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Variation)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베리에이션은 커피만 들어갔지 거의 음료수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몇몇은 커피가 가진 잠재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저는 웬만해선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를 시킬 만큼 베리에이션을 즐겨먹진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를 활용해 만든 음료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WBC나 각종 바리스타 대회에서도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추출하는 것과 함께 시그네쳐 드링크(Signature Drink)를 주요 평가기준에 넣습니다. 커피와 잘 어울릴만한 배합을 찾아내서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것도 바리스타가 갖춰야할 능력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오늘 방문할 카페는 이영민 바리스타(CBSC International CoffeeLab)가 운영하는 커피시드입니다. 이영민 바리스타는 각종 국내, 국제 커피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합니다. 이영민 바리스타의 명성과 함께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아메리콜라'를 마셔보기 위해 커피시드를 찾았습니다.

합정역에서 나와 골목길로 걸어가길 5분, 커피시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간 네비게이션이라 불리는 저조차도 잠시 머뭇거릴 정도로 애매한 위치에 있더군요. 처음 가시는 분들은 고생 좀 하실 것 같네요.

 

 

깜짝 놀란 아이패드 메뉴판. 알고 보니 사장님이 애플 제품을 엄청 좋아하신다고. 메뉴판에서 가장먼저 볼 수 있는 베리에이션 메뉴들. 메뉴판에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루이보스티를 바스켓에 눌러 담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것을 베이스로 만든 베리에이션 음료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하더군요.

 

싱글오리진 커피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일반적인 커피포트와 같은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모카마스터, 케멕스, 사이폰 그리고 더치툴이 보입니다. 같은 원두도 어떤 방식으로 추출하냐, 얼마나 기구에 맞춰 좋은 추출을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져요. 궁금하신 분들은 종류별로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 

머신은 라마르조꼬 리네아. 그라인더는 메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스터는 역시 프로밧.

 

이미 들여온 COE생두를 볶아 판매하는 것을 제외하곤 커피시드에서는 커머셜급 생두만을 사용합니다. 스페셜티커피는 좋은 품질을 보장하지만 이를 고집하다보면 자연스레 커피와 원두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이영민 바리스타는 스페셜티를 사용해 커피를 고급화하기보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철학 하에 커머셜급 생두를 사용합니다.
스페셜티 커피 바람이 불면서 너도나도 스페셜티를 외칩니다. 하지만 스페셜티를 외치는 수많은 샵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지, 사용하더라도 그것을 얼마나 잘 볶고 활용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정말 훌륭한 로스터라면 커머셜급이더라도 훌륭한 생두를 찾아내고 잘 볶아내죠. 커피시드는 여기에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인테리어 소품들은 모두 이영민 바리스타가 손수 모은 것들이라고 하네요.

책장에는 커피와 여행관련 서적들이 가득 :)

 

콜라와 에스프레소를 배합해 만든 아메리콜라 그리고 리필로 마신 에스프레소. 아메리콜라는 맥콜을 연상케 하는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알싸한 에스프레소가 뒷맛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맥콜과는 확연히 구분됐죠. 레몬 향과 한 모금 들이키고나서 오랫동안 남아있는 에프터테이스트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커피와 콜라의 장점이 잘 융합된 재미있는 메뉴였습니다.
에스프레소는 고소하고 텁텁했습니다. 마시고 난 후 고소하고 달달한 맛이 오래 남아있었습니다. 텁텁함도 조금 남아있다는 면에서 클린컵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만한 맛이네요. 아메리카노로 만든다면 부드럽고 은은한 맛이, 카푸치노로 만든다면 조금은 싱거운 맛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외에도 테이블이 있습니다. 저 비닐하우스(?)안은 의외로 따뜻했습니다. 튼실하고 빵빵한 난로 덕분인것 같네요 :)

 

매장 위층에는 커피랩이 있습니다. 살짝 안을 들여다보니 커핑룸이 보였습니다.

 

유럽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인증한 교육자격증입니다. 교육은 2층 커피랩에서. 전문가 양성교육부터 취미반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매장에 문의해보시길 :)

 

 

호주에서 직접 공수해왔다는 양털시트가 눈에 띕니다. 앉아보니 정말 포근하더군요. 집에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하기에 패쓰.

 


  • 커피시드 포인트 -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커피시드만의 베리에이션.
  • 커피시드 미스 포인트 - 호불호가 명확한 에스프레소. 곧 죽어도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분에게는 아쉬운 곳. 
  • 커피시드 포 미 - 다양한 메뉴, 다양한 추출방식. 궁금해서라도 다시 찾아야 할 곳.
  • 커피시드 가는 길 -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3-4번 출구 사이의 골목으로 직진, 삼거리가 나오면 좌회전. 맛있는 쿄토가 나오면 역시 좌회전. 보이는 첫 번째 골목 이자카야가 보이면 우회전. 커피시드와 CBSC Coffeelab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약도와 전화번호는 홈페이지 참조. http://cafe.naver.com/cb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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