 저희 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1기, 2기해서 쭈욱 이어졌으면 한다. 사람들이 듣고 공감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나도 저거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저희가 열심히 방송도 만들고 활동도 많이 해야할 거 같다.

쩌리 :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방송 오래 했으면 끝날 때까지 재밌게 웃기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돼지 : 일단 저희들이 열의를 갖고 해야한다. 일주일에 한번 모이는 것도 쉽지가 않기 때문에 그런 상황등에서도 저희가 끈기있게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분씩 돌아가면서 20대 청취자 분들께 한마디씩 한다면?

쩌리 : 진짜 재밌게 들었으면, 제가 하는 얘기가 공감이 되고 웃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게 최고일거 같다. 저희한테도 그리고 듣는분들께도.

늘보 : 자기가 하는 걸 확실하게 믿고, 자신감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이런걸 들어봐라 참여해봐라 해도 자신의 일로 돌아가게 되지 않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걸 믿고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해나갔으면 좋겠다.

다들 : 자기 자신한테 하는 얘기 같다.

늘보 : 맞다.

돼지 :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문자 많이 보내주세요~

양큐 : 가끔씩 방송을 듣고 나서 아, 이 상황이 정말 짜증나는구나를 알게 되고...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게 해주는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빨을 드러낸 이십대 까페 : http://cafe.naver.com/mapo20

글, 인터뷰 정리 : 정해경 ismydream@hotmail.com


 Are You Here? 505호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글쎄 정말 얼마나 좋을까? 모르겠다. 
주말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라디오 주파수 100.7MHz에서 내 목소리가 나온다는 건 좀 멋진 일 같은데. 
3명의 친구는 서울시 마포구 지역 공동체 라디오, 
마포에프엠 자원활동가로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끼리 우리를 위한 방송을 만들어 볼까?’ 

 


평균나이 23.2세 DJ 5명의 방송, 이빨을 드러낸 20대

교육학을 전공하지만 ‘언론’이 하고 싶었던 너구리(조소나 25)와 불문학을 전공하지만 성적은 ALL F인 양큐(김양우, 22)와 방금 졸업해서 속 시원하기 전까지 머리 복잡했던 늘보(김지애, 24)는 결심을 한다. 뭔가 하고 싶었고, 재미있을 것 같았고, 필요해 보였으니까. 너구리는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오는데,그때 온 학교친구 돼지(유기림, 23)는 요즘 콩트 기획코너 ‘이가는 소리’ 대본을 혼자 다 쓰고 있지. 양큐는 고등학교 때 동네 보습학원에서 처음 만나 독서토론을 했던, 그래서 ‘노란 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라는 책도 같이 썼던 친구 쩌리쪼(조원진, 21)를 데리고 와 드디어 ‘말 더듬기 담당’이 정해진다. ‘이드이’라고 줄여 부르는 ‘이빨을 드러낸 20대’ 첫 방송은 지난해 11월 21일이고, 다들 서로 부끄러워서 죽을라고 하는 이 역사적 순간은 이들의 카페 cafe.naver.com/mapo20에서 들을 수 있다.

인터뷰는 밥 잘먹고 깔깔대며 이야기하다 예쁜 척 하는 건 아니지만 나름의 간지를 고수하며 사진을 찍는 것으로 끝났다. 왠지 ‘너 여기 있는 거 맞아, 듣고 있는 거 맞아?’라고 챙겨주는 이들과 또 수다를 떨고 음악을 듣다보면, 쩌리쪼처럼 뭔가 전환이 일어날 것만 같다. 느리고 조용하게, 음흉하고 압도적으로. 라디오나 한 번 틀어볼까.

▲ 너구리 ▲ 양큐 ▲ 돼지
▲ 늘보 ▲ 쩌리쪼


내가 지금 이해하고 있는 게 맞나. 방송이라고 부담 같은 거 없이 ‘어, 그래. 재미있겠다. 한번 해보자!’ 해서 시작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너구리 여성영상집단 ‘반이다’나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의 작업들을 보고 나도 하고 싶은 게 있었다. 발음 연습이랑 기계 다루는 것 한 달 연습하고 바로 시작했다. 부담은 없었지만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고. 각자 라디오를 하는 이유나 방향이 다 달랐지만 어느 수준에선 합의를 봤고, 그게 기획의도다, ‘20대를 위한 우정과 환대의 공간을 만들자’는.  

쩌리쪼 전공 미학 선택한 것도 양큐랑 얘기하다가 어떤 전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 만나고 책 읽고 하면 재미있을 거 같아서. 라디오도 그런 거다. 정 못하면 그만하라고 그러겠지. 하하하.

돼지 3학년 되면 친구들 군대, 교환학생 가고 휴학하고 연락 안되고 허전하다. 나 혼자 심심하다는 자괴가 몰려올 때 라디오가 온 거다.


2월 20일이 개편이었다. 코너가 3분의 1로 줄고 음악은 3배로 늘었다. 개편이 원래 머리가 많이 아프지 않나. 

너구리 정점을 찍은 게 홍대 롯데리아에서였다. 새벽 한시까지 회의를 했으니까 6시간 동안 한 거였지. 청취자를 위해서 하나하나 맞춰나갈 것이냐 아니면, 정말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한 번 해볼 것이냐의 문제였다. 조언을 들었는데,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걸 해야 오래 간다는 거였다. 그래서 그렇게 하고 있고. 

늘보 지금 우리에게 뭔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뭔가 탁 깨고 올라갈 만한. 99명의 청취자라면, 더 많은 사람이 들어야 하지  않나.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은 더 많은 사람이 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들. 또 도대체 라디오는 나한테 뭔가. 졸업생인 내가 이 라디오에 어느 정도의 시간과 애정을 쏟을 것인가 하는 문제들. 


만일 청취자가 더 안 늘어나면 어떻게 할 건가

양큐 100명의 청취자를 우리방송의 마니아로 만들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끝까지 간다. 하지만 지금 청취자들이 또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하는 거다. 만일 우리를 열렬히 기다리는 청취자가 있다면 소수라도 당연히 해야지. 20대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함께하면서 방송의 역할을 다 하는 거지. 

돼지 사는 게 그런 거 아닌가. 진짜 힘들어도 극복하고 익숙해지면서. 다만 소망은, 사연이 폭주해서 할 말이 많아지는 거다. 그래서 정말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있는 거. 

너구리 개인적으로 목소리 내는 20대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산발적이라는 거지. 그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 그래서 세력화 하는 것이 내가 이드이에서 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더 어떻게 할 것이냐 계속 고민하는 것이고.  
 

설정을 하나 가지고 왔다. 상반기 채용이 끝날 때쯤 방송을 하는데, 정말 절박한 청취자 한 명으로부터 심각하게 ‘죽고싶다’는 문자를 받았다. 어떻게 할건가.

돼지 질문이 뭐 그러나, 너무 세다. 생각을 좀 해봐야 겠다. 

쩌리쪼 일단 음악은 계속 나가는 상황에서 전화를 걸어 ‘내가 데리러 가겠다’고 말하겠다. 어디냐고. 

양큐 죽고 싶은 이유가 있을 거다. 나는 집에서 쫓겨나고 학점도 빵점받고 관계도 그냥 그렇고 본의 아니게 독립됐고, 그런 걸 나누겠다. 다른 사람도 죽고 싶었다는 걸 알면 좀 위로 되는 게 있지 않나. 

돼지 노래를 걸어놓은 다음에 남은 시간동안 이 청취자 얘기를 해보자고 DJ들에게 얘기를 하겠다. 죽음은 공감될 수 있는 거니까.   

너구리 죽고 싶은 순간들을 얘기한 다음에, 농담을 하고 싶다. 염라대왕 앞에 가기 전에 똥오줌 다 마시고 니가 목욕한 물 다 먹어야 된다. 막 웃겨주고 싶다. 절망스럽다가도 개그콘서트 한 번 보면 다 풀리는 것처럼. 

양큐 밥을 먹던가. 밥 먹으면 살고 싶어진다, 진짜로. 

늘보 얘기를 들어줘야 한다. 전화연결을 시도해보겠다, 개인적으로라도. 어떤 사연이 있는지 들어보겠다. 

일동 죽는 건, 행복의 조건은, 단순한 게 아니다. 그 고비가 생각처럼 복잡한 것도 아니고. 문제는 얘기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음악을 튼다면, 리쌍 ‘우리 지금 만나’. 불나방 스타 소시지 클럽 ‘불행히도 삶은 계속되었다’이나 ‘시실리아’, 브로콜리 너마저의 ‘유자차’.


밥을 정말 잘 먹는 거 같다. 점심 12시에 먹으면 6시에는 진짜 배고픈 거니까.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 제일 싫은 것과 제일 좋은 것.  

너구리 바빠서 좋고 바빠서 싫다

쩌리쪼 지금 이렇게 사는 게 진짜 좋다. 싫은 건, 요즘에 들어서 잠 잘 집이나, 음식을 살 수 있는 돈, 이런 삶의 조건들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나, 이런 두려움이 문뜩문뜩 올라온다. 3학년이고 졸업 앞둬서 그런지. 

늘보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진짜 좋다. 싫은 건 꿈이 있는데 정말 이렇게는 하지 말자, 되지 말자 했던 것을 하고 있을 때. 자꾸 현재에 급급해서 타협하려는 내 마음이 싫다.  

돼지 계피.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에서 탈퇴한 계피가 좋다. 싫은 건 돈 걱정. 

양큐 좋은 건 포만감, 싫은 건 공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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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진아 기자 사진 김은지 학생리포터 l yook@naeil.com ㅣ 2010-03-08 (15:00:51) 지난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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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 사진이 참 맘에 든다

동아일보 인터뷰 보다는 100배 더 깔끔하고 좋은 인터뷰였다.

[COVER STORY |책,싫어도 읽어라! 07] “책 잘 읽어 대학 가고 ‘토론 달인’ 됐죠”

[주간동아]

조원진(20·서울대 미학과 2년·사진 왼쪽) 씨와 김양우(20·연세대 외국어문학부 2년) 씨는 고교 시절 함께 한 독서토론 모임의 경험담을 엮어 최근 ‘노란 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삼인)를 펴냈다.

학교는 달랐지만 함께 다니던 학원에서 번갈아 1, 2등을 하며 서로의 ‘내공’을 확인한 두 사람이 독서모임을 만들기로 마음먹은 것은 고교 1학년 2학기 말.

“통합교과형 논술이 도입되면서 책을 많이 읽는 것과 생각을 글로 옮기는 훈련이 필요했거든요. 주어진 문제에 정답을 끼워맞추는 식으로 진행하는 학원의 논술수업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우리끼리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조원진)

모임의 조직, 운영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씨는 “원래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뭔가를 집중해 읽는다는 게 귀찮아서 신문도 스포츠면에 실린 사진만 겨우 볼 정도였죠. 양우에게 좋은 책을 추천받고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덕분에 책에 대한 관심이 ‘혁명적으로’ 커졌어요.”

이들은 비틀스의 노래 제목을 본떠 모임 이름을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으로 정했다. 또 학교 성적과 독서량이 탄탄한 다른 3명의 친구를 끌어들였다. 토론모임은 2주에 한 권씩 책을 선정하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토론주자’가 돼 토론을 이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자 관심 분야가 다르다 보니 토론 주제도 다양했어요. 남들이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보면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죠.”(김양우)

이들은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읽은 뒤 ‘전쟁을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했고, ‘슬로라이프’를 접하면서 입시 공부로 지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봤다. 뜻밖의 수확도 있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온갖 감각을 동원해 경쟁자들의 ‘전투력’을 시험해본다는 거예요. 경쟁심에 휩싸이다 보니 정서적으로 황폐한 학창시절을 보내기도 하죠. 그러던 ‘모범생’들이 책을 매개체로 마음도, 비밀도 나누는 진정한 친구를 찾게 된 거예요.”

물론 수험생 처지에 마음 놓고 책을 읽기란 쉽지 않았다.

이들은 같은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일부러 시간을 내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머리를 식힐 때, 또 화장실에서 틈틈이 읽는 방법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조씨는 지금도 책장을 ‘다 읽은 책’과 ‘읽고 있는 책’ 섹션으로 나눈 뒤 재미없어서, 또는 시간 없어서 몇 페이지 읽다 만 책들을 따로 분류해놓는다고 한다.

“읽다 만 책들은 손이 쉽게 닿는 곳에 두고 수시로 꺼내볼 수 있게 했어요. 책은 언제 읽느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지기도 하거든요.”

어려서부터 몸에 밴 독서 습관 때문에 뭔가를 읽지 않으면 허전하다는 김씨는 수험생 시절에도 일주일에 두세 권의 책을 읽었다. “머리가 복잡할 때 책을 펴들면 오히려 머릿속이 상쾌해진다”고 말할 정도.

‘노란 잠수함’의 다섯 멤버 가운데 독서토론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김씨뿐이다. 그는 논술 비중이 높은 수시전형에 합격했다. 독서와 토론이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은 다른 멤버들의 경우 수험생 시절 책을 읽느라 보낸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대학에 들어와보니 그때 다져진 읽기, 쓰기 능력이 오히려 빛을 발하는 느낌이에요. 전공 특성상 토론수업이 많은데, 다른 친구들보다 말하고 발표하는 데 익숙하거든요. 독서와 토론을 ‘놀이’로 생각하게 된 덕분인 것 같아요.”(조원진)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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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난척이 심한건 사실이었지만, 그 잘난척을 더 돋보이게 만든건 동아일보였다.

연락 받았을땐 출판사에 도움도 줄 겸 해보자 이거였는데, 동아일보 사옥에 들어서면서부터 후덜덜이었다.

한겨레 신문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그리고 우리가 진심을 담아 했던 얘기들은 아마도 주간동아의 편집방향과 잘 안맞았나보다.

결국에는 기사가 이렇게 나왔다. 기자는 기사가 나간 후 별 연락이 없었고, 보내준다던 주간동아는 감감 무소식이었다. 

아무데나 인터뷰하겠다고 해서 받아주면 이렇게 크게 당하는 경우도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드디어 구입했습니다.
이름은 망고입니다.

자전거를 정말 타고 싶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주말에 자전거에 약수터를 가기도 하고, 동네에 나갔다 하면 자전거를 타고 놀곤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지금 살고있는 곳으로 이사오면서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됐다. 언덕길 경사가 심해서 자전거를 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그 때는 컴퓨터를 하는 일이 자전거를 타는 일 보다 더 즐거웠기 때문에 나가서 놀 일도 별로 없었다.

대학에 진학하고나서는 늘 자전거를 타고 싶었다. 거리에 다니는 자전거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게 어서어서 나도 나만의 애마를 장만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제약이 많았다. 여전히 우리집은 높은 언덕 위에 있었고 학교 또한 고난의 언덕과 산골 사이에 숨어이었다. 그래서 늘 망설였다. 그러던 와중에 그래도 그래도 꼭 타야겠다는 결심이 이 엄동설한에 들어서 자전거를 알아보고 다녔다. MTB나 일반 자전거도 괜찮다 싶었다고 생각했지만, 미니벨로를 보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다. 작은 사이즈에 속은 꽉찬 녀셕, 미니벨로였다. 작고 가벼워서 어디든지 함께 이동하기 편하고 귀엽고 깜찍하기까지 해서 보는이의 눈을 사로잡기까지!! 어느하나 부족한게 없는 녀석을 찾았다.

미니벨로는 다른 자전거 못지 않게 다양한 가격대와 디자인이 있다. 비싸게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자전거도 있고 저가로는 20만원 이하의 자전거까지 선택도 다양했다. 여러가지 모델사이에서 고민한 결과 나에게는 시보레 2021a가 제일 적당한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폴딩형 바이크가 이동하기에도 더 수월하고 편리하지만 모양새나 바퀴의 크키 등등을 따져봤을 때 일반 모델도 괜찮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격대의 경우 30만원대를 넘어가는 제품들이 맘에 들었으나 역시 호주머니가 문제였다. 결국 물상에 오른것은 티티카카 베이직이었다. 둘다 새 제품의 경우 25-3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중고의 경우 15-20만원 정도의 가격대였다. 겨울철이라 매물이 많이 올라와있고, 시세도 낮게 형성돼있어 자전거를 사기에 중고 자전거를 사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중고나라(http://cafe.naver.com/joonggonara.cafe)에 몇일간 서핑을 거듭한 결과 거의 새것과 같은 시보레 2021a를 구입할 수 있었다. 10만원대 초반의 가격에 중고를 구매했다. 구리까지 가서 접선한 결과이다.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다. 거리도 상당하고 학교 주변은 언덕길이 난무하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서울을 돌아다니려고 한다. 틈이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사진기를 들고 내가 이제껏 빠르게 달리며 보지 못했던 것들에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녀도 될만한 서울이 되기위해 이곳저곳을 고발하고자 한다. 될 수 있으면 다양한 곳들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려 한다. 즐겁고 재미있는 글을 쓰고, 많은 라이더들과 공감하고 싶다. 망고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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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아프리카!
2009년 1학기, 나는 스와힐리어 수업을 신청했다. 동아프리카에서 쓰는 언어라는 것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모르고 무조건 신청을 했던 것이다. 대학 와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을 배우는 것이 가장 하고싶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꼭 '아프리카'여야만 했던 것도 아니었다. 인도어와 힌두문화라던지 아랍어 라틴어 등등 언어 다양한 언어수업을 듣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어떤 것이든 다 좋았다.

첫 수업은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와힐리어와 아프리카 문화 수업을 맡고계신 김광수 교수님께서는 대단한 열정의 소유자셨다. 아프리카어를 전공했고 20대에 처음 아프리카를 갔다온 이후로 60번이나 넘게 다녀오셨다고 한다. 지금도 틈만나면 아프리카 곳곳을 돌아다니며 연구를 하고, 그들의 문화를 배워오려 하신다. 특수 언어라는 전공 때문에라도 아프리카에 갈 일이 많았겠지만 그 외에도 학생들을 데리고 함께 여행을 가시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금요일, 선생님과 수업을 함께하면서 선생님의 아프리카에 대한 열정은 어느세 나에게로 옮겨와 있었다. 스와힐리어를 배우고, 아프리카 곳곳의 사진을 보고, 영상을 보고, 문화를 배우면서 아프리카를 가고싶다는 열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돈을 모으기 시작한 건 그 때 부터였다.

여름방학에 아프리카를 가자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 여행경비는 500-600만원정도이고 동아프리카를 순회하는 일정정도로 잡고 있었다. 하지만 여행을 함께가고자 하는 열의가 뜨겁지 않았고, 모두가 너무 갑작스럽게 여행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망설이고 있었다. 여름에도 역시 나는 조금씩 돈을 모았다.


안녕, 준아
준이를 만난건 스와힐리어 회화수업에서였다. 준(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명을 씁니다)이는 한국의 모 기업에서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니는 케냐학생이었다. 2009학년도 2학기 부터 학교에서 지정한 외국어 수업의 의무 드릴수업 덕분에 스와힐리어에도 원어민 교사가 필요했다. 스와힐리어 특성상 대학원에 마땅한 교사가 없기 때문에 준이가 그 회화수업의 강사가 된 것이다. 나는 스와힐리어를 더 배우고자 2학기에는 중급 스와힐리어를 신청했고, 덕분에 준이와 만날 수 있었다. 첫 수업부터 반갑게 스와힐리어로 인사를 나누며 우리는 정을 쌓아갔다.

준이와 케냐여행을 생각하게 된 건 10월 즈음이었다. 평소 준이의 한국 생활을 돕던 한 선배가 준이의 초청으로 케냐에 가게 됐다는 것이다. 겨울방학동안 준이의 집과 주변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한다고 했다. 현지인의 초청이기 때문에 비용도 상당히 절약되고, 배낭여행으로 가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처음에는 그 둘의 여행으로 계획되었던 것이 점점 커져 11월쯤에 이르러서는 5명의 한국 친구들과 준이가 함께하는 여행이 계획되었다. 여러가지 일들이 생기며 결국 처음 여행을 주선한 선배가 빠지고 내가 그 자리름 메꾸게 되면서 나도 그 여행에 참여할 수 있었다. 참 고마운 일이었다. 1년간 이리저리 아프리카를 갈 길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너무나 운이 좋게도 준이를 만난 것이다. 매 수업 점심도 굶어가며 우리를 가르쳐주던, 항상 웃으며 친구처럼 수업을 해주던 그 친구와 케냐를 간다는 건 아무래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여행을 가겠다고 돈을 모았지만 여름방학에도 일주일간 레일로 여행을 하느라 꽤 많은 비용을 지출하였고 모은돈도 조금씩 까먹었기 때문에 여행비용은 턱없이 부족했다. 죄송한 일이지만 어머니께 비행기 값을 구하고, 닥치는대로 돈을 구할 수 있는 구멍들을 찾아봤다. 처음 우리가 생각했던 여비는 비행기표 포함 180만원. 하지만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 끝에 비행기표는 122만원(방콕경유 인천발 케냐행) 에 구입했고 팀 재정으로는 100만원을 걷기로 했다. 그 외에도 황열병 주사와 각종 예방접종, 비자피등이 추가로 들었다. 여행 계획은 전적으로 준이에게 의존했다. 우리가 케냐여행에 앞서 참고할 수 있는 정보는 다른 나라 여행에 비해 엄청나게 적었으므로 준이와 회의를 하면서 일정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구체적인 일정표는 다음에 함께 올리겠다). 나이로비에 한 현지인 아파트를 베이스로 준이의 고향인 물랑가(나이로비 시내로부터 2시간 거리)를 다녀오고 탄자니아를 둘러보는 일정이 정해졌다. 다음은 여행 전에 우리가 준비했던 것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다.

케냐, 탄자니아 여행시 필요한 것들 -비자

  • 케냐 

    남산 근처에 위치한 주한 케냐대사관에서 받을 수 있다. 얼마전 까지 5만원하던 비자가 3만 4천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여권과 케냐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는 서식 폼을 받아서 작성해 준비해야 한다. 사진은 여권용 사진 2장이 필요하며 항공 일정이 적혀진 표가 필요하다. 발급 기간은 1박2일이기 때문에 이를 숙지하고 가야한다(당일 발급 안됨) 자세한 내용은 주한 케냐대사관 홈페이지 참조.

    http://www.kenya-embassy.or.kr/

  • 탄자니아 주일본 탄자니아대사관에서 주한대사관을 겸임하므로 한국에는 탄자니아 대사관이 없다. 따라서 주한 명예영사관을 통해 서울에서 탄자니아 입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가 따로 없기 때문에 비자 신청에 필요한 서류는 팩스로 받을 수 있다(혹은 방문하여 받아야 한다). 비자 발급비용은 9만원이며 역시 사진 2장과 항공일정이 적혀진 비행기 표를 지참해야 한다. 역시 당일발급은 안되므로 유의하도록 하자. 자세한 내용은 명예영사관에 연락하여 문의 바란다.

      주한 탄자니아 명예영사관 연락처
    -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30-67 유성빌딩
    - 전화번호 : (02) 508-7411
    - Fax : (02) 508-7637


케냐, 탄자니아 여행시 필요한 것들 - 예방접종

  • 황열병 주사(Yellow Fever) 기본적으로 동아프리카를 여행한다면 황열병 주사를 맞아야 한다. 황열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질병이다. 주로 모기를 통해 감염되며 치사율은 20%를 넘는다. 황열병 주사를 맞으면 입,출국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있지만 걸리게 되면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전염병이 치사율이 20%라면 엄청난 것이다) 황열병주사는 꼭 맞아야 하는 주사다. 접종료와 인지대 포함하여 2만 1천원이 든다. 인천공항에서도 접종을 하고 있으나 접종 후 이상 증상에 대비하여 적어도 출국 3주 전에는 접종을 하여야 한다. 또한, 생각보다 접종자가 많아 예약이 밀려 있으니 미리 미리 챙겨두는게 좋다. 서울에 사는 경우 국립 의료원에 전화해서 예약을 하는게 좋다(02-2262-4833). 예방 접종 후 3주간은 심한 운동이나 목욕은 금지다. 예방 접종이 끝나면 노란색 확인증을 준다. 확인증을 받으면 확인증의 이름과 여권상의 영문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황열병이 유행하는 지역에 출입국시 이 확인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출국전 꼭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 말라리아 예방 약 말라리아도 역시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병이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약으로는 라리암이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여행 중 만났던 선교사 부부의 경우 라리암을 복용했음에도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약을 챙기는 것을 잊지 말자. 근처 보건원이나 의료원에서 라리암 처방을 의뢰하자. 출국 2주전과 입국 후 2주까지 매주 정해진 요일에 한 알을 복용해야 한다. 복용후 메스꺼움과 어지러움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식사 후, 자기 전에 복용하자. 말라리아는 못 먹고 피곤했을때 가장 잘 걸린다고 한다. 또한 저녁에 모기장을 치고 자지 않거나 모기약을 충분히 챙기지 못했을 경우 물리기 때문에 이를 명심해야 한다. 즉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으려면 다음 두 가지를 명심하자

    1. 잘 먹고, 잘 마시고, 즐겁게, 잘 논다!
    2. 모기장은 언제나 잘 챙기고, 모기약은 항상 챙긴다(아프리카 모기들은 모기약에 약하므로 플러그에 꼽는 모기약 만으로도 쉽게 모기를 퇴치할 수 있다. 꼭 챙기도록 하자!)

  • A형간염, 장티푸스 수인성 질병이다. 여행중에는 물을 조심해야 한다. 항상 물은 사서 마시고 끓여서 마셔야 한다. 생명에 큰 위협이 없어 장려하지 않는 예방접종이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하고 싶다면 해도 무방하다. 말라리아나 황열병에 비해서 가격이 비싼편도 아니고 몸에 크게 부담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물을 조심할 자신이 있다면 크게 상관하지 않아도 좋다.

 

  • 파상풍 주사 국내에서도 필요한 예방접종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의료시설이 잘 돼있기 때문에 상처가 났을 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아프면 답이 없다. 만약을 대비하여 저렴한 가격에 동네 보건소에서 파상풍 주사를 맞고 출발하자!

 

이 정도 준비라면 완벽하다.
여행계획을 세우고, 비자를 받고, 각종 예방 접종을 섭렵했다면, 떠나보자!

아프리카로!!

비행기에서 바라본 킬리만자로


‘88만원 세대’의 청춘 반란 ‘볼륨을 높여라’
라디오 마포FM ‘이빨을 드러낸 20대’
한겨레 권오성 기자
» 20대의 이야기를 담은 라디오 프로그램인 ‘이빨을 드러낸 20대’ 제작진들이 마포에프엠(FM) 녹음실에 모였다. 왼쪽부터 쩌리쪼, 양큐, 늘보, 돼지, 너구리. 마포에프엠 제공
“우리, 사업이라도 할까?”

지난해 10월 중순, 세 젊은이가 서울시 마포구 홍익대 부근 치킨집에서 죽치고 앉았다. 졸업을 앞둔 ‘늘보’(김지애·23)는 토익책을 파는 삶은 싫다면서 이런 말을 툭 던졌다. 친구 ‘너구리’(조소나·24)와 ‘양큐’(김양우·21)는 20대의 일상을 담은 영화 <개청춘>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의 답답함을 담아낼 뭔가를 만드는 건 어때?”

셋은 자신들이 자원활동을 하고 있던 지역공동체 라디오 마포에프엠(FM)에 20대의 이야기를 담은 토크쇼 프로그램을 제안해 승락을 받았다. 이름은 ‘이빨을 드러낸 20대’(이드2)라 지었다. 너구리, 늘보, 양큐는 이들이 라디어 방송에서 쓰는 별칭이다. 이들은 ‘돼지’(유기림·23), ‘쩌리쪼’(조원진·21)까지 끌어들여 다섯으로 방송 제작팀을 꾸렸다.

지난 6일, 서울 동교동 마포에프엠 사무실에서 이날 저녁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다섯(사진)을 만났다. 이드2(cafe.naver.com/mapo20)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토·일요일 저녁 6~8시에 방송되고 있고, 인터넷으로도 청취가 가능하다. 이들은 역할분담 없이 작가, 디제이, 제작을 모두 함께한다.

이들은 8일까지 모두 12번의 방송을 진행하면서 같은 처지의 여러 20대를 만나 20대만의 관심을 함께 나눈 것을 큰 보람으로 꼽는다. 지난해 12월 출연한 정진설(23)씨와의 대화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청주대 언론홍보학과를 다니던 정씨는 졸업을 앞두고 “다양한 경험을 쌓겠다”며 지난해 7월 서울에 올라왔다. 청년실업 네트워킹 센터 활동, 학생기자, 시각장애인 봉사활동 등의 일을 하면서 동시에 생계를 위해 시급 3천원짜리 ‘피시방 알바’를 뛰었다. 살인적인 일정에 디제이들은 “대단하다”고 했지만, 정작 정씨는 “토익 점수도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들 모두는 이 시대의 ‘스펙 경쟁’에 분개했다.

초대손님은 20대로 한정되지는 않는다. 어른이라면 누구나 20대를 거치기 때문이다. 답답한 20대의 현실을 타파하고자 활동하는 이들은 모두 초청대상이다. 국내 첫 세대별 노조 ‘청년유니온’, 영화 <개청춘>을 제작한 여성영상집단 ‘반이다’, 학벌타파 취업누리집 ‘드림인터뷰’ 등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파 너머 누군가가 듣는다는 사실은 짜릿한 경험이다. 쩌리쪼는 “한 달 동안 방송을 쉬면서 청취자로서 우리 방송을 들은 적이 있는데 묘하게 웃음이 나왔다”며 “내가 방송을 할 때도 다른 20대가 이렇게 미소를 짓겠구나 생각하면 참 좋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의 ‘마무리 멘트’는 디제이 너구리가 날렸다. “우석훈씨가 쓴 <88만원 세대>를 읽으며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우리 세대가 책 속의 88만원 세대로 남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중요한 것은 행동이고 우리 방송은 그 행동의 하나입니다.”

글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마포에프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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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나올지 모른다던 우리의 기사가 드디어 오늘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아침부터 편의점으로 달려가 신문을 사왔다. 인터뷰 덕분에 카페 회원도 늘었다. 여러모로 유쾌하고 기분 좋은기사다.

이드이 화이팅!


네, 그렇습니다. 아프리카를 다녀왔습니다.
아프리카를 가보겠다고 1년동안 깝쭉대며 아프리카어(스와힐리어-동아프리카에서 통용되는 교통어)를 배웠습니다. 정말로 좋은 기회다 생각하며 달려들었고, 현지인과 똑같이 생활하며 1달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여행하는 중에는, 도착하면 내 얘기거리를 다 풀어놓으리라! 하고 다짐했지만,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인해 여지껏 블로그에 글 하나 쓰지 못했네요. 핑계라면, 귀찮다라는 것 보담도 정확한 정보와 알찬 내용들이 담긴 포스팅을 해야하기 때문에 밀려오는 부담감과, 2000여장 되는 사진을 정리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안올리다보면 100년이 가도 못 올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포스팅을 결심했습니다. 네네, 확실한 정보들(비자 받는 법, 국경 통과시 유의할 점, 현지인 식당에서 메뉴 주문하기 등)을 메모하는 것을 잊지 않았으니 되도록이면 포스팅에 다 담아보려고 합니다. 알찬 포스팅이 되어 제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들 께서도 열정을 가지고 '나도 아프리카 가 봐야지!'라고 다짐하고, 당장에라도 떠날 수 있도록 글을 써 보겠습니다.
부족하겠지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에헴, 그리고 참고로 사진은 다 제가 찍은 것입니다. 혹자는 아프리카를 안다녀오고 집에서 네셔널 지오*라*에서 사진만 퍼온거 아니냐, 너가 찍은거 맞냐 등등 얘기를 하지만 네, 정말입니다. 제가 찍었습니다. 사실, 아프리카에 가면 누구나 컴펙트 카메라로 저런 사진 찍을 수 있습니다. 절대로 제가 잘 찍었다는건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사진은 잘 나왔구요(무슨 헛소리인지;;)

뭐 포스팅에 앞서 저의 각오를 말하자면,
여행중에 기록한 정보들과 사진으로 책을 출판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여행 내내 들고다녔던 카메라로 찍은 영상들을 모 프로그램에 의뢰해 방송에 내보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자랑은 아니구요.

한 달간의 여행이기에 포스팅은 시리즈로 길어질 듯 하구요 ,
궁금한 점 있으면 댓글로 바로바로!! 질문해주세요 다음 포스팅에 반영하겠습니다 ㅎㅎ
그러면, 앞으로 다가올 초대형 블록버스터 초저가 현지적응 프로젝트 다이나믹 생사를 넘나드는 절정의 카타르시스 아프리카 여행기!!!! 많은 기대와 호응 부탁드립니다!! 

① 이가는 소리 :

 20대에 관련한 사회적인 이슈와 20대를 위한 정보를 이야기 하는 시간. 사회적인 이슈를 20대의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는 20대들을 소개하고 있음.

 

② 흥분되는데요 :

 20대가 자신들의 삶 속에서 겪는, 말 그대로 ‘흥분되고’ ‘열 받는’ 일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코너. 사연을 읽고 진행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 이런저런 차별이나 무시의 경험, 이해되지 않는 모든 일들을 이야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중!

 

③  젊은이의 음지 :

 20대의 일과 일자리,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 게스트를 초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 게스트의 종류(?) 및 대화 수위는 자유로움.

 

④ K의 일기 :

 개인 미니홈피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사이트 ‘싸이월드’에서 볼 수 있는 짤막한 일기 형식의 ‘다이어리’에 올라온 글을 뽑아 20대의 일상을 엿보는 코너. 

네네.
반갑습니다. 본격! 20대 선전방송 이빨을 드러낸 20대!!
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 20대라면, 언제든지 환영이구요 20대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사연은 언제나 반갑게 읽어드리고, 스튜디오에 와서 판을 깔고 놀아보자는 제안도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네, 우정과 환대의 공간 이빨을 드러낸 20대,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마포 FM
http://www.mapofm.net

이빨을 드러낸 20대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mapo20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원두이다.
좋은 생두를 사용해서 잘 볶아 낸다면 그 커피는 발로 내려 마셔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혹자는 커피의 맛 중 99% 또는 90%가 로스팅된 커피가 어떠냐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맞는말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 처럼 로스팅이 반 아니, 커피의 대부분이다.

사실, 이 말에 대해 크게 공감하는 편은 아니었다. 로스팅을 직접 해보기 전 까지는
하지만 로스팅을 직접 하면서 로스팅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고 있다. 로스터기를 구입하고 본격적으로 콩을 볶으면서 여간해서는 콩을 사먹지 않는다. 생두를 구입해두고 직접 볶아 먹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볶는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 하지만 볶으면서 점점 맛의 변화를 느끼게 되고 이제는 내가 로스팅한 콩의 문제점을 찾아 내 고쳐나가면서 점점 최상의 콩을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포스팅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메짜루나 로스터기의 단점은 소량을 볶을 수 밖에 없고, 열 전도율이 낮다는 점이다. 바람막이가 있어 수망보다는 괜찮지만, 개방형이기 때문에 열이 그만큼 잘 모아지지 않는다. 고로 커피에 향과 맛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바디감도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로스팅에서 보완해야 할 과제들을 정리해보았다.

1. 정해진 용량의 최대치를 사용해 볶는다.
2. 열 손실을 최대한 막기 위해 덮게를 사용한다.

생두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으나 덮게를 만드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사전조사를 실시한 결과 커피마루에서 비슷한 게시물이 있어서 이를 적극 활용해 덮개를 만들어 보았다. 다음은 내가 참고한 게시물이다. http://cafe.naver.com/coffeemaru.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47311 - 네이버 커피마루 식군(nitlas)님의 게시물


대강의 필요한 재료들이다. 골판지만 구입했다. 화방에서 2천원에 판다. 칼과 자 그리고 불에 닿을 것을 대비해 쿠킹호일을 준비한다. 줄자와 냄비뚜껑은 정확한 설계도면을 위해 준비했다.

도면은 커피마루의 글을 많이 참조했다. 커피마루의 식군님 설계도를 나에게 맞게 수치를 바꿔 도면을 그렸다. 중학교 때 이후 처음 그리는 도면이었지만 괜찮게 만들어졌다.

완성된 덮개의 부분이다. 골판지의 특성상 구부리기 위해서는 약간의 틈을 벌여주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옆부분을 마저 만들었다. 둥그런 부분은 냄비뚜껑을 이용해 작업했다. 오랜만의 칼질도 생각보다 잘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준비된 골판지를 호일로 정성껏 둘러준다. 만약을 대비해 나는 두겹으로 호일을 둘러줬다. 호일의 특성상 특별히 접착제를 사용할 필요는 없었으나 만약을 대비해 불이 닿지 않는 바깥부분을 테이프로 마감했다.

완성된 도면들을 차례로 호일로 감아준다.

호일로 마감이 끝나면 강력접착제로 이어준다.

생각보다 깔끔하게 작업이 완료되었다.

다음은 로스터기의 높이에 맞춰 다리를 제작한다. 본체부분보다 만드는 시간이 짧았다.

역시 다리부분도 호일로 마무리를 해준 후, 강력접착제로 붙여서 마무리한다. 완성이다!

윗부분에는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환기구를 뚫어준다.

요부분이 가장 허접한 부분인 것 같다. 마감이 좋지 않다.

가스통이 있는 부분은 열 전도를 막기 위해 완전히 막아두었다.

반대편은 약간의 구멍을 두어 열이 어느정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메짜루나를 넣었을 때, 크기가 딱 맞았다.


가장 걱정한 부분은 설계도안이었다. 하지만 이부분은 커피마루의 글들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덕분의 여러가지 보완점을 만들어 최적의 덮개를 만들 수 있었다.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너무 늦은 밤이라 로스팅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홈로스팅은 배기시설이 완벽하지 않을 뿐더러 소음도 심해 너무 늦은 밤에는 많은 이들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에 다음으로 미뤘다. 따라서 덮개 사용 후 로스팅과 맛의 변화는 추후에 올리도록 하겠다 ^^;

포스팅을 마치기 전, 덮개에 대해 조언해주신 곰다방 형님과 커피마루의 식군님을 포함한 여러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
드디어 구입했다.
기존에 있던 머신의 능력이 나를 만족시키지 못해 결국 브리카를 질렀다.
모카포트에서 브리카를 능가할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구입 전, 시세와 다른 모카포트와 비교해 보기 위해서 이리 저리 둘러봤다. 작정하고 보니 생각보다 모카포트는 많은 종류가 있었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었다. 디자인에서 안캅과 일사 지안니니가 각각의 매력을 뽐냈다. 매력적인 디자인에 독특한 추출방식까지. 여지껏 비알레띠가 최고봉이라 믿었었는데 그 믿음이 하나둘 씩 깨져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시중에 나온 모카포트의 종류와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볼까 -
(사진과 내용은 카페뮤제오-http://www.caffemuseo.co.kr/ 에서 살차쿵 빌려왔다)


안캅에서 만든 모카포트는 아름다움이라는 말 이외에는 딱히 별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도기로 만들어 안정감을 더한다. 모카포트 중에서는 유일하게 도기를 사용한 것 같다. 모카포트로 사용하기보다도 장식용이 훨씬 더 어울릴 듯 싶다. 저 아름다운 포트에 커피때가 묻는 걸 상상해보면 말이다.


저렴한 가격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브렌드이다. 생긴 것은 흡사 비알레띠 무카와 비슷하다. 하지만 사람들의 평에 의하면 비알레띠 무카보다는 좀 더 진한 에쏘가 추출된다고 한다. 뚜껑에 동그란 꼭지가 돌아가서 추출된 에쏘를 섞어 에쏘의 맛을 고르게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모카포트와는 다르게 추출구가 손잡이 쪽에 붙어있다. 또한 가스켓이 실리콘으로 이루어져있어 쉽게 탈 수 있는 고무 가스켓의 단점을 이겨낼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일사의 나폴리타나다. 모카포트 구매를 결심하고 돌아다니다 처음으로 발견한 모델이다. 추출방식이 독특하고, 디자인도 유별나다. 찾아보니 에쏘와 드립의 중간을 달리는 맛을 자랑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디자인과 맛에대한 평가가 좋아 사보려고 했으나 역시 진한 에쏘를 뽑는게 나의 목적이었기에 가볍게 포기했다.


비알레띠 브리카와 마지막에 결전을 벌인 지안니니이다. 현존하는 모카포트 중에 가장 진한 에쏘를 내린다고 하던데. 하지만 압력추가 있는 브리카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고 한다(비알레띠 브리카는 압력추가 일반 모카포트의 4배라고 한다). 하지만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관리가 쉽다고 한다. 또 브리카에 비해 진하기는 덜 할지 몰라도 아메리카노를 즐겨먹는다면 지안니니도 좋은 선택이라 볼 수 있다.



모카포트=비알레띠
모카포트하면 떠오르는 모델을 만드는 가장 전설적인 브렌드이다. 사진 위에서부터 무카, 다마, 브리카이다. 무카는 모카포트의 가장 전형적인 모델이다. 처음 모카포트로 커피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델이기도 하다(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고). 다음으로는 다마가 있는데 브리카의 디자인과 무카의 가격을 적당히 섞은 녀석이다. 가격도 애매하고 성능도 애매해 가장 사기 애매한 모델이다. 다음으론 브리카다. 비알레띠 고유의 기술로만들어 낸 압력추는 모카포트 최초로 크레마를 만들어내는 위력을 보여준다. 에쏘를 이용한 베리에이션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무조건 브리카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모카포트를 비교하는게 애초에 무리라 하지만, 싸구려 에쏘머신을 쓸 바에야 브리카와 거품기를 장만하는게 너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최종 후보로는 일사 나폴리타나와 비알레띠 브리카가 올랐다. 하지만 결국 일반 모카폿보다 기압이 4배나 높고 크레마 추출까지 감상할 수 있는 브리카를 선택하기로 했다(일종의 머신 대용이기 때문에 크레마가 상당한 매력을 발산했다!) 구입 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최저가를 조사하고 남대문으로 향했다. 시세를 알고 남대문 수입상가에 가면 적어도 5천원은(크게 차이가 나면 2만원 이상도 난다) 이익을 보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간 필요했던 용품들을 함께 구입하면(현금 구매) 덤으로 더 싸게 살 수 있다.

자주 애용하는 수입상가 커피용품점에 들려 브리카를 구입했다. 더불어 캬라멜 시럽도 5천원에 구입!! 출혈이 컸지만 보람찬 구매였다!

브리카의 위용이다. 모카포트의 가장 전형적인 디자인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모카포트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유명한 디자인으로 이름나 있는 비알레띠는 '무카'라는 모델로 전 세계에 2억 5천만개의 모카포트를 팔아치웠다. 모카포트 하면 비알레띠 비알레띠하면 모카포트이다.

비알레띠에는 대표적인 모델 3가지가 있다. 가장 저렴하고 기본적인 사양을 갖춘 무카, 중간 정도의 가격과 함께 무카보다는 더 세려된 디자인을 자랑하는 다마 그리고 모카포트 최초로 4기압에 커피를 분출하여 크레마를 만들어내는 브리카가 있다.

모카포트는 처음 사용 전, 물만 넣거나 사용하지 않는 원두를 이용해 한 번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

추출구 위를 장식한 똥글똥글한 것이 바로 브리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놈이다. 크레마를 만들어내도록 해준다.

세척이 끝났다면 함께 동봉돼 있는 물컵에 표시된 만큼 물을 떠서 아래칸에 넣어준다. 물 컵이 없더라도 벨브가 반 쯤 잠기도록 물을 넣어주면 적당하다.

(고개를 돌려서 보세요) 처음 브리카를 작동시켜 보느라 사진을 깜박했다. 중간에 커피를 에스프레소 용과 비슷한 굵기로(아니면 조금 굵게) 갈아서 살짝 봉곳하게 올라올 정도로 커피를 담아준다. 그리고 뚜껑(윗부분)으로 세게 닫아주고 불 위에 올려준다.

불은 약불로(중약불도 가능)한다. 보통은 사발이라는 것을 받쳐놓고 중심을 잡아서 올려준다. 그러니까 모카포트가 고르게 열을 받으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준다는 얘기다. 그러고 시간이 조금 흐르면 이렇게 조금씩 에스프레소가 흘러나온다.

불의 세기와 그라인딩 굵기의 미묘한 조절이 필요하다. 조금만 달라져도 추출시간이나 맛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오랜 경험으로 자신만으 프로파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크레마가 추출되는 장면이다. 보통은 '푸쉬쉬' 하는 소리와 함께 추출이 된다. 이때쯤은 불을 꺼도 좋다.

왠만한 머신 못지 않은 크레마이다. (감탄이 절로나오는구나!) 이렇게 되면 추출이 완료된 것이다. 에스프레소 잔에 따라보자!

역시 카메라로 찍는걸 깜박해 나중에 핸드폰으로 찍었다. 멋있는 에스프레소 잔에 담으니 그럴싸 해 보인다.

준비된 에쏘와 우유, 얼음을 적당량(아이스가 아닌경우 보통은 우유4:에소1정도)섞어준다.

사진은 발로 찍었다. 함께 구입한 모닝 캬라멜 시럽을 함께 넣어 마셨다.

그간 무카로만 마셔오다 브리카를 맛보니 진한 에스프레소의 맛이 더 잘 느껴진다. 크레마가 나오는 모습도 참 아름답고 말이다. 만족스런 선택이다. 하지만 역시나 다른 모카포트를 직접 체험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도 여러 모카포트들에 대해 궁금증이 가시지는 않았다.

모카포트는 저렴한 가격과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머신과는 다른 매력이 있을 뿐더러, 간단함과 함께 섬세함도 두루 가친 녀석이기 때문이다. 한 번 매력에 빠지면 매일매일 모카포트 앞에서 에쏘가 흘러나오길 바라고 있는 모습을 지켜볼지도 모른다.

사 먹는 커피와 달리 집에서 이렇게 쿵짝 쿵짝 해먹는 커피는 맛도 맛이지만, 만드는 과정의 매력이 한 몫하는 것 같다. 아아, 이렇게 사진을 보고 있자니 당장 라떼가 마시고 싶다면?

남대문으로 달려가시길 -


참, 베이루트 까페는 모카포트용 원두도 판매한다
100g에 3천원, 참 착한 가격이다 !!!!!!!
어서 신청하시길 ^^

커피하면 쿠키, 쿠키하면 커피 아닌가!
요리에 취미가 생겨서 요즘은 틈만나면 요리 블로그를 요래저래 다닌다. '취미가 뭐에요?'라고 물으면 당당하게 '요리요'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1탄은 브라우니 만들기 2탄은 호박경단이었다.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먹는 것은 과정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물론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금상첨화이고 ^^). 이번에는 커피와 어울리는 간식을 만들 줄 안다면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을 것 같아서 쿠키 만들기를 도전했다. 집에 오븐이 없는 관계로 프라이팬만을 사용해서 쿠키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면, 다 같이 맛있는 쿠키를 만들어볼까?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버터, 피넛버터, 밀가루(박력분), 베이킹 파우다, 계란, 호두, 슬라이스 아몬드, 설탕이 있다.

우선 버터 100g을 덜어낸다. 버터의 경우 상온에서 적당히 녹혀준 것을 사용한다. 딱딱한 경우 전자렌지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역시 상온에서 녹여준 피넛버터를 150g정도 덜어 버터와 섞어준다.

피넛 버터와 버터가 잘 버무려졌으면 설탕을 준비한다. 원래는 황설탕을 준비해야 하나 백설탕을 써도 괜찮을 것 같아 사용했다. 100g을 덜어놓는다.

설탕은 적당량을 덜어가며 천천히 버터와 버무린다. 한꺼번에 다 넣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피넛 버터의 고소한 향과 설탕의 달콤한 향이 조화롭다. 부드럽게 녹여주며 잘 버무려주자!

계란을 먼저 넣어야 하는 것을 깜박하고 밀가루를 먼저 넣었다. 박력분 200g정도를 체쳐 넣는다. 계란은 상온에서 보관한 뒤 넣어야 한다. 그리고 베이킹 파우더 1티스푼을 역시 체쳐 같이 버무려준다.

주변 구멍가게와 대형마트를 모두 뒤졌으나 슬라이스 아몬드를 구할 수 없었다. 빵집을 전전하며 겨우 한 곳에서 슬라이스 아몬드를 구입할 수 있었다. 소량을 덜어놓고(장식용) 나머지는 잘게 부수어 반죽과 고르게 섞는다.

조금 퍽퍽한 감이 들 수 있다. 버뜨 너무 물르면 쿠키가 잘 구어지지 않으므로 적절하게 조절한다.

개인 취향이지만 호두도 넣어주면 좋다. 저 호두는 카카오 호두이다. 그냥 먹어도 맛이 쏠쏠하다. 호두를 싫어하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

적당량을 덜어 모양을 낸 후 약약불로 달군 팬에 올려준다. 부풀것을 대비해 쿠키의 크기를 조절해야 한다.(처음 올린거라 크기가 컸다). 모양을 낸 후에 아몬드를 올리는 건 개인 취향이다.

팬에 올린 쿠키가 뽀송뽀송해지면 그릴로 옮겨 윗면을 익혀준다.(그릴을 처음 사용해 약간의 그을림이 있었다)

요놈들은 좀 잘 구워졌다. 막 구운 쿠키는 향도 구수하고 따뜻해 참 맛있다.

짜잔! 2시간여의 사투 끝에 드디어 완성이다!!

반죽을 다 쓰고나니 이만큼이 나왔다. 혹시 소량을 만들고 싶다면 양을 조절해야 할 듯 싶다. 참, 완성된 쿠키는 조금 식힌 후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넣어주면 더 바삭바삭해진다 ^^;

여러모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재료를 구하는 것 부터 반죽하고, 직접 그릴로 굽기까지! 게다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더 좋았다. 그리고 옆에서 뱅뱅 돌아다니며 구경한 조카(지훈이)도 맛있다고 말해줘서 더 기분이 좋았다. 사실, 이번에도 태우거나 혹은 맛 없거나 둘 중 하나일 줄 알았다. 혹은 둘 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것에 일단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방학동안, 기회가 닿는다면 계속 이런저런 요리를 해 볼 생각이다. 여러모로 쓸모도 많고, 재미있기도 해서다. 블로그의 포스팅 하는 재미도 있고 ^^;

참, 쿠키의 레시피는 네이버 블로그 '소울맘의 후다닥 밥상'에서 퍼왔다 ^^;
http://blog.naver.com/smwonhy

어제 메짜루나 로스팅을 간신히 성공시킨 후, 100g이 넘는 양의 원두를 식히기 위해선 수망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부터 커피마루를 통해 자작 쿨러의 위용을 확인한 나는 설계에 들어갔고 필요한 부품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학교에 레포트를 내기 위해(레포트 하나 때문에 1시간 30분을 달려갔다) 갔다 오는 길에 을지로 3가와 신촌에 들러 필요한 물품들을 하나씩 비교해보고 구매했다.
생각보다 가격이 싸게 먹혀 총 2만 1천 5백원으로 모든 장비를 구입했다. 휴지통에 구멍을 뚫는 것 이외에는 생각보다 순조로운 작업의 연속이었다.

다음과 같은 재료가 필요하다. 휴지통(2천원), 환풍기(1만 2천원), 수망(6천원), 모기장(5백원), 전기 스위치 및 전선(1천원)이다. 총 2만 1천 500원이 들었다.

피복을 벗기면서 생각한 게, 이걸 처음 배운 때가 초등학교 실과 시간이었던게 생각났다. 고사리 손으로 배웠던 피복 벗기기가 아직도 이렇게 유용하게 쓰인다니 놀라웠다. 요즘 교육부가 의무교육과정을 중학교(고1이었나?)까지 하고 나머지는 선택과정으로 집어넣는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이렇게 쓸모가 많은데 이걸 모두 선택과정으로 돌리고 국영수만 가르치면 어떻게 될까, 잠시 쓸데없는 상념에 젖어봤다.

구멍낸 휴지통쪽으로 환풍기의 전선을 빼준다. 그리고 환풍기를 적당한 위치에 고정시킨다.

다*소에서2천원에 구입한 휴지통이 매우 쓸만하다. 구멍을 뚫는 것이 좀 어렵긴 하지만 환풍기도 딱 들어맞고 색깔도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 가격도 싸고 말이다.

쿨러의 특성상 항상 켜두긴 모하기 때문에 중간 스위치를 두기로 결심했다. 중간 스위치를 위해 피복을 하고 전선을 감았다.

완성된 스위치의 모습이다. 사실 스위치를 조립하는건 이번이 첨이라 전파사에서 스위치를 구입할 때 아저씨의 조언을 구해서 만들었다. 조잡하긴 하지만 나름 전기테이프로 깔끔한 마무리를 했다.

콘센트를 연결하고 스위치를 작동시켜봤다. 잘 작동했고 생각보다 바람도 괜찮았다.

체프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차 거름망으로 모기장을 설치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시도해봤다.

마지막으로 수망을 덮고 작업을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깔끔한 모습이다.

제작시간은 약 30분 남짓이었다.

위에서 본 모습이다. 깔끔하고 보기 좋다. 작동도 잘된다.

나의 소규모 로스팅장이다. 어제의 실패를 바탕으로 로스터기의 위치를 조금 높였고 전선을 길게 빼서 쿨러를 바로 옆에 위치시켰다. 로스팅장은 생각보다 환기가 잘되고 쾌적한 환경이다.

오늘은 케냐 프랜치 미션을 볶았다. 180g가량을 2차 팝핑이 일어나고 얼마후 바로 뺐다. 쿨렁의 위력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생각보다 빠른시간에 쿨링이 진행됐고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제대로 작동해준 쿨러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수망로스팅에서 골칫거리가 됐던 체프문제와 쿨링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됐다. 은은하고 구수한 향내가 슬며시 올라왔다.

다 볶은 원두의 모습이다. 어제보다 좀 더 균일하고 안정된 모습이다.

확대촬영이다. 나름 여태 볶은 콩중 가장 깔끔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

사촌동생은 내가 이걸 만드는 과정을 하나하나 지켜봤다. 어린녀석이 이것저것 만드는 모습을 보면 신기해한다. 볶은 콩을 내려먹는다고 했더니 자기가 직접 해보겠다며 나섰다.

사뭇 진지한 모습이다. 보이는 빨간 드리퍼는 얼마전 남대문에 구입한 하리오 드리퍼다. 너무 예쁘다.

저녁이라 연하게 내리기 위해 온도를 86도 정도에 맞췄다.

그날 볶은 콩을 먹으면 맛이 잘 안든다. 그래도 한 번 맛을 보고 싶었다. 역시 볶은지 얼마 안된 콩이라 빵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 지훈이는 신기한 모양이다.

빨간 드리퍼는 매력적이다. 구수한 향내가 너무 좋았다.

지훈이도 약간, 고모부 한 잔, 나 한 잔. 생각보다 맛있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맛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집에서 무엇인가를 뚝딱뚝딱 만드는 일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저렴한 가격에 쿨러를 만들고, 직접 로스팅한 콩을 쿨링해서 마시니 감회가 새로웠다. 여름방학에는 이 기구들을 이용해 더 맛있는 콩을 만들어봐야겠다. 여러모로 종강 후 재미있는 일들의 연속이다. 기분이 참 좋다 ^^

드디어 도착했다.
여름에는 도저히 수망을 흔들면서 내가 마시는 원두의 소비량을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아 통돌이를 주문했다.
처음에는 돈을 좀 더 들여 유니온 샘플로스터나 제네까페를 지르려 했으나 몇일 밤낮(주로 시험기간;)을 고민해본 결과 메짜루나가 가격대 성능비로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2월부터 로스터기 구입을 위해 차근차근 모아둔 돈 5만원과 얼마 안되는 원고료중 8만원을 할애해 메짜루나를 질렀다.
결정후 구입해서 배송까지는 채 하루가 안걸렸고 나는 기분좋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었다.

도착한 메짜루나. 통돌이와 지지대 그리고 사은품으로 온 인도네시아와 온두라스 생두 그리고 천연 펄프(!) 필터!!

커피마루 피의 사제님이 만드신 메짜루나. 손으로 직접 만드신다고 하는데 물건을 직접 받아보고 그 정교함에 혀를 내둘렀다. 깔끔한 메짜루나 로고가 보인다 ^^

사진이 꺼꾸로=_=; 통돌이의 모습이다. 이것도 꽤나 정교했다. 돌아가는 것도 생각보다 잘 돌아가고, 여튼 대 만족이다!

전체적인 모습이다. 깔끔하고 수제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마감이 잘 되었다. 이정도면 대 만족이다 대 만족!

생두는 메짜루나 주문시 500g씩 두 종류가 랜덤으로 붙어온다. 한창 모카하라를 볶아먹었기에 모카계열은 제발! 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행이도 내가 좋아하는 온두라스와 인도네시아가 왔다!!

고개를 돌려서 보시길; 온두라스의 당당한 모습이다.

인도네시아의 당당한 모습!!

요건 통돌이 구입시기에 맞춰 카페 보헤미안에서 구입한 질 좋은 생두 ^^, 파나마와 케냐 프렌치미션이다.

파나마 어쩌고 저쩌고다; 미안하다; 무식해서 못 읽겠다;

케냐 프렌치 미션이다. 이건 서실장님이 아주 좋은 생두라고 강추하신 것. 사실 이번에는 남미커피를 사려고 했으나 케냐 반 파나마 반으로 결정했다(각 500g 씩).

수망 로스팅으로 힘차게 볶아왔던 이디오피아 모카 하라이다. 아 이제 조금 질리는 것 같기도 하다. 1kg을 샀는데 좀 더 주셔서 아직까지 먹고있다.

이디오피아에서 직접 공수해온 시다모. 스와힐리어를 가르치시는 김광수 교수님이 친히 보내주신 것이다. 핸드픽을 하면 결점두가 1/3정도라는 단점을 빼곤 매우 좋은 생두인 것 같다. 맛도 물론 좋다.

오래전 우리집에서 녹용을 사고 팔았을때 쓰던 저울을 창고에서 찾았다. 이제 이건 내거다.

일단 첫 로스팅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모카하라로 했다. 과감하게 200g을 투입하기로 결정!!

두근거리는 순간이다. 메짜루나의 단점중 하나가 배출구가 불편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적응하다보면 나름 나쁘지는 않다.

사진찍다 긴장해서 조금 흘렸다;

대강의 셋티이다. 스탑워치와 통돌이, 버너 이것이면 충분하다.

수망으로 볶다가 이걸 경험한 순간!! 다시 수망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편하다!

생각보다 열 전도율이 높아서 팝핑이 금방 일어났다. 수망이라면 20분이 되어서야 될 일이 4분도 채 안되서 일어났다.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채프가 날리며 불에 타면서 재미있는 광경을 연출했다.

결국, 통돌이에 불이 옮겨붙었고; 화력조절 실패로 콩은 아예 새카맣게 타버렸다. 그리고 로스팅 공간은 연기로 가득찼고, 탄 콩들이 이곳저곳에 흩뿌려져있었다. 위기였다. 간신히 연기를 빼 내고 콩들을 수습했다. 그리곤 커피마루에가서 메짜루나의 화력에 대한 그들을 봤다(사후약방문 =_=)

진작에 볼 걸 그랬다. 수망을 생각하며 화력을 최대로 올렸는데 메짜루나는 열을 잘 모아주기 때문에 약불로 해도 빠르게 로스팅이 된다는 것이다! 눈물을 머금고 다시 모카하라 150g을 투입했다. 중간에 통돌이가 엎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으나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연기로 가득찬 소규모 로스팅실을 생각하면 아직도 기분이 아찔하다.
이러다가 가는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덕분에 화력조절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고, 언제나 불 앞에선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어쨌건, 콩은 앞으로 많이 그리고 편하게 볶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화력조절을 세심하게하고 생두의 특성을 잘 고려해 최고의 로스팅을 해봐야겠다.

참, 초보로스팅이지만 원두가 필요하다면 연락주길 바란다.
배송료와 생두값만 받고 볶아 드리겠다. 그라인딩은 서비스다 ^^ 

책읽고 대학 갔다가, 책만 들고 대학 관두고
 

 (1) 책읽기와 대학교 가기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는 고등학생이던 때, 학교나 학원 동무인 여러 아이들이 ‘책을 읽고 느낌을 이야기로 나누자’는 데에 뜻을 맞추면서 열다섯 차례에 걸쳐 ‘독서토론’을 해 온 발자국을 담아낸 책입니다.

 따로 학교에서 교사가 이끌지 않은 ‘책읽기모임’이었고, 학교에서 학생들이 꾸역꾸역 몰려든 동아리가 아닌 ‘책읽고 나누는 모임’이었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열다섯 차례뿐 아니라 서른 차례이든 쉰 차례이든 얼마든지 ‘책읽고 나누고 함께하는 모임’으로 꾸려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또는 마땅하게도 ‘책읽기모임’은 ‘논술모임’으로 바뀌었고, 아이들 스스로도 이렇게 가야 한다고 그럭저럭 느끼거나 받아들였습니다. 열다섯 차례에 걸쳐 스스로 모임을 꾸려 나가던 어느 날, 아이들한테 가뭄에 단비처럼 모임을 도와준 ‘어른’이 나타났거든요.


.. 사실 《제3의 물결》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우리 모임이 수준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이 책으로 토론을 하면서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 어려운 책만이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 항상 내 관점만이 옳다고 생각했는데, 독서토론을 하면서는 점차 생각이 바뀌었다. 친구들과 서로 다른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법도 배웠다 ..  (32, 56쪽)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도움이 어른’은 아이들한테 더없이 좋은 길동무였을는지, 그지없이 반가운 이슬떨이였을는지.

 언제나 받아들이기 나름이므로, 아이들 스스로 기쁘게 받아들이고 즐거이 함께하려 했다면 도움이 어른은 좋은 사람이고 고마운 길잡이입니다. 더구나, 아이들은 ‘책읽기모임’을, 티없는 마음으로 책을 사랑하는 줄기를 내 삶을 사랑하는 줄기로 잇자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책읽기모임’을 하면서 ‘다가오는 대학입시에서 논술시험 대비도 잘할 수 있어 괜찮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리하여 아이들은 스스로 도움이 어른을 바랄밖에 없었고, 스스로 얼마든지 ‘책읽기모임’을 꾸려 나갈 수 있었고, 또 열다섯 차례 꾸려 나가기까지 했지만, 스스로 이루어 온 열매와 보람에 어떤 뜻과 값이 담겨 있는가를 더 깊이 곰삭이고 깨닫고 되뇌기보다는, 가볍게 ‘대학교 잘 붙기’ 쪽으로 갑작스레 바뀌어 버리고 맙니다.


.. 토론이 진행될수록 저마다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게 됐다는 거다. 처음 멋모르고 독서토론을 시작할 때는 무서울 게 없었다. 어떤 개념을 모른다든지 지식이 부족하다는 데 부끄러움이 전혀 없었고, 엉터리 같은 말이라고 거침없이 내뱉었다. 하지만 우리는 점점 무지하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토론도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보다는 주제에 대한 발표 위주로 진행되었다 ..  (106쪽)


 딱하다면 딱한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를 쓰고 함께한 아이들만 딱한 노릇이 아닙니다. 그나마 이렇게 ‘책읽기모임’이라도 해 보겠다면서 ‘입시에 옴쭉달싹 못하도록 매인 껍질’을 벗어던지려고 하는 몸부림조차 안 하는 아이들이 거의 모두이니까요.

 그저 시키는 대로 따르고, 그예 억누르는 틀에 맞춰 지내면서, 몰래몰래 ‘어른들 하는 짓’을 따라 담배도 태우고 술도 마시고 사랑놀이도 즐기면서 푸른날(청소년기)을 썩히고 있으니까요. 담배태우기와 술마시기와 사랑놀이가 나쁜 짓이 아니라, 왜 담배를 태우고 왜 술을 마시며 왜 사랑을 나누려 하는지를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채, 그저 ‘어른 따라하기’로 치달을 뿐이니까요.

 학교에서는 시험만 잘 치르면 ‘착한 아이’가 됩니다. 집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험을 잘 치르는 아이가 몹쓸 짓을 한다 해서 크게 꾸지람을 듣는 일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옆 짝꿍을 괴롭힌다든지 도둑질을 한다든지, 또는 청소 땡땡이를 친다든지 겉속이 다른 말을 한다든지, 애엄마나 늙어 힘든 사람을 뻔히 보면서도 안 돕는다든지, 새치기를 버젓이 한다든지,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버린다든지, 용돈이 넉넉해 군것질을 내키는 대로 한다든지, …… 타이르고 다독일 대목이 많다 하여도 ‘공부를 잘하는데요!’ 하면서 대충 얼버무리거나 잠자코 지나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제가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에도, 시험성적이 좋은 아이는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이 아이를 때리는 교사는 몽둥이 세기가 달랐습니다. 공부 못하는 아이한테는 온힘을 다해 몽둥이질을 더 많이 했고, 공부 잘하는 아이한테는 살살 몽둥이질을 하는 데다가 몇 대 때리지도 않았습니다. 웬만한 잘못은 슬쩍 못 본 체하기도 했습니다. 담배 태우다 걸리는 동무들을 볼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뺨 한 대 맞고 풀려나는데, 공부 못하는 아이는 ‘너흰 임마, 수업 안 들어도 되잖아? 어차피 잘 텐데?’ 하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동장 돌 줍기에다가 툭하면 발로 엉덩이 걷어찬다든지 하면서 갖은 모욕을 주면서 괴롭히기만 했습니다.


.. 논술공부를 한다는 것, 또는 그와 비슷하게 입시의 맥락에서 독서나 토론을 한다는 것은 사실 특정한 문화의 산물이었고, 그 문화는 정확히 말하면 중산층 가족의 것이었다 … 이렇게 ‘권력을 지닌’ 언어를 익히는 과정에서 다른 언어들 내지 하위주체의 언어들이 추방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193쪽)


 따지고 보면,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라는 책 하나까지 이루어 낸 아이들은 퍽 남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시험성적이 제법 잘 나오는 아이들인 가운데, 집안 형편도 썩 괜찮았던(그러나 아주 넉넉하지는 않은) 아이들이라 여길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시험성적이 그럭저럭 어중간이었다면, 또 집안 형편도 그리 낫지 않았다면, 이 아이들 아빠 엄마 되는 분들께서 ‘그래, 너희가 좋은 생각을 하는구나. 잘해 보렴!’ 하면서 북돋워 주거나 그러려니 하면서 지나치지 않았겠다고 느낍니다. 하물며 학교에서는 어떻겠습니까. 뭔가 ‘불량서클’을 ‘책읽기모임’이라는 이름을 입히면서 뻘짓거리 하지 않느냐고 눈을 번득이지 않겠습니까.

 그나마 ‘되는 아이’에다가 ‘있는 아이’라는 ‘타고난 재주’가 있으니, ‘책읽기모임’을 내걸면서 입시논술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오로지 대학교 가기만을 바라고 있고 내몰고 있고 밀어붙이고 있거든요. 제아무리 착하고 얌전하고 바르고 상냥한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시험성적은 젬병이라면 ‘저 병신!’ 하고 깎아내리는 교사요 부모요 어른입니다. ‘그래, 좋은 사람이구나!’ 하면서 어깨를 쓰다듬고 손을 맞잡아 주지 못하는 교사요 부모요 어른입니다.

 교사든 부모든 어른이든 아이들 스스로 ‘책읽기모임’을 하든 ‘야구모임’을 하든 ‘연극모임’을 하든 ‘인터넷게임모임’을 하든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거들 일은 거들면서 기쁨과 슬픔을 아이들이 온몸과 온마음으로 맞부딪칠 수 있게끔 부드러운 울타리가 되어 주지 않습니다. 어른들부터 돈에 매이고 이름에 팔리고 힘에 끄달리는 삶이거든요. 어른들부터 옳지 않게 살아가면서 아이들한테도 옳지 않은 삶을 ‘현실은 이러하니 어쩔 수 없더라’ 하는 핑계로 감추어 놓고 있거든요.


..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나는 어떤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런 것들은 분명히 다른 사람과 함께 부대끼면서 배워 나가는 것임에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다른 삶들과 만날 기회는 점점 적어졌다 … 내가 어째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그런 것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  (210∼211쪽)


 이리하여,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는 조금도 대단한 책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라꼴이 이러하기 때문에 외려 대단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뒤죽박죽 엉키고 꼬이고 다투고 갈팡질팡하는 모습만 잔뜩 담긴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야말로 아이들 오늘날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힐 수밖에 없는 고등학교 삶자락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교육방송 교재’와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입시지옥 속알맹이를 더 깊이 파고들거나 파헤치는 눈썰미를 기르지 못해 겉핥기에 그치기는 했지만, 이렇게 겉모습이나마 핥으면서 잘잘못을 깨닫는 눈썰미를 스스로 길러내려고 한 아이들은 얼마나 있습니까. 교사나 부모가 시키는 교과서 외우기와 논술대비를 벗어나, 스스로 ‘참답게 알고 싶다’는 마음외침을 따르면서 손수 책방마실을 하면서 책을 골라드는 아이는 이 나라에 몇이나 되겠습니까.

 처음부터 빈틈없이 나올 수 없던 책이요, 처음부터 허술함 가득한 채 이루어질 수밖에 없던 ‘책읽기모임’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빈틈많음과 허술함이야말로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를 읽는 즐거움입니다. 이렇게 깨지고 까이고 넘어진 발자국이야말로 ‘앞으로 중고등학생인 나이에 스스로 책읽기모임을 꾸려 나가는 좋은 앞사람 보기’가 되어 주겠구나 하고 느낍니다.


 (2) 왜 관두지 못할까


.. 토론이 잘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던 건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일이 모두에게 처음일뿐더러, 어려운 책을 고르는 바람에 모두가 읽는 것조차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토론을 해 본 경험이 없었다.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에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고,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아직도 60년대식 사고에 멈춰 있는 틀에 박힌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하고, 모두에게 똑같은 것들을 암기시키는 식으로 수업을 한다. 우리는 그동안 10년을 학교에서 공부했으나 친구들과 함께 자유로운 토론을 해 본 일은 손에 꼽을 정도다 … 무조건 풀고 답을 적기만 강요했던 수학이, 암기만 죽어라 했던 역사가 진짜 공부일까? 아무리 흥미 있는 내용이라도 문제 풀기나 암기에 치중해 공부하면 따분하고 지루해진다. 학생들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기 싫은 공부를 피해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다 ..  (36, 109쪽)


 고등학생 아이들 네다섯이 ‘굴러가지 않는 머리’를 굴려가며 책을 읽으려고 아득바득 애쓰는 모습을 책으로 읽으면서 씁쓸하게 웃었습니다. 제가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 나이였을 때에는 어떠했는가를 돌아봅니다.

 제가 책읽기에 눈을 뜬 때는 중학교 2년이고, 한 반에 《영웅문》을 교과서 뒤에 숨기고 읽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이 책이 좋은 책이고 아니고를 떠나, 그리고 제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느냐 마느냐를 떠나, 지루하고 따분하고 재미없고 쓸데없는 시험지식 외우기 수업이 골이 난 저로서는 딱히 할 일도 없어 교과서 귀퉁이에 낙서나 하고 있었는데, 그 교과서 밑에 책을 감추어 놓고 읽는 모습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제 뒤통수를 그지없이 후려갈겼습니다. ‘수업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구나!’ 하고 처음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뭐 마땅히 읽을 만한 책이 우리 집에 없었고, 학교에서 어디 빌려 주는 데도 없습니다. 그래도 기껏 읽는답시고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300원 주고 빌려서 읽었습니다. 그런 다음 중학교 3년 때에는 얇은 ‘빨간 책(시사영어사에서 펴낸 영한대역본)’을 한 권에 1000원에 사서 읽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고 고2로 올라선 무렵, 바야흐로 입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제가 입시를 치를 1993년 가을부터 수학능력시험으로 바뀐 틀에 맞추어야 했고, 제 또래는 수능뿐 아니라 논술도 맨 처음으로 치르는 희생양이 되어야 했습니다(나중에 논술시험은 몇몇 대학교에서만 치르는 틀로 다시 달라졌습니다). 갈팡질팡 입시제도 때문에 갈피를 잡기 어려웠지만, 저로서는 한 가지 빛줄기를 보았으니, ‘외워서 잘 쓰는 시험문제 풀이에서 벗어나, 교과서 아닌 책도 읽고 생각하는 테두리를 넓힌다’고 하는 입시방침이라고 밝힌 대목입니다. 그래서, 중학교 2년 때부터 하던 ‘교과서 아닌 책’ 읽기를 마음놓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논술시험을 준비해야 했기에, 제가 다닌 고등학교에서는 딱 두 사람만 ‘대학 독일어 논술시험’을 따로 준비해야 했는데, 학교에서는 ‘두 사람한테만 가르치자고 독일어 수업을 할 수 없다(그러나 우리 학교는 제2외국어로 버젓이 독일어를 가르쳤고, 수업도 한 주에 두 번 있었으나, 1학년 때에만 수업을 하고, 그 뒤 이태 동안은 국영수 보충수업과 다름없이 해 버렸습니다)’고 밝히며 우리 둘보고 학원에 가서 배우라고 내밀었습니다.

 대단히 엉뚱한 학교입니다만, 전교조도 없던(이제 막 꿈틀거리던) 때에 무슨 수업권이 있겠습니까. 하는 수 없이 인천에서 독일어를 어디에서 가르치느냐 알아보니 딱 한 군데 있었고, 그나마 그 학원에서도 독일어 수업은 고작 일곱 사람만 들었습니다. 학원강사는 당신 스스로도 우리를 가르치기 쉽지 않음을 느꼈을 텐데, ‘학교에서 안 가르치는 독일어를 기본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니, 알맞춤한 교재가 딱히 없어, 당신이 예전부터 쓰던 교재를 장만해 오라 했는데, 그 교재는 인천 시내 어느 책방에서도 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울까지 마실을 가서 교보문고와 영풍문고도 갔으나 그곳에서조차 팔지 않았습니다. 일찌감치 판이 끊어졌더군요. 빈손으로 학원으로 가니, 학원강사는 우리 두 사람한테 ‘헌책방에는 갔느냐?’고 물었고, 안 가 보았다 하니, 헌책방도 안 가 보고 없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줄곧 입시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아끼려고 발버둥쳤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공부해서 숨막히는 경쟁에서 이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잃는 게 많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을 못하면서, 진정으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소홀히 하면서 입시에만 매진하다 보니, 내 삶에서 내가 없어졌던 것이다 … 이 시대와 절대 발맞추지 않으려는 듯한 꽉 막힌 이야기도 (교과서에) 많이 실려 있어 공부하기가 무척 괴로웠다. 고리타분하고 뻔한 내용이어서 흥미가 일지도 않고 공부할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 뛰어난 인재들을 동원하면서도, 내용을 시대에 맞춰 더 개정하지 않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러한 교과서를 무조건 암기하게 한다는 것이다 … 교실에서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이 금기시된 듯한 느낌이었다 ..  (47, 92∼93쪽)


 이리하여 토요일 보충수업이 끝난 세 시 반에 부리나케 인천 배다리에 있는 헌책방골목으로 갔고, 이곳에서 세 시간 남짓 뒤진 끝에 꼭 두 권을 찾아냈습니다. ‘있구나, 있어!’ 하면서 기뻐하는 가운데 책값을 치렀고, 책값을 치르고 나오려는데 책방 뒤쪽이 궁금해 슬쩍 돌아보다가, 헌책방에 ‘교과서와 교재 아닌 책’도 많이 갖추고 있음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판이 끊어진 독일어 교재 하나 찾아낸 일은 기뻤지만, 이 기쁨을 잠재울 만큼 ‘뭐야? 헌책방은 이런 곳이었나? 난 이런 헌책방에서 고작 판끊어진 교재나부랭이나 찾는답시고 몇 시간을 헛되이 버렸나?’ 하고 생각하며 부끄러웠습니다.

 이날부터 제 책읽기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제 책읽기뿐 아니라 책을 읽는 매무새도 바뀌었고, 책을 읽으며 바라보는 세상도 바뀌었습니다. 여느 새책방에는 꽂혀 있지 않던 책을 헌책방에서 잔뜩 만났고, 교재와 부교재에는 대충 이름만 걸쳐 놓던 ‘시인과 소설가 작품집’이 얌전하게 꽂혀 있어 들뜬 마음으로 하나둘 장만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좋고 나쁨을 떠나, 통으로 책 하나를 살피면서 앞사람들 넋과 얼을 돌아보는 일에 마음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ㄱ대학교 한국사학과를 꿈꾸면서, 고등학교 3년 때에는 일찌감치 그 ㄱ대학교 역사학과에서 교재로 삼는 역사책을 모두 읽어냈고, 그 대학교 교수들이 쓴 웬만한 역사책은 헌책방에서 찾아내어 읽었습니다.


.. 생각해 보면 슬픈 일이다. 어째서 우리 나라의 많은 고등학생들은 스무 살이 가까워져서야 생각하기와 글쓰기를, 그것도 ‘입시를 위해서’라는 옹색한 이유로 해야만 하는 것일까 … 동시에 우리는 글쓰기 영역에서도 자유로운 글쓰기가 아닌 논술에 맞춘 글쓰기를 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조차 우리는 별 무리 없이 수긍했다. 대학에 가야 한다는 절박함은 어찌 보면 쉽게 생길 법한 고민들을 없애 버렸다 …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로부터 이를 극복할 전망을 발견한다는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나조차 중고등학교 내내 공부를 잘했지만 말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늘 ‘사탕’이 주어진다 ..  (140, 147, 161쪽)


 1993년 입시에서 저는 제가 바라던 대학교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로 바라던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지만 두 번째로 바라던 곳을 다니며, 대학교가 학문을 하는 곳이 아님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고 마음으로 다쳤습니다. 내 학생증은 복학생이었다가 졸업까지 했어도 일자리를 못 얻고 도서관을 헤매는 선배한테 선물로 남기고 그 대학교를 관뒀습니다. 이럴 바에는 고등학교부터 관뒀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고 속이 아팠으나,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고등학교를 때려치운다’는 생각조차 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때 일찌감치 그만두었으면 내 삶이며 생각이며 더 단단하고 슬기롭게 다스리지 않았겠느냐고 가슴을 쳤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면 더 아름다운 제가 되었겠습니다마는, 얄궂고 어줍잖은 길을 어느 만큼 걷기도 한 탓에, 얄궂고 어줍잖은 길에서도 아픈 이웃이 있으며 아픈 이웃을 돕는 길을 생각할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거꾸로, 얄궂고 어줍잖은 길을 안 걸으면서 더 크고 너른 아름다움을 나눌 길을 찾았을 수 있는데, 스스로 잘잘못하고 맨몸으로 부딪히면서 까이고 차이고 넘어지고 얻어맞고 쫓겨나고 밟히고 하던 하루이틀이 제 몸을 한결 단단하게 갈고닦는 밑거름은 아니었을까 싶으며 고맙게 받아들입니다.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를 덮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이만큼 생각밭을 일구는 매무새라 한다면, 이 아이들 스스로 제 기득권을 얼마든지 내버리면서 아이들 꿈과 뜻에 튼튼한 날개를 달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대안학교도 많고 뜻있는 괜찮은 대안학교 교사도 많은 요즈음은 얼마든지 “책의 바다에 빠지는 노란잠수함”이 더 즐겁고 신나게 바다밑을 넘나들고 누빌 수 있지 않았겠느냐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찌감치 ‘입시를 관두지 않았’고, ‘시험성적이라는 기득권을 더 꼭 움켜쥐었’기 때문에 이렇게 책 하나로 갈무리하는 아이들 푸른날을 남길 수 있었으며, 이 푸른날을 발판으로 삼아 아이들 스스로 ‘곧바른 지식인으로 걸어갈 길’을 차근차근 다지지 않겠느냐 싶기도 합니다. ‘노란잠수함’ 아이들은 아직 제대로 까이지 않았거든요. 남김없이 밟히고 짓이겨지고 차이고 밀리고 쫓겨나고 들볶이지 않았거든요. 이제부터 이 세상 구석구석에서 부딪히면서 까이고 아파하고 밟히고 슬퍼하고 차이고 괴로워하며 쫓겨나고 고달픈 가운데, 세상 살아가는 보람을 저마다 다르게 붙안지 않겠느냐 믿어 봅니다.

 저한테는 ‘책읽고 대학 갔다가, 책만 들고 대학 관둔’ 삶이지만, 이 아이들한테는 ‘대학 가려고 책읽고, 책도 들고 대학도 다니는’ 삶으로 일구면서, 이 나라에서 함께 어깨동무할 수 있다면, 이런 삶으로도 서로서로 반갑고 기쁠 수 있다고 믿어 봅니다. (4342.6.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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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는 책을 좋아하는 고딩 다섯 명이 모여 어설프지만 욕심껏 독서 토론을 이끌어간 내용을 담은 책이다. 총 3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인 그들이 2006년 동안 15회에 걸쳐서 독서토론을 진행한 과정하며 결과물들을 소개하는 장이다. 2부는 그들이 토론한 책 중에서 마르셀 모스의  『선물, 경제 너머를 꿈꾸다』에서 이야기하는 ‘증여론’을 현실에서 만나본, 공짜 선생님을 만난 이야기와 이미 대학생이 된 양우 학생이 본 인문계 고교의 고3으로 산다는 것, 새로운 방식의 논술수업, 입시를 위한 글쓰기에 관한 생각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주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3부에서는 노란잠수함 멤버들 다섯 명의 유쾌한 수다가 이어진다.

 아무리 책을 좋아해서 모인 학생들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등학교 2학년에게 독서는 무엇을 의미할까.

 노란 잠수함의 항해는, 처음에는 입시제도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되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우리도 대학 진학을 위해 논술 공부가 필요했던 것이다. 논술시험에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부모님께 부담을 지우며 등록한 논술학원에서는 어떤 문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은 이렇게, 저런 문제에 대한 답은 저렇게, 하는 식으로 모범답안을 쓰는 것만을 가르쳤다. 또한 사교육에 맞서 학교에서 어렵게 생겨난 논술 수업들도 그다지 큰 실효를 보지 못한 채 명맥만 유지하며 지속되었다. (25쪽)

 여느 고등학생과 마찬가지로 입시를 무시할 순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만난 노란잠수함이 특별한 이유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함께 입시가 아닌 책 읽기 본연의 즐거움을 나름대로 누렸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의 도움도 학원의 도움도 아닌 그들 스스로가 사유할 수 있는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처음 그들이 선정한 책은  『제 3의 물결』이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도 이 책은 필독서였던 걸로 안다. 하지만 읽은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뭣 하러 어른들도 잘 읽지 않는 책을 필독서로 선정하여 책 읽는 즐거움의 싹을 잘라버리는지 모르겠다. 노란잠수함 멤버들도 처음부터 어려운 책을 골랐다는 것을 알고 다음 토론부터 책의 난이도를 조절한다. 토론이 무르익을 무렵, 『대담』이란 책을 읽고 문과·이과의 벽을 허물 수 있었다는 점은 내가 그 시절로 돌아간대도 무척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밖에도 중간 중간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문제점이라든지 고딩시절의 암울한 이야기를 여과 없이 들려준다. 자칫 대안이 없는 불평불만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비추어 그들이 지닌 문제의식만은 대단한 성과라고 말하고 싶다. 혹, 이 책을 참고하여 독서 토론 모임을 이끌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참 좋은 참고서가 될 듯싶다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trio000&artSeqNo=1379230&viewRepl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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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온 지 벌써 2달이 다 되어가네요.
가끔씩 이렇게 올라오는 서평들을 읽다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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