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스, 세레머니 블렌드
모모스 세레머니는 에티오피아 코체레 레코(Kochere)와 구지 수케(Guji Suke)를 각각 7:3의 비율로 섞은 에스프레소 블렌드입니다. 레코와 수케는 각각 워시드와 네추럴 가공방식을 택했습니다. 같은 국가에서 재배되었지만, 가공과정이 다른 콩을 섞은 블렌드는 이미 다양한 로스터에서 실험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개성으로 그 능력도 인정받았고요. 모모스에서 겨울 블렌드로 택한 '세레머니'는 어떤 맛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지난번 리뷰에서와 별 다를바 없는 외관입니다. 모모스의 로고, 블렌드에 대한 설명과 로스팅된 날짜가 적혀있습니다. 여전히 에그트론 넘버가 적혀있는건 의문입니다. 로스팅 단계를 좀 더 세세하게 파악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일까요.
처음 커피를 받아들곤, 하리오 V60으로 추출을 진행했습니다. 드립 굵기보다 조금 굵게/30g/92도/450ml를 추출했습니다. 추출 할 때 약간의 풋내가 났고, 이것이 추출된 커피의 떫은 맛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뒤로 나타나는 부드러운 딸기맛의 커피는 인상적이었지만 여전히 떫은 느낌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추출 디팩트가 있을수도 있단 생각에 모모스에서 제공한 레시피를 따라봅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세레머니 블렌드의 추출 가이드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가이드를 따라 드립굵기로 17g/87도/220ml의 추출을 진행했습니다. 40초동안 물을 부어주고 스티어링을 했습니다. 20초동안 천천히 압력을 가해 추출을 했고요. 결과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크리미한 딸기맛과 부드러운 바디가 인상적이더군요. 청포도의 달달함과 오렌지의 플레이버가 느껴졌습니다. 청량감또한 좋았고요. 하지만 조금씩 걸리는 거친맛과 에프터의 은은한 떫은 맛이 가끔씩 느껴졌습니다.
다음은 프렌치 프레스 추출입니다. 굵게 그라인딩한 원두를 18g/92도/250ml/2분 30초의 레시피를 따랐습니다. 에어로프레스 추출에서의 테이스팅 노트와 비슷한 뉘앙스를 주었으나 개성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 났습니다. 배전도 때문인지 오일리한 느낌이 어설프게 느껴져 어색함도 있었습니다.
브루잉으로 세레머니를 즐기고자 할 때 권장하는 추출은 에어로프레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추출이 조금 강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역시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레시피대로 프랜치프레스를 이용하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에스프레소를 위한 블랜드를 테이스팅 하고 있습니다. 제가 테이스팅했던 대부분의 블렌드는 에스프레소로 추출할 경우 디펙트가 나지 않게 잘 조절해 추출한다면 좋은 한 잔의 커피가 될겁니다. 우유와의 결합 또한 커피의 맛을 좌우하기도 하니 제 리뷰는 이 부분에 대한 것도 놓치고 있고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좋은커피에 대한 이상은 '가용성이 높은' 커피입니다. 커피를 처음 받고나서 저는 대부분 하리오 드리퍼를 통해 거칠게 추출하거나 클레버로 2-3분의 시간을 두어 추출을 진행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드립굵기로 그라인딩한 커피를 에어로프레스를 통해 4-5분 동안 우려내 추출을 하는겁니다. 잘 볶은 커피라면 이 모든 추출에서 쉽게 단점을 보이지 않습니다. 원두 자체가 가진 결점이 크지 않기 때문이죠. 변수에 민감한 커피가 좋은 바리스타를 만난다면 훌륭한 한 잔의 커피가 탄생할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두 구매자들은 까다로운 변수를 통제할만큼 조건을 갖춰놓고 커피를 내리지 않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과 마주한 저의 생각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좋은 커피는 누구에게나, 언제나 좋아야 한다는 것이죠. 스페셜티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저의 오감을 감동시켰던 커피들이 많았습니다. 그 커피들은 대부분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나 좋은 커피였죠.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가지고 커피를 바라보기에 좋은 커피들에 제 손에 들어오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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