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t of a Woman

 

 

 

 

'여인의 향기'라는 제목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는 장면일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아 그래서 알파치노가 저 미묘한 허스키 보이스를 가진 저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거구나' 하고 오해할 수 있겠다. 아마 영화가 두 남자의 이야기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겠지. 눈 먼 프랭크가 찰리의 도움으로 스포츠카를 타고 멘헤튼 시내를 질주하는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의 백미라면 더더욱 믿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이 매혹적인건 정말 여인의 향기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묘한 섹시함은 프렝크가 여인의 등에 손을 살짝 올릴 때다. 미묘하게 등 근육이 움찔거린다. 그리고 더빙한듯한 수줍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탱고. 탱고가 절정에 이르렀을때보다 실수할까 조마조마한 시작부분이 더 미묘하다.

라오스 여행에서 라파엘은 이렇게 말했다. 여자는 춤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고. 그저 남자가 이끄는데로 uno, dos, tres, cuatro. 발을 옮겨가면 된다고 했다. 실수를 하면 할수록 여성의 매력은 솟아 넘치며 더욱 섹시해보일 수 있고. 그러니까 탱고를 배워야 한다.

 

 

Hallelujah

 

 

할렐루야의 오리지날 버젼은 레너드 코헨에 의해 탄생했다. 영국 차트에서 36위를 차지하며 심심찮은 성공을 이끌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제프 버클리 버젼은 후에 존 케일이 커버한 버전에서 유래했다. 요절한 제프버클리의 할렐루야는 영국에서 2위, 미국 빌보드에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이곡을 제프버클리의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따라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로 시작하는 시편 51장은 이 곡의 기원을 설명해준다. 다윗왕은 친애하는 우리야 장군의 아내의 밧세바를 사랑하게 된다. (노래 가사대로라면) 달빛에 비친 그녀의 모습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던 다윗은 결국 우리야를 전장에 내몰게 된다. 그가 죽고 다윗은 밧세바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곤 깨닫게 된다. 자신의 잘못을. 할렐루야, 할렐루야.

노래는 이 모든 이야기를 담아냈다. 여기, 비밀스런 노래가 있다. 다윗은 주를 찬양하기 위해(혹은 회개하기 위해) 이 노래를 만들었다. 하지만 넌 음악에 대해 신경쓰지 않잖아. 이 노래는 이렇게 시작하지. 네 번째와 다섯 번 째 그리고 메이저 코드는 올리고, 마이너는 내리고. 다윗의 신념은 강했다. 하지만 달빛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그를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그녀는 그렇게 다윗을 묶고 왕좌를 무너뜨렸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할렐루야를 끌어낸다. 이제 다윗은 회개하기 시작한다. 나는 온 힘을 다했어요. 그리 대단하지는 않지만, 느낄 수 없었기에 만져보려 했어요. 나는 진실을 말했고, 당신을 속이러 온 것이 아니에요. 간절하게 할레루야를 외치며 그는 노래한다. 어떻게 다윗이 사랑에 빠졌으며 어떻게 반성하고 고백했는지 노래는 담아내고 있다. 제프 버클리가 이 노래를 불렀을 때, 사람들은 그 애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버 더 라인이 부른 할렐루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버전이다. 노래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면서 곡을 설명하는 Karin Bergquist의 목소리는 이미 이 노래가 얼마나 매혹적일지 알려주고 있다. 그녀는 어디서 더 힘을 주어야 할 지 알고 있다. 다윗이 고백하듯, 할렐루야를 부른다. 그의 남편은 그녀의 목소리와 어울리는 피아노 연주를 한다. 그들만의 비밀스런 코드가 있는 것 처럼, 그렇게 할렐루야는 시작된다. 오버 더 라인의 음악을 듣고 울었던 적이 있다. 그녀가 부르는 음표는 가슴을 저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사람들에게 종종 이들의 할렐루야를 추천하곤 한다. 하도 사람들이 '오버 더 라인'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기에 직접 찾아봤다. 오버 더 라인은 신시내티, 오하이오에 있는 이탈리아 풍의 거리라고 한다. 근처에 있는 운하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독일의 라인강에서 별명을 얻었고, 이 지역은 오버 더 라인이라고 불리게 됐단다. 당연히 오버 더 라인은 오하이오 출신의 밴드다. Linford DetweilerKarin Bergquist를 주축으로 객원 멤버들을 참여시키며 앨범 작업을 했다. Ohio라는 앨범도 있고 Drunkard's Prayer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다. 영상을 보고 마음이 동했다면 이 두 앨범을 들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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