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은날 해방촌에 올랐습니다.


해방촌 업사이드 커피입니다. 


정확히는 up.side 위쪽 그리고 구석이라 뜻입니다.


메뉴는 조촐합니다. 한 명의 바리스타와 한 명의 베이커가 있습니다. 빵은 매일매일 구워져 나오고요.


브루잉 커피 한 잔과 해방촌 커피를 우선 주문합니다.


업사이드의 커피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추구합니다. 향과 산미를 잡기위해 약배전 로스팅을 하는 카페들과는 달리, 동네사람들의 입맛을 잡기위해 고심을 한 결과라고 합니다.


왼쪽부터 바라짜 세테 그라인더, 후지로얄을 드립용 그라인더로 사용중입니다.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는 안핌으로 두 대를 유지하고 있고요.


라마르조코 머신은 좀 특이합니다. GB5와 외형은 동일하나 스트라다 모델처럼 메뉴얼바가 있습니다. 개량모델인가 싶었더니, 스트라다 모델이 나오기 전에 FB80과 GB5모델에 가변압 장치를 달았던 모델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 손잡이 부분을 왼쪽으로 당기면 점점 압력이 강해집니다. 쉽게 볼 수 없는 모델이다 싶었더니, 새로운 머신의 등장으로 중간에 붕 떠버린 불운의 모델이라고 합니다.


정식 명칭은 La Marzocco GB5 MP



로스터는 이지스터입니다. 커피엑스포에서 이지스터 부스를 지키고 있던 업사이드의 바리스타를 소개해드린적 있죠. 국산 로스터이면서도 가성비가 매우 좋습니다. 일산에 블러프 커피도 동일 모델을 쓰고 있고요.


이지스터를 사용하는 매장을 많이 가 본 것은 아니지만, 두 매장의 커피가 모두 훌륭했으니 실전에서의 활약상은 충분히 목격했습니다.


원두 판매를 하고 있고요. 뒤에 라넌큘러스가 제철을 맞아 예쁘게 피어있네요.


볕이 예쁘게 들어온 위쪽 구석의 카페


해방촌 커피입니다. 여름철 자주 먹는 커피 아이스크림의 녹인 버전 같은데, 좀 더 고소하고 아삭아삭 식감도 있습니다. 부드러운 크림과 커피의 조합이 매력적인데, 금세 한 잔을 비웠습니다.


플랫화이트 한 잔을 내어주셨어요. 더우니 아이스로.


보통 플랫화이트는 아이스로 잘 먹지 않아요. 아무래도 우유와 커피양이 적다보니,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맛이 없어지거든요. 그럼에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고소하고 달달한 커피가 꿀떡 넘어가니, 녹을 걱정은 안해도 됐기 때문입니다.


콜롬비아입니다. 풍미가 살아있어요, 약간의 산미도 있지만 잘 튀긴 강냉이 같은 느낌이 강해요. 고소하고 아주 부드럽습니다. 시그니쳐부터 밀크베리에이션, 커피까지 모두 캐릭터가 확실합니다.


주문했을때 막 오븐에 들어갔던 사과 크럼블이 나왔어요. 정말 맛있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게 눈 감추듯 없어졌습니다.


바의 전경.


매장 내부입니다.


여기가 진짜 위쪽 구석


시간가는줄 모르고 커피와 크럼블을 즐겼습니다.


근처에는 오래전부터 해방촌에 자리를 잡았던 콩밭커피 로스터스가 있고요, 또 신흥시장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오랑오랑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이 세 곳의 카페들은 지역의 정체성에 잘 녹아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서 성장하고 있죠.


그래서 그런지 해방촌에서 커피를 마시면 유난히 다른지역에 비해 지역색이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힘들게 언덕을 올라서야 맛볼수 있는 달콤한 기쁨이랄까요.


날이 더 더워지기전에 몇 번을 더 올라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성수동으로 향합니다. 분당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이라고 쓰고 우리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180 커피로스터스가 커먼그라운드에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에서도 180커피로스터스를 맛 볼 수 있으니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로스팅 챔피언을 두명이나 배출했고, 에어로프레스 챔피언 또한 배출한 챔피언의 카페입니다.


국제대회 성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정도로 단기간에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한 매장이 또 있을까요. 내년에는 또 어떤 챔피언을 탄생시킬지 기대가 큽니다.


메뉴는 율동공원에 있는 본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늘 흥미로운 시그니쳐 메뉴들이 있고, 항아리 티라미스와 치즈케익이 디저트로 있습니다.


제가 찾았을때는 모두 솔드아웃. 늦기전에 가셔야 드실 수 있답니다. 


브루잉으로 에티오피아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합니다.


조촐한 선반에는 원두와 드립백 그리고 MD상품들이 있습니다. 


성수동에서 원두 구매를 원하신다면, 여기에서 답을 찾으시면 됩니다.


드립백도 출시. 기대가 됩니다.


커피가 맛이없을리가 없죠. 특히나 에티오피아 브루잉은 제철을 맞은 과일마냥 상큼하게 터져버립니다.


깔끔한 매장 전경


성수동에 갈 곳이 많아집니다.


메쉬커피 - 센터커피 - 어니언 - 180커피로스터스까지


성수동에 자주가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업사이드 커피

서울 용산구 신흥로 5길 70

070-8803-7579

평일 12:00 - 21:00 (화요일 휴무)

 

 

180커피로스터스 성수 커먼그라운드점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200 커먼그라운드 마켓홀 3층

02-2122-1266

매일 11:00 - 22:00

 

두 곳의 아러바우트를 다녀왔습니다.

 

한남동을 베이스로 하는 아러바우트는 프릳츠 커피컴퍼니 출신의 윤성수 바리스타가 문을 연 스페셜티 카페죠.

 

 

을지로 디스트릭트M 입니다. 대신증권 건물입니다. 지상 2층 - 지하 2층까지 유명 외식 브랜드들이 입점해있습니다.

 

아러바우트는 지하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거나 지하철 을지로 3가 역에서 바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본점의 콘셉트와 연장선상에 있지만, 약간은 다른느낌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매장이 매력적입니다.

 

장비는 단순합니다. 라마르조고 GS3, 안핌 그라인더 그리고 브루잉을 위해 드립용 그라인더 바라짜를 두었습니다. 바라짜를 상업용으로 사용하는 매장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포르테, 세테 등 하이엔드급 라인이 내구성도 좋고, 그라인딩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물론 EK43등의 그라인더에 비해 부피도 작고, 가성비도 좋은것도 이유겠지요.

 

메뉴 구성은 비교적 간단. 에스프레소와 브루잉을 시킵니다. 브루잉은 독일의 BARN Coffee Roasters의 커피를 사용합니다. 유일하게 내추럴인 브라질을 주문해봅니다.

 

칼리타 웨이브와 보나비따 온도조절 드립포트를 사용합니다. 웨이브는 재미있는 드리퍼에요. 물빠짐이 빠르지 않아 컨트롤은 어려울지 몰라도, 잘만활용하면 높은 수율을 내고 향미도 잡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집에서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만을 사용합니다.

 

 

에스프레소는 프릳츠 커피컴퍼니의 잘되어가시나입니다. 요즘 부쩍 프릳츠의 커피들이 생동감 넘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브루잉 커피들도 매력을 가득 뽐내고 있고요.

 

과실향이 그득하네요. 산뜻하게 잘 마셨습니다. 좋은 커피를 잘 발현해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남 본점에서도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납니다. 좋은 로스터를 고르고, 꾸준하게 잘 추출해내기는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닙니다.

 

브루잉은 독일 더 반 커피로스터스의 브라질입니다. 카라멜의 풍미 은은하게 풍겨오고 오렌지의 산미가 피니쉬를 장식합니다. 산들산들 가벼워요. 버본특유의 달콤함도 매력적이고요.

 

역시나 좋은커피를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두진열장. 프릳츠 커피와 더 반 커피로스터즈의 원두, 드립백 등을 판매합니다.

 

'

더치커피 포장이 참 예쁘죠

 

스탠다르트도 있고요

 

 

 

프로젝트 렌트 22Day입니다. 신사동에 있어요.

 

프로젝트 렌트는 좋은 콘텐츠를 가진 개인이나 소규모 브랜드들을 보여주고 생각을 나누기 위해 만든 오프라인 콘텐츠 콘셉트 매거진으로 기획된 오프라인 팜업 대여공간입니다(라고 합니다).

 

커피는 아러바우트입니다. 이제 10일 남았다는 메시지. 포스팅하는 오늘을 기준으로 9일 남았습니다.

 

 

독립서점 오키로미터가 함께합니다.

 

 

 

재미있는 공간이니 시간되시는 분들은 남은 9일 안에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아러바우트 을지로

서울 중구 삼일대로 343 District M 지하 2층

02-751-3151

평일 08:00 - 21:00 / 주말 및 공휴일 10:00 - 21:00

 

아러바우트 22days

서울 강남두 도산대로11길 22

매일 10:00 - 21:00 

의외의 발견입니다.


우연히 들른 두 곳에 카페에서 인상깊은 커피를 마셨고, 방문 기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풍산역에서 가까운 블러프 커피입니다. 외관이 참 멋지죠.


리모델링한 라마르조꼬 리네아 머신이 참 인상깊습니다. 그라인더는 안핌입니다.


메뉴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에스프레소 베이스 메뉴들과 브루잉 메뉴가 있고요, 브루잉은 에티오피아와 브룬디가 있었습니다. 로스터리 샵인데, 이지스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지난 커피 엑스포에서도 이지스터의 약진이 돋보였는데요, 해방촌 업.사이드 커피를 비롯해 가성비좋은 이지스터를 사용해 훌륭한 커피를 볶아내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평준화되어 이제는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수 있는것 같습니다.


에스프레소와 코르타도를 주문해봅니다.


소서와 잔이 참 예쁘죠. 매장의 인테리어와 어울립니다. 


에스프레소는 훌륭합니다. 청포도의 산미가 인상 깊었습니다. 은은하게 고소함도 올라오고 청량감도 뛰어났습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의 기준을 묻는다면 단연 목넘김입니다. 마시는데 거부감이 없어야 하는데, 이 한 잔은 꿀떡 넘어가더군요.



스페인이 고향인 코르타도는 에스프레소의 산미를 줄이기 위해 에스프레소와 동일한 양의 우유를 넣은 음료를 의미합니다. 플랫화이트보다 우유의 양이 적다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겁니다.


산미가 잘 살아있는 에스프레소에 우유가 더해지니, 달콤한 맛이 살아나고 더불어 과일향도 은은하게 퍼집니다.


앉아서 커피를 즐기고 있자니 브루잉 커피를 내어주십니다. 망고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브룬디입니다. 




외근을 나갔다가 잠시 커피 한 잔 하러 들렀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브루잉을 제공하는 할리스 커피클럽, 역삼 스타점입니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브루잉용으로 선택가능한 원두는 총 다섯 종류.


다른 업체와 다르게 산미를 기준으로 맛을 설명합니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산미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런것 같습니다.


저는 브루잉만 두 잔, 산미가 강한 블랜드 데이드림과 가장 약한 과테말라를 시켜봅니다.


어쩌다 이곳까지 왔냐고 물으신다면, 바로 이 머신. 푸어스테디(Poursteady)때문입니다.


브루클린의 한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이 머신은 커피산업의 판도를 바꿀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단순하게 생긴 머신이지만, 움직임은 섬세합니다. 한 번에 다섯 잔을 내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계량을 하고 버튼만 누르면 추출이 시작됩니다. 제가 주문한 두 개의 커피가 동시에 추출됩니다.


아마도 두 개의 추출이 동일한 온도에서 진행되는것 같았습니다. 한 번에 추출에 각기 다른 온도와 레시피를 설정할수는 없는것 같네요.  


단점도 명확하지만, 섬세하고 정확하게 내려오는 물줄기를 보니 어설픈 핸드드립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활용하기 나름일것 같습니다.


그라인더는 바라짜 포르테 그라인더. 원두마다 각기 다른 그라인더를 사용합니다.


두 잔의 커피가 서브되는데 걸린시간은 단 5분. 한 시간에 60잔 정도 서브가능하다고 하니, 러시타임도 거뜬할듯 합니다.


보통 러시타임때는 브루잉메뉴를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매장에서는 꾸준히 드립커피가 제공됩니다.


커피맛은 준수했습니다. 데이드림은 클린컵이 좋았고 산미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과테말라의 경우 약간 탄맛이 났습니다. 배전도가 높지 않은편임을 감안하면, 겉이 살짝 탔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프렌차이즈 카페의 러시타임때 제공받은 커피임을 감안하면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홀로 앉는 좌석도 인상적이고요


빵도 나쁘지 않았고요


드립백도 몇 개 맛 보았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죠. 직원들에게 얼마나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느냐, 생두와 로스팅 퀄리티를 얼만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것 같습니다.


역삼동에 갈 일이 있으면 한 번 더 방문 해보려 합니다.




블러프커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16번길 53-1

070-4230-0303

매일 11:30 - 21:00 (화요일 휴무)


할리스커피 역삼스타점

02-501-4142

평일 07:00 - 23:00 / 주말 08:00 - 23:00


커피 엑스포에 다녀왔습니다.


4월 5일 목요일부터 4월 8일 일요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커피엑스포는, 봄철에 꼭 들러야 하는 연례 커피 행사가 되었죠. 올해는 규모도 더 커지고 관람객도 부쩍 늘었습니다.



카페쇼도 그렇듯 토요일 오후가 제일 붐빕니다.


입장부터 줄이 꽤 길었습니다. 1층은 대기열이 코엑스 입구까지 늘어설 정도였습니다. 3층에서도 입장권이 발급 가능하니, 일요일 방문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 달라코르테 X 커피템플 X 커피몽타주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달라코르테 부스


김사홍 바리스타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기 위해서죠.


이번 커피 엑스포에서 가장 화제가 된 머신입니다. 아직 프로토 타입이라 완성된 모습은 아니고요, 6월쯤 정식 출시 예정이랍니다. 안정적인 온도조절과 그룹별로 편리하게 유량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돋보입니다. 54mm 와 58mm 바스켓을 간단하게 바꿔 낄 수 있다는 것도 혁신적인 부분이죠. 


가격은 1천만원대 중반. 


김사홍 바리스타의 상세한 설명과 함께 부스를 지킨 커피몽타주 바리스타 분들의 안내 덕분에 머신이 더 빛나는 듯 합니다.


■ 이지스터 X 업.사이드


돌아돌아 다시 처음부터 보기위해 A홀로. 가장먼저 찾은곳은 이지스터 부스입니다. 달라코르테에 이어 가성비로 또 주목을 받는 머신이죠.


해방촌 업사이드 커피가 자리를 지킵니다. 엔트러사이트 출신 바리스타와 로스터분들이 만든 공간입니다. 베이커리와 커피 모두 준수한데, 오늘 커피엑스포에선 블랜드를 소개해주시더군요.


로부스타가 들어간 에스프레소는 고소하고 달달하며, 질감도 훌륭했습니다. 간단히 이지스터의 장점에 대해서 듣고, 커피도 음미해봅니다. 


■ 두리트레이딩, 비콘


노르웨이의 팀 윈들보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비콘입니다. 자신이 볶은 커피를 많은곳에서 편안하게 추출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개발했다고 합니다. 작년 카페쇼에선 팀 윈들보가 직접 참여했는데, 이번엔 직원들이 왔습니다. 


커피는 알레그리아의 케냐. 정말 맛있었습니다. 머신의 작동원리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들었습니다. 메뉴얼 시스템이긴 하지만, 이정도면 거의 자동에 가까운게 아닐까 싶습니다.


■ 180커피 로스터스


시네소와 함께 부스를 차린 180커피


로스팅 챔피언 주팀장입니다.


황금색 시네소, 참 멋지죠?


머신들은 이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정점을 찍었습니다. 예쁘게 차려입을 차례가 된 것이죠. 시네소 신형 MVP머신은 기술적인 혁신과 함께 디자인에도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챔피언의 커피죠. 이승진, 주성현 로스터 그리고 2017 에어로프레스 챔피언 박정수 바리스타까지. 


멀리 비다스테크 한권일씨가 보여서 찰칵.


■ 커피 대통령


커피 대통령께서 커피를 내려주신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프릳츠에서 오신 커피대통령 박근하님.


이쪽은 펠트에서오신 커핑대통령 이동호님.


■ 펠트


펠트는 올블랙 콘셉트 입니다. 우버 밀크도 만날수 있는 부스였습니다.


■ 커피렉, 싱글오리진, 뉴웨이브


안재혁 바리스타의 커피렉


싱글오리진 커피에서 원두를 샀습니다. 사이폰으로 시음한 커피들이 꽤 맛있었거든요.


뉴웨이브도 참여했습니다.


디지털 도징머신 오라이온. 추출-스티밍의 자동화에 이어 이제 도징까지도 한치의 오차없는 자동화가 이뤄지는듯 합니다.


■ M.I Coffee


M.I 부스의 슬레이어. 커피도 맛있지만, 이 머신좀 보세요. 커피엑스포에서 만난 머신들이 다 이렇게 예쁘더랍니다. 인테리어 박람회를 온 기분이었습니다.


■ 스트롱홀드 X 박상호 로스터(센터커피)


스트롱홀드에는 박상호 로스터가 보입니다. 몇 년째 꾸준히 부스를 지켜오셨죠.


■ 502 커피


요즘 여기저기서 502커피를 맛보는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나 사람이 많아서 간단하게 프로덕트 구경만 좀 해보다가 나옵니다.


■ 하리오


하리오 스마트7, 오토 푸어오버입니다. 우리나라 안대민 바리스타가 제작에 참여했죠.


지갑을 열고싶었던 하리오 부스.


아직은 판매는 안하는 모델들입니다.


■ 프로스타(태환)


프로스타 로스터. 태환 부스도 잠시 들러봅니다.


■ 한국커피


한국커피는 가을에 열리는 카페쇼에서도 비슷한 위치에 있었던것 같습니다. 꾸준하게 맛있습니다.


■ 카플라노


카플라노는 요즘 컴프레소로 인기몰이를 하고있죠.



란실리오도 디자인에선 질 수 없다! 라고 말하는듯 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더 예쁜것 같기도 하고요.



3층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바엔 펍 쇼. 맥주 양조에 대한 법률이 완화되면서, 시장이 커지는 조짐이 보입니다. 다양한 수입맥주와 국내 브루어들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취해서 많이 찍질 못했어요.


하몽부스의 인기는 대단했어요. 지갑을 부여잡고 참으려 했지만, 몇 병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꽤 방황하며 돌아다녔던것 같습니다. 좋은 부스들이 많은데 놓친부분도 꽤 많은것 같고요. 주말동안 시간이 되신다면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시간을 좀 넉넉하게 잡으신다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퇴근하고 퀜치커피를 방문하기 위해 망원동을 찾았습니다.



하루종일 커피에 대한 갈증이 넘쳐났는데, 맛있는 커피를 보니 급한 불을 끌 수 있을것 같네요.

퀜치quench는 불을 끄다, 갈증을 해소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망리단길에서 살짝 벗어난 한적한 주택가에 퀜치커피는 커피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메뉴부터 살핍니다. 기본 커피메뉴 이외에 재미있는 메뉴들이 보입니다. 


카페라떼는 5온즈와 8온즈가 있는데, 5온즈라면 플랫화이트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카푸치노는 드라이 카푸치노를 제공합니다. 스팀밀크보다 밀크폼이 더 많은 카푸치노로 폭신폭신한 우유의 질감이 매력적인 카푸치노에요.



아이리쉬 커피 베이스를 위해 좋은 술을 구입했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리쉬 커피를 시킵니다.


그리고 매장을 둘러봅니다.


누림 바리스타의 얼굴이 익숙한 분들이 많을겁니다. 밀로커피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었죠. 드라이카푸치노가 익숙하고, 또 크림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티는 떼오도르를 사용합니다. 좋은 선택이네요.


아이리쉬 커피의 베이스는 진하게 내린 드립커피입니다.


노아스 밀(Noah's Mill)은 아주 뛰어난 버번 위스키입니다. 풍부한 질감을 가졌고, 단맛도 매력적이죠. 그대로 마셔도 맛있는 이 술위에 커피가 들어가고 또 정성스레 만든 크림이 올라갑니다. 맛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아이리쉬 커피를 위한 베이스는 노아스 밀과 맥켈란이 있습니다. 추후에 보모어가 추가될 수 있다는데, 아이리쉬 커피를 시키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마침 카푸치노 주문이 들어왔는데, 사진 한 장 요청했습니다. 드라이 카푸치노를 하는 곳도 드물고, 또 저렇게 고운 거품을 내는곳도 드물죠. 잘 스팀한 우유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디저트가 될 정도로 고소하고 달달합니다.


매장에서 드신다면, 잔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이 두 번째 방문, 저도 잔을 고르는걸 좋아합니다. 어떤잔에 마시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거든요.


모던한 기사텐의 분위깁니다. 주택가에 있어서 조용하기도 하고, 매장을 찾은 손님들도 차분하게 자신의 커피를 즐깁니다. 이따금씩 호록거리는 소리가 매장에 울리곤하죠.


살짝 취한 기분으로 매장을 나섭니다. 




다음날 점심, 날이 참 맑았습니다.


점심시간에는 가만히 앉아 있을수가 없어 양재천 산책을 나갔습니다.


양재천 근처에서 소문만 커피 맛집  클레어 플레이스 커피를 들립니다. 공기청정기 회사에서 하는 카페인데, 커피가 수준급 입니다. 라마르조꼬 FB80, 안핌 그라인더입니다. 원두는 502커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탐스커피에서도 맛 볼 수 있는 502커피는 수준급의 로스팅을 자랑합니다. 견과류의 고소함과 은은한 산미가 밸런스를 이루는 에스프레소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베이커리도 좋습니다.


썰렁하다고 느낄 수 있는 외관과는 다르게, 실내는 쾌적합니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요. 날씨가 좋아서 커피만 받아서 나갔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카페에 오래 앉아있어도 좋을것 같습니다.


함께 카페를 찾아간 팀장님과 과장님께서는 아이스 라떼와 티 라떼를 주문하셨는데, 기대 이상이라며 칭찬을 하십니다. 한모금 마셔보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커피 한 잔 들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양재천을 산책했습니다.




퀜치커피

서울 마포구 동교로 12안길 9

010-3859-6108

매일 11:00 - 21:00 (월요일 휴무)


클레어 플레이스 커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148

연희동에 다녀왔습니다.


홍대를 중심으로 생겨난 상권은 점점 합정-망원, 연남-연희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홍대의 모든 상점 태생이 그러하듯, 이 지역의 카페들은 가장 트랜디하며 종종 시대를 앞서나가는 매장들이 문을 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도 가득한 주말이지만, 그만큼 사람도 많았습니다. 연희동에 언제 이렇게 사람이 많았떤가요.



'은는'은 기호 '='을 뜻합니다. 카페 비하인드, 독립출판서점 유어마인드 & 천가게가방 원모어백, 플라워&가드닝 샵 초콜릿 코스모스, 차를 판매하는 사루비아 다방, 가구점 가라지가게, 가방가게 바이커스탈렛 까지 총 6개의 매장이 서로 균형을 맞춰 가게를 운영하고 있죠.



비슷한 컨셉으로 이보다 먼저 자리잡은 연남동의 '어쩌다 가게'가 있습니다. 각각의 공간들은 이미 서울 각지에서 독특한 공간과 콘셉트로 주목을 받은 곳들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임대료를 줄일수 있기도 하고, 또 각각의 공간이 가진 장점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하니 이렇게 뭉치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루비아다방은 서촌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홍차를 비롯해 녹차, 백차 등을 시향하고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조용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그곳에 필요한 장소가 되길 바랐지만, 서촌은 이미 둥지내몰림이 일어나고 있죠. 사루비아 다방은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가게에 들어서니 차 한 잔을 권하십니다. 



커피에도 스페셜티 등급이 있다면, 차에도 스페셜티가 있습니다. 오늘 마신차는 아쌈과 녹차, 모두 좋은 재료를 잘 가공하여 맛과 향이 뛰어납니다.


사루비아 다방에서 취급하는 차는 녹차, 백차, 홍차, 우롱차, 허브차까지 다양합니다. 시향을 할 수 있지만, 대표님께서는 직접 맛보는게 훨씬 좋다고 말씀해주십니다. 평소 좋아하는 맛과 향을 말씀드렸더니 큐레이션을 해주셨습니다.


사루비아 다방 대표님께서 차에 대해 써놓은 글들을 모은 에세이집입니다.  



제가 추천 받은 차는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 차도 커피처럼 매해 작황이 다릅니다. 최근에 마시던 세컨드 플러쉬에 대한 아쉬움을 말씀드렸더니 바로 이 차를 권해주십니다. 곧 올해 퍼스트 플러쉬가 들어오겠지만, 이 다즐링은 뛰어난 맛과 향이 매력적이어서 꼭 권해주고 싶다고 하십니다.


참고로,


퍼스트 플러쉬는 3월 중순경에 채취하여 옅은 녹색을 띕니다. 맛과향이 부드럽죠. 반면, 세컨드 플러쉬는 6월에 재배를 합니다. 옅은 황색에 퍼스트 플러쉬보다 맛의 집중력이 강한편입니다.  



큰 잔도 좋지만, 작은 잔에 조금씩 따라 향이 날아가기 전에 즐기는 것도 방법이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녹차 한 잔을 얻어마십니다. 바닐라의 향미가 매력적입니다. 홍차는 향으로, 녹차는 맛으로 마신다고 하죠. 정말 맛있는 녹차입니다.





사루비아 다방을 나와 은는을 둘러봅니다.



홍대에도 아직 살아있는 전설의 카페 비하인드



플라워&가드닝 샵 초콜릿 코스모스






독립출판서점 유어마인드




하나하나 둘러보면 하루가 다 갈듯 합니다.


이어서 방문한 양갱상점 금옥당


비슷한 콘셉트의 카페들이 많죠. 효자동, 익선동, 연남동 등 곳곳에 둥지를 틀고있는 레트로 콘셉트의 공간들은 그 자체로 볼거리입니다.


하지만 맛있는 양갱과 쌍화를 내어준다면 들어가서 먹어주는것도 예의겠죠.


양갱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포장 패키지도 있고요, 낱개로도 판매합니다.


구운 떡도 종류가 가지가지


오래된 스피커와 엠프에서 흘러나오는 93.1 클래식 FM. 마침 정만섭의 명연주명음반이 끝나 코렐리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짜-잔


주문한 내역은 쌍화차, 구운 흑미 찹쌀, 팥양갱입니다.


구운 찰떡은 저렇게 생겼습니다. 많이 달지않고 고소합니다. 쌍화는 생각보다 진하지 않았습니다. 매장을 주로 찾는 연령대를 생각해보면, 쌍화의 맛이 더 깊어지는것도 이상할것 같네요. 양갱도 그렇고 모두 많이 달지 않아 좋았습니다. 든든한 한끼를 먹은 느낌도 들고요.


우후죽순 생겨나는 레트로 콘셉트의 카페들중에 진짜배기를 찾아내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테리어만큼이나 함께 파는 것들에 대해서도 고민한다면 이처럼 좋은 공간이 될 수 있죠. 


피로를 이겨내기 위해 카페인에 가득찬 한 주를 보내셨다면, 쌍화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보시는건 어떨까요.



사루비아다방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10-6 1층

02-723-2755

매일 13:00 - 18:00(월요일, 화요일 휴무 - 공휴일일 경우 오픈)


금옥당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2

02-322-3378

매일 11:00 - 20:00(월요일, 화요일 휴무) 

성수동에 다녀왔습니다.


가장 먼저 방앗간 메쉬커피. 작은건 매장 뿐이죠. 국제 유수의 옥션, 커피행사에서 두각을 드러낸 메쉬커피의 행보는 주목할만합니다. 주말에도 사람이 북적북적.



모아이 바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 언더 카운터 머신은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합니다. 낮아진 바 덕분에 소통은 늘어나고, 사람들은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더 유심히 지켜볼 수 있습니다. 맞은편에는 EK43그라인더와 브루잉 스테이션이 보입니다. 



메쉬커피 헤드로스터 김현섭 사장님. 



헤드 바리스타 김기훈 사장님



브루잉을 두 잔 주문했습니다. 에티오피아와 온두라스. 둘 다 내추럴입니다. 최근들어 다시 내추럴 가공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내추럴 커피 특유의 단맛과 향미를 잘 살려내면, 워시드 커피가 만들어내지 못하는 맛이 살아나기 때문이죠. 서울에서 열린 2017 WBC에서도 워시드 게이샤 등, 다양한 내추럴 가공방식의 커피들이 돋보였습니다.



온두라스는 밀크초콜렛의 질감과 향미, 견과류의 고소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 마신 에티오피아는 시트러스한 산미, 스톤프루츠의 신선한 단맛이 매력적이었고 마시는 내내 피어오른 장미향은 잊혀지질 않았습니다. 



센터커피를 찾았습니다. 메쉬에서 걸어서 딱 5분. 함께있는 베이커리 먼저 들어가 커피와 마실 주전부리를 골라봅니다. 베이커리 이름은 아꼬뗴뒤파르크.



제빵류보단 제과류가 더 돋보였던것 같아요. 커피에도 잘 어울렸고.



영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로스터 스퀘어마일의 헤드로스터자 영국 브루잉 챔피언였던 박상호 대표가 운영하는 센터커피는, 서울에 몇 안되는 진짜배기 스페셜티 로스팅샵이죠. 오늘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바로 스트라이프 버본 때문이었습니다. 버본종은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달콤함이 매력적인데, 줄무니가 난 버본종을 따로 재배한 이 커피는 백색꽃의 향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클린컵또한 훌륭했고요.


봉우리진 서울 숲의 꽃들보다 센터커피의 커피들이 꽃을 먼저 피웠습니다. 



이름난 빵집에 들렀습니다. 뺑 드 에코.



테라로사의 베이커리 담당이었던 대표님께서 만든 경기도 양평의 베이커리를 다시 성수동으로 가져왔습니다.



바게트를 비롯한 이곳의 핵심메뉴인 하드계열 빵들은 전부 솔드아웃. 남아있는 쇼콜라 바게트만 챙겨봅니다.



천연효모 때문인지 빵에서는 약간의 산미가 느껴집니다. 식감도 좋고, 질감도 훌륭하네요. 커피는 물론 와인과 맥주도 판매하는데, 술과 꽤 어울릴것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커피로 구멍난 위장을 쪽갈비로 달래봅니다.



사실 용궁라면이 메인이죠. 위치는 비밀,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메쉬커피

서울 성동구 서울숲길 43

02-464-7078

매일 10:00 - 18:00(일요일, 공유일 휴무)


센터커피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28-11

070-8868-2008

매일 10:00 - 21:00(월요일 휴무)


아꼬떼뒤파르크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28-11

070-4118-2009

매일 10:00 - 20:00(월요일, 화요일 휴무)


뺑드에코

서울 성동구 뚝섬로1가길 25

02-462-4730

교토 커피 기행

2017.11.13 - 2017.11.15



교토에서 기차 역으로 3-4 정거장, 30분정도면 사가-아라시야마 역에 닿을 수 있다. 낮은 산봉우리들이 마을을 둘러싸고, 옆으로는 맑은 시내가 흐르는 이곳을 배경으로 아라비카 커피아라시야마점이 자리잡았다. 커피머신 뒤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 고소한 유우에 걸맞는 맛있는 에스프레소가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이유다. 본래 교토는 일본에서도 커피로 유명한 도시가 아니다. 일본의 카페 문화를 대표한다는 킷사텐의 정수를 잇는 카페도, 커피업계의 제 3의 물결이라 불리우는 스페셜티 카페도 이름난 곳이 없다.






교토역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쿠라수에서 맛본 한 잔은 정갈하고 깔끔한, 말 그대로 수준있는스페셜티 커피였다. 별 기대감이 없었기에 더 그럴 수도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교토의 대표적인 스페셜티 카페인 위캔더스와 우니르 또한 인상 깊었다. 위캔더스 커피는 교토 특유의 섬세한 거리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담은 작은 플래그십 매장이 아름다웠다. 천 년의 고도에서 맛보는 가장 트렌디한 커피가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아라비카를 비롯하여 이들의 카페에서는 유난히 맛있는 관서지방 우유를 맛볼 수 있는데, 라떼를 주문해 마셔보면 고소한 우유의 향미가 입안을 감싼다. 그 고소하고 달콤한 라떼 맛을 따라 카페를 돌아다니니 교토 스타일의 커피가 무엇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교토에서 가장 인상적인 카페를 꼽으라면 단연 오가와 커피. 1952년 문을 연 오가와 커피는 교토를 기반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토종 브랜드다처음부터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지 않았을테지만지금은 유명 스페셜티 커피 농장과 거래를 할 정도로 입지를 키웠다커피 맛은 부드럽고 기품이 있었다스스로 특별함을 뽐내기보다은은하게 자신의 맛과 향을 전달하는 편안함으로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느낌이었다킷사텐과 스페셜티 커피 사이의 어딘가오가와는 70년 역사를 가진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었다카페는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로 붐볐고남녀노소 누구나 커피를 후루룩 들이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프랑수아,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교토의 킷사텐이다. 테마파크의 모형 카페처럼 아기자기한 입구와 인테리어를 마주했을 때는 그 무게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시킨 블랜드 커피 한 잔에, 오랜 역사가 가진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의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름을 딴 이 카페는, 교토 문화인들이 생각을 나누던 공간이라고 한다. 카페는 호화로운 캐빈의 모양을 따랐으며, 아름다움을 향유하기 위해 멀리 유럽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분위기에 취해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주문한 타마코 샌드위치가 정갈하게 접시에 담겨 나왔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샌드를 먹고도 커피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언젠가 교토를 다시 온다면 이곳에서 꼭 한 끼 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천년의 고도 교토는 역사 뒤에 숨지 않고, 현대적 도시로서의 위상을 드러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역사와 현재가 잘 어우러져 멋진 도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커피 또한 마찬가지다. 쿠라수에서 맛 본 가장 트렌디한 커피부터 100년의 역사가 담긴 킷사텐의 커피까지, 교토는 다양한 커피의 역사를 품었다. 사람들은 어떤 커피든 본래의 모습을 즐길 줄 알았고 또 그것들의 멋스러움을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았다. 커피 한 잔으로 고도의 역사를 말하는 일이 마땅한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심연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어쩌면 23일의 짧은 여정에 커피는 도시와 대화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도구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카페정보


아라비카 아라시야마

Arabica Arashiyama 

주소: 일본 〒616-8385 Kyoto Prefecture, Kyoto, Ukyō-ku, 嵯峨天龍寺芒ノ馬場町3ー47

연락처: +81 75-748-0057


쿠라수 교토

Kurasu Kyoto

주소: 일본 〒600-8235 Kyoto Prefecture, Kyoto, Shimogyo Ward, Higashiaburanokojicho, 552

연락처: +81 75-744-0804


위캔더스 커피

Weekenders Coffee

주소: 일본 〒604-8064 Kyoto Prefecture, Kyoto, Nakagyo Ward, Honeyanocho, 560

연락처: +81 75-746-2206


우니르

Unir

주소: 일본 〒617-0814 Kyoto Prefecture, Nagaokakyo, Imazato, 4−11−1

연락처: +81 75-956-0117


오가와 커피

Ogawa Coffee

주소: 일본 〒604-8004 Kyoto Prefecture, Kyoto, 中京区三条通河原町東入ル中島町96-2

연락처: +81 75-251-7700


프랑수와

Salon de the Francois

주소: 일본 〒600-8019 Kyoto Prefecture, Kyoto, Shimogyo Ward, 西木屋町通四条下ル船頭町18

연락처: +81 75-351-4042


오호다

Ohda Coffee

주소 : 일본 〒604-0982 Kyōto-fu, Kyōto-shi, Nakagyō-ku, Matsumotochō (Gokomachidōri), 京都府京都市中京区御幸町夷川上ル松本町575-2

연락처 : +81 75-212-1377






추신.

교토 여행의 계기이자 여행의 틀을 마련해주신 심재범 커피 평론가의 글을 링크해둡니다.

보다 자세한 설명과 더 많은 카페들에 대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jaebeomshim/4

지난 10월 2일, 커피모임 스코어에서 북경의 커피들을 맛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솔로이스트 커피에 대한 이야기와 간단한 소회들을 기록해두고자 합니다.





북경의 솔로이스트 커피입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를 마셨고, 두 커피 모두 극단적인 약배전에 닿아있습니다. 북경의 매장에서는 스팀펑크로 맛을 낸다고 하니, 과일의 향을 담은 차와 같은 특성이 더욱 잘 드러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북경커피 테이스팅에서, 병욱형님은 총 5개 브랜드 10여개의 커피를 가져오셨습니다. 온/오프라인에서 인지도가 높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와 그곳에서 가장 많이 팔린 원두들이라고 합니다. 편견일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인상은 북경의 인상과 닮았습니다. 쌉싸름하고 깊은 흑차의 맛과 같달까요. 가장 선호하는 원두라고 하는 인도네시아 아체의 커피의 맛을 떠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브랜드에서는 스모키한 캐릭터가 지배적이었는데,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을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개성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전체 시장규모에 비하면 아직 보잘 것 없을 정도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성장한 것을 보면 앞으로의 변화 또한 기대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로이스트 커피는 그 중에서도 가장 다른 커피였습니다. 노르딕 커피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견고한 약배전이었고, 테이스팅 노트 또한 훌륭했습니다. 한 잔의 차와 같은 커피를 지향한다고 하는데, 깊은 풍미와 단맛이 인상적인 백차의 맛들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커피들과 다른 캐릭터를 가졌지만, 충분히 같은 연장선상에 두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커피였습니다. 규모면에서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큰 시장이기에 이런 커피 또한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소비규모를 생각했을 때, 운남이라는 커피산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중국의 커피 시장은 앞으로 더 빠르고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많은 만큼 입맛도 다양할테고, 스페셜티 커피 또한 다방면으로 새로운 시도들을 할 것입니다. 사람들과 커피를 맛보며 중국 업체들의 머신 커피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비웃은 그것들이, 나중에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상해의 커피를 맛보기 위해 다시 모이려고 합니다. 커피 한 잔은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세계는 큽니다. 도란도란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SCORE에서 테이스팅 인원 모집을 위해 공식적으로 만든 자료입니다. SOCRE멤버 이병욱님께서 직접 작업한 사진과 글입니다. 북경에 방문하여 커피를 마시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이미지를 공유합니다.








[도쿄 커피투어]


동경을 가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던 건, 커피 평론가 심재범님이었습니다. 망설이다 가지 못한 곳이 도쿄였고, 그곳의 커피는 언제나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30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 스페셜티 커피와 문화를 살펴보기에 2박 3일은 짧은 시간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심재범님과 헬카페의 권요섭 바리스타의 훌륭한 가이드 덕에 무사히 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우연하게도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했던 두 카페는, 일본 커피 문화의 극과 극에 서 있는 곳이었습니다. 1948년 긴자에 자리잡은 람브르는 일본 기사텐 문화의 산실입니다[각주:1]. 제철과일처럼 신선함을 강조하는 스페셜티 커피 흐름과는 반대로 숙성된 생두를 사용해 독특한 맛을 만들어냅니다. 반면 블루보틀은 제 3의 물결이라 불리우는 스페셜티 커피 흐름의 최전선에 있는 카페입니다. 


두 카페가 공존하는 일본의 커피신을 둘러보며, 도쿄 커피기행 연재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카페 드 람브르

Cafe de l'ambre

주소 : 일본 〒104-0061 Tokyo, 中央区Ginza, 8−10−15

연락처 : +81 3-3571-1551

영업 : 월-토 1200-2200, 일 1200-1900


신주쿠 주변에 숙소를 잡았기에, 처음 방문한 긴자의 거리는 낯설기만 했습니다. 콧대높은 건물과 고급 상점가, 골동품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를 거닐면서 카페 드 람브르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COFFEE ONLY'

먼지 한 톨 없을것 같이 정돈된 세련된 거리에 오래된 상점은 마그리트의 그림처럼 기묘했습니다. 오직커피라는 글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70년의 역사가 담긴 커피는 어떤 맛일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어봅니다. 



바(bar)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람브르의 로고가 새겨진 그라인더가 눈에 띕니다. 카페의 세월만큼이나 오래됐을 냉장고도 인상적입니다. 블랜드를 데미타세로 주문합니다. 커피를 준비하는 바리스타의 능숙한 움직임이 인상적입니다. 



앞서 말했듯 람브르의 생두는 10년 이상의 숙성과정을 거칩니다. 수입한 원두가 1년이 지나면 패스트 크롭으로 취급하는, 신선함을 강조하는 스페셜티의 흐름에서는 이해할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오랜 경험으로 생두를 취급하는 람브르의 커피는 숙성원두 특유의 발효취와 몰트향이 인상적이란 평이 지배적입니다.



제가 주문한 커피는 숙성원두는 아니었습니다. 블랜드의 경우 뉴크롭(당해 생산된 생두)를 사용하더군요. 커피 주문을 한 이후에 점원의 설명을 듣고 깊은 맛이 인상적인 탄자니아 원두를 구입했습니다. 

 


커피가 만들어지는동안 조용히 매장 내부를 둘러봅니다. 그 사이 퇴근한 긴자의 직장인들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기사텐은 끽다점, 말 그대로 담배를 피며 차를 마시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자리마다 재떨이가 있는 이유는 카페드 람브르가 기사텐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담배냄새 없는 쾌적한 카페도 좋지만, 종종 안개같은 연기가 자욱했던 홍대의 커피볶는 곰다방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좋은 커피를 마시면 담배를 피우지 않을수 없다던 친구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카페와 역사를 함께한 후지로얄 로스터가 보입니다.


람브르의 블랜드 데미타세는 시트러스의 향미가 가득합니다. 어쩌다가는 살두나 자두같은 달콤한 과일의 맛이 느껴졌고, 목넘김 또한 부드러웠습니다. 한 모금을 넘기고 나면 오래된 이야기를 듣는것처럼 깊은 여운이 남습니다. 




긴자의 누구라도 위로할법한 이 커피 한 잔은 두 명의 바리스타가 책임집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부탁에, 바리스타는 흔쾌히 허락하며 웃음을 지어줍니다.


얼마전 기사텐 문화를 대표하는 카페 다이보가 문을 닫았습니다. 일본의 올드스쿨 커피또한 시대의 변화를 맞아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단면이었죠. 하지만 제가 방문했던 사테이 하토우, 람브르는 아직도 건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둥지내몰린 우리나라의 수많은 카페들이 생각나기도 했고, 60년의 역사를 품은 대학로의 학림다방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카페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낸 역사의 공간입니다. 카페가 사라진다는 것은 누구도 기록할 수 없는 한 지역의 문화가 사라지는것과 같습니다.  


람브르의 커피는 카페를 드나든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이 만들어낸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지친어깨를 위로하기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바리스타들이 있기에 람브르가 있고, 람브르의 커피가 있습니다. 더 오랜시간이 지나도 똑같이 람브르의 문을 열고 들어와 블랜드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루보틀 신주쿠

Blue Bottle Shinjuku

주소 : 4 Chome-1-6 Shinjuku, 新宿区 Tokyo 160-0022 일본

연락처 : +81 3-5315-4803

영업 : 월-일 0800-2200


한 번 문을 열기까지에는 오랜시간이 걸리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온전히 자신들의 문화로 만들고자 하는것이 일본인의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텐으로 출발하는 일본의 커피가 그렇습니다. 한때는 수입된 커피의 양 중 90%이상을 키사텐들 사용했을 정도로 일본 카페문화는 독특한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그 와중에도 추출과 서비스에 있어 온 힘을 다하는 일본 특유의 에티튜드를 길러오면서, 커피를 마시기에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환경이 조성된것 같습니다.


커피평론가 심재범은 <동경커피>에서 기사텐 커피의 영향을 받은 블루보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블루보틀의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부분은 일본의 기사텐 커피 스타일이다. 그중에서도 시부야의 사테이 하토오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일본의 혼을 담은 서비스, 기사텐 커피 매장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깊은 감명을 받아 블루보틀 커피를 창업하였다. 그는 "밍크코트의 사치스러움을 입으로 마시는 것과 같았다"라고 말한다.[각주:2]


블루보틀은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전략으로 눈부시게 성장해 지금은 전세계 커피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그 탄생의 비화에 맞게 일본에 문을 연 블루보틀은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매장은 신주쿠점이었고, 신주쿠역사에 바로 붙어있는 쇼핑몰 1층에 위치해있었습니다.



마지막날, 방문하기로 했던 카페 하나가 문을 닫아 아쉬운 마음에 두 잔의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브루잉으로 에티오피아를 주문했고, 카푸치노도 주문했습니다. 바리스타는 저에게 이름을 물었고, 베이루트라고 답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도쿄에서의 마지막 커피를 기다렸습니다. 



이제는 스페셜티 커피라는 얘기를 들으면, 저 하늘색 병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장은 줄을 서서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스타벅스를 처음 마주한 사람들의 기분이 이와같지 않을까 , 새로운 커피 문화를 이끄는 블루보틀 커피바를 직접 목격하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커피 맛은 방문한 열 두 곳의 카페보다 특별히 우월하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베스트컵이 중요한 것은 아니죠. 우연한 기회에 맛본 블루보틀의 커피는 전부 동일한 색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매장에서 마셨을때도 마찬가지. 머릿속에 푸른색 병의 이미지는 더욱 강해집니다.



주문된 커피가 완성되면 바리스타는 손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브루잉 스테이션의 높이는 꽤 낮습니다. 커피가 어떻게 내려지는지 누구나 쉽게 살펴 볼 수 있고, 커피에 대해 어떤 질문을 해도 바리스타는 친절하게 답해줍니다.



최근 방문했던 스타벅스 1000번째 매장, 청담스타점이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매장의 중앙에 바가 있고, 문턱없는 높이 덕분에 어디서든 자신이 주문한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작년 카페쇼에서는 언더카운터 머신이 화제가 되었었는데, '보여주는 커피', '한 발 더 다가가는 커피'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향후 커피시장의 화두가 될 것임을 보여준 사례죠. 


블루보틀 스테이션은 이러한 유행에 한 발 앞서나갑니다. 매장의 구조와 바리스타의 동선, 브루잉 스테이션과 에스프레소 머신의 배치가 인상적이었고, 자신들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인테리어또한 훌륭했습니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사람들은 '한 잔의 커피'가 아닌 '한 잔의 블루보틀'을 기억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사텐의 역사가 오롯이 살아있고,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스페셜티 커피 또한 어색하지 않게 공존하는 일본의 커피신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올드스쿨과 스페셜티 커피가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하나의 역사를 만드는 모습은 왜 일본커피가 이토록 탄탄하게 성장했는지를 알려줍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에 대해 공경하고, 그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해 그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는 오랜 역사를 가진 기사텐 문화의 기반이란 생각이 듭니다. 건물의 경제적 가치보다 하나의 상점이 오래 머물러 만들어내는 문화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풍토 또한 올드스쿨 커피들이 버텨내는 큰 힘이었겠죠. 사테이 하토우를 비롯해 라이온, 람브르에는 나이든 사람들 못지않게 젊은이들 또한 어렵지 않게 문을 넘나들곤 했습니다. 이렇게 어디서도 마주할 수 없는 도쿄 커피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존경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일본인들의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미국의 블루보틀과 버브, 호주의 폴바셋, 프랑스 코튬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도쿄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자칫 유행에 휩슬릴까 걱정이 될수도 있지만, 이 카페들은 탄탄한 일본 스페셜티 커피의 위에 자리하고 있기에 도리어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곤 합니다. <동경커피>의 저자 심재범또한 반복적으로 일본 스페셜티 커피의 독특한 지점을 설명하곤 합니다. 가령 '쌉싸름한 맛'을 하나의 향미표현으로 두고 맛 체계를 구축한다는 부분이 일본 스페셜티 커피의 특징을 잘보여줍니다.


동경에 가면 배울것이 많을 것이라고 등떠밀지 않았더라면, 일본 스페셜티 커피 투어는 언제 시작했을지 모릅니다. 수년간 직접 발로 뛰고 마셔보며 경험한 결과물들을 스스럼없이 공유해주신 <동경커피>의 저자 심재범님과 헬카페 권요섭 바리스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도쿄로 향하기 전, <동경커피>의 출간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행을 가기전에 책이 발간되었더라면 더 많은것을 느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클 정도로 <동경커피>는 일본 스페셜티 커피 전반에 대해 깊이있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총 25곳의 일본 카페에 대해 풀어쓴 이 책은, 한 두 번의 취재로는 할 수 없는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수년간 미국과 일본을 다니며 쌓은 내공덕분인지 자칫 어려울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깊은 이야기들이 쉽게 쓰여져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경'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책이지만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서술도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출간일보다 조금 늦게 책을 구입했지만, 너무 재미있어 반나절만에 책장을 넘겼습니다. 가장 존경하고 따르는 선배 칼럼니스트이자 평론가인 심재범님의 세번째 출간을 이 자리를 빌어 축하하드리고 싶습니다. <동경커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동경커피, 심재범, 79페이지 '사테이 하토우'편을 참고바랍니다. [본문으로]
  2. 동경커피, 심재범, 89페이지 '블루보틀'편을 참고했습니다. [본문으로]

[도쿄 커피투어]


1월 26일부터 28일까지, 도쿄 카페들을 다녀왔습니다. 마루야마커피부터 시작해 블루보틀까지 3일간 총 12곳의 카페를 방문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일본 스페셜티 커피의 신예 노지커피부터 시작합니다. 노지커피가 있는 산겐자야 지역의 카페들부터 시부야의 커피까지 올드스쿨과 스페셜티가 공존하는 일본의 커피씬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노지커피

Nozy Coffee

주소: 일본 〒154-0002 Tokyo, Setagaya, 下馬2丁目29−7

연락처: +81 3-5787-8748

영업 : 월-일 1000-1800


번잡한 도쿄 시내와는 달리, 산겐자야는 비둘기와 시바견이 산책을 즐기는 고즈넉한 동네입니다. 고급 주택가와 중소규모의 쇼핑몰이 있는 전형적인 베드타운 느낌이랄까요. JR 도큐덴엔도시선 산겐자야 역에서 내려 조용한 골목을 따라 이동하다보니 노지커피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노지커피는 도쿄에 총 2개 지점이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산겐자야 지점이 본점의 역할을 합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소규모로 로스팅을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모테산도에 이보다 큰 매장을 두고 그곳에서만 로스팅을 한다고 합니다. 


산겐자야 지점은 브루잉이 중심이 되는 매장이고, 오모테산도에 있는 2호점은 에스프레소를 주로 하는 매장이라고 합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중, 노지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부분이 브루잉이라는 얘기를 전해듣고 산겐자야 매장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매장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테이블만 있는 1층과 브루잉 스테이션이 있는 반지하로 이뤄져있고, 커피를 즐기기에 더할나위 없이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커피를 주문하려고하자 바리스타는 브루잉 메뉴가 좋다는 얘기를 한 번 더 해주었고, 좋아하는 맛에 대해 묘사를 하면 원두 큐레이션을 하주겠다는 말을 전합니다.


정말로 내가 원하는 맛을 찾아줄 수 있느냐고 반문하자, 바리스타는 일단 키워드를 달라고 자신감 있게 받아칩니다. 시트러스, 밸런스, 스위트니스 그리고 브루잉툴은 에어로프레스. 난감할법한 주문에 그는 좋은 생각이 났다며 원두를 집어듭니다. 그리고 저에게 시향을 권하죠. 은은한 오렌지 향이 매력적인 원두였습니다. 


그가 추천해준 원두는 2016 온두라스 Cup of Excellence 18위에 오른 부에나 비스타입니다. 제가 온두라스 원두를 좋아하는건 또 어떻게 알았을까요. 반가운 마음에 한 모금 입에 머금어봅니다. 커피는 키워드와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오렌지, 머스켓, 슈가 케인의 느낌이 정확하게 들어맞습니다. 깜짝 놀라 바리스타를 쳐다보니, 그는 멋쩍게 웃습니다.


마루야마에 이어서 또 다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커피는 완벽한 밸런스를 갖췄고, 떼루아를 인상깊게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마시자마자 떠올랐던 맛들은 테이스팅 노트에 그대로 적혀있었습니다. 브루잉이 유별났던것은 아닙니다. 전시됐던 브루잉툴로도 충분히 누구나 내릴 수 있을만큼 쉽게 레시피는 간단합니다. 좋은 생두를 고르고, 그 생두가 가장 빛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일에 있어 마루야마와 노지는 베스트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시금 일본 스페셜티 커피의 위상을 느끼게 됩니다. 


노지 커피를 올드스쿨보다 스페셜티를 먼저접한 젊은 바리스타들이 만들어낸 마루야마라고 말한다면 과장일까요. 다른 커피에 대한 설명도 듣고 일본 스페셜티 커피 신에 대해서도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매장을 나서기 전에는, 원두 추천을 요청했습니다. 이번에도 자신있게 큐레이팅을 해주었고, 저는 코스타리카 원두를 구매했습니다. 











카페 옵스큐라

Cafe Obscura 

주소: 1 Chome-9-16 Sangenjaya, Setagaya, Tokyo 154-0024 일본

연락처: +81 3-3795-6027

영업 : 월-일 1100-2100


노지커피를 나와 한적한 골목길을 걷습니다. 노부부가 상점앞에서 목재 인형을 구경하기도 하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어르신도 보입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아주머니들이 공원에 둘러 앉아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어딜가나 사람이 끊이질 않았던 도쿄 중심가의 번잡함에서 잠시 벗어나 저도 여유를 즐겨봅니다.



옵스큐라는 노지커피와 그리 멀지 않은 주택가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있는 주민이 있었고, 노란색 머리가 인상적인 이탈리아인도 보입니다. 조금은 독특한 동네 분위기에 카페 옵스큐라는 그 이름만큼이나 매혹적인 모습으로 진한 커피향을 풍기고 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메뉴판을 봅니다. 오래 전, 안암동에 있던 보헤미안에서 처음 메뉴판을 열었을때가 생각납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하나의 메뉴판에 정리해놓은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싱글 오리진을 마실까 생각하다가, 사이폰 스테이션을 보고 블랜드를 시키기로 결심합니다. 



블랜드는 딱 두 가지. 과일과 초콜렛이 있습니다. 점원에게 오늘 어떤 원두가 더 상태가 좋냐고 물어보니, 초콜렛을 추천합니다. 추천한 메뉴를 주문하고 잠시 카페를 둘러봅니다.



차분한 인테리어와 카페 마스코트가 인상적입니다. 카페를 둘러보다보니 아주 조용하게 커피가 갈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바리스타는 움직임 하나에도 소음이 들리지 않게 조심스럽습니다.



카페 옵스큐라의 모든 메뉴는 사이폰으로 만들어집니다. 노지가 스페셜티 커피의 최전선에 서있다면, 카페 옵스큐라는 올드스쿨의 오마주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커피를 내리는 점원에게 말을 걸어보니, 노지커피와는 교류가 활발하다는 얘기를 전해줍니다. 두 카페의 지향점은 다르지만 말이죠.




커피 맛 또한 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비터스윗의 결정체랄까요. 커피의 전반적인 흐름을 지배하는 쓴맛과 식을수록 견고해지는 맛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며, 카페 옵스큐라의 커피가 올드스쿨에 영감을 받은 스페셜티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문팩토리(도쿄 엘리펀트)

Moon Factory Coffee

주소 : 일본 〒154-0024 Tokyo, Setagaya, Sangenjaya, 2 Chome−15−3, 132F 寺尾ビル

연락처 : +81-3-3487-4192

영업 : 월-일 1300-2500


산겐자야에서 가장 문을 늦게 여는 카페 문팩토리는, 쿄토에 있는 카페 엘리펀트의 도쿄 버전입니다. 로스팅을 공유하고, 레시피 또한 같습니다.



노지커피와 옵스큐라보다 훨씬 더 작은 골목길 2층에, 달이 그려진 간판을 찾아갑니다. 문팩토리는 작은 화분의 나뭇가지처럼 작지만 강한 생명력을 가진 카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층의 공간은 꽤 넓습니다.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음악과 커피향이 아주 밝은 느낌의 홍대 곰다방을 연상케 합니다. 삐그덕 삐그덕, 나무바닥을 울리며 자리에 앉아봅니다.



가장 진한 EF Blend(앨리펀트 블랜드)를 시킵니다. 조용히 메뉴를 받아든 바리스타는 커피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겨울 블랜드는 초콜릿의 느낌이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문팩토리의 블랜드도 다크 초콜렛을 연상케 합니다. 종종 체리의 향기도 느껴지고요. 따스한 햇살 덕분인지 커피는 천천히 식어갑니다. 찬 바람에 얼었던 몸도 천천히 녹으면서, 커피는 점점 더 달게 느껴집니다.





이곳의 커피 맛이 가장 최고라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오랜시간 머물 수 있는 카페라면 저는 문팩토리를 꼽겠습니다. 귀에 거슬리지 않은 음악과 차분한 분위기는 카페가 단지 커피만을 마시는 공간이 아니란 것을 설명해줍니다.



손님들도 아주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익숙하게 메뉴를 주문하고 각자 들고온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오후의 햇살은 따사롭기만 합니다.





사테이 하토우

茶亭羽當 Chatei Hatou

주소 : 1 Chome-15-19 Shibuya, 渋谷区 Tokyo 150-0002 일본

연락처 : +81 3-3400-9088

영업 : 월-일 1100-2330


문팩토리를 나와 다시 번잡한 시부야로 돌아왔습니다. 오전이든 오후든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시부야에서 가장 큰 횡단보도에는 관광객들이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횡단보도를 걷는 모습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 강남대로나 홍대의 번잡한 거리가 이보다 더 복잡할까 싶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사테이 하토우는 놀랍게도, 시부야역에서 멀지않은 번화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말 이곳에 이런 카페가 있는게 맞을까 싶어 지나가던 사람에게 한 번 더 물어봅니다. 마침 그 사람도 카페를 들어가려고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엽니다. 



카페는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시간은 오후 3시쯤. 어디서 왔는지 모를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들고 커피 한 잔을 나누고 있습니다.



바리스타의 안내로 바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복잡한 메뉴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하토 블렌드(혹은 하토우 블렌드)를 주문합니다. 바리스타는 물잔을 내밀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주문을 하고 바리스타들을 쳐다봅니다. 모두 세 명. 주문은 끊임없이 밀려들어오지만 바리스타들은 당황한 기색이 없습니다. 차분히 자기의 몫을 나누고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얼핏보면 어지러워 보이는 어선에는 어부들의 규칙이 있고, 파도가 몰아치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차분하게 자신의 일들을 해냅니다. 사람들이 가득찬 사테이 하토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바리스타들은 익숙한 동선을 따라 커피를 내리고 손님들을 상대합니다.



어떤 메뉴도 허투로 다루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메뉴에 지칠법도 합니다만, 음료를 제조할때의 눈빛은 누구보다도 진지합니다.






주문서는 끊임없이 몰려듭니다. 소서를 예열하고 원두 계량도 정확하게 합니다. 바쁜 와중에도 결점두를 골라내고, 물 온도를 맞추기 위해 주전자를 움직입니다.



케이크를 자를때도 바리스타의 손은 신중합니다. 사시미를 자르듯, 차가운 물을 묻힌 예리한 칼은 케이크를 말끔하게 도려냅니다. 



주문한 블렌드를 내릴때에는 제 앞으로 찾아왔습니다. 여유롭게 뒷짐을 지고 커피를 내리지만, 주전자를 잡은 손은 능수능란합니다. 꾸준히 가느다란 물줄기에서는 오랜 훈련의 힘이 느껴집니다.



카페만큼이나 오래됐을 웻지우드 잔입니다. 조심스럽게 받아든 커피에선 피트함이 가득 찬 위스키의 맛과 향이 느껴집니다. 잘 숙성된 곡류와 과일의 맛이 이럴까요. 오래묵은 의자와 나무바닥에서 풍겨오는 정겨운 향이, 그만큼이나 잘 보존된 오랜 블랜드의 은은한 향과 어우러져 카페의 역사를 말해줍니다. 첫 모금부터 마지막까지, 커피는 흔들리지 않고 균일한 맛을 보여줍니다.



냉장고와 진열대 모두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커피를 내리지 않을때면, 바리스타들은 끊임없이 바와 진열대를 정리합니다.



1989년으로 시작되는 접시는 2017년까지 이어집니다.




라이온

Lion

주소일본 〒150-0043 Tokyo, 渋谷区Dogenzaka, 2−19−13

연락처: +81 3-3461-6858

영업 : 월-일 11:00-2030


사테이하토우를 나와 번화가를 따라 한참을 걷습니다. 번쩍이는 빌딩사이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러브호텔이 즐비한 골목이 보입니다. 홍등가와 유흥가를 따라 걷고 또 걷다보면 구석진곳에서 라이온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시부야의 터줏대감 라이온의 역사는 1926년부터 시작합니다. 이제 곧 100살을 맞이하는 음악다방 라이온은 세월의 풍파속에서도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카페에 들어서자 눈에 보이는 것은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스피커 입니다. 두 대의 턴테이블과 수천장의 LP 그리고 1층과 2층을 가득 채우는 소리에 감탄하며 자리에 앉습니다.



오래된 의자와 바닥은 삐걱하는 소리를 냅니다.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의자에 줄지어 앉은 노신사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누구는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누구는 신문을 읽고있습니다. 또 누구는 노트북으로 자신의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 사이사이 젊은이들 또한 섞여앉아 사랑을 나누거나 커피를 마십니다. 



바흐의 미사 B단조가 흘러나옵니다. 커피를 한 잔 주문하고 음악에 침전합니다.



1층과 2층, 아무런 소리 없이 자신의 시간을 가진 사람들은 카페를 가득 채운 음악에 기댑니다. 이어 베토벤의 현악 4중주가 흘러나왔고, 그 사이 카페지기의 간단한 음악소개도 들었습니다. 다음 여정을 위해 몸을 일으켰을땐,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삐걱거리는 계단을 따라 라이온을 나섰습니다.







도쿄의 카페들은 서두루지 않습니다. 각자의 시간에 맞춰 성장하고 또 오랜시간을 버텨냈습니다. 고즈넉한 도시의 외곽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마주하고, 가장 번화한 도심에서 오래된 카페의 깊은 향기를 맡았습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어색하지 않게 도시에 살아있습니다. 문득 도쿄의 건물주들은 높은 월세보다, 자신의 건물에 오래된 음식점과 카페가 있는 것을 더 가치있게 여긴다는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일본의 커피가 성장하는 세계 커피시장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들의 색과 철학을 뽐낼 수 있는 힘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진정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존중하며 즐길 줄 압니다. 그래서 노지커피는 햇과일마냥 신선한 커피를 뽑아내며, 사테이 하토우와 라이온은 신주쿠의 중심에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을수 있습니다. 


좀처럼 오랜 카페를 보기 힘들고, 젊음과 패기로 문을 연 훌륭한 스페셜티 카페들이 건물주와의 다툼속에 문을 닫는 홍대의 거리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도쿄에 커피를 마시러 와야한다는 말에 가슴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언제쯤 이렇게 멋진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긴자의 람브르, 신주쿠의 블루보틀을 들렀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 일본 카페기행의 마지막편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겠습니다. 



[도쿄 커피투어]


1월 26일부터 28일까지, 도쿄 카페들을 다녀왔습니다. 마루야마커피부터 시작해 블루보틀까지 3일간 총 12곳의 카페를 방문했습니다. 보다 유익한 포스팅이 되기 위해서는 각 매장의 역사나 현재의 위상등에 대해 말씀드려야 하나, 첫 방문이기에 상세한 정보수집이 불가능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일본 스페셜티 커피(를 비롯한 전반적인 커피 문화)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나름의 공부를 해 볼 생각입니다.




마루야마 커피

丸山珈琲 MARUYAMA COFFEE

주소 : 일본 〒106-0031 Tokyo, 港区Nishiazabu, 3−13−3

전화번호 :+81 3-6804-5040

영업 : 월-일 0800-2100

 

일본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대부, 마루야마 커피입니다. 동경에는 2개 지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마루야마 커피를 추천해주신 심재범(오즈바리스타)님께서는 오야마다이에 있는 지점에 방문하셨던걸로 압니다. 하지만 저는 일정상 새로이 문을 연 니시아주부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마루야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http://blog.naver.com/sjb135/220074812966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 이렇게 늦게 마루야마를 찾았으니, 부끄럽기만 합니다. 도쿄 메트로 롯폰기 역에서 내려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천천히 걸어 마루야마에 도착했습니다. 가장 첫번째로 이곳을 들른 이유는, 마루야마가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죠.



오야마다이 지점은 이보다 훨씬 작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넓고 쾌적하며 조용합니다. 직원들도 사뿐사뿐, 메뉴판을 건낼때도 작게 속삭입니다. 곧 이 자리들도 가득 찼으나, 그 어느누구 큰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습니다. 커피 한 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니샤자부 오리지날 블랜드를 주문했습니다. 직원이 직접 눈 앞에서 커피를 따라주었습니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저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초콜렛과 오렌지의 느낌이 우아하게, 라는 메뉴판의 테이스팅 노트가 한치의 오차도 없었습니다. 



사실 많은 스페셜티 커피 매장에 테이스팅 노트를 활용하고 있으나, 이처럼 확실하게 맞아 들어가는 경우는 많이 없었습니다. 로스터가 바라는 맛의 지향점이나, 그렇게 느껴주길 바라는 노트들이 들어있는 경우도 다반사였죠. 하지만 마루야마의 노트는 달랐습니다. 좋은 생두와 훌륭한 퀄리티 컨트롤, 오랜 역사에서 비롯된 경험이 가득 담긴 잔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다른 원두도 테이스팅하는 시간이라 이것저것 맛을 봤는데, 엄밀하고 완벽한 맛표현과 밸런스가 대단했습니다. 일본 스페셜티 역사를 30년이라고 얘기합니다. 미세하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커피 본연의 성질을 균형감있게 잡아내는 마루야마의 실력이 그 역사를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든 경지에 오르면 미세한 차이를 이루는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기 마련입니다. 마루야마 커피가 일궈낸 역사를 맛보면서 저는 다시금 일본 커피의 힘에 감탄했습니다.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합니다. 마루야마는 언제고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에가서 단 하나의 매장을 들러보라면, 제가 다녀온 범주 내에서는 마루야마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온니버스 커피

Onibus Coffee Nakameguro

주소: 일본 〒153-0051 Tokyo, 目黒区Kamimeguro, 2−14−1

전화번호:+81 3-6412-8683

영업 : 월-일 0900-1800





역시 심재범님의 추천으로 방문한 매장입니다. 도쿄에는 2개의 매장이 있고, 저는 나카메구로점에 방문했습니다. 도쿄 메트로 나카메구로역에 내려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아담한 주택가들 사이로 문을 연 온니버스 커피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겨울임에도 도쿄는 따뜻했습니다. 그래서 마치 캘리포니아에 와있는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때마침 손님들도 전부 외국인이었습니다. 커피를 주문하면서 호주친구와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눴고, 다락방에 올라서는 대만커플이 말을 걸어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장을 나올때는 미국인 친구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더군요.



브루잉바입니다. 저 뒤편으론 디드릭 로스터가 있습니다.



카푸치노를 한 잔 시켜 다락방으로 올라갑니다. 받자마자 한모금 마셔봅니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카푸치노가 마음까지 평온하게 만듭니다. 카라멜의 달콤함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이따금씩 은은한 시트러스의 향미가 부족한 곳을 채워줍니다.



햇살 좋은 다락방은 편안한 오후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작은 매장에는 끈임없이 손님들이 몰려듭니다. 매장도 분주하고요.



매장은 열차가 지나가는 곳 옆에 있습니다. 차분하게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마지막 한모금을 마십니다. 일본인들이 해석한 스페셜티 커피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작지만 가득찬 카페였습니다. 



사루타히코 커피

猿田彦珈琲 Sarutahiko Coffee

주소 : 1 Chome-6-6 Ebisu, 渋谷区 Tokyo 150-0013 일본

전화번호 :+81 3-5422-6970

영업 : 월-금 0800-2500 / 토-일 0100-2500


도쿄 메트로 에비수역을 중심으로는, 가볼만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 많습니다. 한 정거장을 올라가면 시부야역이 있는데, 이 지역을 중심으로만 코스를 짜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제가 다녀온 코스의 대부분은 헬카페 권요섭 바리스타의 추천 루트입니다. 좋은 카페를 추천해준 권마담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수다를 떨기 위해 나와있는게 아닙니다. 매장에는 총 3명의 바리스타가 있는데,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세 명이 번갈아가며 카페 앞을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커피를 나눠줍니다. 또, 자주 방문하는 손님이 있으면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요.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수 있습니다. 좋은 커피를 준비했으니, 시간이 있으면 잠시 들렸다 가라는 제안에 사람들은 매장을 가득 채웁니다.



한 시간 정도 있었을까요. 좁은 매장에 사람들은 계속 이렇게 줄을 섭니다. 분주할법도 한데, 세 명의 바리스타는 마치 규칙이 있다는듯 빠르게 움직입니다. 바쁜 와중에도 앉아있는 손님들에게 새상품을 권하거나 커피를 소개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죠. 



바리스타의 추천에 따라 브라질을 주문합니다. 두종류의 브라질이 있었는데, 하나는 초콜렛 다른 하나는 과일의 풍미를 중심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초콜렛을 선택합니다.



첫 한모금은 희미하게 느껴지는 카카오의 단맛으로 시작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손님들이 가져온 차가운 공기로 커피는 이내 마시기 좋은 온도로 변합니다. 다시 한 모금을 마시자 화사한 단맛이 느껴집니다. 식을수록 달콤함이 올라오는 커피는 왜 이곳에 사람들이 몰려오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우리 커피는 스페셜하고, 맛있으니 손님들이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커피를 알려줘야지, 그들이 더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게 최고의 한 잔을 선물해야지'라는 마음으로 그들은 커피를 만듭니다. 문을 나서기전, 샘플로 맛을 보여줬던 클래식 블랜드를 테이크아웃 합니다. 복합적인 단맛과 쓴맛이 입안을 즐겁게 합니다.



커피 트램

Coffee Tram

주소 スイングビル 2F, 1 Chome-7-13 Ebisunishi, Shibuya, Tokyo, 일본

연락처 +81 3-5489-5514

영업 : 월 휴무 / 화-일 1000-1900 


에비수의 밤거리는 한가합니다. 조용히 근처 에비수 박물관에 들러 맥주 한 잔을 하고 카페 트램으로 향했습니다. 방문하는 카페에서 커피 얘기를 할때마다, 그곳의 바리스타들은 '카페 트램'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 또한 어떤 정보도 없이 트램의 간판을 마주했습니다.



트램은 통돌이 로스터로 자가배전을 하는 카페였습니다. 오후 7시면 바 트램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하게 엘라 피츠제럴드의 음악이 나옵니다.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손님과 또르르르 물따르는 일에 집중하는 바리스타 사이에 자리를 잡습니다. 가장 진한 데미타세를 시키고 천천히 매장을 둘러봅니다.



어두운 카페 안, 조명 하나에 의지하며 바리스타는 융드립을 시작합니다. 적막속에 핸드드립을 지켜보다, 다시 메뉴판을 훑어봅니다. 커피 한 잔을 즐기러 온 사람들을 위해 되도록이면 소음을 내지 말아달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복합적인 단맛과 농도에 비해 산뜻한 바디가 인상적인 커피 한 잔이 나왔습니다. 에스프레소 두 잔 분량의 커피는 천천히 식을수록 가볍게 날아가듯 입안을 향기롭게 적십니다. 앞서 대여섯잔의 커피를 마셨음에도 부담없이 목을 넘어갑니다. 한 모금 그리고 또 한 모금. 정말 맛있네요, 라고 말하자 바리스타는 말이 없습니다.  못들었겠거니 생각하며 혼자 멋쩍게 웃었는데, 커피 내리는 일이 끝나자 내 앞에 찾아와 정중하게 인사하며 감사하단 얘기를 합니다. 


조심스럽게 한 모금씩 마시며 아주 천천히 잔을 비웠습니다. 시계가 7시를 가르쳐 갈 때 즈음, 중절모를 쓴 바텐더가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간판을 바꿔달기 시작합니다. 음악은 여전히 엘라 피츠제럴드의 것입니다. 오늘 하루, 정말 다양한 동경의 커피신을 목격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브커피 재팬, 신주쿠 역
ヴァーヴ コーヒー ロースターズ シンジュク ステーション

VERVE COFFEE ROASTERS SHINJUKU STATION

주소 일본 〒151-0051 Tokyo, 渋谷区Sendagaya, 5−24−55 NEWoMan新宿

연락처 +81 3-6273-1325

영업 : 월-일 0800-2200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를 기반으로한 지역 로스터리 버브입니다. 산타크루즈의 매장과 미국 서부 지역의 몇 개 매장, 그리고 일본 신주쿠역에 매장을 두고 있습니다. 



도쿄의 겨울은 따뜻했습니다. 한파를 겪다가 이곳에 도착하니, 마치 캘리포니아에 온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밝고 경쾌한 간판과 인테리어는 버브커피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빠르게 커피를 주문하고 매장을 둘러봅니다. 커피의 특징을 한껏 뽐낸 패키지가 인상적입니다. 이곳의 바리스타 말에 따르면 원두는 항공배송으로 2일이 소요되며, 산타크루즈와 거의 동일한 컨디션으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매장의 한쪽 벽에는 '커피는 과일이다'라는 얘기를 적어두었습니다. 메뉴판에도, 원두 판매대에도 그들의 커피가 어떤 과일의 향미를 품었는지에 대한 얘기가 가득합니다. 주문한 에티오피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카푸치노를 마시고 싶었으나, 바리스타는 한 잔을 마실거면 에티오피아를 마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레시피를 따라 커피를 내립니다. 사실, 일본에서 가장 불편했던것은 의사소통이었습니다. 일본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니, 가는 매장마다 손짓 발짓을 동원해야 했었죠. 하지만 버브커피의 바리스타들은 모두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합니다. 덕분에 커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한참이나 일본 커피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백합과 자두, 복합적인 향미라는 테이스팅 노트를 그대로 따릅니다. 마루야마에서도 그랬고, 일본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카페들은 정교하게 설계된 로스팅을 통해 완벽한 테이스팅 노트를 구사합니다. 버브의 경우 미국 현지 로스팅 원두를 사용해 사정은 다르겠지만, 추출에서 이를 잘 구현해낸다는 측면에서는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사카, 쿄토, 후쿠오카에서 올드스쿨 중심의 카페투어를 했었을때는 일본의 스페셜티 커피가 이정도라고는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특히 마루야마에서 받았던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정교하고 섬세하고 완벽한 맛의 구현은 마루야마의 부단한 노력과 깊은 역사에서 우러나오는 힘에서 기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든 경지에 오른 상태에서 한 단계 성장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일이죠. 쉽게 비유하자면 오디오나 카메라를 들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서, 특별함을 찾거나 미세한 변화를 주려고 한다면 여태껏 들였던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 만족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스페셜티 시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스페셜티 역사속에서, 어쩌면 이제 막 싹을 움트기 시작했음에도 두각을 나타내기 때문이죠. 하지만 비슷하게 따라잡았다고 해서 끝은 아닙니다. 뉴욕과 도쿄의 스페셜티가 인상깊었던 것은 도시와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한 카페 문화 혹은 커피 컬쳐였습니다. 도쿄의 경우 오랜시간 자신들이 쌓아왔던 고유의 커피문화가 있지만, 이를 무너뜨리지 않고 스페셜티를 들여와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신주쿠 카페들에 대해 소개할텐데, 카페투어 내내 저는 이 신구의 조화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일본의 근현대사를 닮았달까요. 일본의 커피는 카페를 찾은 많은 이들의 발걸음, 도시의 역사와 함께 깊게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편에는 산겐자야 노지, 옵스큐라, 문팩토리(앨리펀트) / 시부야 사테이 하토우, 라이온 리뷰로 도쿄 카페투어를 이어가겠습니다. 마지막편에는 긴자 람브르 / 신주쿠 블루보틀을 둘러볼까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해삼의 눈

해삼에는 눈이 없다. 해저의 얕은 모래 진흙에서 살고 있는 해삼은 동남아시아 리푸의 산호위에 누워 있기도 하다. 해삼은 인간의 탐욕을 드러내는 사치스러운 식재료다. 해삼의 95%는 수분으로 이뤄져있는데, 날해삼을 먹지 않는 이상 해삼은 삶아서 물기를 뺀 뒤 오랜 시간 잘 말려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보관된 날 해삼은 등급이 나뉘어 고가에 거래되는데, 특성상 양식이 힘들뿐더러 가공과정 또한 많은 인력과 엄청난 양의 소나무(땔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해삼이 동남아시아를 너머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귀중한 식재료였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금과 은 그리고 구리가 고갈되어 화폐로서의 역할을 충당할 수 없게되자 해삼을 가공하여 국제 무역에 참여하곤 했다. 이렇게 거래된 해삼은 중국의 수많은 왕족과 제후들의 식탁을 장식하곤 했다. 그래서 진주조개만큼이나 해삼은 귀중한 자원이었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을 때도 해삼어장을 찾아 헤맸던 것이다.

해삼의 발자취를 찾아 해삼이 거래되었거나 재배되었던 지역을 찾아나선 저자 쓰루미 요시유키는 한반도 해삼의 역사 또한 귀중하게 다룬다. 하지만 그 중요함 만큼이나 해삼의 역사는 찾기 힘들었다. 젊은이들은 “해삼은 중국의 음식이다”라고 말하며, 어업을 천하게 여기어 기록이 남지 않은 역사에는 해삼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제국주의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졌지만, 일본의 침략 이후에나 해삼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고 씁쓸한 얘기를 한다.

젤라틴을 공급하는 고급 식재료라고 말하기엔, 해삼의 역사는 깊디 깊다. 영생을 얻기 위해 자연의 귀중한 재료를 찾게되었고 그 중 하나가 해삼이라고, 저자는 해삼과 도교의 연관성을 이야기한다. 해삼은 눈이 없고 발 또한 없지만, 역사를 관통하는 힘을 가졌다. 해삼이 인간의 손에 들어온 순간, 세상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역사를 좇는 일은 다른 어떤 사사를 다루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게 되었다.

먹는 일과 음식에 대한 역사는 인간이 절대 하찮게 여기지 말아야 될 기록이다. 어업을 천하게 여겨 그에 대한 기록 또한 비슷한 대접을 받았다는 말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먹는 것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이 오늘날에도 그다지 귀중한 대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식재료를 경작하거나 채취하고, 그것을 인간의 입으로 가져가는 일에 대한 기록은 가치 있는 사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담처럼 미학의 ‘미’자는 맛을 뜻하는 ‘미’의 의미도 있지 않느냐고 말하곤 했다. 아름다움을 논하는 일이 심오했던 것처럼, 맛에 대해 논하는 일 또한 심오하고 깊어져야 할 것이다.

내가 태어난 해 89년 11월에 이 해삼에 대한 역사가 쓰여졌다. 30년 가까이 되었지만, 문체는 유려하고 역사는 깊었다. 종종 인터뷰를 할때면 누군가는 “그래, 그 일은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는 일이지”라는 얘기를 듣곤 했다. 세상에 사소한 역사는 없다. 그래서 기록하고 기억해야한다.

귀중한 책을 추천해주신 따비 출판사 박성경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플라츠커피, 케냐 카루만디(Kenya Karumandi AA), 콜롬비아 산파스쿠알(Colombia San Pascual)

 

지난번, 2주의 상미기간을 지나고도 훌륭한 맛을 보여주었던 플라츠 커피에서 새로운 원두를 보내왔습니다. 이번에 테이스팅 할 커피는 케냐 카루만디(Kenya Karumandi AA), 콜롬비아 산파스쿠알(Colombia San Pascual)입니다. 각각 완전 수세식(Fully Washed)와 내추럴(Natural)가공방식을 택했는데요, 가공방식이 완전 다른 두 커피가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우선 케냐 카루만디 AA입니다. 완전 수세식 방식을 택한 이 커피는 1700-1900m의 고고도에서 자란 고품질 원두입니다. 향부터 남다른 원두의 패키지에는 농장에 대한 간략한 개요와 테이스팅 노트가 나와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은 좋지만 로스팅 날짜가 따로 나와있지 않다는 점이 아쉽군요.

 

배전도는 대략 이렇습니다. 지난번 과테말라 라 라구나를 마시면서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플라츠 커피는 로스팅을 참 안정적으로 가져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 원두에 비해 신선하고 원두 자체도 매력있기에 추출후 테이스팅에 조금 더 기대를 걸어봅니다. 

 

테이스팅 노트에 나오지 않은 내용들은 한 장의 종이에 잘 담았습니다. 생두 정보, 테이스팅 노트와 간단한 추출가이드까지. 깔끔한 디자인에 이해가 쉬운 내용들이 인상적입니다.  

 

추출은 드립굵기로/25g/94도/220ml/1분 30초의 레시피를 따랐습니다. 추출가이드를 그대로 따라서 내려봤는데요, 첫 모금은 레몬이나 라임 껍질이 느껴지면서 달콤함이 올라왔습니다. 전반적으로 맛이 살짝 뻣뻣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끝맛이 혀끝을 아리게 하기도 해서 조금 불편했습니다. 추출 가이드에서 벗어나 새로운 레시피로 다시 브루잉을 해봅니다. 드립굵기로/30g/93도/450ml/2분 30초의 레시피를 따랐습니다. 여전히 레몬과 라임의 상큼한 느낌과 달콤함은 매력적이었지만, 뒤로갈수록 거칠어지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맛은 여전했습니다.

 

에어로 프레스는 드립굵기에 17g/93도/220ml/1분 40초의 추출을 해봅니다. 물과 커피의 접촉시간을 줄이되, 압력을 준다는 계산으로 커피를 내렸고, 역시나 맛의 집중도가 올라갑니다. 테이스팅 노트에 나왔던 맛들이 좀더 안정적으로 느껴지는군요.    

 

 

에스프로프레스의 레시피는  17g/93도/230ml/4분의 레시피를 따릅니다. 커피를 천천히 녹여내는 느낌으로 시간을 두어 내렸고, 맛 또한 기본적으로 가진 매력적 뿜어냅니다. 하지만 여전히 에프터 테이스트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점, 끝으로 갈수록 매력적인 맛들이 흩어지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여러차레 도구와 레시피를 달리하여 추출한 결과 케냐의 경우 원두가 조금 예민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드립의 경우 레시피를 따라 내려도 컨트롤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뒷맛이 무너지는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물론, 생두선택과 로스팅은 뛰어나단 생각이 듭니다. 다만, 끝가지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맛을 유지했다면 정말 훌륭한 커피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쉬움이 조금 남는 케냐 테이스팅을 뒤로하고 콜롬비아 원두를 꺼내봅니다. 요즘들어 한동안 워시드의 유행으로 나오지 않았던 내추럴 커피들이 가공방식을 개선하여 조금씩 인기를 끌고있는듯 합니다. 내추럴 특유의 맛과 향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내추럴 커피들이 다시 관심을 받는 추세가 반갑기만 합니다.

 

봉투를 열자마자 따라오는 강한 딸기향은 코를 즐겁게 합니다. '이게 정말 콜롬비아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테이스팅이 무척이나 기대되는군요.

 

동봉된 안내서의 추출 레시피는 모두 동일하네요.  

 

콜롬비아의 추출도 드립굵기로/25g/94도/220ml/1분 30초의 레시피를 따랐습니다. 콜롬비아 원두는 첫모금부터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놀랍도록 집중력있는 딸기와 초콜렛의 맛은 이 생두가 가진 힘이 엄청다는 생각을 들게합니다. 역시나 끝에가서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만 케냐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합니다. 좋은 생두를 선택하고, 매력을 잘 뽑아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 남지 않은 원두지만, 테이스팅이 끝난 후에도 계속 손이가는 쪽은 콜롬비아였습니다.

 

 

에어로 프레스도 드립굵기에 17g/93도/220ml/1분 40초의 동일한 레시피를 따라봅니다. 여전히 식으면서 아쉬운 느낌은 있지만, 그 단점을 덮을만큼 매력적인 향미가 입안을 즐겁게 합니다. 생두의 힘이 정말 뛰어나고, 로스팅또한 준수하단 생각을 다시하게됩니다.

 

에스프로프레스의 레시피는  17g/93도/230ml/4분의 레시피를 따릅니다. 부드러운 바디감과 마우스필이 초콜렛을 둘러싼 딸기맛을 좀 더 매력적으로 끌어올립니다. 아쉬운점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세 잔의 추출 모두 인상깊었습니다.

 

 

여전히 플라츠 커피는 매력적인 로스팅을 합니다. 물론, 훌륭한 생두를 선택하는 능력도 대단하고요. 하지만 상미기간이 지났음에도 훌륭하고 안정적인 향미를 뽐냈던 과테말라 라 라구나와는 달리 이번에는 식거나 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느낌은 좀 아쉬웠습니다. 로스팅의 문제일지, 숙성기간의 문제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쉬움이 있는것은 사실이군요. 추출 변수에 따라 예민하게 변하는 커피들에 저는 여전히 100점을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플라츠 커피는 늘 평균이상의 맛과 감동을 전해줍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여전히 다음 로스팅과 생두 선택이 궁금해지는군요.  

코알라 커피공장, 콜롬비아 로스 쿠로스(Colombua Los Curos, COE#25)

제주도에서 날아온 커피 콜롬비아입니다. 컵오브 엑설런스(Cup of Excellence) 25위를 차지한 로스 쿠로스 농장의 커피입니다. 보통 순위가 높은 CoE커피가 좋다고 생각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순위가 가장 높은 몇 개의 커피를 뺀 나머지는 크게 품질 차이가 나지 않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래서 종종 낮은 순위의 CoE를 낙찰 받아 잘 활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죠. 코알라 커피공장 어떤 경로를 통해 낙찰 받았는지 몰라 성급한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이 또한 경우가 크게 다르지 않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커피는 기름기가 살짝 베어나올 정도로 배전도가 높습니다. 보통의 스페셜티 로스터들이 약배전을 추구하는 것과 다른 모습입니다. 종종 스페셜티를 접하는 사람들이 좋은 커피는 약하게 볶아야 맞는게 아니냐는 얘기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건 편견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커피도 성향만 잘 파악하고 좋은 포인트를 잡는다면 배전도와 상관없이 매력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죠. 코알라 커피공장의 선택의 결과는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적절한 추출가이들을 찾아보기 위해 코알라 커피공장의 블로그에 들어갔으나, 커피에 대한 설명이나 레시피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대신 코알라 커피공장을 홍보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이 자신들의 커피를 위한 레시피를 제공하는것과 다른 모습이네요. 아쉽지만 전도를 생각해 대강의 시피를 잡아봅니다. 드립굵기로 그라인딩한 원두를 30g/91도/350ml/3분 20초의 추출을 진행합니다. 첫 모금은 강배전 커피 답지 않게 치고 올라오는 산미와 강배전의 강한 불맛이 느껴집니다. 살짝 탄 느낌이 들기도 하나 이내 이런 느낌은 줄어들고 집중력있는 신맛이 올라옵니다. 복숭아나 살구, 오렌지에서 느껴지는 과일 산미와 고소한 느낌이 밸런스를 이룹니다. 단맛도 은은하게 느껴지면서 풍부한 마우스 필을 전해줍니다.

 

 

에어로프레스 추출은 드립굵기의 그라인딩 17g/92도/230ml/2분의 추출을 진행합니다. 드립추출보다 산미는 죽은 느낌이나 단맛이 더 강해지고 은은한 오렌지 필의 신맛도 느껴집니다. 전반적으로 강한 배전도로 인한 보디감이 입안을 감쌉니다. 식으면서는 감칠맛을 더해주고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테이스팅 노트를 보여주는 코알라커피공장의 콜롬비아입니다.

 

 

에스프로프레스 추출은 17g/91도/250ml/3분 30초의 추출을 진행합니다. 끝맛이 살짝 거칠고 불맛이 느껴진다는 점이 살짝 아쉽긴 합니다. 이 느낌은 드립 추출에서도 느껴졌는데요, 거부감을 줄 정도로 강하지는 않으니 신경쓰지는 않아도 될것같단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인 느낌은 드립과 에어로프레스 테이스팅 노트를 따라갑니다. 안정감있는 밸런스와 감칠맛이 매력적인 커피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단종의 커피 하나만으로 로스터를 평가할수는 없습니다. 특히 지난번 모모스의 볼리비아 같은 경우 생두 가격이 상당하다는 점,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급격하게 원두 맛이 변질된다는 점을 보면 볶은지 5일 지난 시점에서의 집중적인 추출이 정확한 평가기준이 될 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밸런스와 커피의 특징을 잘 잡아낸 로스팅은 로스터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과연 이 커피도 모모스의 커피처럼 시간이 지나면 급격한 맛의 변화를 보여줄지, 일정기간동안 개성을 유지하며 좋은 로스팅의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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