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커피 로스터즈, 에티오피아 첼바(Chelba), 케냐 이차마마(Ichamama)

 

밀로(Millo)는 히브리어로 '꽉 차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름 덕분일까요, 저는 밀로 커피에서 커피를 마실때마다 항상 꽉 찬 기분을 느낍니다. 밀로의 커피는 풍부하고 따뜻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두가 가진 본연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려는 사장님의 로스팅이 맛의 비결이 아닐까 싶네요. 여러번 포스팅을 통해 약배전 로스팅의 장단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약배전의 강점을 살리는 로스터들도 있지만 한편으론 유행따라 커피를 볶아 떫은맛을 내버리는 카페들도 많습니다. 밀로커피는 이러한 카페들과는 다른 로스팅을 추구합니다. 10여년간 카페를 운영해온 밀로 사장님은 자신의 프로밧 L5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맛을 뽑아냅니다. 이는 원두의 모양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원두의 표면은 주름없이 팽팽합니다. 구매한 원두를 하루정도 유리용기에 보관하면 기름이 조금 베어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구요. 이러한 로스팅은 생두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킵니다. 신맛 뿐만이 아니라 단맛과 구수한 맛까지 이끌어내는 것이죠. 원두의 주름을 잘 펴내는것 그러면서 원두의 장점을 이끌어내는건 상당한 로스팅 스킬이 요구됩니다.
밀로의 그 꽉 찬 로스팅이 그리워져 원두를 구매했습니다. 구매목록은 에티오피아 첼바(Chelba)와 케냐 이차마마(Ichamama)입니다. 우선 첼바를 살펴봅시다. 네추럴(Natural) 가공을 거칩니다. 커피 체리를 그대로 햇볕에 말려 건조한 후 탈곡하는 방법입니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시장이 커지면서 미성숙두와 결점두의 함유율이 크고 발효치가 있다는 이유로 네추럴 가공이 외면받는 실정입니다. 첼바는 이런 상황에서도 그 특이한 향미와 풍요로운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녀석입니다. 1900m 고지대에서 재배된 이 커피에선 꽃향과 포도의 신맛 그리고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이차마마는 이에 반해 워시드(Washed)가공을 거칩니다. 내추럴에 비해 결점두가 적으며 깔끔한 맛을 내는 가공과정입니다. 각각의 가공과정에 따라 장단점은 분명합니다. 더 길게 쓰고싶지만 오늘은 원두 소개가 우선이므로 줄이겠습니다. 가공과정에 대해선 나중에 다른 포스팅을 통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차마마도 역시 1750-1950m에서 자랍니다. 버번종이며 베리와 시트러스의 향이 테이스팅 노트에 적혀있습니다.
 

밀로커피 로스터즈, 에티오피아 첼바(Chelba), 케냐 이차마마(Ichamama) 테이스팅 노트

특성이 다른 이 두 아프리카 커피를 밀로에선 어떻게 로스팅 했을지 궁금합니다. 우선 에티오피아입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원두의 주름은 쫙 펴져있습니다. 배전도도 조금 높은편이구요. 요즘엔 상당히 보기 힘든 로스팅 스타일입니다. 깊은 맛을 충분이 이끌어내기 위해 핸드드립 추출을 선택합니다. 칼리타 드리퍼에 드립굵기 25g/85도/230ml/3분의 추출을 합니다. 적당히 부풀어오르는 커피 빵이 로스팅이 잘 됐음을 보여줍니다.

발효된 맛이 잘 느껴지는 에티오피아입니다. 특유의 감귤향과 맛이 매력적이네요. 중후한 바디감도 좋습니다. 길게 늘어지는 맛은 강배전/낮은온도 드립의 매력이죠. 딸기맛과 약간의 버터리함까지. 구수한 아몬드와 와인, 자몽의 맛까지 적어봅니다. 서툴게 컨트롤 했다가는 잘못 추출될 가능성도 있지만 워낙 맛의 스펙트럼이 넓어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다음은 케냐. 에티오피아보다는 배전도가 낮습니다. 하리오 드리퍼에 조금 굵은 드립굵기 20g/88도/200ml/2분 30초의 추출을 진행합니다. 커피가 달달합니다. 요구르트의 신맛과 단맛이 느껴지네요. 흡사 레몬티의 느낌도 줍니다. 외국 사이트에서 찾은 이차마마의 테이스팅 노트에는 Savory Body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구미를 돋구는 짭짤한 요리의 바디감이라는 뜻입니다. 층층이 꽃이라는 표현도 있구요. 그만큼 탄탄하고 매혹저인 맛이라는 뜻인데 참 적절한 표현인것 같아 붙여둡니다.

종종 에스프레소를 처음 마시는 사람들에게 전 밀로커피를 추천합니다. 신맛이 치고 올라오는 스페셜티 샵의 에스프레소보다 구수하고 달달한 밀로의 에스프레소가 처음 커피를 접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잘 맞을것 같다는 생각때문이죠. 기호의 문제겠지만 전 밀로의 커피가 좋습니다. 처음 제가 이대앞 비미남경과 고대후문 보헤미안에서 맛봤던 커피들을 생각나게 만들기 때문이죠. 특유의 고소함과 중후한 바디감은 첼로 협주곡을 연상케하기도 합니다.

 

 

밀로커피로스터즈 원두 구매방법

전화 02.554.3916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70-32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millocoffeero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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