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xandre Tharaud - Chopinata

 

Marc-Andre Hamelin, Chopinata

 

Le Boeuf sur Le Toit(지붕위의 황소)는 1920년대 프랑스의 한 캬바레 이름이다. 영화 Midnight In Paris를 본 사람이라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을거다. 콜 포터의 음악이 신나게 흘러나왔던 그 곳이 1920년의 캬바레였다. Chopinata는 Clement Doucet가 쇼팽의 왈츠와 환상곡을 섞어 만든 춤곡(Foxtrot)이다. 1920년대는 헤밍웨이나 스콧피츠제럴드 혹은 달리나 피카소가 있었다. 그러면 그 땐 어떤 음악이 있었냐고? 콜포터를 비롯한 캬바레 음악이 있었다.

 

고전음악 공연은 지금처럼 조용한 분위기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19세기 말에는, 리스트같은 기교파 혹은 꽃미남 연주자들이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지금의 아이돌 스타처럼 그들을 숭배했다. 연주 후, 그의 대기실은 항상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뿐만아니다. 대부분의 공연 플레이리스트는 잡다했으며, 연주자들은 관객들이 너무 시끄러워 연주를 못하겠다고 할 정도로 개방된 분위기에서 연주했다. 너무나 조용해 기침조차 하지 못하고, 박수도 눈치 봐가며 쳐야하며 조금만 둘러보아도 상모를 돌리고 있는 사람이 보이는 그런 분위기는 1920년대에 없었다. 와타나베 히로시는 '청중의 탄생'에서 작금의 견고한 고전음악 문화가 발전하게 된 일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 한다. 1920년대는 그렇지 않았다는게 그의 이야기다.

 

프랑스 출신의 꽃미남 피아니스트 Alexandre Tharaud의 새 앨범 Le Boeuf sur Le Toit(지붕위의 황소)는 그가 가진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으로부터 출발한다. 전쟁에 참전했던 사람들이 줄곳 모여 연주를 했던 할아버지의 캬바레는 타로가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한 소중한 매개체다. 그 어릴적, 할아버지를 통해 알게됐던 1920년대의 파리는 타로에게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가 연주한 바흐, 라무, 쿠프랭 혹은 쇼팽의 연주를 들었던 사람이라면 이 앨범이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보면 그의 연주는 1920의 파리에 잘 어울린다. 손가락이 건반에 닿는듯 안닿는듯,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그의 연주는 낭만을 즐길줄 알았던 캬바레 손님들에게 제격이다. 멋지게 턱시도를 차려입고, '그래서, 새들도 벌들도 교육받은 벼룩들도 사랑을 나누죠, 사랑해요, 모두 사랑에 빠집시다'고 말하며 연주한다. 사람들은 그의 연주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을것이다. 이 앨범에는 클래시컬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는 Jeane Wiener나 Clement Doucet의 음악부터 시작해 Cole Porter, Darius Milhaud등 1920년대에 활약한 작곡가들이 작품이 실려있다. 낭만주의의 바통을 이어받은 혹은 스윙과 블루스로 이어지는 과도기의 음악들이다.

 

고전음악이 지루하다고 생각했거나 어찌해서 고전음악이 즐거울수 있는가 궁금한 사람들은 타로의 연주를 들어보길 바란다. 1920년대의 파리를 생각하며 Chopinata를 듣는다면 당신도 오늘 저녁, 술취한 길목에서 홀연히 나타난 클래식 푸조를 타고 캬바레에 도착할 것이다. 그렇게 쇼팽을 듣고 콜포터도 듣고 스윙과 재즈를 듣고, 다시 쇼팽을 듣고 베토벤도 듣고 모짜르트도 듣고 바흐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음악들은 다 연결되는 것이니까. 아름답고 신나면 다 좋은거니까.

 

 

Original score of Chopinata, 1927

  

Alexandre Tharaud - Le Boeuf sur Le T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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