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회학 졸업논문으로 홍대 카페거리를 분석한 연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홍대 주변의 카페를 특성에 따라 몇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별로 커피의 평균 가격이나 고객의 선호도 등을 조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죠. 다양한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홍대 카페들의 네트워크 지도를 그렸고, 그들이 보이지 않는 힘으로 묶여있다는 결론을 지었었습니다. 근사한 초기 설계와는 달리 형편없는 논문이 됐지만, 그 때 발로 뛰어서 조사했던 내용은 아직도 저에게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오늘은 그 내용중의 일부로 카페 소개를 시작할까 합니다.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카페를 선택한다고 답했을까요? 무려 70%입니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은 분위기가 좋고 인테리어가 멋지다고 인식하면 아무리 비싸더라도 자신이 지불한 커피 가격이 아깝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홍대의 카페들이 외관에 신경쓰고, 직원의 옷차림에 신경쓰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사람들에게 커피맛은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멋있고 친절하기만 하면 아무리 맛없는 커피를 내리더라도 만사 오케이죠. 홍대 카페들의 질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아직도 만연하게 퍼져있는 이런 인식이 있습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시작한 이유는, 호두커피를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호두커피는 포화상태인 홍대 상권과는 조금 떨어진 망원동에 있습니다. 

 

 '카페인 트럭'의 주인장이 거금을 들여 정착한 곳이기도 합니다.

 

 

 커피 가격은 준수합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커피맛에 어울리는 가격입니다.

 

 

원두리스트는 보통입니다. 제 생각엔 5종을 운영하는것 정도가 맥시멈인것 같습니다. 생두관리나 운영측면에서 말이죠. 원두 가격 역시 착합니다. 

 

콜롬비아입니다. 클린컵이 좋습니다. 모나지 않고 단촐한 맛이랄까요. 화려하진 않지만 부드러움과 감칠맛이 숨어있습니다. 첫 모금이 조금 거칠긴 했지만 이내 잠들더군요.  

 

에스프레소는 약했습니다. 바디감이 부족하다는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역시 텁텁한 맛이 없고 깔끔합니다. 에스프레소 혹은 아메리카노로 즐기기엔 적당한 맛입니다. 우유를 이겨내는 맛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로스터에게 직접 여쭤보니 우선은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위한 블렌딩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라떼의 경우에도 강한 맛을 내는 블렌딩은 피한 로스팅이었다고 합니다. 연령대가 있는 지역 주민들도 오는 카페라 무턱대고 강한 맛을 내는 커피를 만들기가 어렵다고 하십니다. 블렌딩은 차차 연구해나가신다고 하니 앞으로도 기대해봐야겠네요.

 

 로스터입니다. 좀 특이하죠? 토리스터라는 로스터에요. 메이드인 대전. 한국에서 직접 만든 수제 로스터기입니다. 처음에는 좀 의구스러웠지만, 커피맛을 보고나니 그런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깔끔한 매장내부. 좌측 하단에 있는 영도 로스터기가 눈에 띕니다. 드립용 그라인더라고 하네요.

 

그라인더는 메져. 머신은 에스프레사(Espressa). 일렉트라계열의 머신이라고 합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훌륭한 머신이라고 하네요.  

 

 

 내부는 수수하면서도 재미있게 꾸며놨습니다. 커피맛과 어울리는 인테리어입니다.

커피맛도, 인테리어도 과도하지 않습니다. 바리스타는 손님이 커피를 마시는데 침범하지 않습니다.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다운 카페입니다.

 

멋진 신세계나 범우사 문고판 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음악은 마그네틱 필드. 69 Love Songs에 수록된 곡들이 흘러나옵니다. 마그네틱 필드를 들어주는 카페는 처음이었습니다. 책이나 음악이나, 범상치 않은 호두커피입니다.

 

 

 

 

 

카페는 결국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만들어갑니다. 손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카페는 만들어지고 변화하죠. 최근 몇년간 홍대에 들어선 수많은 카페들은 그런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고자 머리아프게 변화하고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은 그곳을 찾습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자신들의 커피를 만드는 곳은 없습니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마네킹처럼 트렌드만 따라가기에 바쁘죠. 

 

정체성을 잃은 카페들의 시대입니다. 너도나도 돈이되는 카페를 만들다보니 부동산 가격은 올라가고 메뉴나 인테리어는 다 비슷해집니다. 쉽게 그만두기도, 시작하기도 어려운게 요즘의 홍대 카페죠. 논문의 결론은 이와 비슷합니다.

 

호두커피같은 카페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커피를 생각하고 카페를 만드는 주인장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말이죠. 하나같이 똑같고 시끄러운, 분위기 좋고 인테리어 멋진 홍대 카페에 질린 분들을 위해서 말이죠.

 

  • 호두커피 가는 길 -
    6호선 마포구청역이나 망원역 이용. 각각 5번출구와 2번출구로 나와 동교초등학교 방향으로 가면 된다. 버스 이용시 7011번을 타면 좋다. 미원아파트 입구(정류소번호 14-258, 14-257)에서 내리면 바로 호두커피다.
  •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25-1번지, 02-324-9543
  • 영업시간 08-22시
  • http://hodoocoffee.com 

 

뱀발. 오는길엔 커피상점 이심에 들렀습니다. 연남동 친구들을 모두 힐링시켜버렸다는 그 유명한 레몬티를 먹고왔습니다. 몸과 마음이 허하신분들은 이심을 찾으시길. 새로운 메뉴도 등장했습니다 :) 

추신 : 매드커피는 지난 8월을 기점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대신, 김영현 로스터는 펠트felt라는 이름으로 창전동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도림에 공장을 둔 펠트는 원두 납품을 주로 하고 있으며, 창전동에 있는 쇼룸 Show Room에서는 펠트의 커피를 맛볼수 있습니다. 주소는 창전동 2-47. 곧 블로그에도 상세한 리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좋아하는 감독, 음악가 혹은 소설가나 시인이 있듯 저에게는 좋아하는 바리스타가 있습니다. 이 영화다 혹은 이 음악이다! 하는 느낌이 올 때가 있습니다. 필모그라피를 찾아보고 다른 영화를 보고, 봤던 영화를 또 보고. 비포 선라이즈는 언제봐도 가슴이 아려오고 지아장커의 스틸라이프는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합니다. 그의 커피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의 카푸치노를 마시는 일은, 첫사랑을 만나는 기분이랄까요.  

 

오늘 소개할 카페는 여의도에 문을 연 메드커피 로스터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바리스타, '라임'씨가 로스터와 바리스타를 겸하고 있는 카페입니다. 한동안 바bar를 떠나있던 라임 바리스타를 만난건 지난 10월 입니다. 자신의 가게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에 저는 두근 반, 세근 반, 콩딱이는 마음을 졸이며 매드커피 로스터즈의 오픈날을 기다렸습니다. 

 

매드커피 로스터즈입니다. 여의도에 있고 로스팅은 매장에선 하지 않습니다. 따로 로스팅실이 있다고 하네요.

 

매장 전경입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데 필요한 건 다 있어보입니다. '커피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느낌이 몰려오는군요.

 

두둥. 홍대 카페 다니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낯이 익은 얼굴일 수도 있겠네요. 지난 번 커피견문록에서 소개했던 한 매장의 메인 바리스타이자 로스터였죠. 바로 라임 바리스타입니다. 지금은 매드커피 로스터스의 주인장입니다.

 

그는 신선한 생두를 선택하고, 적절하게 블렌딩해서 찰지게 볶습니다. 완벽한 추출이 아니면 과감하게 커피를 버리기도 하죠. 그의 커피는 계절에 따라 변하는 민감한 입맛을 따라잡고 풍부한 향미의 커피로 울적한 마음을 달래주기도 합니다. 고백컨데 저의 카푸치노 사랑은, 라임바리스타의 카푸치노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매드커피 로스터스의 메뉴입니다. 지금은 가오픈 상태라고 할 수 있어서 정식 메뉴판이 없습니다. 다음주가 되면 정가로 판매하고 메뉴도 더 추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본적인 커피 메뉴(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는 3-4천원 정도. 그 밖에 각종 차와 칵테일도 메뉴에 오른다고 합니다.

 

도착하자마자 마신 감동의 카푸치노. 커피 리브레에서 들여오는 생두인 엘살바도르 놈브레 단종으로 내린 카푸치노였습니다. 깊은 여운을 자랑합니다. 벨벳느낌도 나고 건포도의 맛도 느껴졌습니다. 달달하고 부드럽네요. 에프레소는 블렌드로 마셔봤습니다. 오렌지나 레몬 느낌이 강했습니다. 감칠맛도 느껴졌구요.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둘 다 추천합니다.

 

라임 바리스타는 매번 새로운 로스팅을 시도합니다. 계절에 따라, 생두의 상태에따라 새로운 블렌딩을 시도합니다. 매드커피로스터스에 자주 방문할 수 있는 분이라면 라임바리스타의 다양한 블렌딩을 즐길 수 있겠네요.

 

 

기본적인 셋팅입니다. 에스프레소용 정수기는 에바퓨어를 사용합니다. 그라인더는 메져와 콤팍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꼬 GB/5입니다. 라마르조꼬의 여느 머신들이 그렇듯 온도 안정성이 뛰어나기로 유명하죠. 좋은 물과 그라인더, 머신에 실력있는 바리스타까지 겸비한 메드커피 로스터스입니다.

 

그라인더 옆에 놓여있는 다양한 종류의 탬퍼(커피를 눌러주는 기구). 탬퍼는 바닥의 형태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평평한 바닥인 flat, 둥근 형태의 euro curve, 유로커브보단 완만한 곡선의 american curve, 물결 무늬의 ripple, 가장자리가 깎여있는 형태의 c-flat등이 있죠. 탬퍼의 형태가 커피의 맛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탬퍼가 있다는것 자체가 재미있는 부분이네요.

 

다양한 종류의 시럽과 차 그리고 칵테일 재료들이 있습니다. 낮술도 판매할 예정이라니 필요하신분은 이곳을 찾으시면 되겠습니다 :)

 

드립커피는 매번 다른 종류가 제공됩니다. 이날은 다른 종류는 다 팔리고 놈브레만 남았네요. 카페쇼를 다녀온 여파로 손이 떨려 핸드드립을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참, 드립커피용으로 사용하는 정수기는 클라리스(Claris)라고 합니다. 에스프레소용과 다른 물을 사용하는점이 인상적이네요.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드립커피를 안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테이크아웃을 중심으로 하는 매장이라 테이블이 별로 없습니다. 불필요한 인테리어 없이 깔끔하게 꾸며놓은 내부가 인상적입니다.

 

라임바리스타(왼쪽)과 매니저입니다. 두분 다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직접 찾아가보시길 바랍니다.

 

매드커피 로스터스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카페이기도 합니다. 섬세한 두 바리스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낼지 궁금하네요 :)

  • 매드커피 가는 길 -
    5호선 여의도역, 9호선 샛강역이용. 5호선 이용시 5번,6번출구로 나와 KBS별관 방향으로 직진, 별관을 끼고 좌회전 후 직진. 9호선의 경우 2번출구 이용. 직진하면 롯데캐슬 아이비가 보인다. 지하 1층에 위치해있다.
    버스 이용시 KBS별관(정류장 번호: 19-150), 하나은행여의도중앙지점(19-287), 여의도한양아파트(19-286)이용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43-4 롯데캐슬 아이비, 지하 1층
  • 영업시간 10-20시, 일요일 휴무

 

 추신 : 매드커피는 지난 8월을 기점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대신, 김영현 로스터는 펠트felt라는 이름으로 창전동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도림에 공장을 둔 펠트는 원두 납품을 주로 하고 있으며, 창전동에 있는 쇼룸 Show Room에서는 펠트의 커피를 맛볼수 있습니다. 주소는 창전동 2-47. 곧 블로그에도 상세한 리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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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 카페를 소개할 당시 에스프레소 추출을 맡았던 노영환 바리스타가 그만두었다는 소식입니다. 원두 라인업도 리뷰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네요. 바리스타의 추출스타일이나 원두의 상태에 따라 리뷰 당시와는 커피맛이 상이할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재미있는 포스팅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종종 한국 카페를 리뷰하곤 하는

http://frshgrnd.com/2010/09/three-rules-of-thumb-for-avoiding-bad-coffee-in-seoul/

한국에서 맛없는 커피를 피하는 세가지 방법이란 글입니다. 대충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로스터리 샵, 한자로 된 간판 그리고 10-20종의 싱글 오리진을 취급하는 가게를 조심하라는 내용입니다.

 

오해의 여지가 있는 이 글에 간단히 설명을 붙이겠습니다. 서울에는 유난히 로스터리 샵이 많은데, 저자는 대부분이 콩을 태우기 일쑤라고 지적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가게들도 있지만 상당수가 로스팅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 합니다. 한자로 된 가게들은 오래된 일본식 방식에 갇힌 고리타분한 커피를 내린다고 말하죠. 마지막은 당연합니다. 20종이 넘는 커피를 파는 건 말이 안되죠. 김밥천국도 아니고. 의견이 분분할수 있겠지만, 저는 90%정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따지고보면 틀린 건 없기 때문이죠.

 

커피 콘하스는 서교동에 있는 한 프로덕션 사무실 밑에 위치한 카페입니다. 콘테이너 박스로 유명한 건물이죠. 그리고

처음 찾는 분들에겐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카페 콘하스입니다. 콘테이너+하우스의 합성어인것 같습니다. 2층부턴 사무실입니다. 1층은 통유리로 된, 카페 콘테이너 입니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저 머신은 슬레이어(Slayer)입니다. 국내에선 아직 사용하는 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작년 카페쇼 '리브레'부스에서 잠시 본적이 있네요. 심플한 디자인과 잘빠진 곡선은 슬레이어만의 매력이죠. 유량조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추출능력과 보일러또한 우수하죠. 머신계의 또다른 명품입니다. 콘하스는 바에 상당한 투자를 했습니다. 슬레이어 3그룹, 로버그라인더, 말코닉 그라인더를 사용합니다. 셋팅으로는 완벽합니다.

 

아, 보이는 사진은 아직 완벽한 셋팅이 아닙니다. 12월 초가 되어야 머신 셋팅이 완료된다고 합니다. 지금은 임시 셋팅. 기대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싱글오리진 커피는핸드드립으로 제공됩니다. 원하는 경우에는 클레버나 에어로 프레스로 주문해도 됩니다. 싱글오리진은 에스프레소처럼 다양한 로스터리샵에서 받아온 것들을 사용합니다. 블렌딩도 있습니다. 제가 이날 마신건 블렌딩. 그 유명한 나무사이로의 봉우리 블렌드입니다.

 

바리스타 팀 코어(Core)에서 로스팅한 슈팅스타를 베이스로 한 플렛화이트입니다. 바디감과 신맛 그리고 단맛의 균형이 좋았습니다. 흡사 밀크 초콜렛을 연상시키더군요. 부드러운 목넘김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놀라운건, 단종 로스팅이라는 겁니다. 생두는 2011년 컵오브 엑설런드(COE)에서 5위를 한 르완다네요.

 

이 밖에도 콘하스에선 로스터리 샵의 각축장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에스프레소를 제공합니다. 코어를 비롯해 모모스, 나무사이로, 알레그리아 등 이름있는 로스터리의 콩들을 받아서 사용합니다. 지금의 계획으로는 두달 단위로 두 종씩 바꿔 사용한다고 합니다. 바리스타는 지속적으로 수준있는 커피를 제공할 수 있고, 소비자는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게 콘하스의 목표입니다.

 

콘테이너 박스가 쌓여있는 항구를 생각하면, 커피 콘하스가 어떤 점을 지향하는지 알 수 있을겁니다. 콘테이너 박스에 실린 물건들이 세계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듯, 콘하스의 커피도 다양한 로스터리의 커피를 받아들이는 겁니다. 이곳의 바리스타인 노영환씨의 말에 의하면 커피 콘하스는 유리로된 콘테이너 박스에 비유할수 있다고 하네요.

 

자, 그럼 오늘의 유리 콘테이너엔 어떤 커피들이 있을지 살펴볼까요

 

서초동에 있는 카페 알레그리아입니다. 예가체프 이디도네요.

 

경희궁의 아침에 있는 카페 나무사이로. 봉우리 블렌드입니다.

 

부산하면 모모스. 초콜렛 프로젝트 블렌드를 출품했네요.

 

바리스타팀 코어입니다. 슈팅스타네요. 블렌드는 아니지만 에스프레소용 원두입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원두들이 콘하스를 통해 선을 보인다고 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을것 같네요.

 

 

 

 

 

 

 

 

지난 포스팅에도 말씀드렸듯, 한국에는 열정적인 사람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콩도 볶고 커피도 내리고 내가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카페를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죠. 하지만 두마리 토끼를 잡는건 쉬운일이 아닙니다. '로스팅은 로스터에게, 추출은 바리스타에게'를 지향하는 영국의 커피문화에서 배울 점이 있는거죠.

 

커피 콘하스의 커피는 실험적입니다. 한곳에서 지속적으로 커피를 공급받는 곳은 많지만, 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원두를 받아쓰는 카페는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콘하스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추출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이요, 질높은 원두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커피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잘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 커피 콘하스 포인트 - 콘테이너 박스로 만든 감각있는 인테리어(아웃테리어), 완벽한 머신셋팅, 다양한 로스터리를 경험할 수 있는 더할나위 없는 기회!
  • 커피 콘하스 미스 포인트 - 다양한 로스터리, 꾸준한 커피맛을 요구한다면 조금 힘들수도.
  • 커피 콘하스 포 미 - 종로에 가지 않아도, 부산에 가지 않아도! 커피 콘하스에서!
  • 커피 콘하스 가는 길 - 중앙버스 정류장 '서교호텔'에서 하차. 불고기 브라더스쪽으로 길을 건너 합정역 방향으로 조금 직진, 사거리가 나오면 망원역 방향으로 우회전. 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왼쪽에 보이는 컨테이너 건물이 커피 콘하스. 마을버스 9번이 다니고 있으니 참고하시길.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68-17번지. 혹은 잔다리로 100번지.
  •  

    추신 : 카페를 소개할 당시 에스프레소 추출을 맡았던 노영환 바리스타가 그만두었다는 소식입니다. 원두 라인업도 리뷰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네요. 바리스타의 추출스타일이나 원두의 상태에 따라 리뷰 당시와는 커피맛이 상이할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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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호 바리스타의 세미나, 커피 리브레

     

    지난 월요일 저녁, 리브레에서는 박상호 바리스타의 커피 세미나가 열렸다.

    박상호 바리스타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영국에 진출했다. 아시아인도 손에 꼽히는 영국 커피업계에서 그는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둬왔다. 스퀘어 마일즈를 기반으로 일하면서 런던 바리스타 챔피언쉽에서 우승을 거두는 등, 편견과 차별속에서 어느덧 런던 최고의 바리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날 세미나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영국의 커피 산업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비교적 늦게 커피 산업에 진출한 영국이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영국의 커피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까지. 경험에 기반한, 전문성을 바탕으로한 흥미로운 세미나였다.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피쉬엔 칩스 아니면 굳이 먹고 마시는 것에 밀어넣은 홍차문화가 전부일 것이다. 영국이 본격적으로 커피산업(정확히 말해서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한것은 2005년이다. 음식문화에서는 별볼일 없었던 영국이 불과 10여년 사이에 스페셜티 커피에서 두각을 나타낸건 호주와 뉴질랜드의 영향이 컸다. 영국에 비해 식문화가 발달한 호주와 뉴질랜드의 젊은이들이 영국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양질의 커피 문화를 전파했기 때문이다. 각각 2005년, 2008년에 문을 연 Cafe Flat White, Milk Bar는 영국 스페셜티 커피의 기반을 다졌다. 여기에 Square Mile이 힘을 더하기 시작하면서 영국의 커피는 커피의 산업혁명 이뤘다. 여기엔 Steve Leigton의 In my mug(커피를 주문하면 매주 목요일 일정량의 커피와 함께 그 커피를 설명하는 영상을 배달해주는 시스템), 2009년 바리스타 챔피언 Gwilym Davies의 Disloyalty card(다른 8개의 샵에서 커피를 마시면 자신의 샵에서 커피를 공짜로 마실 수 있는 카드)같은 헌신적이고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힘을 더했다.

     

    이렇게 박상호 바리스타는 전반적인 영국의 커피 산업의 발전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더불어 그는 한국과 구분되는 영국의 커피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외국의 한 카페 리뷰어가 지적한 것 처럼, 한국에는 로스터리샵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반해 영국은 런던에 있는 수 십 개의 스페셜티 샵중 로스터리는 불과 다섯 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도 할 수 있어'가 아니라 '그래, 로스팅만큼은 로스터를 믿자'라는 마인드가 잘 정립해 있는게 그 이유다. 또, 경력직을 우대하기보다 각각의 샵의 분위기에 맞는, 열정이 있는 직원을 뽑는 것도 한국과 영국의 차이점이다. 이 밖에도 레시피를 중요시하는 점(물의 온도, 추출량과 시간에 대한 정확한 기록), 저울과 타이머 없이는 커피를 내리지 않는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소금, 식초맛 과자가 심심치 않게 팔려나가는 것 처럼 신맛을 좋아하는 영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신맛을 중심으로한 벨런스가 좋은 커피를 뽑아내는 것. 역시 한국과 비교되는 영국의 커피문화였다.

     

    이 세미나의 초점은 영국의 우월한 커피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영국 커피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한국 커피 문화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주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어진 술자리에서 나는 커피 스터디 사람들과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나누었다. 그러다가 두 개의 커피하우스가 떠올랐다. 바로 대학로의 학림과 다동의 다동커피집이다.

     

     

    대학로, 학림

     

     

    네이버, 히룡(coolday33)의 사진출처 : 네이버, 히룡(coolday33)의 사진 http://photo.naver.com/view/2010082900264960095

     

    학림을 커피만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그런 학림을 얘기하기에는 공간과 시간이 부족하므로 오늘은 커피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자.

     

    1956년 처음 문을 연 학림은 지금까지 줄곳 '학림 블렌드'만을 팔아왔다. 50년간 학림의 커피 맛은 변해왔다. 아니 변해왔을 것이다. 분명한건, 어느 순간부터 학림은 자신만의 맛을 찾았다는 것이다. 신맛이 너무 강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밍밍하지는 않은, 구수한 숭늉의 느낌이 나면서도 커피 고유의 쌉싸름함(Bitter)이 살아있는 맛. 벨런스의 측면에선 한국의 어떤 카페도 따라오지 못할 훌륭한 블렌드다.

     

    학림의 커피 맛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부분이다. 스퀘어마일이 세계적인 로스터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영국 커피 문화에 기반한 벨런스 있는 로스팅이다. 신맛을 좋아하는 영국인의 입맛을 기반으로 질좋은 생두와 철저한 메뉴얼화를 통한 로스팅이 스퀘어마일 커피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신맛이 강한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나 벨런스를 훌륭하게 유지하고 있기때문에 거북함이 들지 않는다.

     

    신맛은 과연 세계적인 트렌드일까? 자칭 커피 마니아라고 하는 사람들이 혹은 세계트렌드를 따라간다고 하는 샵들이 좋아하거나 내놓는 약배전 커피들이 과연 진리일까. 자칫 잘못하다간 콩을 익히지도 못해 신맛만 잔뜩나는, 벨런스가 무너지기 쉽상인 커피가 우리의 입맛에 맞는 커피일까. 문득 생각이 들었다.

     

    학림의 커피는 신 커피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트렌드라 하기에는 강배전을 고집한지 너무 오래 됐다. 하지만 사람들은 학림을 찾는다. 수 십 년간 그곳에서 커피를 마셨던 사람부터 이제 막 커피를 좋아하기 시작한 사람까지, 학림의 커피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학림의 커피는 스퀘어 마일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졌다. 학림이 연구해온 맛은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기반한다. 우리의 커피문화를 생각할때, 학림이 떠오르는 이유다.

     

     

    다동, 다동커피집

     

     

    개인적으로 다동의 커피를 좋아하는 편은 안니다. 물에 커피탄 듯, 커피에 물탄듯 그곳의 커피는 너무 연하다. 스트롱 커피나 에스프레소만이 그곳을 찾을때 즐겨 먹는 메뉴다.

     

    다동은 고집이 센 커피집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도 4000원에 커피를 팔면서 무제한 리필을 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커피'를 하는 자부심도 크다. 은은하면서도 고소하고 달달한 커피에 중심을 둔다. 한 번도 흔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커피의 농도는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 누구도 그곳에선 커피가 쓰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집중해야 느낄 수 있는 은은하고 깊은 맛에 감동을 받는다.

     

    믹스커피가 훌륭한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다동의 커피는 그렇다. 4000원을 내고 이 커피, 저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건 누구에게나 신나는 일이다. 게다가 커피는 진하거나 쓰지 않다. 커피에 익숙하지 않은 어떤 한국 사람도 즐길 수 있는 맛이다. 다동에 앉아있다보면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을 볼 수 있다. 젊은 사람들만 뺵뺵한 홍대의 카페 거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종로의 50대 부장님들도 다동에 자주 찾는다. 얼큰한 부대찌게를 먹고 입가심하기에 다동의 커피는 무리가 없다.

     

     

    우리의 커피

     

    어떤 외국인이든 한국에 오면 깜짝 놀랄 것이다. 이렇게 카페가 많은 나라가 있을까 싶을 것이다. 프렌차이즈는 물론 직접 콩을 볶아대는 로스터리 카페들도 넘쳐나고 있다. 양적인 성장이 가진 단점은 이미 명명백백히 드러났다. 아직도 프렌차이즈 카페에선 시럽없이는 커피 먹기가 힘들다. 그리고 대부분의 로스터리 샵은 콩을 덜 익히거나 태우고 있다. 비싼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져다 놓고도 과추출을 하는건 예사로운 일이다.

     

    반면, 그 속에 숨은 진주처럼 커피를 만드는 카페들이 있다. 양질의 생두를, 오랜 연구를 통해, 정성을 들여 볶는 로스터리들이 있다. 그 카페들 덕분에, 그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어느곳을 가도 부끄럽지 않은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커피를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사람들은 함께 입맛을 끌어올린다. 좋은 커피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포인트는 분명하다. 우리만의 커피문화가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커피에 대한 고민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커피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이나 유럽을 쫓아가면서도,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한다.

     

    학림과 다동같은 고민을 하는 카페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당장 우리 어머니를 데려가도 좋아할만한, 그런 카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영국에서는 한 카페에서만 오전에 수 백 잔의 커피가 팔려나간다고 한다. 수백명의 영국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한국 스페셜티 로스터리도 이런 카페가 됐으면 좋겠다. 양질의 커피로, 벨런스가 뛰어난 커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커피를 마실 줄 안다면 신맛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보다,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이곳의 커피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카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학림 가는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3번출구로 나와 직진. 혜화동 로터리방향으로 50m정도 가다보면 2층에 있는 학림다방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4가 94-2, 02-742-2877

    언제나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담배를 자유롭게 필 수 있는 몇 안되는 카페다. 변하지 않는 학림의 블렌드는 학림에서 먹어야 가장 맛있다.

     

    다동 가는길

    버스 정류장 종로1가(01-191)에 내려 청계천을 건너가면 다동 먹자골목 사이에 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5번출구, 2호선 을지로입구역 2번출구에서 가깝다. 서울 중구 다동 164-1, 02 777-7484

    커피를 처음 마시는 사람들에게 추천. 은은하고 고소한, 달달하고 부드러운 다동의 커피맛에 인심후한 리필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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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 : 상호가 변경됐습니다. 테일러 커피(Tailor Coffee)로 로스터와 바리스타는 동일합니다. 위치와 상호만 변경됐다고 하네요. 서교동 329-15/02-335-0355 입니다. 찾으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밀로 커피 로스터스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일요일엔 좀처럼 쉬지 않던 밀로가 문을 닫았습니다. 날은 덥고. 걷기는 귀찮고. 근처에 갈 곳이 없나 생각하던 중 포레스트가 떠올랐습니다. 밀로 사장님의 소개로 커피 용품을 사러 잠깐 들른 샵이 생각나 그곳을 찾았습니다. 커피는 마셔 본적이 없었지만 사용하는 머신들이 눈에 띄게 좋았다는 점, '밀로'사장님이 추천해주셨다는 점 때문에 망설임 없이 갈 수 있었습니다. 이태원에서 들렀던 카페 보통에 원두를 공급하는 곳이기도 하죠. 그곳에서도 맛있었으니 여기는 오죽하겠습니까.

     

    기대감에 부풀어 포레스트에 입장합니다.

     

     

     

     

     

    골목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있는 소박하지만 센스있는 가게 외관입니다.

     

     

     

    들어가자마자 주문을 해봅니다. 자자. 다른 가게와 다른 점을 찾아볼까요. 커피 견문록을 성실히 따라왔던 독자들이라면 금방 찾아낼 수 있을겁니다.

     

    정답은. 플렛화이트와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입니다. 플렛화이트에 대해선 지난 카페 보통편에서도 간단히 설명해드린적이 있습니다. 카푸치노와 비슷한 메뉴입니다. 에스프레소 1-2샷에 카푸치노에 들어가는 스팀밀크의 1/3정도가 들어갑니다.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유를 반으로 나누어 반은 커피와 섞고 반은 우유 거품으로 올리는 점이 특이사항입니다. 카푸치노보다는 우유와 커피가 본격적인 결합을 하는셈이죠. 카푸치노가 연애 초기의 풋풋한 커피라면 플렛화이트는 사랑이 커피와 우유가 서로 불타오르는 사랑에 빠지는 단계라고 할까요. 핫핫. 그만큼 만들기도 힘들고 에스프레소가 우유를 이겨내지 못한다면 맛없기 짝이없는 커피가 될 수 있는 메뉴입니다. 싱글 오리진 커피는 역시 지난 리뷰 아이두편을 보셨다면 아실겁니다. 보통 포레스트에선 퍼플레인(프린스의 노래 제목이죠)과 도어즈(맞습니다. 밴드 도어즈.) 블렌드를 이용해 커피를 만든다고 합니다. 싱글오리진의 경우 이벤트성으로 내놓는다고 하네요.

     

    역시 저는 플렛화이트를 골랐습니다. 드립메뉴도 맛보고 싶었기에 케냐를 골랐습니다. 카라티나가 산미가 조금 덜하다기에 선택했구요. 커피 이름들을 보니 스페셜티를 취급하는듯 합니다.

     

     

    두둥. 머신은 시네소입니다. 라마르조꼬가 머신계의 베엠베(BMW)라면 시네소는 머신계의 벤츠정도 되겠네요. 뉴욕에서 인상깊었던 샵 카페 그럼씨에서 시네소를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상수동에 있는 무연탄 카페에서도 리네아를 없애고 시네소를 사용하고있죠. 우수한 성능으로 점점 많은 바리스타의 사랑을 받고있습니다.

     

     

    좌측에 보이는 정수기는 에바퓨어. 홍대 헤이마, 사당동 커피 소사이어티편에서 상세하게 소개해드린 바 있지요. 그라인더는 드립용으로 말코닉, 에스프레소용으론 콤팍과 메저그라인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두 훌륭한 그라인더죠. 시네소부터 시작해서 정수기, 그라인더까지. 셋팅으로 치면 멘하탄에 진출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두둥. 로스터는 기센 W1. 겨울 안으로 W6가 합류한다고 하네요. 부자 카페입니다 부자 카페. 프로밧 로스터를 만들던 사람들이 새로 만든 네덜란드 브렌드죠. 저의 드림 로스터이기도 합니다.

     

     

     

    드립커피 사진은 이해해주세요. 찍고 확인하니 이렇습니다.

     

    플렛화이트는 놀라웠습니다. 말린 자두를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인상적입니다. 첫모금에선 부드러운 캬라멜 느낌이 나면서 마지막엔 자두향이 느껴지며 목으로 넘어가는, 아주 인상깊은 커피였습니다. 퍼플레인 블렌드를 사용했다고 하던데, 에스프레소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우유와 커피의 벨런스가 훌륭한, 최고의 플렛화이트였습니다.

    드립커피도 역시 벨런스가 훌륭했습니다. 적절한 신맛과 단맛 그리고 에프터도 훌륭하더군요. 주인장의 설명으론 샵에서 쓰는 가장 고급 스페셜티 커피라고 합니다. 식어도 신맛이 도드라지지 않는, 인상깊은 커피였습니다. 사랑스럽네요.

     

     

     

    인테리어는 뭐. 커피에 비하자면 뭐. 보통입니다. 보통.

     

     

    포레스트에서 인상깊었던 장면입니다. 방향제로 원두를 무료로 주더군요. 잘못 로스팅한 원두를 처분하는 것이죠. 보통은 커피 찌꺼기를 가져라가라고 하는데 여기선 원두를 줍니다. 잘못 로스팅된 커피는 아깝더라도 버린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거죠. 장인정신이 느껴집니다.

    얼핏 살펴보니 저건 그냥 가져가서 갈아먹어도 맛있을것 같습니다. 프렌차이즈에서 묵은 원두 사느니 차라리 여기에서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방향제 가져가다 먹는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드립바와 판매하는 원두들입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사먹을만 합니다. 최상의 생두로 볶은 최고의 커피.

     

     

     

     인테리어는 소소. 의자가 불편하고 화장실이 조금 더럽습니다. 참고하세요.

     

    생두 좋은거 쓴다고 은근슬쩍 홍보하네요.

     

    이상 카페 포레스트 리뷰였습니다.

     

    • 카페 포레스트 포인트 - 트렌디한, 최고급 사양의 머신을 사용하는 맛있고 멋있는 카페
    • 카페 포레스트  미스 포인트 - 의자가 불편하고 화장실이 조금, 아주 조금 더럽다는 애로사항
    • 카페 포레스트  포 미 - 당분간 연구대상. 플렛화이트가 먹고싶다면 단숨에 달려가리.
    • 카페 포레스트 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8번출구로 나와 보이는 골목으로 우회전. 따라올라오다 좌회전. 홍익 숯불갈비와 패밀리마트 사이로 직진하고나면 보이는 왼쪽 첫번째 골목.

    뱀발. 스타벅스의 신상 리프레셔를 마셔봤습니다. 그린 빈 추출액이라뇨. 볶지 않은 커피를 가공해 원액을 만들고 라임 혹은 블렉베리를 섞어 음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편으론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엉뚱하기도 하네요. 너무 궁금해 마셔보고 싶어 벼르고 있다가 드디어 마셔봤습니다. 라임맛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은은하게 생두맛이 느껴지네요. 마셔보기가 두렵다면 생두를 씹고 라임에이드를 드시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아실듯 합니다.

    가볍게 즐길수 있는 커피음료네요.

    커피라고 하기엔 어색합니다. 커피는 보통 로스팅 과정에서 생두에 일어나는 화학작용에서 그 맛과 향이 결정되거든요. 이건 뭐 볶지도 않았으니 리조또라고 할수도 없고. 뭐 여튼. 궁금하면 드셔보시길 :)

     

    추신 : 상호가 변경됐습니다. 테일러 커피(Tailor Coffee)로 로스터와 바리스타는 동일합니다. 위치와 상호만 변경됐다고 하네요. 서교동 329-15/02-335-0355 입니다. 찾으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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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의 카페투어입니다.

    그간 군복무로 인해 잠시 중단했던 카페투어를 다시 시작합니다. 아직도 나라를 지키고(?)있지만 이제는 종종 주말에 시간이 나기 때문이죠. 남들은 휴가 나오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커피->맥주->커피->맥주를 즐기다 복귀하곤 합니다. 위장을 버리기에 딱 좋은 테크트리죠. 짬밥에 익숙해졌던 미각이 맛있는 맥주와 커피를 만나면 극대화되어 쾌감을 주기 때문에 멈출수가 없습니다. 당분간은 이렇게 지낼것 같네요. 맥주는 어디서 마시냐구요? 그건 나중에 카페 투어가 끝나면 리뷰해보겠습니다 :)

     

    얼마 전, 이태원에 있는 쿠바풍의 바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일행 모두가 지쳐있었던 새벽 3시의 일이었죠. 우리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 바에 갈 수 있었던건 인테리어 덕분이었습니다. 활짝 열린 창문 안으로 보이는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는 지나가는 사람을 발목을 잡는 묘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가게를 정리하던 사장님은 우리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 잔 정도는 괜찮다며 자리를 안내하셨습니다. 32년된(?) 과테말라 럼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제 기억이 맞다면요). 라디오를 틀어놨다곤 하셨는데 음악도 묘하게 분위기와 어울렸습니다. 피곤함과 취기가 시가향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기억을 만들어줬습니다.

     

    홍대를 비롯한 곳곳 카페들은 종종 '이국적인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추구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카페들은 대부분 작위적인 느낌을 주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태원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실제로 외국인 비율도 높고 카페나 바를 이용하는 손님들도 외국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그렇다보니 이국적인 카페와 바가 자연스럽게 생겨나죠. 오늘 소개할 '보통'이라는 카페도 이태원에 자리잡은 이국적인 카페입니다.

     

     

     

     

    사진만 놓고보면 여기가 유럽인지, 한국인지 헷갈릴게 분명합니다.

    카페 보통입니다.

     

     

    너무나 감각적인 인테리어 덕분에 문을 열고 들어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문부터 해보죠. 우선 이곳은 로스터리 샵이 아닙니다. 원두는 모두 홍대의 '포레스트'라는 카페에서 공수를 해옵니다. 포레스트는 기센(Giesen) W1을 사용하며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합니다. 드립 메뉴는 매번 달라집니다. 코스타리카는 다른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샵에서도 먹어본 것 같네요. 역시 좋은 콩은 돌고 돕니다. 메뉴에서 보이는 특이점은 플렛화이트(Flat White)를 판다는 점입니다. 카푸치노와 비슷한 메뉴입니다. 에스프레소 1-2샷에 카푸치노에 들어가는 스팀밀크의 1/3정도가 들어갑니다. 미국이나 영국 혹은 호주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메뉴죠. 일전에 소개해드린 뉴욕의 샵들에서도 코르타도(Cortado, 커피와 스팀밀크가 1:1)와 함께 판매하고 있죠.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메뉴. 보통의 이국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주문을 하고 매장을 둘러봅니다. 멀리 모카마스터가 보이네요. 드립을 모카마스터로 하냐고 물어보니, 주인장께선 바쁜 아침에만 사용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앞에 보이는건 맛있는 베이커리네요.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태리제 비비엠메(Vibiemme)입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좋으며 듀얼보일러를 사용해 온도 보전이 잘된다는 주인장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저도 잘 접해보지 못했던 머신이라 자세히 설명해드리진 못하겠네요. 그라인더는 콤팍입니다. 요즘 쓰는 곳이 꽤 많더군요. 드립용 그라인더는 사진에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말코닉 그라인더를 사용합니다. 좋은 그라인더를 쓰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그런 말이 있죠. 휼륭한 바리스타는 가장먼저 좋은 그라인더에 투자를 한다고. 제 아무리 훌륭한 원두가 있어도 그라인더가 좋지 않으면 힘을 낼 수 없습니다.

     

    어슬렁거리며 사진을 찍으니 주인장께서 커피에 관심이 많으시냐고 물어봅니다. 이럴땐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긁적이며, '네, 좀 좋아합니다' 라고 부끄럽게 대답했습니다. 짧은 머리가 눈에 띄던지 단박에 군인임을 알아보시더군요. 덕분에 군인찬스, 휴가 찬스로 맛있는 멜론도 얻어먹었습니다.

     

     

     

    메뉴가 나오는동안 카페를 둘러봅니다. 휴지를 누르고 있는 템퍼와 사탕처럼 생긴 천연 설탕이 눈에 띕니다. 좋은 설탕은 커피의 맛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스르르 녹고 있던 아이스 라떼에 두 알 정도 첨가해 먹었습니다. 자극적인 단맛이 없어 좋았습니다. 넣은듯, 넣지 않은 듯 솟아오르는 설탕이 참 매력적이더군요.

     

    아아. 그러니까 저도 커피에 가끔씩 설탕을 넣습니다. 얼음때문에 커피맛이 변하거나 너무 식어서 신맛이 치고 올라올땐 설탕을 사용하죠. 가끔씩 에스프레소를 먹을때 설탕을 넣기도 합니다. 아주 가끔씩요. 좋은 커피라면 설탕과의 조화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진을 잘 찍지 못해서 그렇습니다만, 내부 인테리어도 참 훌륭합니다.

     

    사실, 손님이 꽤 많이 있어서 요래저래 피해서 찍느라 좋은 사진을 많이 놓쳤습니다. 궁금하시다면 직접 가보시길!

     

     

     

     

    제가 주문한 메뉴는 에스프레소 더블, 플렛화이트, 아이스 라떼, 아이스 드립(인도네시아)입니다. 같이 갔던 일행분들이 있어서 방정맞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플렛 화이트는 훌륭했습니다. 착착 감기는 맛이랄까요. 블랙커런트의 느낌이 났습니다. 홍차의 맛이 느껴졌달까요. 고소하고 부드러웠습니다. 근래 먹은 에스프레소 음료중에선 단연 최고였습니다. 아이스 라떼도 비슷했습니다. 여름이라 상콤한 맛을 기대했습니다만, 그렇지는 않더군요. 대신 고소하고 달달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드립 또한 적절한 산미와 균형감이 느껴졌습니다. 모든 메뉴가 평균이상이네요. 그래도 고르라면 전 플렛화이트를 추천합니다.

     

     

     

    저 안쪽에 보이는 회색 그라인더가 말코닉 그라인더입니다. 신형이라더군요. 안쪽으로 하리오와 멜리타 드리퍼가 보입니다.

     

     

     

    카페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더니, 주인장님께서 슬며시 방명록을 내미셨습니다. 몇자 적고 왔습니다. 뭐라고 적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직접 가셔서 확인해보시길 :)

     

     

    곳곳에 보이는 '보통'의 이미지. 제가 마신 커피가 '보통'의 커피라는 것을 각인시켜줍니다.

     

     

     

    바깥으로 보이는 연두색의 외벽은 이국적인 정취를 더해줍니다. 주차된 차들이 없었더라면 더 멋진 장면들이 나왔을것 같네요.

     

    짧은 외박을 해외여행처럼 느끼게 해 준, 즐거운 커피 한 잔이었습니다 :)

     

    • 카페 보통 포인트 - 이국적인 분위기, 플렛화이트, 평균 이상의 커피맛 그리고 선곡
    • 카페 보통 미스 포인트 - 로스팅까지 보통의 로스팅이었다면? 비비엠메가 아닌 라마르조꼬였다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
    • 카페 보통 포 미 - 이태원에 갈 일이 있다면 카페는 보통. 
    • 카페 보통 가는 길 -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1번출구 이용. 육교를 건너 언덕길을 따라 이태원을 향하는 길로 올라가다 보면 카페 보통이 보인다. 이태원역에서 나올 경우 역시 1번 출구를 이용. 녹사평역으로 가는 방향에 언덕길이 보인다. 쭉 따라 올라가다보면 보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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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타나베 히로시는 '청중의 탄생'에서 비르투오소(Virtuoso)라 불렸던 리스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서커스 못지않은 초인적인 기교와 화려한 연주를 장기로 내세운 그들은 곧 청중을 매료시켜 인기를 얻었다'고 말이죠. 여기에 역자는 비루트오소라는 말이 기교적인 면이 뛰어난 연주나 연주자를 가리키는 말이면서, 동시에 기교적인 면은 뛰어나지만 감정이나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쓰인다고 역주를 달아놓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최근에 소개해드린 카페들은 죄다 '비르투오소'에 속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상급의 생두와 로스터 그리고 각종 대회를 휩쓴 바리스타 그리고 화려하고 깔끔한 카페 인테리어까지. 커피한잔은 그런 면에서 그간 소개해드린 '비르투오소 카페'와 거리가 먼 곳입니다. 커피한잔은 세련되고 멋진, 초인적인 기교와 화려한 추출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곳이 아닙니다.  



    카페에는 사장님이 멋대로 가져다 놓은 잡다한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손수 만드신 숯불 로스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요. 커피 맛도 그렇습니다. 인기 있는 생두를 가져다 놓기보다 커피한잔에 있을법한 커피를 커피한잔의 방식으로 볶아냅니다. 어디에도 없을법한 이곳의 바리스타 '오리온'은 언제나 정성스레 그만의 방법으로 커피를 내려줍니다.

     

     


     

     

    사장님께서 손수 만드신 화덕은 카페 앞을 지나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습니다. 입김이 하얗게 서리던 계절이면 언제나 먹고 싶은 호떡을 만들어주는 기특한 화덕이었죠. 지금은 잘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들 음악을 듣고 싶을 땐 어디를 가시나요? 뒤늦게 고전음악에 관심이 생겨 서울에 있는 '음악 감상실'을 찾아보았는데, 최근 2-3년 사이에 그럴싸한 곳들은 죄다 사라졌더라고요. 그래서 음악이 듣고 싶을때면 전 커피한잔을 찾습니다. 카페 한 쪽에 얌전하게 자리 잡은 엘피장에서 보물같은 음반을 찾아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커피한잔에선 시선을 어디다 두든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건 어디서 다 모았는지는 모르겠네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사장님의 콜렉션(?)은 끊임없는 대화의 소재를 마련하는 역할도 합니다. 누구든 이곳에선 자신의 추억 속에만 있던 물건들을 발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커피한잔은 탄화식 배전을 합니다. 탄화식 배전은 숯불을 열원으로 사용해 로스팅하는 일본방식이죠. 그럼 탄화식 배전은 일반 로스팅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 그것은 바로 미묘한 '불맛'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로스터리 샵은 열풍식 로스터를 사용합니다. 이에 반해 이곳에서는 숯불에 직화로 콩을 볶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최근에 사장님이 새로 만드신 로스터입니다. 이전에 쓰던 작은 로스터기가 여러모로 불편해져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말 그대로 세계에서 오직 한대만 있는 로스터입니다. 모두 사장님이 직접 설계하고 만드셨다고 하네요.


    커피 맛에 대해서는 길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드립커피, 에스프레소 메뉴 모두 평균 이상입니다(평균이라는 잣대로 평가하는 게 옳은지는 모르겠습니다). 누가 커피한잔에 대해 이런말을 하더군요. '요즘 커피 업계에서도 Q-Grader와 같이 자격 열풍이 부는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커피에서 자격증은 큰 의미가 없지요. 가령 커피한잔 사장님이 커피 자격증이 없다고 사람들이 그곳에 안가는 건 아니잖아요. 왜냐하면 그곳에는 자격증 이상의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죠.' 

    • 커피한잔 포인트 - 탄화 배전, 그 밖에도 다른 카페에선 찾을 수 없는 분위기, 커피 맛. 
    • 커피한잔 미스 포인트 - 새로운 로스터의 등장. 아직은 포인트 잡는 중
    • 커피한잔 포 미 - 일주일에도 두세번. 음악도 듣고, 맛있는 커피도 마시고. 
    • 커피한잔 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출구로 나와 직진. 사직 공원이 보이면 배화여자대학 방면으로 우회전. 직진하다보면 아파트가 나오고 사직동 그 가게가 보인다. 조금만 더 가면 커피한잔.
      버스 이용시 171, 272, 601, 606, 607, 708 그리고 725를 타고 사직단에서 하차. 사직공원 옆 골목 배화여자대학 방면으로 직진.

    추신 : 노란코끼리의 메인로스터가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후의 노란코끼리 로스팅은 누가 진행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리뷰당시와 커피맛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추신 : 얼마전, 카페 노란코끼리가 로스터리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장소는 원래의 매장이 있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원두판매, 교육, 다양한 프로그램등에 집중한다는 소식이네요. 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10-1번지입니다. 망원시장 근처에 있습니다. 전화 혹은 인터넷으로도 원두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얼마 전, 커피 잡지 로스트(Roast)에서 중소규모 로스팅 팩토리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미국같이 커피소비가 많은 나라에선 로스팅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소신을 잃지 않고 이윤만을 추구하지 않는 중소규모 로스팅샵 커피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소비용/최대효용이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로스팅을 하는 기업의 커피와는 다르게 중소규모의 로스터들은 양질의 커피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커피에 대한 열정과 소신 그리고 로스터의 이름을 건 커피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로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소규모 카페(혹은 커피랩)이 생기고 있습니다. 연남동 커피 리브레를 필두로 로스팅을 전문으로 하며 커피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샵들이 증가하고 있죠. 이들은 각자의 철학과 커피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커피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은 우리의 카페 문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노란코끼리는 소규모 로스팅 샵입니다.

    노란코끼리라면 북카페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거에요. 맞습니다. 지금의 카페 헤이마가 있던 자리에서 북카페 노란코끼리가 이 노란코끼리 맞습니다. 그 노란코끼리가 우여곡절 끝에 가게의 컨셉을 바꾸고 새로운 경영진이자 로스터를 영입해 작년 9월 성미산 마을 근처에 다시 카페를 열었습니다.

    성미산 마을과 그 주변은 자전거를 타기에 러블리한 환경이죠. 노란코끼리가 성미산 마을 근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며칠 전 부터 자전거를 탈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날은 좀 추웠지만, 한적한 동네를 골목골목 탐방하다 노란코끼리에 도착했습니다.

     

    북카페의 흔적 혹은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위한 노란코끼리의 작은 발걸음 정도 되겠네요 :)

    노란코끼리 로스터는 양질의 커피를 판매하기 위해 오늘도 커피 연구에 여념이 없습니다. 특히 노란코끼리 원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디자인'입니다. 투명 플라스틱 통에 각 원산지별 특징이 잘 드러난 라벨은 다른 카페에선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이죠.

     

    저 예가체프 오가닉은 얼마 전 제가 볶아보기도 하고 먹어보기도 한 커피에요. 딱 저 그림이 표현하는 맛이었습니다.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란 말이 있죠. 그러나 노란코끼리의 커피는 라벨로 평가하는 게 딱입니다.

     

    로스터는 T3와 태환입니다. 기계에 대한 섬세한 이해가 바탕이 된 로스팅은 노란코끼리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이블은 단 하나. 여름에 사용하는 야외테이블까지 세 개가 있네요. 매장을 확장하려는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여튼, 이곳에선 테이크아웃을 포함해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원두를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께는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 있겠네요.

    자, 여기서 또 노란코끼리의 로스팅 철학이 빛을 냅니다.
    노란코끼리의 싱글오리진 추출은 모두 클레버(Clever)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분량의 그라인딩 된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누구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단한 기구죠. 노란코끼리 로스터는 누가 내리든 동일한 맛을 내는 커피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커피메이커에 맞는 로스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커피메이커로 내려도 맛있다면, 그게 정말 맛있는 커피라고 노란코끼리는 생각하기 때문이죠.

    로스팅에 대한 화학적인 분석을 다룬 책. 무려 40만원이나 합니다.

     

    원두와 함께 판매하는 커피용품들. 저 가운데 있는 게 클레버입니다. 보기만 해도 간편해보이지 않습니까?

     

    커피맛은 흠잡을 데 없었습니다. 보통 클레버를 이용한 추출에선 밋밋한 맛이 많이 납니다. 하지만 이곳의 원두는 그런 클레버 추출의 단점을 잘 보완했더군요. 니카라과를 마셨는데 산뜻하고 풍부한 향미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내부에 있는 유일한 테이블.

     

    노란코끼리는 지역사회와 연대를 꿈꿉니다. 주변 사무실에 신선하고 맛있고 간편한 커피 공급, 성미산 마을과 유대한 커피 판매, 독립잡지 후원, 해외 결연아동 후원 등은 노란코끼리가 하고자 하는 혹은 하고있는 일들입니다. 앞으로의 노란코끼리가 더 기대되는 이유죠.

    노란코끼리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원두를 판매합니다. 지금은 인터넷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 전화 주문만을 받습니다. 전화는 02.334.5889/ 이메일 coffee@yellowko.co.kr /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Yellownoko

    • 노란코끼리 포인트 - 누가 만들어도 맛있는 원두. 새로운 감각. 지역사회와의 연대.
    • 노란코끼리 미스 포인트 - 아직 인터넷 공간은 공사 중. 메인 간판도 역시 공사 중.
    • 노란코끼리 포 미 - 당장에 먹을 원두가 없다면? 노란코끼리가 정답.
    • 노란코끼리 가는 길 - 지하철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좌회전. 보이는 골목으로 좌회전. 차도가 보이는 골목이 나오면 역시 좌회전. 오른편을 쭉 보면서 따라가다 보면 작은 간판의 노란코끼리를 발견할 수 있다. 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57-1번지 1층.

    추신 : 얼마전, 카페 노란코끼리가 로스터리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장소는 원래의 매장이 있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원두판매, 교육, 다양한 프로그램등에 집중한다는 소식이네요. 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10-1번지입니다. 망원시장 근처에 있습니다. 전화 혹은 인터넷으로도 원두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추신 : 노란코끼리의 메인로스터가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후의 노란코끼리 로스팅은 누가 진행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리뷰당시와 커피맛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Variation)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베리에이션은 커피만 들어갔지 거의 음료수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몇몇은 커피가 가진 잠재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저는 웬만해선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를 시킬 만큼 베리에이션을 즐겨먹진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를 활용해 만든 음료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WBC나 각종 바리스타 대회에서도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추출하는 것과 함께 시그네쳐 드링크(Signature Drink)를 주요 평가기준에 넣습니다. 커피와 잘 어울릴만한 배합을 찾아내서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것도 바리스타가 갖춰야할 능력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오늘 방문할 카페는 이영민 바리스타(CBSC International CoffeeLab)가 운영하는 커피시드입니다. 이영민 바리스타는 각종 국내, 국제 커피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합니다. 이영민 바리스타의 명성과 함께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아메리콜라'를 마셔보기 위해 커피시드를 찾았습니다.

    합정역에서 나와 골목길로 걸어가길 5분, 커피시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간 네비게이션이라 불리는 저조차도 잠시 머뭇거릴 정도로 애매한 위치에 있더군요. 처음 가시는 분들은 고생 좀 하실 것 같네요.

     

     

    깜짝 놀란 아이패드 메뉴판. 알고 보니 사장님이 애플 제품을 엄청 좋아하신다고. 메뉴판에서 가장먼저 볼 수 있는 베리에이션 메뉴들. 메뉴판에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루이보스티를 바스켓에 눌러 담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것을 베이스로 만든 베리에이션 음료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하더군요.

     

    싱글오리진 커피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일반적인 커피포트와 같은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모카마스터, 케멕스, 사이폰 그리고 더치툴이 보입니다. 같은 원두도 어떤 방식으로 추출하냐, 얼마나 기구에 맞춰 좋은 추출을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져요. 궁금하신 분들은 종류별로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 

    머신은 라마르조꼬 리네아. 그라인더는 메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스터는 역시 프로밧.

     

    이미 들여온 COE생두를 볶아 판매하는 것을 제외하곤 커피시드에서는 커머셜급 생두만을 사용합니다. 스페셜티커피는 좋은 품질을 보장하지만 이를 고집하다보면 자연스레 커피와 원두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이영민 바리스타는 스페셜티를 사용해 커피를 고급화하기보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철학 하에 커머셜급 생두를 사용합니다.
    스페셜티 커피 바람이 불면서 너도나도 스페셜티를 외칩니다. 하지만 스페셜티를 외치는 수많은 샵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지, 사용하더라도 그것을 얼마나 잘 볶고 활용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정말 훌륭한 로스터라면 커머셜급이더라도 훌륭한 생두를 찾아내고 잘 볶아내죠. 커피시드는 여기에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인테리어 소품들은 모두 이영민 바리스타가 손수 모은 것들이라고 하네요.

    책장에는 커피와 여행관련 서적들이 가득 :)

     

    콜라와 에스프레소를 배합해 만든 아메리콜라 그리고 리필로 마신 에스프레소. 아메리콜라는 맥콜을 연상케 하는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알싸한 에스프레소가 뒷맛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맥콜과는 확연히 구분됐죠. 레몬 향과 한 모금 들이키고나서 오랫동안 남아있는 에프터테이스트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커피와 콜라의 장점이 잘 융합된 재미있는 메뉴였습니다.
    에스프레소는 고소하고 텁텁했습니다. 마시고 난 후 고소하고 달달한 맛이 오래 남아있었습니다. 텁텁함도 조금 남아있다는 면에서 클린컵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만한 맛이네요. 아메리카노로 만든다면 부드럽고 은은한 맛이, 카푸치노로 만든다면 조금은 싱거운 맛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외에도 테이블이 있습니다. 저 비닐하우스(?)안은 의외로 따뜻했습니다. 튼실하고 빵빵한 난로 덕분인것 같네요 :)

     

    매장 위층에는 커피랩이 있습니다. 살짝 안을 들여다보니 커핑룸이 보였습니다.

     

    유럽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인증한 교육자격증입니다. 교육은 2층 커피랩에서. 전문가 양성교육부터 취미반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매장에 문의해보시길 :)

     

     

    호주에서 직접 공수해왔다는 양털시트가 눈에 띕니다. 앉아보니 정말 포근하더군요. 집에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하기에 패쓰.

     


    • 커피시드 포인트 -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커피시드만의 베리에이션.
    • 커피시드 미스 포인트 - 호불호가 명확한 에스프레소. 곧 죽어도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분에게는 아쉬운 곳. 
    • 커피시드 포 미 - 다양한 메뉴, 다양한 추출방식. 궁금해서라도 다시 찾아야 할 곳.
    • 커피시드 가는 길 -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3-4번 출구 사이의 골목으로 직진, 삼거리가 나오면 좌회전. 맛있는 쿄토가 나오면 역시 좌회전. 보이는 첫 번째 골목 이자카야가 보이면 우회전. 커피시드와 CBSC Coffeelab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약도와 전화번호는 홈페이지 참조. http://cafe.naver.com/cbsc/
    뉴욕 카페 기행. 두 번째입니다.

    미국은 커피 소비량이 많은 나라입니다. 에스프레소에 기반을 둔 음료가 발달한 것은 미국(혹은 유럽)의 커피 소비 행태와도 긴밀한 연관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은 길어도 30초를 넘지 않습니다. 숙련된 바리스타라면 라떼아트를 하더라도 1-2분 안에 주문받은 음료를 만들어낼 수 있고요. 이에 비해 드립커피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아무리 빠르게 내리더라도 한 번 추출에 5분은 생각해야 합니다. 어느 카페에서나 길게 늘어져있는 줄을 본다면, 왜 아메리카노(Americano)라는 말이 만들어졌는지 이해가가실겁니다.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아메리카노는 바쁜 카페인 소비가 많고 바쁜 뉴요커들에게 제격이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할 두 카페는 그야말로 뉴욕 '골목 카페'입니다. 아침마다 출근길 바쁜 뉴요커들이 잠시 들러 커피를 가져가는 그런 카페죠.

    우선 조Joe 카페입니다. 뉴욕에 조Joe는 여러 곳에 매장이 있더군요. 저희가 들른 카페는 그 중에 Colombus Avenue (West 85th Street)에 있는 매장이었습니다. 이 카페가 있는 동네는 자연사 박물관에서 몇 블럭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부촌입니다. 유럽풍의 소규모 고급 레스토랑과 오래된 아파트들이 인상적인 골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간편한 차림으로 카페를 찾습니다. 점심시간에 슬리퍼를 끌고 온다거나 운동복을 입고 가볍게 러닝을 하면서 카페 문을 열죠.

     

    메뉴판입니다. 여기선 드물게 드립커피를 내려주네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Pour Over가 드립을 이야기하는 듯 하네요. 12시 이후부터 제공합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출근시간에는 드립커피를 하기 힘들기 때문인 것 같네요. 그 밖에 미리 추출해 놓고 따라주기만 하는 드립커피는 11시까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 400g(혹은 350g)이 기본 포장입니다. 이렇게 원두를 잔뜩 진열해놔도 잘 팔리는 걸 보면 얼마나 커피소비가 많은지 짐작하실 수 있을거에요.

    뉴욕에서 라마르조코 찾기는 울산에서 소나타 택시 찾기 정도로 쉽습니다. 여기 조 Joe에서도 라마르조코

     

    뉴욕에서 하리오 드립셋트를 판매하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습니다(제가 들른 6개의 매장 중에서는 유일). 제가 매장에 있는 동안에도 여러 사람들이 드립커피에 관심을 가지고 직원에게 물어보더군요. 케멕스를 포함하여 드립커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뉴욕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네요.

    다양한 재료들. 커피에 마음껏 섞어 드시면 됩니다.

     

    코르타도와 아이스 카페라떼.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워낙에 스텀타운 커피와 김미커피가 강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기도 하죠.

    김미 커피가 얼마나 맛있었냐고요?
    그럼 김미커피를 찾으러 떠나볼까요-

     

    리틀 이태리(Little Italy)는 아기자기한 동네입니다. 유럽풍 건물들이 즐비해있고 작은 골목골목 사이로는 소규모 상점들이 도도하게 불을 밝히고 있죠. 김미커피는 리틀이태리의 228 Mott Street (Prince Street)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두근두근. 김미커피를 방문하기에 앞서 리클컵케익에 방문합니다.

    군침이 돌게 만드는 이 작은 컵케익들은 모두 3달러. 간단히 아침식사도 할 겸 케익 몇 개를 골랐습니다.

     

    조각케익과 타르트도 있네요. 이것들은 모두 가게 옆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베이커리에서 만들어집니다. 주방이 모두 비치도록 투명 창으로 만들어진 베이커리에서 두 명의 주방장이 열심히 케익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커피는 팝니다. 일리커피를 사용한다고 광고판까지 내놓았네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뉴요커들은 이 집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50m만 직진하면 더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죠. 제가 케익을 고르는 동안에도 여러 명의 손님들이 왔지만 아무도 커피를 사지 않았습니다. 다들 저와 같이 김미커피로 향했죠. 심지어 이 가게 앞 벤치에서 케익을 먹는 손님의 손에도 김미커피가 있었습니다.

    컵케익을 들고 방문한 김미커피. 작은 매장 안에는 벌써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차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 카페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머신은 역시 라마르조꼬입니다.

     


    메뉴판입니다. 정말 저렴합니다. 심지어 개인 컵을 가져오면 할인까지 해줍니다. 맛있는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김미커피가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케멕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이미 공정무역(Direct Trade)는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김미 커피에서도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트렌디하며 멋있고, 의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생두를 구매할 수 있죠.

    아이스 라떼를 시키고 브라질도 시켰습니다. 미리 추출해놓고 따라마시는 시스템입니다. 브라질을 마셔봤는데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 산미도 살아있고 부드러웠죠.

     

    커피에 대한 상세한 설명. 좋은 커피에 대한 자부심으로 느껴집니다.

    이 곳의 아이스라떼는 정말로 환상적이었습니다. 커피에서 자몽맛이 느껴지지 않냐고 물어봤을 때, 그럴거면 자몽을 사먹지 왜 멍청하게 커피에서 자몽을 찾느냐고 대답할 만큼 시크했던 어머니께서도 이 라떼는 뭔가 다르다고 인정하셨습니다. 한 모금 머금었을 때 퍼지는 향이 엄청났습니다. 상큼하면서도 베리향 살아 숨쉬는 느낌이었어요. 거기에 바디감까지 살아있고 목넘김 또한 훌륭했죠. 올 한해 먹어본 아이스라떼 중 베스트였습니다(2위는 여름에 헤이마 라임 바리스타가 내려준 아이스라떼!). 어머니도 이 맛에 반하셔서는 다음날 또 마시러 가자고 조르셨답니다. 결국 김미커피는 출국 당일 아침을 포함해 3번을 방문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컵케익 가게에서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지 알았습니다.

    뱀발. 너무 맛있어서 홈페이지 전격 방문(http://www.gimmecoffee.com/). 소량 로스팅으로 승부를 본다고 합니다. 유명한 김미커피 블렌드는 이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같이 주문해 먹었으면 할 정도로 그 맛이 그리워지네요. 매장은 여러군데 있으니 뉴욕에 사시는 분은 참고하셔서 꼭 한 번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  뉴욕 커피 기행 - 일주일간의 뉴욕 카페 탐방
    카페 지도와 상세 주소 그리고 안내
    http://beirut.tistory.com/199
  • 스텀타운 커피 로스터즈 Stumptown Coffee Roasters
    http://beirut.tistory.com/212
  • 조 Joe 김미커피 Gimme! Coffee
    http://beirut.tistory.com/215
  • 카페 그럼피 Cafe Grumpy, 써드레일 커피 Third Rail Coffee
    http://beirut.tistory.com/252

  •  추신: 매장을 역 근처로 옮긴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확실치 않습니다만, 방문하기전에 미리 샵에 연락을 하고 가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추가(2013.02.17.) : 카페 소사이어티 본 매장은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가고 소사이어티는 방배동에 커피 프레지던트라는 이름으로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전화는 02-532-3578, 주소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753-7. 빨간색 기센 로스터는 그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곧 리뷰를 진행할게요 :)

    제가 좋아하는 맛집 블로그 '건다운의 식유기'에서는 가장 좋은 음식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싸고 맛있는게 최고의 음식이다. 비싼면서 맛있는 음식은 당연한 것일 뿐이다'. 저는 이 정의가 커피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마실수 있을 만큼 부담없고 저렴한, 그러면서도 맛있는 커피는 최고의 커피입니다. 

    오늘 소개할 사당동의 커피 소사이어티의 아메리카노는 3500원입니다. 테이크 아웃이 아니라면 서울에선 찾아보기 힘든 가격이죠. 여기에 COE(Cup of Excellence, 자세한 설명은 아래) 커피가 7천 원입니다. 건다운님께서 카페 탐방까지 하셨더라면 아마 이 곳을 극찬하셨을겁니다.

    커피소사이어티에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사당 혹은 이수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하죠. 하지만 아파트단지에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덕분에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카페 내부의 모습입니다. 여기까진 봤을 땐 평범한 동네 카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카페 속은 모른다고. 커피를 맛보지 않고서야 어찌 이 카페에 대해 평가를 하겠습니까!

     


    커피소사이어티는 COE 혹은 프리미엄급의 생두를 사용합니다. COE(혹은 ACE, Alliance for Cup of Excellence)는 남미를 중심으로 결성된 커피 단체로 매년 커피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인 르완다를 제외하고, 브라질,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콜롬비아 등의 남미국가가 회원국으로 있습니다. COE 대회에선 3주의 대회기간동안 국가별, 농장별로 출품된 생두에 대해 평가를 합니다. 심사위원은 최소 5회 이상의 커핑을 통해 점수를 매기고, 상위 10위권에 든 커피를 다시 평가합니다. 여기서 85점 이상을 받은 고득점 생두들은 옥션에 참가할 기회가 부여됩니다. COE맴버로 가입된 카페나 단체들은 이 옥션에 참가하여 커피를 구매하죠. COE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커피는 일반 생두에 비해 몇 배나 높은 가격에 낙찰 됩니다. 농부들은 여기서 얻는 수익의 80%를 가져갑니다. COE의 강점은 여기있습니다. 농부들은 합리적인 경쟁을 통해 고품질의 생두를 공급하고 합리적인 수익을 보장받습니다. 바이어들은 질 좋고 출처가 명확한 커피를 경쟁을 통해 구입하고, 좋은 가격에 판매를 할 수 있죠.

    COE생두는 가격도 비쌀뿐더러 구입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 COE스티커는 더 빛을 내는가 봅니다. 많고 많은 커피용품중에서 유독 COE스티커만이 눈에 띄네요.

    이 곳의 COE생두 혹은 프리미엄급 생두는 모두 매혹적인 빨간색 기센(Giesen, 스티머스에서 사용하는 로스터)을 통해 볶아집니다. 좋은 생두에 훌륭한 로스터기 그리고 커피를 사랑하는 로스터까지. 얘기만 들어도 맛있는 커피가 상상이 되고 군침이 흐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시모넬리 아우렐리아를 사용하고 있구요.

    맛있는 커피는 90% 생두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10%의 90%는 로스팅이구요. 이곳 커피는 99% 완벽합니다. 나머지 1%는요? 여러분이 평가하시길 바랍니다 :)

    정수기는 홍대 헤이마에서 쓰는 것과 같은 에바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OE 생두의 향연에 놀라셨다면 이제 가격에 놀라실 차례입니다. 아메리카노가 무려 3500원. 여기에 테이크아웃까지 하면 3000원. COE 혹은 프리미엄 생두(COE와 맞먹는 고급 생두)를 사용한 블렌딩치곤 말도안되는 가격이죠. 남는 게 있을지, 가게는 잘 운영되고 있는지 손님이 걱정하게 만드는 훌륭한 샵입니다.
    드립 커피의 가격도 컵오브엑설런스 상위권 커피라고 생각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사장님의 자비로움의 끝은 어디까지일까요. 일단 메뉴판 앞에서 넙죽 절을 하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습니다.

    보통 처음 가는 카페에 들르면 카푸치노를 시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아메리카노를 시켰습니다. 바리스타께서 이 곳의 에스프레소 블렌딩은 아메리카노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말씀해주셨기 때문이죠. 황금빛의 크레마가 살아 움직이는 아메리카노는 그야말로 훌륭했습니다. 달달하면서도 약간은 새콤한 맛이 느껴졌어요.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나는 것도 장점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샵의 아메리카노는 텁텁하고 약간은 기름진 느낌이 들기 마련이거든요.
    연이어 마셔본 드립커피는 코스타리카였습니다. COE에서 18위에 오른 커피죠. 새콤한 맛이 팡!팡! 터지는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운이 길지는 않았지만 짧게짧게 느껴지는 상큼함이 매력이라 별 불만은 없었습니다. 식어서는 고소한 맛이나기도 했죠. 좋은 생두와 적절한 로스팅의 승리입니다. 생두에 문제가 있거나 로스팅 포인트가 잘못 잡혔을 경우, 커피가 식었을 때 지나치게 신맛이 도드라지거나 맛이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여행과 커피에 관련된 책이 가득한 책장입니다. 주인이 어떤 분일지 짐작이 가네요 :)

     

    매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각종 COE 관련 인증서들.

    사장님은 처음에 소박하게 로스팅을 해서 이웃들에게 나눠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더 많은 사람들과 커피를 나누고 싶어 동네 상가에 카페를 마련하셨구요. 이윤을 얻기보다 좋은 커피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커피를 정말로 사랑하시기 때문이죠. COE 생두를 고집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 커피소사이어티 포인트 - 최고급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 커피소사이어티 미스 포인트 - 마을버스종점.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귀차니즘 극복 필수.
    • 커피소사이어티 포 미 - 담백한 아메리카노가 그립다면, COE커피가 마시고싶다면!
    • 커피소사이어티 가는 길 -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11번, 12번 사이로 나와 동작 16번 마을버스 타고 종점 하차. 혹은 지하철 4,7호선 이수(총신대입구)역 12번, 13번 출구 사이에서 동작 07번 마을버스타고 종점 하차. 주소는 서울시 사당3동 1133-2번 삼성래미안아파트 상가 301호. 전화번호 02-6264-5909, 011-756-2896.

     추신: 매장을 역 근처로 옮긴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확실치 않습니다만, 방문하기전에 미리 샵에 연락을 하고 가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추가(2013.02.17.) : 카페 소사이어티 본 매장은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가고 소사이어티는 방배동에 커피 프레지던트라는 이름으로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전화는 02-532-3578, 주소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753-7. 빨간색 기센 로스터는 그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곧 리뷰를 진행할게요 :)

    딱 들러붙는 체크무늬 바지, 단발로 가볍게 뽂아 5:5로 산만하게 자란 머리, 강렬한 원색 블레이저로 포인트를 준, 그러면서도 쪼리를 질질끌면서 '나의 평상복은 이 정도다'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홍대남(혹은 여)은 오늘도 커피를 마십니다. 그가 들르는 곳은 간판도 찾기 힘든 당인리 화력발전소 앞의 '커피발전소'. 옷에 투자하느라 지갑이 가벼워졌더라도 커피 한 잔은 부담 없습니다. 3천원이면 거품키스를 위한 카푸치노부터 제주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당근주스까지 다 맛볼 수 있습니까요.

    커피발전소를 처음 들르신 분들은 분명 이 곳을 무심코 지나쳤을 겁니다. 그리 밝지 않은 조명에, 간판도 크지 않고, 자극적인 인테리어도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곳, 커피발전소에는 항상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누가봐도 홍대에서 일하는(혹은 사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 찾아오거든요.

    내부는 조용하고, 아늑하고, 소박합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점잖은 카페주인이 부지런히 커피를 만들고 있습니다. 거대한 굴뚝이 솟아오른 발전소가 무색하게, 아담한 커피발전소에서는 쉬지 않고 커피가 생산됩니다. 

    저에게 카페에서 공부하는 건 참 힘든일입니다. 등산가방처럼 공부할 거리를 가득 채운 가방을 매고 가도 책 조금 읽고 수다떨고, 커피나 마시고 오기 때문이거든요. 하지만 이곳에 들르면 항상 뭔가를 하나씩 하고 옵니다. 책 한권을 다 읽거나, 레포트를 하나 다 쓰거나.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덕분이죠. 

     

    누가 발전소 앞 카페 아니랄까봐 발전소 사진을 잔뜩 찍어 걸어놨네요.

    드립, 에스프레소 그리고 과일음료까지 다루면서 이렇게 소박한 주방은 아마 여기뿐 일겁니다. 이곳에서는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 메뉴를 만들어 줍니다. 모카포트는 특성상 시간이 오래걸리고 불편하기 때문에 영업장에선 잘 쓰지를 않아요.(모카포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링크 참조) 저도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과연 이렇게 손님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에서 모카포트로 영업이 가능할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사장님의 손놀림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어설픈 실력으로 머신을 다루는 사람보다 훨 빠른 속도로 한 잔의 카푸치노를 만들어 내더군요. 그것도 수동 거품기로 거품을 내면서 말이죠.

    물론, 모카포트는 기계보다는 압력이 덜 걸리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연한 카푸치노나 카페라떼는 취향을 탈 수 밖에 없겠네요.
     

    발전소의 '소박의 미학'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입니다. 수제 더치툴입니다(수제 더치툴 만들기 - 링크참조).

    사실 커피 발전소 근처에는 M본부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무연탄 카페(anthracite)가 있습니다. 프로밧과 고도(실제 고도를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로스터를 사용하며, 라마르조꼬와 말코닉 그라인더까지 갖춘 (기계가)훌륭한 카페입니다. 공장을 개조한 인테리어도 인상적이고요. 하지만 저는 이 근처에 오면 무연탄 카페보다 프로스타를 쓰는 이 곳을 더 즐겨찾습니다. 이 곳의 커피가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발전소의 도서관 입니다. 심야식당 전권이 있는것만 봐도 이 곳의 책들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짐작할 수 있죠.


    흡연자와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의자 입니다.

     

    사장님은 야구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야구공은 물론이고 야구 관련 책도 많습니다. 그래서 전 이 곳이 좋습니다.

     

    모든 메뉴는 일괄 5천원, 테이크 아웃시 3천원 입니다. 친구는 이곳의 당근주스를 추천하더군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고 오직 '제주도산 천연 당근'만이 들어간 이 주스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들 정도로 맛있다고 합니다.

     

    엘 살바도르를 시켰습니다. 이 곳의 커피는 겸손합니다. 자극적이지 않죠. 은은하면서도 잔향이 오래가는 편이에요. 화려하고 강렬한 커피를 뽑아내는 커피생각과는 정반대입니다.



    자기 컵을 가져오면 테이크아웃 무려 500원이나 할인입니다.

    • 커피 발전소 포인트 - 저렴한 테이크아웃 가격. 겸손하고 은은하고 부드러운 드립커피.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 커피 발전소 미스 포인트 - 모카포트로 만든 연한 에스프레소 메뉴. 상수역에 내려서 10분은 걸어야 하는, 찾기도 힘든 애매한 위치.
    • 커피 발전소 포 미 - 조용한 카페가 가고 싶을 때, 카페가서 정말 공부가 하고 싶을 때.
    • 커피 발전소 가는 길 - 지하철로 갈 때에는 상수역 4번출구 내려서 한강공원 방면으로 직진 후 사거리서 우회전. 쭉 가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화력 발전소가 보인다. 조금 더 직진하면 좌측에 커피발전소가 있다. 버스는 마포07번이 다니고 있다. 근처에 정류장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자전거 이용시에는 홍대에서 주차장길 지나서 쭉 따라 내려와서 골목길을 조금만 지나면 발전소에 다다를 수 있다.
      정 모르겠다면 택시타고 '당인리 화력발전소 가 주세요'라고 부탁하면 된다.

    뉴욕 자유 여행 첫 날, 비가 엄청나게 왔습니다. 중간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이 비가 엄청 쏟아지더군요. 덕분에 그 복잡하던 멘하탄 시내가 한 순간에 조용해졌습니다. 다행이도 저는 비가 오기 전에 tkts(브로드웨이에서 팔리지 않거나 취소된 표를 공연 당일 싸게 파는 부스)에서 맘마미아 표를 반값에 구매했고, 비가 쏟아지는 동안에는 카페에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뉴욕 카페 투어의 첫 목적지는 스텀타운입니다. tkts가 있는 타임스퀘어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정도 내려가면 있는 곳이죠. 첫 번째로 스텀타운을 선택한 이유는, 스텀타운이 미국 커피 문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뉴욕 곳곳에서 스텀타운의 원두를 쓰고 있으며, 바리스타가 옷을 잘 입는다는 소문...... 때문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철저한 경로 계산에 의한 것이었죠. 이 여행은 고모부의 후원으로 하게 됐고, 어머니와 조카(고모부의 아들)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체력이 부족한 어머니를 위해 항상 최단거리를 생각해야 했고, 카페만 가면 콜라를 몇 병(그 작은게 얼마나 비싸던지 ㅡㅜ)이나 마시는 조카 덕분에 선택권은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렇게 고심끝에 고른 카페가 스텀타운이었습니다.

    나중에도 말하겠지만, 스텀타운은 첫번째 여정으로는 정말 완벽한 카페였습니다. 당장에 어머니도 만족해하셨죠(덕분에 여행계획에 대한 어머니의 신뢰도 상승 +5).

    스텀타운을 가기 위해선 노란색 선(N-Q-R Trains)의 28st.을 이용해야 합니다. 역에서 나와 3분정도를 걸어가다 보면 ACE호텔이 보입니다. 스텀타운은 그 입구 바로 옆에 있습니다.
     
    (18 West 29th Street (Broadway)) 자세한 위치는 지도(구글맵)를 참조해주세요.

    메뉴판 사진입니다. 몹쓸 사진이네요. 자세한 메뉴는 직접 가서 확인해 보셔야 할 듯 합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커피가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는 겁니다. 사실, 뉴욕의 커피가격은 대부분 저 정도(4-5달러) 합니다. 다른 물가에 비하면 커피물가(?)는 매우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에) 두 가지 정도 입니다. 바로 미국인의 엄청난 커피(카페인) 소비량과 미국 특유의 카페 분위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커피는 거의 생필품 수준이었습니다. 덕분에 어느 카페도 줄을 서야 커피를 마실 정도였지요. 줄을 서서 커피를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바로 카페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대부분 빨리 커피를 마시고 일어서는 편이었습니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세월이 가는 줄 모르고 눌러 앉아있는(저 말입니다) 한국의 카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죠.

    바에는 3-4명의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커피를 내리고 왔다갔다 하는 바리스타의 모습도 생소해보였어요. 그렇게 바삐 움직이는 와중에도 인사하고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 그럼 시선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돌려봅시다. 멋쟁이 직원들과 함께 빛나는 저 머신! 바로 라마르조코 미스트랄(La Marzocco Mistral)입니다. 라마르조코 라인업중에서도 가장 비싼 녀석이죠.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모델은 네덜란드 디자이너가 핸드메이드로 만들기 때문에 주문을 해도 3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실제로 봤을 때 멋있었다는 거에요. 아주 잘 만든 수제 자동차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팀소리마져도 범상치 않았다고 표현하면, 좀 호들갑인가요?

    저는 케멕스로 내린 과테말라와 카푸치노 그리고 콜라 1병을 주문했습니다. 케멕스는 내리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 시키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바쁜 뉴요커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여유가 넘치는 여행객이었으니 눈에 들어오는대로 막 시켰습니다. 바리스타는 바리스타 나름대로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빴고, 줄은 줄대로 길어졌습니다. 제 탓이죠. 하하.

    케멕스 드립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자저울로 칼같이 원두 무게를 재더니, 초시계를 켜고 드립을 하더군요. 드립이라고 해봤자 물을 잔뜩 부어놓고 기다리는 정도였습니다. 정확히 3분. 정말 미국스럽더군요.

    이것저것 신기해서 카메라로 막 찍어대는데, 사진에 보이는 저 바리스타분이 말을 걸었습니다. 어디에서 왔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난 한국에서 왔고, 커피를 엄청 좋아하고, 스텀타운에 와서 기분이 막 좋은데, 원두도 여기서 사고 싶은데, 내가 1주일은 더 있어야 출국인데, 지금 사면 커피가 신선하지 않을것 같다, 출국전에 들르고 싶은데 올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뉴욕을 막 둘러보느라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라고 끊임없이 주절거렸습니다. 그러더니 웃으면서 스템프를 팡팡팡! 찍어주셨습니다. '자, 10개 찍었다. 한 잔 공짜로 먹기 위해서라도 다시 와야지 않겠니?'라고 하더군요. 하하하! 그래서 전, 웃으면서 고맙다고 또 보자고 하면서 커피를 받았습니다. (제 영어가 통했습니다!!)

    스텀타운에는 딱히 의자가 없습니다.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은 카페와 연결 돼 있는 ACE호텔 로비를 이용하면 됩니다. 엄마와 조카를 호텔 로비까지 안내해주고 저는 저기서 한 마리(?)의 뉴요커가 되어 비오는 거리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했죠.

    커피는 맛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약하게 볶는 스텀타운의 특징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의 드립커피처럼 섬세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게, 이곳에선 정해진 프로파일로 일률적으로 커피를 볶아냅니다. 워낙에 원두 소비량도 많기도 하고 과학적인 데이타로 프로파일을 잡아 볶는게 훨씬 편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반면, 광화문 커피곰다방처럼 통돌이를 이용하는 곳에선 날씨에 따라, 내리는 방법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양하고 섬세한 커피를 볶아냅니다. 이런 부분은 커피를 대하는 미국과 한국의 태도의 차이라고 설명하면 될 것 같습니다.

    카푸치노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역시 뉴욕 최고의 카페다웠습니다. 산뜻한 신맛과 함께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단맛 그리고 초콜렛 맛으로 부드럽게 마무리되는 느낌. 에프터테이스트도 훌륭했습니다. 마치 커피 한 잔이 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감탄을 해서 이 커피를 뽑아준 바리스타에게 제 느낌을 설명해주려 했으나, 못알아 들어서 실패.

    이쯤에서 커피의 제3의 물결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겠네요(엘빈 토플러와는 상관없는 얘기입니다). 커피는 제 3의 물결을 맞이하면서 드디어 고급화를 시도합니다. 커피를 와인과 같은 하나의 '음식'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평가와 관리를 하는 거죠. 스페셜티 커피의 탄생이나 SCAA, COE같은 단체가 생긴 것도 제 3의 물결 덕분입니다. 기존에 커피 재배가 다국적 기업 혹은 획일적인 국가의 시스템을 통해 플랜테이션 형식으로 관리됐다면, 제 3의 물결에선 커피 판매자와 농장간의 직접 거래(direct trade)가 이뤄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농가는 커피 재배로 인한 소득이 오르고, 판매자는 품질이 보증된, 산지가 확실한 커피를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지속적이고 엄격한 농장관리와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커피의 품질이 더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구요.

    스텀타운 커피는 이러한 제 3의 물결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판매하는 원두 목록입니다. (dt)라고 적혀있는 건 모두 스텀타운에서 직접 거래하는 커피입니다. 지금에서야 SCAA, COE가 보급되고 있는 한국에 비하면 훨씬 앞서가는 부분이죠.

    각종 커피 기구도 판매합니다.

     

    스텀타운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그들만의 로고였습니다. 스텀타운만의 이미지를 만들어서 그걸로 엽서도 만들고, 머그잔도 만들고, 스템프 카트도 만듭니다. 맛있는 커피에, 이 커피는 '스텀타운의 커피'라는 도장을 찍어주는 거죠.

     

    저는 이 곳에서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케냐를 구입했습니다. 결국 출국 전 날, 이 곳을 찾았거든요. 직원들은 원두 하나하나를 세심하기 설명해주었습니다. 각각의 원두 포장에도 원산지에 대한 설명과  그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향과 맛을 적어놓았습니다.

    스텀타운의 원두는 친구들과 나눠 마셨습니다. 모두들 감탄하더군요. 매력만점이었습니다.

    뱀발. 사실 제가 들른 스텀타운은 본점이 아닙니다. 본점은 포틀렌드에 있죠. 스텀타운은 1999년에 오픈한 이후로 미국 인티커피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커피 원산지의 맛과 개성을 고려한 미디엄 로스팅을 처음 도입했으며(출처 : http://coffeejumbbang.co.kr/90127356124), 지금은 포틀렌드에 4개 지점, 시애틀에 2개 지점 그리고 제가 들른 뉴욕 지점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들른 까페들 중에서 자가 로스팅을 안하는 카페는 미국의 또다른 커피 명소 인텔리젠시아의 원두와 이 곳, 스텀타운의 원두를 받아쓰고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함이죠.

     

  •  뉴욕 커피 기행 - 일주일간의 뉴욕 카페 탐방
    카페 지도와 상세 주소 그리고 안내
    http://beirut.tistory.com/199
  • 스텀타운 커피 로스터즈 Stumptown Coffee Ro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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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Joe 김미커피 Gimme! Coffee
    http://beirut.tistory.com/215
  • 카페 그럼피 Cafe Grumpy, 써드레일 커피 Third Rail Coffee
    http://beirut.tistory.com/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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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 12월을 기점으로 이종훈 바리스타가 리퍼블릭오브커피를 매각했습니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다고 하네요. 이 리뷰는 이종훈 바리스타가 매장을 운영하던 때의 리뷰로 지금과는 상당부분 달라졌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 젊은 바리스타들의 기세가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라떼아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던 한국의 바리스타들은 이제 WBC(World Barista Championship) 메인 경기에서도 당당히 순위권에 오를만큼 세계적인 실력을 겸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09년 WBC에서는 이종훈 바리스타가 최종라운드까지 올라 당당히 5위를 차지했고,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11년 대회에서는 5 Extracts의 최현선 바리스타가 세미파이널에 진출하여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WBC의 메인 경기는 각국의 대표로 선발된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창작 메뉴를 각 4잔 총 12잔을 15분 동안에 추출하는 경연입니다. 심사 분야는 다양한데요, 원두의 로스팅(혹은 선택)부터 그라인더 선택, 추출, 서비스, 커피의 맛, 창작메뉴의 창의성 그리고 뒷정리까지(심사에는 포함되지 않는 걸로 알고있습니다만, 경연동안 나오는 음악도 바리스타가 선택한다고 합니다). 바리스타의 기본적인 자질부터 커피에 대한 태도까지 평가하는 까다로운 경연이죠. 15분간 진행되는 이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스릴이 넘칩니다. 올림픽 경기에서 각 종목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기량을 다투듯, 각국을 대표하는 바리스타가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좋은 성적을 낸 바리스타들이 샵을 운영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그만큼 의미있다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커피와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한국 카페의 평균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죠.

    오늘 제가 방문한 카페는 리퍼블릭 오브 커피입니다. 앞서 소개한 이종훈 바리스타가 있는 곳입니다.

    마포역 4번출구를 나와 조금만 걷다보면 금방 저 간판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깔끔한 외관이 벌써부터 커피맛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샵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셀 수도 없는 수 많은 상장과 인증서, 그리고 트로피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것. 2009년 아틀란타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쉽 트로피입니다.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WBC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 카페의 모든 커피가 맛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좋은 원두를 선택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자신이 내린 커피와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서빙하는 것까지 서비스의 전체적인 면을 평가받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입니다.

    다음으로 눈이 가는 건 주방이었습니다. 빨간 빛을 내고 있는 저 화려한 머신은 1959 페마(FEAMA) 프레지던트 레버 머신입니다. 오래된 기종이죠. 자동으로 압이 걸리는 머신들과는 달리 레버를 내려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머신입니다. 빨간색의 화려한 조명이 네온사인이 가득한 도시의 밤거리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아주 매혹적이고 맘에 듭니다 *-_-*
    안쪽으론 시모넬리 아우렐리아가 자리 잡고 있군요. 시모넬이 아우렐리아는 2009년 WBC공식 머신으로 지정됐던 모델이기도 합니다. WBC에서는 대회에서 지정한 머신만을 사용해야 해요. 아우렐리아가 있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인 듯합니다. 그라인더는 여러 개가 있는데 잘 안 보이는 곳에 놓여 있어서 확인이 안됐습니다. 그나마 측면에 놓여 있는 디팅(말코닉을 인수했습니다) 그라인더가 눈에 들어오네요. 
    머신이 두 개나 있어 어떤 머신을 주로 사용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주로 아우렐리아를 사용한다고 하시더군요. 원한다면 페마로도 내려주지만 레버머신 특성상 압력이 덜 걸리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날 블렌딩은 페마보다는 아우렐리아가 적합하다고 하셔서 아쉽게도 레버머신이 작동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메뉴판입니다. COE급 생두를 쓰는 것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에스프레소 메뉴와 더불어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가 있었습니다.  메뉴의 뒤쪽으로는 에스프레소 메뉴의 레시피가 적혀있어요. '베리에이션 메뉴 뭐 그거 이름만 복잡하고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하시는 분은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하네요.
    드립커피 대신 클레버와 에어로프레스(자세한 기구 설명은 지난 포스팅 참조)로 싱글오리진 커피를 내려줍니다. 베이커리 메뉴와 셋트 메뉴도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친구와 함께 가서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 클레버와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케냐를 주문했습니다. 리필로는 클레버로 내린 에티오피아를 마셨구요. 둘이 마시긴 했지만 총 6잔을 마셨네요. 이렇게 마시고 홍대에 있는 단골샵에 들렸습니다. 위장이 뚫리는 경험을 한 하루였습니다 ㅠㅠ
    카푸치노의 거품은 최근 들른 샵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두껍고 밀도있는 거품층. 제가 좋아하는 카푸치노 스타일입니다. 착착 감기는 느낌이 인상적이네요. 오밀조밀하고 달달하며 고소한 맛이 일품이구요. 하지만 짧은 에프터 테이스트가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바리스타분께 여쭤보니 이날 블렌딩은 에티오피아와 브라질만 섞은 것이고, 평소에 쓰지 않던 블렌딩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에프터 테이스트가 짧은건 달라진 블렌딩 때문일거라고 얘기해주셨어요.
    에스프레소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신맛이 그리 강하지 않으면서도 달콤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에스프레소의 신맛은 우유와 결합했을 때 달콤함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가 우유의 맛에 밀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하을 하죠. 그런데 에스프레소가 이렇게 신맛이 절제돼 있으면서도 우유를 만났을 때도 조화가 잘 되다니. 신기할 노릇이었습니다.
    같이 마신 케냐도 역시 맛있었습니다. 좋은 생두라는게 단번에 느껴지더군요. 친구와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클레버 특유의 밍밍함은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게 더 맛있더군요. 둘다 조금 식었을 때 더 맛있었다는 점은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보통은 커피가 식으면 신맛이 강해져서 마시기 거북해질 때가 많거든요.

     

    원두들입니다. 한눈에도 약배전임을 알 수 있죠. COE급 커피들임에도 비싸지 않은 가격입니다. 질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으시다면 구매를 추천합니다.

    곳곳에 COE를 인증하는 서류들이 있었습니다. 이날 마신 블렌딩은 아니지만, 블렌드에 COE급 생두가 2개나 들어간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좋은 커피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단 얘기겠죠. 정확한 로스팅 날짜와 블렌딩 비율을 공개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클레버와 에어로프레스. 이제 에어로프레스는 대세군요. 없는 샵이 없습니다. 하하. 포스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작년 8월에 이미 에어로프레스를 도입했습니다. 제가 그만큼 트렌디 하단 얘기죠(하하하하하!)

     

    아담하지만 있을건 다 있는 내부 모습입니다.



    2층은 로스팅 및 커피 교육장으로 쓰인다더군요.

    • 리퍼블릭 오브 커피 포인트 - 세계적인 바리스타의 실력을 맛볼 수 있는, 최고급 생두를 사용한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는 훌륭한 커피하우스!
    • 리퍼블릭 오브 커피 미스 포인트 - 새로운 블렌드를 개발중. 에프터테이스트가 짧았던, 약간은 아쉬운 카푸치노 + 에스프레소
    • 리퍼블릭 오브 커피 포 미 - 고퀄리티를 자랑하는 커피 하우스. 돈이 아깝지 않았다. 다양한 메뉴를 섭렵하기 위해서라도 들러보려고 한다.
    • 리퍼블릭 오브 커피 가는 길 - 5호선 마포역 4번출구를 나와 우회전. 보이는 골목으로 쭉 따라 올라가면 '리퍼블릭 오브 커피' 간판이 보인다. 자세한 주소와 약도는 카페 블로그 참조(http://cafe.naver.com/republicofcoffee/715)



    혹시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바리스타 챔피언쉽 영상을 첨부합니다.

    추신: 12월을 기점으로 이종훈 바리스타가 리퍼블릭오브커피를 매각했습니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다고 하네요. 이 리뷰는 이종훈 바리스타가 매장을 운영하던 때의 리뷰로 지금과는 상당부분 달라졌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젊은 감각'은 분명 매력있는 요소입니다. 특히 카페에선 더욱 그렇죠. 카페 이심이나 보헤미안이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카페라면 아이두는 젊은 감각이 느껴지는, 아주 세련된 카페입니다. 홍대 아이두에선 기구나 가게 뿐만 아니라 사장님과 점원에게서도 '젊은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꽃)미남 바리스타와 로스터가 있는 카페 아이두를 소개합니다.

    I do. 입구에 에스프레소라고 크게 써 놓은 거 보니 에스프레소를 '주'로 하는 카페군요. 입구만 봐서는 좁아보이지만 실내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지하벙커도 있구요.

    메뉴판입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단종에스프레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두 종류의 에스프레소가 있는 것도 흥미롭구요. 일전에 헤이마에서 에티오피아 리무를 맛있게 먹은 적이 있어 이걸로 카푸치노를 시켰습니다(원래는 아메리카노와 라떼만 주문이 가능합니다만, 따로 요청을 하면 만들어줍니다). 다른 카페에선 보기힘든 '롱 블랙'과 '매직'이라는 메뉴가 눈에 띕니다. 드립커피도 팔고 있어서 물어보니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 날은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마셔보느라 맛보지 못했습니다. 조만간 다시찾아 마셔보려고 합니다.

    브런치 메뉴도 판매합니다.

     

    메뉴를 결정했다면 종을 울려주세요. (꽃)미남 바리스타가 주문을 받으러 옵니다. 여기서 (꽃)에 괄호를 치는 이유는 엄격히 제 기준에서 꽃미남이기 때문이죠. 취향에 따라 그냥 미남일수도 있기 때문에 (꽃)미남이라고 지칭합니다. 

    지하벙커입니다. 생각보다 넓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미리 얘기만 한다면 단체로 와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이런말 왠만해선 안합니다만, 의자가 참 편하더군요. 레포트 쓰면서 한 3시간 정도 앉아 있었는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가게 한 켠에 전시된 많은 트로피들. 누구 것일까요?

    바로 장현우 바리스타입니다. 저도 들은 얘기입니다만, 원래 이 카페에는 장현우 바리스타가 없었다고 합니다. 카페는 생긴지 꽤 됐었는데, 장현우 바리스타가 오고 리뉴얼 됐다고 하네요. 궁금하신분은 '장현우 바리스타'로 검색하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겁니다 :)

     

    로스터는 프로스타, 에스프레소 머신은 시네소(Synesso)입니다. 프로스타는 의외였습니다. 시네소 머신을 사용할 정도라면 프로밧(Probat)을 사용할 줄 알았거든요. 로스터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니 직원분께서 저 로스터로는 용량이 감당안돼서 새로운 로스터를 들였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역시 프로스타. 의아해 하는 제 표정을 보더니 직원분께서는 최근에 나온 프로스타는 놀랄만큼이나 품질이 좋다고 칭찬을 하셨습니다. 직원분의 설명을 들으며 어느정도 프로스타의 선택에 대해 수긍이 가기도 했습니다. '훌륭한' 기계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기계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프로스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로스터라면 분명 그만큼 콩을 잘 볶을 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네소는 말 할 필요가 없죠. 훌륭한 머신입니다. 지난 여름 뉴욕에서 들렀던 카페 그럼씨(Cafe Grumpy)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머신이죠. 국내에선 클럽에스프레소 정도가 시네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정하면서도 품위가 느껴지는 외관이 매력적입니다.


    커피를 기다리며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아늑합니다. 조용히 작업하기 좋은 곳입니다.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마셔봤습니다. 카푸치노는 에티오피아 특유의 향과 단 맛이 인상 깊었습니다. 투샷이 들어갔다고 해서 깜짝 놀랄정도로 부드럽고 은은했습니다. 단종으로 내렸기 때문에 바디감이 약간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죠.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진하고 묵직한 카푸치노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약간 아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럴 줄 알고 시켰기 때문에 할 말은 없죠.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에스프레소를 한 잔 더 마셨습니다. 이곳에선 에스프레소 블렌드로 롤리/다크나이트를 파는데, 제가 마신 에스프레소는 롤리였습니다. 오렌지(?)향이 깊고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부드럽게 끊어지는 신맛도 인상 깊었죠. 우유랑 결합이 궁금했습니다. 아이스 라떼를 해먹으면 참 맛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대한 소개가 있는 메뉴판과 원두 메뉴판입니다. 
     

    각종 기구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구매를 하면 분명 (꽃)미남 바리스타나 로스터분이 친절한 설명을 해주실 듯 합니다. (꽃)미남 바리스타에게 관심이 있으시다면 구매하셔도 무방합니다. 

     


     



     

     

    참 부럽더군요. 잘생겼는데 커피까지 맛있다니. 저로썬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잘생겼으면 커피라도 맛없어야지. 불공평하네요.

    • 아이두 포인트 - 다양하고 이색적인 에스프레소 메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겁먹지말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주문할 것.
    • 아이두 미스 포인트 - 살짝 아쉬웠던 카푸치노. 취향에 따라 블렌드를 바꿔 마셔본다면 괜찮을 듯 하다.
    • 아이두 포 미 - 무엇보다도 맛있다. 다양한 메뉴, 블렌드를 마셔보기 위해서라도 출근 도장을 성실히 찍어야겠다는 생각.
    • 아이두 가는 길 - 합정역 6번출구로 나와 직진. 홍익동물병원과 노루페인트 사이로 좌회전.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오른쪽을 잘 살펴보면 노란 간판의 아이두가 보일 것이다. 버스 이용시 합정역 경유하는 노선 참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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