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원두이다.
좋은 생두를 사용해서 잘 볶아 낸다면 그 커피는 발로 내려 마셔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혹자는 커피의 맛 중 99% 또는 90%가 로스팅된 커피가 어떠냐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맞는말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 처럼 로스팅이 반 아니, 커피의 대부분이다.

사실, 이 말에 대해 크게 공감하는 편은 아니었다. 로스팅을 직접 해보기 전 까지는
하지만 로스팅을 직접 하면서 로스팅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고 있다. 로스터기를 구입하고 본격적으로 콩을 볶으면서 여간해서는 콩을 사먹지 않는다. 생두를 구입해두고 직접 볶아 먹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볶는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 하지만 볶으면서 점점 맛의 변화를 느끼게 되고 이제는 내가 로스팅한 콩의 문제점을 찾아 내 고쳐나가면서 점점 최상의 콩을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포스팅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메짜루나 로스터기의 단점은 소량을 볶을 수 밖에 없고, 열 전도율이 낮다는 점이다. 바람막이가 있어 수망보다는 괜찮지만, 개방형이기 때문에 열이 그만큼 잘 모아지지 않는다. 고로 커피에 향과 맛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바디감도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로스팅에서 보완해야 할 과제들을 정리해보았다.

1. 정해진 용량의 최대치를 사용해 볶는다.
2. 열 손실을 최대한 막기 위해 덮게를 사용한다.

생두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으나 덮게를 만드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사전조사를 실시한 결과 커피마루에서 비슷한 게시물이 있어서 이를 적극 활용해 덮개를 만들어 보았다. 다음은 내가 참고한 게시물이다. http://cafe.naver.com/coffeemaru.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47311 - 네이버 커피마루 식군(nitlas)님의 게시물


대강의 필요한 재료들이다. 골판지만 구입했다. 화방에서 2천원에 판다. 칼과 자 그리고 불에 닿을 것을 대비해 쿠킹호일을 준비한다. 줄자와 냄비뚜껑은 정확한 설계도면을 위해 준비했다.

도면은 커피마루의 글을 많이 참조했다. 커피마루의 식군님 설계도를 나에게 맞게 수치를 바꿔 도면을 그렸다. 중학교 때 이후 처음 그리는 도면이었지만 괜찮게 만들어졌다.

완성된 덮개의 부분이다. 골판지의 특성상 구부리기 위해서는 약간의 틈을 벌여주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옆부분을 마저 만들었다. 둥그런 부분은 냄비뚜껑을 이용해 작업했다. 오랜만의 칼질도 생각보다 잘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준비된 골판지를 호일로 정성껏 둘러준다. 만약을 대비해 나는 두겹으로 호일을 둘러줬다. 호일의 특성상 특별히 접착제를 사용할 필요는 없었으나 만약을 대비해 불이 닿지 않는 바깥부분을 테이프로 마감했다.

완성된 도면들을 차례로 호일로 감아준다.

호일로 마감이 끝나면 강력접착제로 이어준다.

생각보다 깔끔하게 작업이 완료되었다.

다음은 로스터기의 높이에 맞춰 다리를 제작한다. 본체부분보다 만드는 시간이 짧았다.

역시 다리부분도 호일로 마무리를 해준 후, 강력접착제로 붙여서 마무리한다. 완성이다!

윗부분에는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환기구를 뚫어준다.

요부분이 가장 허접한 부분인 것 같다. 마감이 좋지 않다.

가스통이 있는 부분은 열 전도를 막기 위해 완전히 막아두었다.

반대편은 약간의 구멍을 두어 열이 어느정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메짜루나를 넣었을 때, 크기가 딱 맞았다.


가장 걱정한 부분은 설계도안이었다. 하지만 이부분은 커피마루의 글들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덕분의 여러가지 보완점을 만들어 최적의 덮개를 만들 수 있었다.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너무 늦은 밤이라 로스팅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홈로스팅은 배기시설이 완벽하지 않을 뿐더러 소음도 심해 너무 늦은 밤에는 많은 이들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에 다음으로 미뤘다. 따라서 덮개 사용 후 로스팅과 맛의 변화는 추후에 올리도록 하겠다 ^^;

포스팅을 마치기 전, 덮개에 대해 조언해주신 곰다방 형님과 커피마루의 식군님을 포함한 여러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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