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적으로 가장 부담이 되는 시기다. 훈련 기간에는 몸이 힘들었다면 이제는 정신력 싸움이다. 기본적인 체력을 바탕으로 근무를 하며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한다. 어쩌면 생각했던것과 생활이 많이 다르기에 더 힘들수도 있다. 이럴수록 생활에 부담이 되는 생각들이 있다. 가령 편하게 지내는 동기들과의 비교, 어려운 시절을 겪고나면 성숙해질것이라는 환상, 새옹지마가 있다. 더러는 나보다 더 어려운 선택을 한 사람들과의 단순비교로 행복의 우위를 점하는 방법도 있다.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그저 어려운 상황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인생을 사는데 있어 어려운 상황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삶의 조건을 생각해봐야 한다.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힘들다면, 그냥 그 자체로 살아가는 것. 지금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2. 담배는 피우지 않는다. 시가를 피운다. 얼마 전 우연히 들렀던 이태원의 번(Burn)이라는 바에서 처음 시가를 폈다. 우선 분위기부터 압도적이다. 우선 그곳은 어디선가 구해온 환상적인 팟캐스트로 바를 찾는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가 색깔의 벽면과 조명은 시가를 피지 않아도 그곳이 어떤 곳인지를 말해준다. 바에 들어서면 멕시코 출신의 주인장은 우리를 진열장으로 안내한다. 그날의 기분을 말해도 좋고 원하는 맛과 향을 말해도 좋다. 진열장을 열면 매콤한 담뱃입 냄새가 눈과 코를 아리게 만든다. 이것 저것 향을 맡아보곤 맘에 드는 시가를 선택한다. 이제 리퀴드를 고를 차례다. 바 안에는 수많은 리퀴드가 놓여있다. 가령 다비도프 2000에는 32년산 과테말라 럼이 제격이다. 텍스쳐는 부드럽고 향이 풍부하다. 맛과 향에 밸런스가 좋아 연기를 품었을때 기분을 해치지 않는다. 함께 간 사람들은 각자의 감상을 이야기 한다. 레드페퍼, 바닐라, 아몬드, 보리차등의 느낌이 난다. 시가들은 크기도 제각각 맛도 제각각이다. 훌륭하게 만들고 보관한 시가는 그만큼의 값어치를 한다.
시가 커터는 만원 가량. 불을 붙이기 쉽게 저렴한 가격에 지포형 라이터를 구입했다. 쉬는 시간에 커피를 내려마실 때면 종종 시가가 생각난다. 더러는 맛과 향이 좋지만 더러는 분위기가 번(Burn)과 같지 않아 느낌이 살지 않는다. 맛에 대한 탐닉은 즐거운 취미다. 커피를 마시고 시가향을 맡으며 상상을 한다. 입 안에 머무는 커피와 시가는 단시간에 최상의 쾌락을 제공한다. 돈 드는 취미가 하나 더 늘었다.

3. 멘델스존 3번 교향곡 스코틀랜드. 멘델스존 교향곡 중에 가장 많이 연주되는 교향곡이다. 스코틀랜드에서 받은 첫 인상은 낭만주의의 시발점이 되는 이 교향곡을 탄생시켰다. 1악장의 환상적이고도 강렬한 멜로디가 요즘 가장 많이 떠오른다. 장기간의 집중력이 필요한 요즘 교향곡을 주로 듣곤하는데, 스코틀랜드 교향곡은 가장 많이 트는 곡이다. 처음 들었을땐 그렇게 인상깊지 않았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길게 설명하지 않고 두 개의 영상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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