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도렴빌딩, 착한가격, 최상의 커피, 홀드미커피' 라는 콩밭 아낙네의 트윗을 보고 저는 가슴이 설레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카페의 이름을 듣고 저는 비틀즈의 노래 '아 워너 홀드 유어 핸즈I Want to Hold Your Hands'가 떠올랐죠. 대놓고 손잡고싶다고 얘기하는 비틀즈의 대범함에, 당시 사람들은 꽤나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광화문 한복판에, 도렴빌딩 지하에 이런 카페가 있을줄이야. 좋은 카페를 발견해 환호성 한 번, 착한 가격에 한 번 더. 쉬는시간을 쪼개고 쪼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도렴빌딩 지하상가에 위치한 '홀드미커피'입니다. 

 

세종문화회관 뒷편, 외교부 공관 바로 옆에 있는 빌딩이 도렴빌딩이죠. 홀드미커피는 이 도렴빌딩 지하상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마주치게 된 착한 가격표. 혹자는 이를 '시장 파괴자'라고 부릅니다. 좋은 커피, 이런 가격에 팔기 쉽지 않은 일이죠.

 

홀드미커피에서는 커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뉴들을 팔고 있습니다. 근처 직장인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커피를 못마시는 사람도 점심식사후에 즐길수 있는 메뉴들이 많습니다. 저는 망설이지 않고 카푸치노 한 잔을 주문합니다.

 

전반적으로 주스같은 느낌이 강한 카푸치노 한 잔입니다. 쌉싸름한 맛, 신맛, 단맛의 벨런스가 좋습니다. 통통튀는 맛들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반적인 맛의 느낌은 오렌지 잼 같달까요. 찰진 고소함이 매력적인 3천원짜리 카푸치노 한 잔입니다. 

 

감동의 카푸치노에 이어 마신 드립커피. 아래에서 설명드리겠지만 드립 스테이션엔 다양한 기구들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드립커피를 위한 로스팅을 진행하는 홀드미 커피에선 커피의 배전도, 보관상태나 숙성도에따라 다양한 기구로 추출을 진행합니다. 바리스타는 콩에대한 섬세한 설명을 해주고 이에 맞는 기구까지 골라줍니다.

 

오늘 마신 드립커피는 콜롬비아 엘벤띠라도르. 드립용으로 볶은 콩은 마침 어제 떨어져서 저는 에스프레소용으로 볶은 커피를 마셨습니다. 처음엔 드립용 원두가 없어서 안된다고 하셨지만, 간곡히 부탁하니 한 잔을 내려주십니다. 에스프레소용인걸 감안하더라도 부드럽고 벨런스도 좋습니다. 가격은 역시 3천 5백원. 고마움에 절을하고 마시려 했으나 공간이 협소해 패스.

 

카페인을 어느정도 충전하고 가게를 둘러봅니다. 메져 수동 그라인더, 콤팍 K10, 시모넬리 아피아가 보입니다.

 

자, 홀드미커피는 시모넬리를 택했습니다. 이는 곧 소개할 연남동의 '엘카페'와 연관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홀드미커피의 에스프레소는 '엘카페클레식'블렌드를 베이스로 합니다. 엘카페는 라마르조꼬와 시모넬리를 가져다놓고 시모넬리만을 사용하죠(요 흥미로운 이야기는 엘카페를 소개할때 더 해드리죠). 볶은 원두, 바리스타와 궁합이 잘 맞는 머신을 선택한겁니다.

 

홀드미에서 아피아를 선택한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엘카페 원두를 사용한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입니다. 더불어 홀드미에서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들이 직접 자신들이 내리는 원두에 맞게 아피아를 개조했습니다. 샤워스크린은 기본이요 내부 구조까지 싹 개조를 했다하니, 껍질만 아피아라 해도 무방합니다.

 

톨드어스토리를 소개하면서 말씀드렸던 이야기를 또 하게됩니다. 라마르조꼬나 시네소같은 비싼 머신이 진리는 아닙니다. 어떤 머신이든 그 머신을 가장 잘 아는 바리스타가 가장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법입니다.

 

그라인더는 메져 수동과 콤팍 케이텐 프레쉬.

 

확대, 원두의 배전도를 살펴봅니다.

 

이곳에선 원두와 음료에 쓰이는 각종 재료들을 3대의 와인냉장고에 보관합니다.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국민정수기(?) 에바퓨어입니다.

 

브루잉스테이션. 최근 가장 핫한 브루잉 기구인 에스프로 프레소부터 메탈콘필터, 에어로프레스가 보입니다. 드립과 에어로프레스 모두 종이필터와 메탈필터를 사용할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15만원대의 에스프로프레소. 다른 프렌치프레스에 비해 미분이 거의 없고, 온도 보존율도 좋습니다. 질 좋은 생두에 있는 맛들을 여과없이 느껴보고자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구입니다.

 

워터드립스테이션. 더치커피도 마셔봤는데, 맛있습니다. 좋은 원두를 쓰니 당연할수밖에 없죠.

말코닉 그라인더와 모카마스터가 눈에 띕니다.

 

네, 홀드미커피는 엘카페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커피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읽어봤을법한 책들. 그리고 커피 잡지.

 

선반에는 다양한 기구들이 디스플레이돼있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는 기구들이기도 하구요. 케멕스와 클레버, 프렌치프레스가 보입니다.

 

벽에는 잔잔한 그림들이.

 

새로운 메뉴가 출시됐다고 하더군요. 역시나 저렴한 가격. 마셔보진 않았습니다.

 

테이크아웃용 잔입니다. 자, 저 작은사이즈의 잔이 카푸치노용 테이크아웃 잔입니다. 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와 우유가 알맞은 비율로 만났을때 좋은 맛을 만들어냅니다. 양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게 아니죠.

 

똑같은 사이즈의 컵에 양도 똑같이 나가는 다른 테이크아웃샵과는 비교되는 홀드미의 커피 한 잔입니다.

 

카페는 요래요래 생겼습니다.

 

내부에는 테이블도 꽤 있구요. 점심시간만 지나면 조금 한가해지니 앉아서 여유를 즐길수 있을겁니다.

 

 

주위를 또 둘러보고.

 

네. 또 과음했습니다. 어질어질 @.@

 

메뉴판에 쓰여진 메뉴는 모두 최고로 신선한 재료들만 사용하고 최선을 다해서 나갑니다. 이 부분은 밀로커피, 산들다헌의 철학과 동일합니다.

 

더치커피는 이렇게 아름다운 포장으로 판매됩니다.

 

마지막잔으로는 오렌지쥬스. 헤밀턴 프레스로 만들어지는 오렌지주스는 한 잔에 오렌지가 3-4개가 들어갑니다. 휴롬같은 과즙기에 넣는다면 오렌지 1-2개면 충분히 한 잔이 만들어지겠죠. 하지만 홀드미는 최선의 맛을 위해 재료비를 아끼지 않습니다. 덕분에 오렌지주스는 달디 달죠. 헬카페에 당근주스가 화제가 되고있다면 여기 광화문에선 오렌지주스가 화제입니다.

 

자,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테이크아웃.

 

아직도 깊은 오렌지의 향이 느껴집니다. 소중한 한 잔, 잘 마셨습니다.

 

  • 홀드미커피 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6번출구, 5호선 광화문역 8번출구 이용. 세종문화회관 뒷편, 외교통상부 서울청사 별관 맞은편 도렴빌딩 지하상가 1층. 버스 이용시 주변 경복궁역이나 세종문화회관을 경유하는 모든 노선 이용가능.
  • 종로구 도렴동 도렴빌딩 지하1층, 서울 110-716, 02-725-7730
  • 월요일-금요일은 오전 7시반-오후 8시, 일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휴무
  • 소셜미디어 https://www.facebook.com/holdmecoffee / https://twitter.com/HOLDMEcoffee

 

그리고 예고편. 홍대 중심에서 캠핑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입니다. 해먹이 있는 보기드문 카페, 도심에서 여유를 즐겨보시죠. 곧 리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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