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 매장을 역 근처로 옮긴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확실치 않습니다만, 방문하기전에 미리 샵에 연락을 하고 가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추가(2013.02.17.) : 카페 소사이어티 본 매장은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가고 소사이어티는 방배동에 커피 프레지던트라는 이름으로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전화는 02-532-3578, 주소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753-7. 빨간색 기센 로스터는 그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곧 리뷰를 진행할게요 :)
제가 좋아하는 맛집 블로그 '건다운의 식유기'에서는 가장 좋은 음식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싸고 맛있는게 최고의 음식이다. 비싼면서 맛있는 음식은 당연한 것일 뿐이다'. 저는 이 정의가 커피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마실수 있을 만큼 부담없고 저렴한, 그러면서도 맛있는 커피는 최고의 커피입니다.
오늘 소개할 사당동의 커피 소사이어티의 아메리카노는 3500원입니다. 테이크 아웃이 아니라면 서울에선 찾아보기 힘든 가격이죠. 여기에 COE(Cup of Excellence, 자세한 설명은 아래) 커피가 7천 원입니다. 건다운님께서 카페 탐방까지 하셨더라면 아마 이 곳을 극찬하셨을겁니다.
커피소사이어티에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사당 혹은 이수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하죠. 하지만 아파트단지에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덕분에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카페 내부의 모습입니다. 여기까진 봤을 땐 평범한 동네 카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카페 속은 모른다고. 커피를 맛보지 않고서야 어찌 이 카페에 대해 평가를 하겠습니까!
커피소사이어티는 COE 혹은 프리미엄급의 생두를 사용합니다. COE(혹은 ACE, Alliance for Cup of Excellence)는 남미를 중심으로 결성된 커피 단체로 매년 커피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인 르완다를 제외하고, 브라질,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콜롬비아 등의 남미국가가 회원국으로 있습니다. COE 대회에선 3주의 대회기간동안 국가별, 농장별로 출품된 생두에 대해 평가를 합니다. 심사위원은 최소 5회 이상의 커핑을 통해 점수를 매기고, 상위 10위권에 든 커피를 다시 평가합니다. 여기서 85점 이상을 받은 고득점 생두들은 옥션에 참가할 기회가 부여됩니다. COE맴버로 가입된 카페나 단체들은 이 옥션에 참가하여 커피를 구매하죠. COE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커피는 일반 생두에 비해 몇 배나 높은 가격에 낙찰 됩니다. 농부들은 여기서 얻는 수익의 80%를 가져갑니다. COE의 강점은 여기있습니다. 농부들은 합리적인 경쟁을 통해 고품질의 생두를 공급하고 합리적인 수익을 보장받습니다. 바이어들은 질 좋고 출처가 명확한 커피를 경쟁을 통해 구입하고, 좋은 가격에 판매를 할 수 있죠.
COE생두는 가격도 비쌀뿐더러 구입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 COE스티커는 더 빛을 내는가 봅니다. 많고 많은 커피용품중에서 유독 COE스티커만이 눈에 띄네요.
이 곳의 COE생두 혹은 프리미엄급 생두는 모두 매혹적인 빨간색 기센(Giesen, 스티머스에서 사용하는 로스터)을 통해 볶아집니다. 좋은 생두에 훌륭한 로스터기 그리고 커피를 사랑하는 로스터까지. 얘기만 들어도 맛있는 커피가 상상이 되고 군침이 흐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시모넬리 아우렐리아를 사용하고 있구요.
맛있는 커피는 90% 생두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10%의 90%는 로스팅이구요. 이곳 커피는 99% 완벽합니다. 나머지 1%는요? 여러분이 평가하시길 바랍니다 :)
정수기는 홍대 헤이마에서 쓰는 것과 같은 에바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OE 생두의 향연에 놀라셨다면 이제 가격에 놀라실 차례입니다. 아메리카노가 무려 3500원. 여기에 테이크아웃까지 하면 3000원. COE 혹은 프리미엄 생두(COE와 맞먹는 고급 생두)를 사용한 블렌딩치곤 말도안되는 가격이죠. 남는 게 있을지, 가게는 잘 운영되고 있는지 손님이 걱정하게 만드는 훌륭한 샵입니다.
드립 커피의 가격도 컵오브엑설런스 상위권 커피라고 생각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사장님의 자비로움의 끝은 어디까지일까요. 일단 메뉴판 앞에서 넙죽 절을 하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습니다.
보통 처음 가는 카페에 들르면 카푸치노를 시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아메리카노를 시켰습니다. 바리스타께서 이 곳의 에스프레소 블렌딩은 아메리카노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말씀해주셨기 때문이죠. 황금빛의 크레마가 살아 움직이는 아메리카노는 그야말로 훌륭했습니다. 달달하면서도 약간은 새콤한 맛이 느껴졌어요.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나는 것도 장점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샵의 아메리카노는 텁텁하고 약간은 기름진 느낌이 들기 마련이거든요.
연이어 마셔본 드립커피는 코스타리카였습니다. COE에서 18위에 오른 커피죠. 새콤한 맛이 팡!팡! 터지는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운이 길지는 않았지만 짧게짧게 느껴지는 상큼함이 매력이라 별 불만은 없었습니다. 식어서는 고소한 맛이나기도 했죠. 좋은 생두와 적절한 로스팅의 승리입니다. 생두에 문제가 있거나 로스팅 포인트가 잘못 잡혔을 경우, 커피가 식었을 때 지나치게 신맛이 도드라지거나 맛이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여행과 커피에 관련된 책이 가득한 책장입니다. 주인이 어떤 분일지 짐작이 가네요 :)
매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각종 COE 관련 인증서들.
사장님은 처음에 소박하게 로스팅을 해서 이웃들에게 나눠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더 많은 사람들과 커피를 나누고 싶어 동네 상가에 카페를 마련하셨구요. 이윤을 얻기보다 좋은 커피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커피를 정말로 사랑하시기 때문이죠. COE 생두를 고집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 커피소사이어티 포인트 - 최고급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 커피소사이어티 미스 포인트 - 마을버스종점.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귀차니즘 극복 필수.
- 커피소사이어티 포 미 - 담백한 아메리카노가 그립다면, COE커피가 마시고싶다면!
- 커피소사이어티 가는 길 -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11번, 12번 사이로 나와 동작 16번 마을버스 타고 종점 하차. 혹은 지하철 4,7호선 이수(총신대입구)역 12번, 13번 출구 사이에서 동작 07번 마을버스타고 종점 하차. 주소는 서울시 사당3동 1133-2번 삼성래미안아파트 상가 301호. 전화번호 02-6264-5909, 011-756-2896.
추신: 매장을 역 근처로 옮긴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확실치 않습니다만, 방문하기전에 미리 샵에 연락을 하고 가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추가(2013.02.17.) : 카페 소사이어티 본 매장은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가고 소사이어티는 방배동에 커피 프레지던트라는 이름으로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전화는 02-532-3578, 주소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753-7. 빨간색 기센 로스터는 그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곧 리뷰를 진행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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