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 비교분석 향미

 


 

캡슐커피의 독특한 포지션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들의 포장지를 살펴보면 각 캡슐의 권장 추출량이 나와있습니다. 대부분의 캡슐들은 리스트레또(25-30ml)와 에스프레소(40-50ml)에서 최적의 맛과 향을 찾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일부 룽고(100-110ml) 전용 캡슐을 제외하고 말이죠. 물론 캡슐 머신의 기능에 따라 더 많은 양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캡슐이라도 5-6g 남짓 커피에서 뽑아낼 수 있는 커피의 고형성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권장 추출량을 추출하여 마시거나, 바이패스(Bypass, 추출된 커피에 물을 타는 방식)를 이용하여 농도를 조절하는 편을 권합니다.

 


 

간편한 에스프레소 추출이 캡슐커피의 지향점이만, 추출된 커피를 마셔보면 에스프레소와는 질감이나 농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커피의 양, 제한된 압력 등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계의 힘을 빌려 고온고압의 추출을 하기에, 브루잉에 영역에 속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 캡슐커피는 에스프레소와 브루잉과는 다른 하나의 고유한 추출방식이라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여, 캡슐커피의 향미평가는 그 나름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9개의 업체 20개의 캡슐을 마셔보며 그 기준을 세웠고 간단한 향미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추출 방법 및 평가 기준

-      캡슐커피 머신은 샤오미 머신(중국 제조)을 사용했으며, 에스프레소(45ml) 추출을 하였습니다.

-      추출에 사용된 각 캡슐의 제조일은 상이하며, 추출에 변수가 될 수 있으므로 별도 기입을 했습니다.

-      맛과 향, 캡슐의 전반적인 완성도 평가하였으며 각각의 항목은 5점 만점으로, 패널(김상갑, 노재승, 조원진) 3명 점수의 평점을 기록하였습니다.

 


 

네스프레소 한잔의 캡슐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

네스프레소 볼루토(Nespresso Volluto), 18. 1. 11(제조일)

상품성

3.8/5

3.6/5

4.6/5

 

네스프레소 리반토(Nespresso Livanto), 18. 1. 9

상품성

3.5/5

3.3/5

4.3/5

 

네스프레소 캡슐은 기본기가 탄탄합니다. 추출 안정성부터 밸런스가 뛰어난 맛과 향, 패키지의 완성도까지, 캡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장 균형 있게 보여줍니다. 이번에 맛본 볼루토와 리반토, 두 네스프레소 캡슐은 5g의 커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수율이 어떤지 보여주었습니다. 고수율의 추출 덕분인지 다른 캡슐에 비해 쫀득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되었고 매력적인 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볼루토는 비스켓의 플레이버가 매력적이었으며 리반토는 좀더 다크하고 깊은 단맛을 선보입니다. 개별 캡슐의 개성이 살아있는 네스프레소 캡슐에서, 40년 가까운 캡슐의 역사가 느껴집니다.

 

 


스타벅스 다크 로스트의 매력을 한가득

스타벅스 네스프레소 캡슐(Starbucks Nespresso Capsule)
에스프레소(Espresso), 17. 11. 21 / 하우스블랜드(House Blend), 17. 12. 26

콜롬비아(Colombia), 17. 10. 8 / 케냐(Kenya), 18. 1. 7 / 과테말라(Guatemala), 17. 8. 29

 

상품성

4.1/5

3.9/5

4.7/5

-강배전 커피를 지향하는 스타벅스의 원두는 수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다른 캡슐에 비해 커피의 양이 1g 가까이 많기 때문에 좀더 풍성한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풍부한 질감과 카라멜의 질감을 가진 다크로스트 에스프레소 블랜드는 테이스팅을 한 모든 캡슐중에서 가장 깊고 진합니다. 자칫 쓴맛이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풍미일 것입니다. 가장 밸런스가 뛰어났던 하우스 블랜드, 와인의 향미가 매력적인 케냐, 스파이시한 과테말라, 초콜렛과 너티함이 깊게 느껴진 콜롬비아까지. 개별캡슐은 포장부터 향미까지 개성이 잘 살아있습니다.

어쩌면 하나의 상품으로써 스타벅스 캡슐은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폴바셋 완성되지 못한 리스트레또

폴바셋 바리스타 캡슐 시그니처 블랜드(Paul Passett Signature Blend), 17. 7. 18

상품성

3.5/5

4/5

2.5/5

리스뜨레또 추출을 고려하여 캡슐의 저항 값을 높인 설계는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폴바셋 캡슐에서 추출된 커피는 제조기한이 꽤 오래됐음에도 맛과 향에 있어서 다른 캡슐에 밀리지 않을 만큼 개성이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상품으로써 폴바셋의 캡슐은 불완전합니다. 한 팩에 들어있는 10개의 캡슐이 전부 다른 결과물을 내어주기 때문이죠. 폴바셋 캡슐의 인기가 서서히 식어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던킨 캡슐 그 커피에 그 캡슐

던킨 에스프레소 블렌드(DD Epresso Blend), 18. 2. 9

상품성

1.5/5

2.3/5

2.3/5

 

던킨 에스키스타 뮤즈 블렌드(DD Eskista Muse Blend), 18. 1. 12

상품성

2.8/5

3.5/5

2.8/5

캡슐의 패키지는 가장 고급스럽습니다. 각각의 캡슐이 개별포장으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추출시 크레마가 형성되는 모습이나 전반적인 비주얼에 있어서는 우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기대감이 높았던 향에 비해 맛은 비터니스가 지배적이었으며, 에프터 테이스트 또한 짧았습니다. 질감도 좋은 편은 아니었고요. 에스키스타 뮤즈 블랜드는 에스프레소 블랜드보다 개성있는 향미를 보여줍니다. 비교적 과일의 산미가 살아있는 느낌도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카페리에주아 번들의 캡슐의 한계

카페 리에주아 마그니피코(Café Liegeois Magnifico), 17. 11. 30

상품성

1.16/5

1/5

1.8/5

 

카페 리에주아 섭라임(Café Liegeois Sublime), 17. 12. 5

상품성

2/5

1/5

2.6/5

 

카페 리에주아 퓨산트(Café Liegeois Puissant), 17. 12. 5

상품성

2.2/5

1.6/5

2.8/5

 

싼 게 비지떡입니다. 번들로 증정하는 캡슐인만큼 샤오미 머신과의 결합성은 좋으나, 맛과 향에서 전혀 인텐스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룽고 전용 캡슐인 섭라임의 경우 마그니피코보다는 안정적인 향미를 보여주지만, 역시나 힘이 부족합니다. 수마트라를 사용한 퓨산트의 경우 점도와 맛, 밸런스에서 나머지 두 캡슐보다는 비교적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친환경이 아니었다면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르완다(LetSequoia Special Coffee Rwanda), 17. 9. 25

상품성

3.2/5

1.8/5

3.2/5

 

종이소재 캡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포장을 뜯었을 때 날아갔던 향은 추출 후에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싱글오리진 커피의 맛은 살렸습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이 느껴지는 캡슐입니다.

100% 재생 가능한 캡슐의 한계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마치 공정무역 커피의 품질에서 아쉬움을 느낀 것과 같습니다. 지속 가능한 커피에 대한 고민이 꾸준하게 이뤄진다면, 캡슐의 품질 또한 높아지리라 기대해봅니다.

 



헬카페 맛있습니다, 그러나!

헬카페 (Hellcafe), 18. 4. 7

상품성

3.2/5

3/5

3.0/5

 

스페셜티 카페들 중에서도 가장 개성이 강한 헬카페의 캡슐에서도 강한 개성을 드러냅니다. 좋은 밸런스를 바탕으로 카카오닙스의 향미가 힘있게 드러납니다. 산미도 높은편이어서, 우유와 섞어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만, 네스프레소와 스타벅스 캡슐에 비하면 가격이 2-3배가량 차이가납니다. 더하여 캡슐의 완성도나 외관, 패키지에서 부족한 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장점을 살리고 싶다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엘 카페 캡슐커피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경쟁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엘 카페 캡슐커피 (El Café Capsule), 18. 3. 31

상품성

1.5/5

1.5/5

1.2/5

한 두개의 캡슐로 맛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캡슐은 대량생산되는 상품이며, 일관성 또한 중요한 평가기준입니다.

아쉬움이 많았던 캡슐이었습니다. 가격에 비에 개성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이라면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기 마련입니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페이브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모범 답안

페이브 캡슐 싱글오리진, 18. 4. 27

온두라스 핀카 페냐 네그라(Honduras Finca Pena Negra)
코스타리카 돈 오스카핀카 엘 라노(Costarica “Don Oskar” Finca El Llano)
콜롬비아 핀카 아폰테 잉가 블랜드(Colombia Finca Aponte Inga Bledn)

브라질 파젠다 시티오 차파다(Brazil Fazenda Sitio Chapada)

상품성

4.9/5

4.3/5

4.8/5

캡슐에 담긴 스페셜티 싱글오리진 커피들은 각각의 개성을 또렷하게 드러냈습니다. 패키징부터 추출안정성 그리고 향미까지. 스페셜티 커피 캡슐이 네슬레와 스타벅스의 캡슐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발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강렬한 커피 맛을 보여주었던 다른 캡슐과는 페이브의 캡슐은 달리 산뜻한 느낌이 매력적입니다. 신선한 생두를 잘 볶아서 개성이 잘 드러나게 추출한 느낌입니다.

물론 다른 캡슐들에 비해 제조일자가 가장 최근이라는 점, 상대적으로 옅은 농도의 커피가 물과 우유를 만났을 경우 향미의 개성이 다소 누그러진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미래

캡슐커피의 특성상,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기에 많은 자본 투입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국내 캡슐 제작 업체들이 네스프레소와 스타벅스 등 대기업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서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섬세한 향미를 살려내야 한다는 점에서 스페셜티 커피 캡슐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커피시장의 질적 성장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이들의 기준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캡슐커피 소비자들은 캡슐 거치대까지 따로 사서 구매할 정도로 외형 및 패키징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국내 캡슐 제작 업체들은 아직 이러한 부분에서 부족함을 많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캡슐커피시장의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질텐데, 이러한 약점을 충분히 고려한 상품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많은 업체들이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를 통해 스페셜티 커피 캡슐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그 시작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더 좋은 품질의 캡슐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볼만 합니다. 나날이 성장하는 캡슐커피 시장만큼, 스페셜티 커피 캡슐 또한 입지를 넓혀갈 것입니다.

엄격한 향미평가가 캡슐커피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커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버리고 캡슐커피를 접한다면, 여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캡슐커피 한 잔 어떨까요?

 


 

캡슐커피 비교분석 외관 및 구조

 

커피 캡슐
1976년 네슬레는 오리지널 네스프레소 캡슐을 개발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없이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자 포터필터의 바스캣을 대신하여 캡슐에 일정량의 커피를 담았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캡슐커피는 이 형태를 따르고 있습니다. 캡슐커피가 성공적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오리지널 캡슐의 아이디어가 많은 고민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는 그라인딩-도징-탬핑의 과정을 단순화했고, 분쇄 커피를 밀봉하여 상미기간을 최대로 늘렸습니다. 생산자는 대량생산이 용이하며 유통과정에 상품의 변질이 최소화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는 간편한 조작이면 고온고압으로 추출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을 겁니다.

 

 

 

캡슐 외관 및 구조 소개

캡슐커피의 구조는 캡(상단), 필터(하부), 바스켓으로 나뉘는데, 바스켓의 하단부로 물이 투입되어 상단부로 추출된 커피가 나오는 원리입니다. 네스프레소 캡슐의 경우 하단부에는 캡이 없는 구조이지만, 일부 제조사의 경우 바스켓의 하단부에 구멍을 내어 캡을 씌우기도 합니다. 바스켓은 커피를 담는 용도이며 캡은 커피를 밀봉하는 역할 합니다. 캡슐마다 필터의 유무 혹은 위치도 다릅니다. 상단부의 필터는 음료에 미분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며, 하단부의 필터는 머신 내부에 미분 침투를 방지하거나 커피 추출시 샤워스크린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일부 캡슐은 필터내신 하단부 바스켓에 구멍을 내어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제조 업체별 캡슐 리뷰

-       캡슐에 담긴 커피의 무게는 각 캡슐별 5개의 샘플의 평균값을 기록합니다.

-       (동일회사 캡슐의 경우 1개 샘플만을 기록)캡슐 가격은 오프라인 판매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의 정석

 

네스프레소 볼루토(Nespresso Volluto) / 리반토(Nespresso Livanto)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1g / 5.18g

530 / 610

네스프레소 캡슐은 알류미늄 바스켓을 사용합니다. 바스켓의 무게 자체는 1.1g으로 매우 가벼운 편이며, 캡슐에 담긴 커피의 양은 평균 5.18g입니다. 캡슐 내부에는 하단에 필터가 달려있습니다. 필터가 하단에 달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커피 머신의 내구성입니다. 커피 추출 시, 캡슐에 압력이 들어가는데 추출이 끝나면 순간적으로 음압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커피 추출을 위해 가늘게 분쇄된 커피는 이때, 작은 구멍으로 역류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머신 내부에 분쇄 원두 등 미분이 많이 쌓이게 된다면 잔고장의 위험이나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죠. 하지만 필터가 역류하는 커피 가루들을 막아준다면,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는 샤워스크린의 역할입니다. 캡슐에 고온의 물이 투입될 때, 하단부에 있는 필터가 캡슐 내부 전체에 물을 고르게 분사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네스프레소 캡슐은 캡슐 중 유일하게 하단부 필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개별 캡슐의 일관성과 마감 그리고 전체 패키지의 포장까지, 원조 캡슐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캡슐 단가도 저렴한 편입니다. 국내 출시 당시에는 개당 단가가 1,000원을 넘는 캡슐도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개당 5-600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페이브 (M.I. Coffee) – 네스프레소 캡슐 닮은꼴 스페셜티

 

페이브 캡슐 싱글오리

온두라스 핀카 페냐 네그라(Honduras Finca Pena Negra)
코스타리카 돈 오스카핀카 엘 라노
(Costarica “Don Oskar” Finca El Llano)
콜롬비아 핀카 아폰테 잉가 블랜드(Colombia Finca Aponte Inga Bledn)

브라질 파젠다 시티오 차파다(Brazil Fazenda Sitio Chapada)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3g / 5.2g

650, 700

 

엠아이 커피에서 제공하는 페이브 캡슐 싱글오리진은 네스프레소 캡슐과 가장 유사한 형태를 띕니다. 캡슐의 무게와 담긴 커피의 양또한 1.3g5.2g이며, 캡슐의 평균 가격 또한 6-700원대로 네스프레소 캡슐과 많이 닮았습니다. 캡슐에서 2g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캡슐 외부에 장착된 실리콘 링 때문입니다. 실리콘 가스켓의 역할은 실제 에스프레소 머신의 가스켓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스페셜티 싱글오리진 커피의 특성상 향미를 살리기 위해 약배전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리콘 가스켓은 기기와의 결합력을 높이고 최대의 압력을 이끌어내 커피의 향미가 살아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페이브 캡슐이 네스프레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단부의 필터 유무의 차이입니다. 페이브의 경우 별도의 필터가 장착되어있지 않습니다. 가스켓 또한 종종 분리되는 경우가 있는데, 완성도 측면에 있어서 네스프레소 캡슐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황색은 네스프레소 캡슐, 적색과 흑색은 페이브의 캡슐

 

 

스타벅스 네스프레소 캡슐 네스프레소와는 다른 완성도

 

스타벅스 네스프레소 캡슐(Starbucks Nespresso Capsule)
에스프레소(Espresso) /하우스블랜드(House Blend)

콜롬비아(Colombia) / 케냐(Kenya) / 과테말라(Guatemala)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3g / 6.0g

390-440

알류미늄 소재의 캡슐은 산화방지에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플라스틱보다는 비교적 가볍고 충진부피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더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죠. 그래서 네스프레소는 알류미늄 포장으로 다른 호환 캡슐과 차별성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캡슐의 재료로 플라스틱을 택했습니다. 비교적 단가가 높은 알류미늄 대신 EVOH 플라스틱을 선택하여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높이는 선택을 했습니다. 덕분에 스타벅스는 1.3g의 가벼운 캡슐에 알류미늄 캡슐보다 더 많은 양인 6g의 커피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네스프레소 캡슐이 인스턴트 커피를 오랫동안 보급해온 네슬레의 기술력을 통해 수율의 문제를 해결했다면, 스타벅스는 강배전의 커피를 최대한 담아 커피의 맛을 살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가격은 캡슐 개당 3-400원대. 두 회사가 힘을 합쳐 캡슐을 보급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폴바셋 캡슐에 리스트레또를 담겠다는 생각

 

폴바셋 바리스타 캡슐 시그니처 블랜드(Paul Passett Signature Blend)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2.7g / 5.4g

650

폴바셋의 커피는 포터필터에 커피를 가득 담아(업도징) 강한 압력으로 탬핑해 추출하는 고수율의 리스트레또로 유명합니다. 그 쫀쫀한 리스트레또를 캡슐에서도 재현해보자는 것이 폴바셋 바리스타 캡슐의 의도였습니다. 2.7g의 두꺼운 플라스틱 캡슐은 그래서 다른 캡슐보다 훨씬 길고 두꺼우며 직경 또한 좁습니다.

 

좌 : 네스프레소 캡슐 / 우 : 폴바셋 캡슐 

 

바스켓의 역할을 하는 캡슐의 직경을 줄여 채널링 현상을 방지하고, 물과 커피 입자의 접촉을 보다 일관성 있도록 만들기 위함입니다. 마치 58mm의 바스켓을 사용하는 다른 에스프레소 머신과 달리 54mm의 바스켓을 고수하는 달라꼬르떼 머신과 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압력 또한 높아지겠죠. 하지만 추출은 의도대로 되지 않습니다. 캡슐 내부의 높은 저항값으로, 커피추출은 일관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폴바셋 캡슐의 추출 모습

많은 소비자들이 이미 경험한 바, 폴바셋 캡슐은 자신들의 강점을 장점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던킨 캡슐(천마하나로) – 오리지날 코리안 캡슐

던킨 에스프레소 블렌드(DD Epresso Blend)

에스키스타 뮤즈 블렌드(DD Eskista Muse Blend)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8g / 5.4g

567 / 650

천마하나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캡슐커피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던킨도너츠의 캡슐을 비롯하여 라인 프랜즈의 브라운을 주인공으로 만든 카페 브라운 캡슐이 이 회사의 캡슐을 사용합니다.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게, 상단 캡에 브라운의 얼굴이 그려져있는데, 추출후에는 그 얼굴이 찌그러지는게 아닌가에 대해 논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해였죠. 천마하나로의 플라스틱 캡슐은 캡슐을 감싸는 또 하나의 껍질이 있습니다. 바스켓 하단부에 고른 물 분사를 위해 구멍이 뚫려있는데, 이 때문에 이뤄지는 향미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막을 덧댄 것입니다. 하지만 캡슐의 포장을 뜯을 날아가는 향미, 과도한 포장은 단점입니다.

이 밖에도 독특한 점은 상단부 캡 바로 아래에 장착된 필터입니다. 추출시 발생하는 미분을 최소화 하는 역할을 하고 저항값을 늘려 크레마 생성에 도움을 주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헬카페, 엘카페 캡슐커피(케이코닉) – 작지만 강한 스페셜티 커피 캡슐

헬카페 (Hellcafe)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2g / 5.1g

1,364

 

엘 카페 캡슐커피 (El Café Capsule)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2g / 5.18g

1,000

케이코닉의 캡슐 역시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집니다. 비교적 가벼운 무게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1.2g의 바스켓 무게에 5.1~5.2g의 커피를 담을 수 있도록 하였고, 하단부에 샤워스크린의 역할을 하기 위해 구멍이 뚫려있는 구조입니다. 천마하나로의 캡슐이 포장을 더했다면, 케이코닉은 하단에 추가로 캡을 달아 향미손실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캡슐 선택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중 하나는 핀 스트레스입니다. 캡슐에 핀이 꽂혀 고온고압의 물이 투입되는데, 하단부 캡이 두껍거나 저항 값이 클수록 핀에 들어가는 스트레스가 높아지겠죠. 한 두 잔이라면 괜찮겠지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된다면 기기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네스프레소는 알루미늄 소재로, 스타벅스는 바스켓의 하단부를 제거하고 캡을 덧대는 방식으로, 케이코닉은 캡을 추가로 덧대는 방식으로 각각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늦게 출발한만큼 시중에 출시된 캡슐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 결과물을 내었다는 것이 케이코닉의 장점입니다. 또 소규모 스페셜티 커피 업체의 원두를 활용한 캡슐을 만들고 있다는 부분도 주목할만합니다. 하지만 개당 1천원이 넘는 단가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입니다.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나무사이로 유통) – 친환경 캡슐커피의 모델

레세콰이어 스페셜티 커피 르완다(LetSequoia Special Coffee Rwanda)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2.4g / 5.5g

1,000

캡슐커피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환경오염입니다. 커피 한 잔에 필요한 캡슐을 모두 일회용이며, 버려진 캡슐은 모두 소각됩니다. 특히 커피의 신선도를 위해 알류미늄을 선택한 네스프레소는 환경단체와 빈번하게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레세콰이어는 비교적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으로 바스캣을 만들었습니다. 캡으로 사용하는 호일은 종이재질의 친환경 소재로 대체했고요. 덕분에 캡슐 무게는 2.4g으로 무거워졌으며, 향미손실 가능성은 훨씬 증가했습니다. 재생가능한 비닐 포장을 뜯으면 10개의 캡슐에서 날아간 향미가 가득 풍겨옵니다.
환경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캡슐커피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카페리에주아 벨기에산 번들캡슐

카페 리에주아(Café Liegeois)

마그니키피코(Magnifico) / 섭라임(Sublime) / 퓨산트(Puissant)

무게(캡슐/커피)

가격(개당)

1.4g / 5.56g

-


샤오미 캡슐 머신을 사면 번들로 제공하는 40개의 캡슐입니다. 포장은 중국어로 되어있지만, 제조사는 벨기에입니다.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이지만 샤오미 머신과 가장 높은 결합성을 자랑하기도 하죠. 1.4g의 비교적 가벼운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으며, 하단캡은 뚫려있는 구조입니다. 얇은 두께를 지지하기 위해 하단캡에 지지대가 있으며, 바깥으로는 호일이 감싸고 있습니다.

번들 캡슐이지만 생각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제조는 중국에서 이뤄졌지만, 유럽에서 고안된 캡슐이기 때문이죠.

 

10g도 안되는 캡슐이지만, 캡슐 하나에 들어간 기술력은 엄청납니다. 캡슐은 단지 커피를 담는 그릇이기에 앞서 추출의 경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고도의 자본력을 투입할 수 있는 대기업의 캡슐이 훨씬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들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대규모로 생산되는 캡슐이 생각치 못하는 섬세한 부분을 파고들면서,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 문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속가능한 커피산업을 위한 고민이 소규모 업체로부터 먼저 나왔다는 부분도 주목 할만 합니다.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경쟁 또한 치열해집니다. 그만큼 작은 캡슐에 들어가는 고민 또한 많아지겠죠. 각각의 캡슐 커피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해봅니다.

 

 

 

[블랙워터이슈] 캡슐커피 비교 분석


블랙워터이슈에 캡슐커피와 관련된 콘텐츠를 연재합니다. 캡슐커피의 역사와 시장현황, 캡슐별 상세 리뷰를 담았습니다.


해당 기사는 블랙워터 이슈 홈페이지(http://bwissue.com/coffeestory/441022)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네슬레와 스타벅스

지난 5월 9네슬레가 스타벅스의 커피와 차 제품의 유통권을 얻는데 8조원을 투자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미국에서는 지루하다는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던 네슬레가 블루보틀 인수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큐리그 그린마운틴(Keurig Green Mountain, Inc.)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입니다본격적으로 고급 커피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블루보틀을 통해 스페셜티 커피 매장 사업을스타벅스의 유통권을 통해 캡슐커피에 대한 시장 공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커피시장은 아직도 믹스커피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발표된 동서식품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12%, 식품기업에서는 단연 선두입니다. 그럼에도 믹스커피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 식품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따라 커피 품질에 대한 요구 또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서식품이 프리미엄 차 브랜드인 타라(Tarra)’를 출시하고  ‘타시모(Tassimo)’를 기반으로 캡슐커피 시장에 문을 두드렸던 이유도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이었을 것입니다.



샤오미 캡슐커피 머신의 가격은 해외 직구(직접구매) 가격 기준으로 86천원입니다. 캡슐커피 가격은 출시 당시 개당 1천원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고급 캡슐도 개당 600-7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격 저항이 낮아질수록 소비자 유입은 늘어날 것입니다. 믹스원두커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향미, 원두 커피 구매보다 훨씬 간편한 관리 및 조작은 국내 캡슐커피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

네스프레소 캡슐커피의 시작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5g의 분쇄커피를 담은 캡슐용기에 압력을 가해 40ml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자 했던 아이디어는 40년 전에 탄생했던 것이죠. 그때는 그렇게 마셔도 괜찮을지 몰랐어도, 시간이 흐르며 그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많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과도하게 적은 양의 분쇄커피에서, 이상적인 추출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네스프레소는 꾸준히 기술을 연마했고 기대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더불어 25년에 걸친 특허기간이 끝나자,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마침 스페셜티 커피를 위시한 3의 물결이 흥행을 하던 시점. 커피업계의 질적인 성장은 캡슐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됩니다.

 

돌체구스토는 네스프레소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만든 네슬레의 또 다른 계열사입니다. 네스프레소와 다르게 캡슐에는 10g의 커피가 담깁니다. 훨씬 맛과 향이 깊어질 수밖에 없죠. 캡슐의 용량이 늘어나니 다양한 시도도 가능해집니다. 돌체구스토는 네스프레소와 다르게 녹차라떼와 핫초코 등 다양한 음료들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네슬레는 네스프레소를 버리지 않습니다. 40년동안 길러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네스프레소를 커피 전용 캡슐 머신이라는 프레임을 달아줍니다. 5g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해석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두 회사가 더 명백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스프레소는 고급화 전력을 추구했고, 돌체구스토는 가격대 성능비를 강조한 보급형 머신이 된 것이죠.

 

그럼에도 미국 캡슐커피 시장에서는 큐리그 그린마운틴사의 큐리그 캡슐머신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보급된 이 캡슐머신은 커피빈,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툴리, 라바짜 등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직 네스프레소의 아성에 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머신이지만, 미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일리의 아이퍼 에스프레소(IPER Espresso)’, 스타벅스의 베리스모(Verismo)’, 동서식품이 유통하는 타시모(Tassimo)’와 같은 머신들이 있습니다. 물론 각각의 머신들은 캡슐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네스프레소와 샤오미

네스프레소 머신 제작은 드롱기(De’Longhi), 유라(Jura), 크룹스(KRUPS), 브레빌(Breville)과 같은 유명 커피머신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커피머신을 생산하는 회사는 스위스를 기반으로 한 유구스터/프리스마그(Eugster/Frismag)입니다. 25년의 특허기간이 끝난 이후, 많은 기술들이 공개되었지만 꾸준한 기술개발과 신규특허등록으로 네스프레소는 지속적으로 머신들을 발전시킵니다. 동일한 캡슐로 커피를 내리더라도, 유독 네스프레소 머신의 커피 맛이 다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샤오미 커피머신으로 알려져있는 이 캡슐머신은 중국을 기반으로 한 트리플A 일렉트릭 어플라이언스사(AAA Electric Appliance)에서 개발했습니다. 이 회사의 머신을 판매하는 곳은 샤오미 뿐만이 아닌데, 대표적으로는 던킨도너츠에서 판매하는 캡슐커피 머신이 이 회사의 제품 라인업에 속해있습니다. 네스프레소 머신과 다른점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추출시 압력에 변화를 주는 네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샤오미는 끝까지 높은 압력을 유지합니다. 또 네스프레소가 설정한 추출량을 기준으로 커피를 뽑아낸다면, 샤오미는 시간을 고정하여 추출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커피 맛에도 영향을 주는데, 샤오미 캡슐커피 머신이 좀 더 크레마가 풍성하고 끈적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합니다.  

 

네스프레소 캡슐

보급률이 높은 네스프레소의 캡슐에 대한 특허권이 풀리자, 많은 사업체에서 호환 캡슐을 개발합니다. 대표적으로는 폴바셋 캡슐이 있습니다. 스타벅스 또한 네스프레소 용 캡슐을 개발하였고요. 국내에서는 ㈜천마하나로와 (주)케이코닉에서 캡슐 생산을 하고있습니다. 각각 유명 커피 브랜드의 캡슐을 주문 제작하는 형식이죠. 특허권이 풀렸다고 네스프레소 캡슐의 모든 비밀이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호환 캡슐들은 각각의 특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게 소재의 차이로 알류미늄과 플라스틱을 나눌 수 있으며, 캡슐 내 필터의 유무, 크기 및 두께 또한 캡슐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이 됩니다.

 

스페셜티 커피시장이 성장하며 기술력 또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덕분에 5g의 커피로도 그럴싸한 에스프레소를 뽑아낼 수 있게 되었죠. 네스프레소의 30년의 역사를 지닌 원천기술을 따라잡진 못하더라도, 각각의 캡슐은 고뇌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맛도 개성도 다릅니다. 이어질 캡슐 리뷰를 통해서는, 국내에 정식 유통되는 9개 회사(혹은 카페), 15개 종의 캡슐을 분석합니다. 각각의 캡슐이 가지는 특장점은 이어지는 리뷰에서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당신을 쫓아내지 않겠다는 호의

 

신문기자 홍정수의 커피이야기

조원진 듣고 쓰다

 


일본어로 잠복해 감시한다는 뜻의 하리꼬미는 신입기자들의 통과 의례인데, 지정된 구역의 경찰서를 돌며 각종 사건사고를 수집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정을 넘어선 순간에도 2시간 간격으로 사건보고를 해야 하는, ‘특이사항 없습니다.’라고 말하지 않기 위해 무엇이든 찾아내야 하는 투쟁의 연속이다. 쪽잠이라도 자기위해 경찰서 구석에 샌드위치처럼 쌓여 쓰레기꼴로 자곤했다는 일화는 하리꼬미를 겪은 기자들의 수많은 무용담중 하나다. 추워서 잉크가 안 나왔다면 과장일까, D일보 신입기자 홍정수가 하리꼬미를 돌던 때는 모든 것이 꽁꽁 얼어있던 겨울이었다. 경찰서와 경찰서를 오고가는 택시 안에서 우는 일조차 사치였기에, 커피 한 잔 곁에 둘 여유도 없는 절박한 날이 연속이었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세상 다 싫은 사람들에게 안부를 여쭙는 일이라고 말하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어르고 달래기도하고, 바짓가랑일 붙잡고 떼를 써 봐도 마땅한 보고 거리를 찾을 수 없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다가오는 나와바리 보고를 앞둔 신입기자의 절망감은 깜깜한 새벽과 다름없었다. “커피나 한 잔 드릴까요.” 그래서 이 한마디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당신을 쫓아내지 않겠다는 호의가 담겨있는 한 마디였기 때문이다. 진귀한 얘기는 애초에 없었고, 카더라 소식과 왕년에 그랬다는 얘기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 홀짝이는 커피 한 잔은 큰 위로가 되었다. 그럼에도 노트북과 녹음기처럼 기자에게 커피는 취재도구일 뿐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 혹독한 하리꼬미의 끝에서 본격적인 기자 생활을 시작할 때였다. 정치부로 자리를 옮겨 기자생활을 시작했을 때, 쉬더라도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들으라고 선배들은 쉼 없이 얘기했다. “커피나 한 잔 하시죠.” 그녀는 다시 호의를 구하기 위해 취재원들을 만나러 다녔다. 커피 한 잔의 낭만은 가물기만 했다.

 

다시 낭만을 한 움큼 덜어내어, 단골카페의 자리도 취재의 연장선상에 둘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든 기사를 송고할 수 있는 와이파이가 필요했고, 노트북과 휴대폰을 충전시킬 수 있는 콘센트가 자리마다 있어야 했다. 취재원과 통화할 때, 방해가 되지 않는 배경음악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사옥을 떠난 탐사기획팀 기자에게 도처에 널린 스타벅스는 훌륭한 사무실이었다. 고소한 두유가 쌉싸름한 커피 맛을 감싸주어 좋았다고, 삭막한 사무실이 아니라 카페라서 다행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물론 스타벅스가 일을 위한 커피가 아닌 진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종로와 광화문, 을지로와 다동을 걷다 걸어 다동 커피를 만나게 되었다. 모든 음료는 4천원,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다방 같은 곳에서 그녀는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가볍게 차 한 잔을 마시는 기분으로, 숭늉같이 구수한 예가체프 커피를 마셨던 다동커피집은 임시사무실과 휴식의 공간 그 어딘가에 있었다.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요, 대신 차를 마시죠.” 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스팅의 노래는 일의 굴레에서 벗어난 커피를 꿈꾸는 홍정수의 이상향을 대변한다. 차를 마시는 과정은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내 입맛에 맞는 차를 고르고, 뜨거운 물에 천천히 우려 향과 시간을 즐기는 고매한 시간까지. 커피와 차를 마시는 일 만이라도 내 취향에 맞출 수 있다면 살만한 인생이 아닌가라고, 다도와 취향에 대해 그녀는 얘기한다. 다동커피집의 커피의 마일드 커피는 마치 한 잔의 차와 같다. 잔의 바닥이 보이는 연한 커피지만, 맛과 향은 그 어떤 차보다도 훌륭하다. 못 느끼는 게 아니라 안 느낀 것이었다고, 잔 위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커피향을 맡으며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된 일이 참 기쁘다고 그녀는 말한다.

 

바람에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흔들린다. 흔들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쉬는 날이면 잠깐의 시간이라도 베란다에서의 시간을 즐기려고 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언젠가는 집에서도 다동커피집에서 마신 커피처럼 내 취향에 맞는 커피를 고를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일이라고 홍정수는 말한다. 다도를 하듯 물을 끓이고, 커피를 갈며 향을 즐기고, 한 잔을 마시는 모든 순간까지 커피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직도 그녀는 팔 할의 커피를 국회 공보실에서, 시청 기자실에서 그리고 사무실에서 마신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날이 있다면, 깨어있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없어 디톡스를 기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에게 커피는 좋아하고 싶은 대상이다. 취재를 위해 마셔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인을 위해 들이킬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내 시간을 온전히 나의 것

으로 만들기 위한 한 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분당키즈, 서울을 마시다

 

패션디자이너 최태순의 커피이야기

조원진 듣고 쓰다

 

세련된 재단을 뽐내는 양장처럼, 도시는 빈틈이 없었다. 정방형의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에는 7층짜리 상가가 있었고, 멀지 않은 곳에 산책할 공원이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상가에 있는 학원에 갈 수 있었고, 출출함을 달래주었던 편의점과 마트도 엘리베이터를 따라 오르내리면 몇 걸음에 닿을 수 있었다. 서울시 주택 안정을 위한 후보지로 오래전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던, ‘광주대단지’, ‘남단 녹지는 고도성장 서울의 바통을 물려받아 성공한 도시개발의 모델이 되었다. 1987년생이었던 최태순은 신도시의 성장과 함께한 자신과 친구들을 분당 키즈라고 불렀다.

 

유토피아 분당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하지만 바둑판처럼 지루하게 뻗은 그곳의 거리에는 낭만이 없었다. 그래서 분당 키즈들은 높이 솟은 고층의 주상복합 아파트처럼 길게 뻗은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서울로 향했을지도 모른다. 빨간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한강을 건너면 남산터널을 만났고, 가장 첫 번째 정류장에 내리면 명동 거리에 닿을 수 있었다. 중앙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과 또 다른 기착지었던 코엑스에서 쇼핑을 하는 일은 분당 키즈들의 일탈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인생의 첫 커피도 코엑스에 갓 문을 연 스타벅스에서 마신 한 잔이었다. 고등학교 선배를 쫓아 어지러운 메뉴판을 마주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고 그는 그 때를 회상한다. ‘공부 열심히 하면 서울에서 이렇게 거닐 수 있을거야하며 선배는 여기저기 그를 끌고 다녔지만, 그 한 잔을 주문하고 마셨던 순간만이 또렷하게 생각나는 것이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당연히 미디움이라고 말해야 하듯, 커피도 자연스럽게 주문하고 싶었어요.”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그래서 내가 마실 커피 한 잔 주문하지 못했다는 그 날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그는 말했다. 모든 것이 가능할 줄 알았던 분당키즈에게, 서울의 커피는 세상이 녹록치 않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후 어렵게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종로와 을지로 골목을 누비면서, 그는 신도시 분당과는 사뭇 다른 오래된 도시의 매력에 빠졌다. 전공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원단공장을 찾아다니고, 계획되지 않은 골목의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면서 서울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세련되고 깨끗한 미감을 가졌지만, 부족함이 있다고. 20년을 분당에서 살아온 최태순의 모습은 그가 제출한 과제와도 닮아 있었고, 교수님이 적어두었던 짧은 비평은 그에게 부끄러움과 동시에 끊임없는 고민을 던져주었다. 그가 콤플렉스를 벗어내고자 서울의 가지 않은 골목을 찾아 더 많이 걷게 된 이유다.

 

서울에 자취를 하던 때, 산책을 하다 우연히 카페에 들어가 마신 한 잔의 예가체프 커피는 그래서 더 인상 깊었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의 부끄러움을 뒤로 한 채 얼음이 자글자글한 커피빈의 커피가 담배엔 제격이라며 그 시절의 유행을 좇다가, 처음으로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조금 이르게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했던 나무사이로의 커피를 만난 2008년의 일이었다. 바리스타들이 보여주는 커피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패션디자이너들의 작업과 같았다. 그렇기에 나무사이로의 그 한 잔을 비롯해 도시에서 찾은 기쁨과 위로였던 커피는 그가 서울에 대해 가진 가장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지 모른다. 그 때부터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는 일은 통제되지 않은 어떤 것을 좇는 꿈을 꾸는 그에게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졸업 후 장교로 군대에서 복무했을 때에도, 의상 디자이너가 되어 강남의 삭막한 도로를 따라 출퇴근을 할 때도 고즈넉한 한옥으로 자리를 옮긴 나무사이로를 찾았고, 틈 날 때마다 커피에 대한 책을 찾아 읽으며 깊이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가 졸업 후 취직을 한 곳은 청담동에 있는 한 의류 회사였다. 바둑판 같은 분당 도시 설계가 있기 전부터, 그보다 더 세련되고 정제된 모습으로 자라난 빌딩 숲 사이로 출근을 하게 된 것이다. 업무와 업무 사이, 피로에 젖어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옥상카페가 전부인 곳에서 그는 다시금 분당키즈의 삶을 떠올린다고 한다. 한 모금 들이킨 그 옥상 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복잡 다단한 쓴맛이 가득했다. 당신이 찾던 커피와는 사뭇 다른 맛이지 않느냐고, 이렇게나 쌉싸름한 커피가 마음에 드냐고 묻자 그는 타협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럼에도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택했기에 제단된 양장처럼 빈틈이 없는 도시의 삶 속에서, 통제되지 않은 어떤 것을 좇는 꿈을 꿀 수 있다고 덧붙이면서 말이다.

 

물론 회사에서 마시는 천 원짜리 아메리카노가 일상의 전부는 아니다. 아내의 취향을 따라 고소하고 깊은 맛의 원두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하는, 신혼집에서의 커피 또한 그에게는 익숙한 일상이다. 드르륵 드르륵 핸드밀로 커피를 갈고, 알맞은 온도를 찾아 물을 끓인다. 다도를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물을 따르고 한 잔의 커피를 내리면 도시의 삶에 지친 피로가 풀린다. 차분하게 커피를 내리는 모습에 신혼집에 방문한 장모님은 참 좋은 사위를 두었다고 칭찬을 했고, 출근길에 건낸 아이스 커피에 아내의 미소도 마주할 수 있었다. 커피 한 잔에 멋진 사위노릇도 하고 지친 아내에게 위로도 건낼 수 있으니 이만한 일이 어디있느냐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주말이 돌아오면 그는 아내와 함께 다시 그리운 그 골목길을 따라 서울의 카페들을 돌아다닌다. 시시각각 변하는 한 잔의 커피처럼,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다양한 정체성을 찾아다니고자 한다. 서울 살이 이제야 10, 그는 아직도 벗어던지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8월 26일 - 9월 2일 짧은 여름휴가 기간, 북유럽에 다녀왔습니다. 


조용히 음악을 듣고 호수를 거닐다 오고싶었는데,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에 있는 몇 군데의 카페를 들렀고, 좋은 기회가 생겨 칼럼을 쓰게 되었습니다. 편집되지 않은 글의 원본과 링크, 다녀온 카페들에 대한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해두고자 합니다.







 북유럽 커피 기행


커피 칼럼니스트 조원진


여름의 끝 스톡홀름은 쌀쌀했다. 차가운 아침공기에 잠이 깨 산책을 나섰다. 얇은 외투를 걸치고 카메라를 넣은 작은 가방을 들었다. 출근길의 분주함 속에서도 경적하나 울리지 않는 고요한 찻길을 따라 걸었고, 아침햇살이 우아하게 든 공원을 지났다. 골목길을 따라 지도에 표시된 카페를 찾아가니 형형색색의 의자와 테이블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한 잔의 커피는 홍차의 색과 향을 닮았고, 한 모금 머금고 나면 잘 익은 과일의 맛이 느껴졌다.

기술발전과 자본의 투입으로 생두의 품질이 높아진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노르딕 스타일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노르딕 로스팅은 옅은 황색의 색깔이 도드라질 만큼 커피를 약하게 볶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산미가 살아나고 향미가 풍성해져 생두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다. 스톡홀름에서 방문한 요한&뉘스트롬과 드롭커피를 비롯해 노르웨이의 팀 윈들보와 후글렌, 덴마크의 콜렉티브는 노르딕 스타일 커피를 대표하는 카페들이다. 이들은 자신들 만의 스타일로 국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거나, 아시아와 미국 등지에 분점을 내는 등 스페셜티 시장 곳곳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차가운 공기와 낮은 기압 그리고 차분한 도시의 분위기가 로스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하던 찰나, 그들 또한 대부분 네스카페를 즐기고 상대적으로 쓴맛이 강한 배전도 높은 커피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북유럽에서도 작은 파이일 뿐인데, ‘피카Fika’와 같이 커피를 즐기는 문화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노르딕 커피라는 고유의 흐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피카를 즐기는 스웨덴 사람들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3, 일에서 벗어나 커피를 마시기 위해 삼삼오오 모인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여유로운 대화가 꽃피는 피카에는 국경도 없고, 성차별도 없다. 모든 이들이 커피 한 잔 앞에 평등하다. 편견 없는 그들의 시선은 로스팅에도 색다른 접근방식을 선사했으리라. 또 하루에 열 잔이 넘는 커피를 마시는 헤비 드링커들에게 차와 같이 부드러운 커피는 하나의 멋진 해답이었을 것이다.

헬싱키 도심에서 자전거를 타고 40, 작고 고요한 섬에 위치한 마야 커피에 들렀다. 여행 중에 만난 많은 이들이 한 결 같이 추천했기 때문이었다. 울창한 침엽수가 둘러싸인 상가의 귀퉁이, 마야커피의 모습은 숭고했다. 커피를 내리는 물줄기 소리가 들릴 만큼 음악소리는 잔잔했고, 맛 또한 훌륭했다. 일본에서 커피를 배운 핀란드인 로스터와 일본인 바리스타 부부가 함께 문을 연 이 카페는, 숲 속의 작은 오두막집이라는 의미의 핀란드어 ‘MAJA’를 카페 이름으로 정했다. 마야커피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물으니, 자신들은 스페셜티 커피와 노르딕 커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대답을 해주었다. 대신 사람과 사람 사이 그 어딘가에서 커피를 내릴 뿐이라고, 고요한 카페에 찾아주는 손님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돌이켜보니 북유럽의 커피가 그러했다. 스페셜티 커피나 노르딕 스타일은 중요하지 않았다. 한 잔의 커피를 존중하는 마음, 그 커피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삶의 여유, 커피 한 잔에 어떠한 다양성도 품을 수 있는 이해심 속에 그들의 커피가 있었다.







스웨덴


Johan & Nyström - Swedenborgsgatan 7

Swedenborgsgatan 7, 118 48 Stockholm

johanochnystrom.se

+46 8 702 20 40 


Johan & Nyström - Norrlandsgatan 20

Norrlandsgatan 20, 111 43 Stockholm

johanochnystrom.se

+46 72 518 04 07



Drop Coffee

Wollmar Yxkullsgatan 10, 118 50 Stockholm

dropcoffee.se

+46 8 410 233 63


Cafe Pascal

Norrtullsgatan 4, 113 29 Stockholm

cafepascal.se

+46 8 31 61 10



핀란드


Johan & Nyström - Helsinki

Kanavaranta 7 C, 00160 Helsinki 

johanochnystrom.fi

+358 40 5625775


Fratello Torrefazione

Yliopistonkatu 6, 00100 Helsinki

latorre.fi

+358 9 42891887


Kaffa Roastery

Pursimiehenkatu 29, 00150 Helsinki

kaffaroastery.fi

+358 10 4226700


Maja Coffee Roastery

Lehtisaarentie 1, 00340 Helsinki

+358 40 3526814


Andante coffee shop

Fredrikinkatu 20, 00120 Helsinki

+358 45 3235088


Good Life Coffee Oy

Kolmas linja 17, 00530 Helsinki, 핀란드

goodlifecoffee.fi

+358 50 3808961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세종도서에 선정되었습니다. 




세종도서 선정 작업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발행된 초판 문학를 대상으로 문학평론가, 작가, 도서관 관계자 등 전문가 59명이 현장심사 결과와 수요자 추천 등을 고려해 최종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도서는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사회복지시설 3천600여 곳에 보급할 예정입니다. 물론 책 한 권이 3600곳에 보급되는 것은 아니고, 이 중 일부만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이외의 세종도서 목록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와 세종도서 온라인시스템(bookapply.kpipa.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와 한강에 둘러쌓여, 이촌동은 서울의 여느곳과는 다르게 고요하다. 가로수 사이로 새들의 지저귐 또한 유난한데, 잘 포장된 인도를 걷고 있노라면 이곳이 왜 '리틀 도쿄'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헬카페 스피리터스는 마치 그 곳에 오래전부터 자리잡았던 것처럼, 한층 더 고요하고 깊은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후쿠오카에서 마주친 '카페 히이라기'의 모습이 이러했던가. 끊임없이 커피잔을 닦고, 한 잔의 커피를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는 그곳의 모습이 문득 생각났다. 바리스타는 물을 끓이는것부터 잔을 고르기까지 빈틈없는 움직임을 보여줬고, 커피를 내리기 위해 마른 수건을 화려하게 펼치기도 했다. 커피를 다 마신 후에는 카페의 로고가 적혀있는 영수증에 손수 마신 커피의 가격을 적고 서명을 해주었는데, 그것을 들고 카페에 문을 나서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헬카페의 드립 블렌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 된다. 최근에는 블렌드에 파나마 게이샤가 들어가 피니시가 더욱 화려해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 창밖으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빛을 바라보고 있으니 따뜻한 물수건이 서빙되었다. 멀리 보이는 스피커는 클립쉬, 진공관 앰프에서 울려퍼지는 은은한 음색 담아 멋진 음악을 공간 가득 퍼트리고 있었다. 커피는 그 순간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예술작품이었다. 바로 마셔도 부담스럽지 않은 온도의 커피는 입안 가득 화려하게 펼쳐진다. 묵직한 보디감은 목넘김 이후에도 입안을 쉽게 비워주지 않는다. 길고 멋진 커피 맛이 입안에 가득 남아있다. 한 곡의 첼로 소나타가 커피로 변한다면 이런 맛이지 않을까 싶다.


커피 한 잔의 값어치는 얼마일까. 이제는 더 이상 관심도 가지 않는 커피 원가에 대한 가십거리 기사들이 생각난다. 마크 로스코의 그림 가격을 물감의 가격으로 대체할 수 없듯, 커피 한 잔에 담긴 노력 또한 생두 원가로 결정될 순 없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바텐더가 저녁을 위한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놀라웠던건 그가 칼을 도마위에 올리는 순간이었다. 아무런 소음 없이 칼은 사뿐, 도마위에 내려앉았다. 그 이후에도 그가 바에서 준비를 하는 과정에 나는 그 어떤 '소음'도 느낄 수 없었다. 오랜 훈련이 만들어낸 '몸에 베인' 움직임이었다. 한 잔의 음료를 마시는 이들에게 가장 완벽한 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들은 사소한 움직임에도 신경쓴다.


나는 늘 한 잔의 값어치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헬카페 스피리터스의 드립블렌드는 1만 1천원. '풀 서비스 카페' 답게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된 그릇에 담겨나온다. 로스터 채플에 한참이나 앉아있었다면 이런 기분일까, 지아장커의 영화를 보고 나와서의 기분이 이러할까. 나는 이 한잔을 마시기에 충분히 값어치 있는 인간일까. 이른 퇴근에 부리나케 들려 마신 한 잔의 커피 앞에 나는 또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헬카페 스피리터스

이촌동 한강맨션 31동 208호

매일 0900-0200 / 카페 0900-2000, 바 1900-0200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허영만 작가님 그림, 이호준 작가님 글의 <커피 한잔 할까요?> 에피소드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속에선 온화하고 세심하고 소심한 캐릭터 조원진으로, <열아홉 바리스타, 카페에서 인생을 이야기하다>라는 책을 쓰는 칼럼니스트로 나옵니다.

 

최근 5화는 중앙일보에서
http://mnews.joins.com/article/20773534

...

지난 회차분은 미스터 블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m.mrblue.com/

 

가을이니 커피 한 잔 생각나는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제법 따뜻한 커피가 어울리는 계절이 찾아왔다. 짧은 글 한 편이 커피 한 잔 권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면 한다.

 

 

10월 19일자 조선일보 지면 33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3&aid=0003220716&sid1=001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0/18/2016101803507.html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 Magazine B]


‘매거진 B' 50호를 장식한 브랜드는 ‘서울’입니다. 서울의 패션, 라이프스타일&디자인, 호텔&스테이, 음악, 다이닝, 커피를 이야기하죠. ‘커피’ 파트에서는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에 등장했던 카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학림다방, 프릳츠 커피 컴퍼니, 헬카페 로스터스, 펠트, 릴리브 그리고 더 많은 카페들까지.

 

영상에는 잠시 학림다방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 학림다방의 이야기부터 서울을 가장 닮은 커피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인터뷰이로는 저와 프릳츠 김병기 바리스타, 이코복스 이우석 대표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6년 9월호, [월간커피] 커피칼럼에 기고한 글입니다.

 

 


COFFEE COLUMN

 

문화로서의 스페셜티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던 이대앞 비미남경이나 안암동 카페 보헤미안은 마치 종교의식을 행하는 그런 엄숙한 장소처럼 느껴졌다. 공간이 뿜어내는 그 기운에 사람들은 목소리를 낮췄고 자신 앞에 놓인 커피에 집중했다. 물 흐르는 소리와,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이따금씩 들리는 호로록 소리를 들으며 마셨던 이 커피들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분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스페셜티 커피시장이 성장하면서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뉴욕이나 시애틀, 런던에서 마주할만한 수준급 카페들이 자리 잡았다. 화려한 커피들이 도시를 수놓음에도 나는 그 시절의 커피가 그리워진다. 그래서 종종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는 올드스쿨 카페들의 문을 두드리곤 한다.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도 없이 나의 모든 것을 다해 이 한 잔의 커피를 만들었습니다.’라고 묵묵하게 건네주는 그 커피가 아직도 나에게는 익숙하기 때문이다.

커피는 문화의 음료다. 하지만 커피시장의 성장 속에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문화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커피가 스페셜하기 때문이 아닌, 당신에게 스페셜한 순간을 선물할 수 있기에 스페셜티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고리타분하게 과거를 추억하며 올드스쿨 시절의 커피로 회귀하자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대중이고 그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 문화다. 스페셜티 업계의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것도 산업적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카페를 둘러싼 지역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뚜렷한 방향성과 철학을 가지고 커피를 만들어내는 일 또한 필요하다.

문화로서의 커피에 대해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교토여행 중 발견한 작은 카페들에서였다. 외지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고요한 골목 내 위치한 카페들은 그 동네의 향기를 가득 담은 블렌드를 내어놓곤 했다. 어느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든 교토에서는 블랜드 한 잔 주세요라고 말하면 내가 앉았던 자리에서 커피를 마신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매혹시킨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단순한 싱글 오리진이 아닌 카페가 추구하는 맛을 꾹꾹 눌러담은 개성적인 블랜드였다. 이제 곧 60주년을 맞이하는 대학로의 <학림다방> 역시 30여년 전부터 개발한 학림 블랜드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당시 블랜드를 개발하기 전에는 설탕 둘, 프림 둘 커피 믹스커피가 전부였지만 학림다방의 주인장이 믹스커피에 길들여진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메뉴를 밤낮없이 연구한 끝에야 학림블랜드가 탄생했다.

스페셜티가 커피 산업이 아닌 문화가 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화려한 수식어가 없어도 사람들은 좋은 커피를 알아본다. 소비를 넘어 취향을 설득하는 커피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10년 뒤에는 어느 골목에 있는 카페를 들어가더라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커피들이 가득해지길 바란다.

 

조원진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작가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커피집' 이라는 주제로 타임아웃에 기고를 했습니다.


10군데를 선정하는 미션에서 약간의 의견차이가 있었고, 제가 추천드린 곳은 5군데 정도가 올랐습니다. 함께하신 다른 분들 또한 훌륭하신 분들이니, 그들이 추천해드린 카페를 찾아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간단한 캡쳐사진과 링크 남깁니다.


 

 

http://www.timeoutkorea.kr/seoul/ko/restaurants/서울의-베스트-커피집-10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만, 애호가의 입장에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아 기고를 했습니다.

커피와 상관없는 글이고, 전문성 또한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즐거운 작업이었기에 글을 올려봅니다.

 

보그코리아에는 2015년 1월호에 서울시향에 대한 글을 기고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1월호 기사는 온라인에서 서비스되지 않고있습니다.

 

이번 기고는 보그 코리아 2015년 11월호였고, 자세한 글은 링크를 덧붙입니다.

 

http://www.vogue.co.kr/2015/11/24/%ec%a1%b0%ec%84%b1%ec%a7%84%ec%9d%98-%ed%8c%a1%ed%8c%8c%eb%a5%b4-%eb%92%a4%ec%97%90%ec%84%9c-%ec%b0%9c%ec%b0%9c%ed%95%9c-%ec%9d%b4%eb%a9%b4%ec%9d%84-%ec%b0%be%ec%95%98%eb%8b%a4/

 

 

2014년, 항공바리스타팀 그룹장이자 커피 평론가인 심재범님과 서울시내 프렌차이즈 스페셜티 카페를 방문하여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덧붙입니다.

 

 

http://h21.hani.co.kr/arti/PRINT/38071.html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