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우리나라에서는 큰 커피 행사가 열렸었죠.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이 카페쇼 기간에 맞춰 열렸습니다. 이미 손꼽히는 규모의 박람회로 유명한 카페쇼가 WBC의 호스트가 되면서 전 세계 커피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대에 한국 대표로 오른 선수가 있었는데, 본선에 우수한 성적으로 올랐습니다. 결선에선 아쉽게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커피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쳐지지 않는 훌륭한 수준임을 보여주었던 경기였습니다.
바로 방준배 바리스타. 수 년간 국가대표 선발전 본선무대의 단골 손님으로 유명세를 떨쳤고, 결국엔 국가대표로 활약한 네임드 바리스타입니다.
그 분이 소속된 회사 안드레아 플러스(카페 컨설팅, 바리스타 교육, 원두 및 카페용품 유통)에서 새로이 카페를 열었습니다.
그레이 그리스트밀입니다.
회색 방앗간, 말그대로 저에게는 방앗간이 되어 근처를 지나갈때면 참새의 마음으로 문을 두두리곤 합니다.
오늘도 근처에 볼 일이 있어 그레이 그리스트밀을 방문했습니다.
여기는 주문부터 좀 특별합니다.
우선 맘에 드는 타입의 원두를 고르셔야합니다.
설명을 잘 읽어보거나, 바리스타에게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추천하실때는 어떤 음료로 먹을건지(에스프레소 혹은 브루잉), 어떤 타입의 맛을 좋아하는지 얘기해주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원두를 쉽게 고를 수 있습니다.
원두를 고르고나면 어떤 메뉴를 먹을건지 말을 하고, 자신의 이름 또한 얘기해주면 됩니다.
진공포장된 원두가 보입니다. 한 잔의 커피를 가장 신선하게 전달하기 위해 방준배 바리스타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원두를 관리하는 일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만큼 많은 원두를 매일같이 공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두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고, 또 각 커피에 맞는 로스팅 포인와 추출 레시피를 잡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안드레아 플러스를 기반으로 한 그레이 그리스트밀은 여기서 편견을 깨보기로 합니다. 예상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죠. 여기에 세계대회에 출전한 방준배 바리스타의 경험이 녹아들어 여느 카페에서는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콘셉트가 탄생했습니다.
컵은 환경 보호를 위해 리유저블컵.
매장은 마치 실험실을 방불케 합니다. 이날은 방준배 바리스타만 있었는데, 평소에는 로스팅실에 하얀색 연구용 가운을 입은 로스터도 있고 또 매장에는 정장을 입은 바리스타들이 보입니다.
한 잔의 커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여기서 또 특이한점이 보입니다. 슬레이어 1그룹 에스프레소 머신 2대와 EK43그라인더입니다.
보통의 카페라면 1그룹은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2그룹 이상의 머신보다 온도보전이나 성능에 있어 연속추출할때 부족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EK43 또한 좋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도징에 어려움이 있기에 잘 사용하징 않습니다.
하지지만 그레이 그리스트밀에서는 소분된 원두를 사용하기도 하고, 한 잔의 집중하고 그 커피에 개성을 불어넣고자 하기에 이러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를 위해선 상당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각각의 싱글오리진 커피가 제대로 추출되기 위해 매일같이 세팅을 (여러번)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들어내는 일보다, 그것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더 길다고 방준배 바리스타는 말합니다.
대회를 위해 수년간 단련된 방준배 바리스타도 어떨때는 이 준비과정이 벅차기도 한답니다. 직원들 또한 처음에는 힘들어했으나, 지금은 적응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줍니다.
브루잉은 하리오 V60을 사용합니다. 그라인더는 EK43그라인더. 드립포트는 보나비따입니다.
로스터는 로링입니다. 분량의 생두를 넣어주면 석발부터 투입, 쿨링까지 자동화되어있는 시스템입니다.
빠른 교반과 효율적인 열풍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커피를 기다리는동안 궂스를 구경해봅니다.
우선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진 드립백.
소분된 커피와 드립백 필터가 함께 담겨있는 제품입니다.
블루보틀의 퍼펙틀리 그라운드(Perfectly Ground)가 비슷한 개념입니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듦에 있어 그라인딩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균일하게, 목적에 맞는 그라인딩을 해야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루보틀의 경우 그라인딩을 진공에서 하여, 오랜시간이 지나도 신선한 커피를 맛볼 수 있도록 커피를 소분하여 담아줍니다. 이럴경우, 가정용 그라인더로 갈아서 내리는것보다 더 신선하고 맛있게 커피를 마실수 있습니다,
그레이 그리스트밀의 그라운드 빈도 바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동봉된 드립백 필터를 사용해도 좋고, 원하는 추출기구에 담아서 써도 좋습니다.
싱글오리진과 블랜딩 단일품으로 구성된 드립백 세트도 판매하고요
메모지와 수첩
드리퍼도 구비되어있습니다.
그사이 주문한 커피가 나왔습니다. 콜롬비아(브루잉)
니카라과 아이스 아메리카노입니다.
둘 다 아이스로 시켰는데, 첫모금은 생각보다 강렬했습니다. 하지만 자글자글한 얼음이 녹으면서 물이되니 점점 더 맛이 살아납니다.
보통의 아이스커피는 얼음이 녹으면서 맛이 변하는데, 그레이 그리스트밀의 아이스 음료는 얼음이 녹으면서 생기는 변화를 고려하여 추출을 합니다.
덕분에 얼음이 다 놓은 커피도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안드레아 플러스의 오랜 경험이 녹아있는 과일음료
직접 담근 과일청과 물을 섞은 음료입니다.
스티커를 벗겨내고 빨대만 꽂으면 끝.
2017년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트로피가 눈에 띕니다.
각종 잡지들도 구비되어있습니다.
실험적인 매장 설계때문에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저는 가오픈때부터 방문했는데, 매번 방문할때마다 미세한 변화들이 보였습니다. 새로운 개념을 실전에 적용하면서, 느껴지는 어려움을 반영해 시스템을 고쳐나가는거죠.
그레이 그리스트밀은 오늘도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갑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그레이 그리스트밀
강남구 압구정로2길 15
02-546-8902
평일 11:00 - 21:30 / 주말 12:00 -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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