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왜 '이빨을 드러낸 이십대' 인가요?
2010/03/03 19:57


 왜! '이빨을 드러낸 이십대' 인가요?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다른 아이들처럼 메이커가 아니라 보세옷이라는 것이 티가 날 때. 여름방학 때 스펙쌓기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과 돈을 버는 나를 비교할 때. 그리고 결정적으로 교수딸, 기업가 아들의 삶과 나의 삶에 절대적 간극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 나는 부모의 도움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가난한게 죄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아무리 위로하여도 채워질 수 없는 그 박탈감을 지우기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지금 20대에게 필요한 깡. 무기력을 탈피하자는 메시지. 이렇게 움츠러들지 말고 나와서 하고싶은 말들 시원하게 해보자는 의지를 나타내고 싶어서입니다.
출처: 왜, '이빨'을 드러낸 20대 인가!!? (이빨을 드러낸 20대_이드이! 까페)

'이빨을 드러낸 이십대', 어떻게 보면 공격적이고 한편으로는 도발적인 이름이다. 20대는 무기력하다, 혹은 도전하지 않는다는 통념에 도전하고자, 혹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다섯명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88만원세대',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라는 책을 읽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라고 물으며 20대에 대한 관심을 호소한다.  이 책을 읽으며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의기투합해서 방송을 해보자고 얘기했고, 이들은 이제 4개월차 방송인이 되었다. '분명 대학에 오면, 지긋지긋한 입시관문을 통과하면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앎과 깨달음을 얻으리라' 기대했건만 현실은 잔인하기만 했다.  '당장 대학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 하고 하루하루를 말 그대로 ‘치여서’ 살게 되었다' 는 말은 가난한 대학생의 현주소를 너무나 여실히 보여준다. 현실은 이렇지만 무언가 해야겠다는 의지로 뭉친 '이드이'들, 늘보  돼지, 양큐, 쩌리, 너구리를 만나봤다.

 

처음에 이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양큐 : 원래 쌈빡시사 리포터를 했다. 그런데 작년에 우석훈 씨 책(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읽고 20대가 만드는 방송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처음에 술먹으면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얘기했고... 지애누나 같은 경우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 함께 하게 된 케이스다. 11월부터 준비해서 12월에 첫방을 하게 되었다. 저같은 경우는 20대 당사자가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는방송이 없고 또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이런 게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늘보 : 책얘기를 좀 하면 거기서 프리터족, 알바생에 대한 얘기를 봤다. 기회가 되면 이 근처에도 편의점이나 다른 데서 알바하는 분들 많지 않나. 그런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하지만 섭외가 어렵고 그분들 생업도 있다보니 주로 다른 분들을 많이 모시게 됐다.


코너 소개를 짧게 부탁한다.

 쩌리 : 원래 네개 코너가 있었다. '이가는 소리'는 사회적 이슈에 관련된 이야기. 
  '흥분되는 데요'는 사연 받는 코너, 20대 관련 주제든지 다른 어떤 주제든지 흥분되고 열을 받는 사연받는 코너였고
  '젊은이의 음지' 섭외를 위주로 해서 20대의 노동이나 고민을 진솔하게 얘기하는 코너,
  'K의 일기'는 싸이월드 다이어리 비평가 돼지가 일기를 가지고 분석을 해주는 코너였는데, 아무래도 한 시간에 네개를 하다보니 산만하다, 줄여보자는 얘기가 나와서 '이가는 소리'에 '흥분되는 데요'를 합쳤다.그리고 인터넷에서 사연을 받거나 자체 사연으로 코너를 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젊은이의 음지'도 'K의 일기'와 합쳐서 게스트를 섭외해서 얘기 나누고, 게스트의 일기를 하나 소개하는 것으로 간다.

늘보 : 코너만 합친게 아니라 형식 또한 합쳤다. 하나의 주제로 두개의 얘기를 풀어냈다. 이렇게 하고나니 방송을 준비할때 수월하기도 하고 듣는 사람도 집중이 더 잘된다더라.

 

이드이만의 특징이라면?

늘보 : 다섯명의 마인드가 본능에 욕망에 충실하다
 
돼지 : 공감한다. 방송 준비할 때 저희만큼 시끄러운 분들을 본적이 없다.

양큐 : 아무래도 서로 친하다 보니까 떠들썩하다. 방송 들어가서도 마찬가지 인거 같다.

늘보 : 이 친구들을 만났을 때 느낌이 다른 친구들이랑 좀 다르다. 아무래도 공통된 마인드를 가져서가 아닌가 싶다.



프로그램에서 각자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는지?

늘보 : 1부인 '이가는 소리'는 너구리와 돼지가 맡고 있고 2부 '젊은이의 음지'는 나머지 셋(쩌리,양큐,늘보)가 맡는다.
다같이 모여서 한달 분량을 가지고 먼저 회의를 하고 나서 파트별로 각자 만나서 일주일 단위의 세부적인 걸 정한다.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돼지: 까페 가입자수도 늘어가고 매주 문자도 한 두개 (웃음) 오고 있다.
그리고 저희가 언론을 탔는데. 언론에 타고 나서 방문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리고 그 기사 보고 저희 까페에 찾아오신 분들은
정말 그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이라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신다.



가까운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양큐 : 지금으로선 방송에 접근하기가 좀 어려운게 사실이다. 사는 곳이 마포가 아니면 다운받아서 들어야 할텐데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기술적 문제때문에 다운이 안됐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듣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처음과 달라진 면이 있다면?

늘보 : 아무래도 방송 들어가는 데 있어서 빨리빨리 대처가 빨라지고 여유가 생기는 거 같다

돼지 : 기계를 양큐가 담당하고 있는데, 초반엔 방송사고가 많았다. 방송이 시작했는데 10초 동안 노래가 안나간다든지, 마이크 안내려서 저희 목소리가 나간달지 그런 일들이 있었다.

양큐 : 저번주에 마침내 무결점 방송을 했다. 근데 파일 저장을 못해서 다운로드가 안됐다 ㅠㅠ



생방송인데 직접 해보면 어떤가?

돼지 : 지금도(인터뷰가 방송 시작 30분 전까지 이어졌다.)엄청 긴장하고 있다. 심장이 벌렁벌렁 해요.
저희가 모니터링 해보면 너무 책읽는듯이 할 때도 있었다. 연습이 부족해서.

양큐 : 난 괜찮던데... 그 느낌도 괜찮다.

돼지 : 그건 우리가 들으니까...

 

선곡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양큐 : 얼마 전까진 돼지가 했었는데 최근엔 쩌리가 선곡을 맡아서 취향에 따라 고른다.

쩌리 : 그날 그날 분위기가 다르지 않게 비슷한 곡들로 선택한다.

돼지 : 저희가 좋아하는 게 7.80년대 노래들, 팝송 등이다.



얼마 전 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

양큐 : 저희 방송 시작한지 좀 되었는데 저희 이름이 '이드이'라고만 써있어서 처음 보시는 분들은 이게 뭔지 몰랐을 것 같다. 개인적으론 재미가 좀 없었다.

돼지 : 재미의 문제보다는 저희의 존재가 마포 fm에서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양큐 : 현재 방송국에서 100% 자체제작 이 되는 프로그램이 저희'이드이'와 '와다다레게 라디오'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프로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마포 공동체 라디오에 어떤 의미가 있을것 같은데. 너무 언급이 안됐다는게 아쉬웠다.

쩌리 : 후원금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이드이'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는지?

양큐 : 저희가 각자 열심히 각개격파로 살고 있지않나. 대학생이든 대학생이 아니든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혼자서 뭔가 하려면 힘드니까 함께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지역 공동체와 연계 또한 생각하고 있다.

늘보 : 이 방송이 저희 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1기, 2기해서 쭈욱 이어졌으면 한다. 사람들이 듣고 공감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나도 저거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저희가 열심히 방송도 만들고 활동도 많이 해야할 거 같다.

쩌리 :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방송 오래 했으면 끝날 때까지 재밌게 웃기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돼지 : 일단 저희들이 열의를 갖고 해야한다. 일주일에 한번 모이는 것도 쉽지가 않기 때문에 그런 상황등에서도 저희가 끈기있게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분씩 돌아가면서 20대 청취자 분들께 한마디씩 한다면?

쩌리 : 진짜 재밌게 들었으면, 제가 하는 얘기가 공감이 되고 웃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게 최고일거 같다. 저희한테도 그리고 듣는분들께도.

늘보 : 자기가 하는 걸 확실하게 믿고, 자신감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이런걸 들어봐라 참여해봐라 해도 자신의 일로 돌아가게 되지 않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걸 믿고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해나갔으면 좋겠다.

다들 : 자기 자신한테 하는 얘기 같다.

늘보 : 맞다.

돼지 :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문자 많이 보내주세요~

양큐 : 가끔씩 방송을 듣고 나서 아, 이 상황이 정말 짜증나는구나를 알게 되고...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게 해주는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빨을 드러낸 이십대 까페 : http://cafe.naver.com/mapo20

글, 인터뷰 정리 : 정해경 ismydrea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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