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내몰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들에게도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상권에서 한걸음 벗어난 의외의 공간에 둥지를 틀게 된것이죠.


이것이 새로운 상권을 만들고 또 다시 둥지내몰림을 반복하느냐의 문제로 회귀하면 복잡합니다. 이 얘기는 아마 곧 리뷰하게 될 진짜 동네 카페에 대해 다루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포구 카페투어를 나와 방문한 곳은 염리동 골목길의 후엘고입니다.


을밀대 본점보다 좀 더 골목길로 들어와야합니다. 한적한 주택가의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작은 간판의 후엘고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사진을 찍어봅니다. 여기가 바로 포토스팟. 어떻게 프레이밍만 잘하면 참 예쁘던데, 저는 잘 못하겠습니다.


브루잉과 에스프레소를 주문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아 바로 커피를 내려주십니다.


슬쩍 보이는 저 각진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꼬 리네아 2그룹입니다. 그라인더는 안핌 그라인더를 사용하는것으로 보입니다.


최근들어 안핌-라마르조꼬의 조합이 꽤 많이 보이고 있어요. 머신과 그라인더의 궁합은 바리스타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이 조합은 그중에서도 꽤 인기있는 편인것 같습니다.


후엘고의 바리스타또한 안핌의 안정감있는 분쇄력이 라마르조꼬와 부쩍 어울린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바의 모습은 단촐합니다. 그리고 깔끔하죠.


브루잉이 나옵니다. 추천받은 원두는 에티오피아.


중후한 바디감과 튀지않는 산미가 매력적입니다. 스페셜티 커피에 익숙하지 않은 동네 손님들을 위해 배전도를 조정했다는 말을 듣고나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말코닉 과테말라 그라인더입니다. 클래식 모델이지만 뛰어난 성능으로 많은 바리스타들에게 사랑을 받는 모델입니다. 최근에는 EK43열풍으로 보기 어려워진것 같기도 합니다.


에스프레소는 중후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동네의 모습을 닮았달까요.


스페셜티 커피가 국내에 뿌리를 내린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커피에서의 '산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굳이 스페셜티 등급의 커피를 고집하기보다, 살짝 낮은 등급의 커피를 활용해 거친맛에 익숙한 손님들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결점이 있지는 않습니다. 맛있게 한 잔을 싹 비웠습니다.


생각보다 차와 버스 오토바이가 끊임없이 오고가는 골목입니다. 주말이라 편하게 옷을 차려입은 동네 주민도 많이 지나가고요. 정말로 동네카페가 아닐까, 오랜시간 창문을 바라보며 생각을 해봅니다.


좌석은 이렇게 구성이 돼있고요.


해질녘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창문이 있는 이 자리가 제일 매력있는것 같습니다.


영업시간은 이렇게. 아직은 쉬는날을 두고있지 않습니다.



염리동에서 조금 더 걸어 신수동으로 이동합니다.


경의선 공원도 있고, 후엘고가 있던 동네에 비해서는 상권이 뚜렷한 동네죠.


비로소 커피는 꽤 오래전에 이곳에 둥지를 틀었고,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끌고있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 로스터리입니다.


메뉴를 확인합니다. 이곳에 오기전 헬카페에서 한 잔, 후엘고에서 두 잔을 마셨지만 이렇게 또 카페 투어를 하는 날이 많지 않기에 에스프레소와 브루잉을 시켜봅니다.


브루잉은 콜롬비아로 선택했는데, 산미가 있는 브루잉을 마셨으니 에스프레소는 묵직한 블랜드가 어떠냐고 바리스타가 추천을 해줍니다. 묵직하고 고소한 느낌이 매력적이라는 오감도를 주문합니다.


깔끔한 브루잉바. 매장의 청결은 좋은 카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원두진열장 저 뒤로 보이는 로스터는 프로밧 UG입니다. 프로밧의 구형 모델중 하나죠. 주물로 되어있어 무겁고 드럼을 가열하는 방식또한 신제품과 다릅니다.


들은 얘기입니다만, 해외 로스터들 사이에서는 최신식 로스터인 로링을 사용하는것보다 프로밧 UG를 사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신소재로 만들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로스터보다도, 로스터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설계된 구형 주물 로스터가 좋은 커피를 만드는데 훨씬 더 잘어울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만, UG를 사용하는 일은 로링이나 최신식 프로밧 모델을 운영하는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빈티지 모델의 재규어를 몰고다니는것처럼 말이죠.


2층은 넓고 쾌적합니다. 애완견을 데리고 출입할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 바랍니다.


우선 브루잉으로 출발. 갓 내린 뜨거운 커피는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높은 온도에서는 사실 제대로된 향미를 느끼기 힘들죠. 조금 시간을 두어 마셔봅니다. 식을수록 과일의 산미가 잘 살아납니다.


아까 주문한 에스프레소를 받으러 1층으로 내려갑니다. 저 멀리 국산 전기로스터 스트롱홀드가 보입니다.  로스터에게 여쭤보니 얼마전까지 싱글은 스트롱홀드로 볶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UG만 사용하신다고.



좌측부터 라마르조꼬 리네아, 말코닉 EK43, 메져 슈퍼졸리, 디팅 KE640(으로 보입니다) 그라인더가 보입니다. 자세한 모델을 확인해보려 했으나 너무나 덕후같아 보일것 같아 멀리서만 체크해봤습니다.


오감도는 질감이 매력적인 에스프레소였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비로소커피와 함께한 블랜드다보니, 안정감이 느껴질만 합니다.



재즈음악이 기분좋게 흘러나옵니다.


다섯 잔의 커피를 마시고 나니 밖이 꽤 어두워졌네요



후엘고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1길 118

02-712-9265

월-금 09:00 - 19:00 / 주말 및 공휴일 11:00 - 20:00


비로소커피

서울 마포구 광성로6길 42

02-712-9030

매일 10:00 - 22:00



안국역에서 3번출구에 내려서 현대 사옥을 지납니다. 창덕궁 돌담길을 만나면 바로 골목으로 들어가 한참을 걷습니다. 


지금 날씨면 땀이 살짝 흐를만큼입니다. 티엑스티 커피는 산책을 하기에 딱 좋은 그 돌담길 골목의 끝, 모퉁이에 있습니다.


아주 작은 가게이지만, 평일에도 사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좋은 카페라 소문이 났었는데, 폭염에 방문을 미루다 이제야 찾게 되었습니다.


우선 주문을 해봅니다. 커피 이름이 익숙하여 주문을 바로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을 위해 티엑스티 커피는 다른 선택지를 줍니다.


이렇게 카운터에 준비된 파버카스텔 연필로 자신의 취향을 체크하여 제출하면,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천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저는 브루잉으로 콜롬비아 컵오브 액설런스를 주문했습니다.


아카이아 브루잉용 저울, 하리오 V60 (도기) 드리퍼, 칼리타 동포트입니다.


아카이아 저울은 커피 저울에 최적화되어있는 스마트 저울입니다, 빠른 반응성, 물의 흐름에 반응하는 초시계 등 다양한 기능이 내장되어있어요. 브루잉용과 에스프레소용, 미세저울이 있습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에스프레소 머신 세팅을 살펴봅니다.


슬레이어 1그룹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는 빅토리아 아르두이노 미토스입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함에 있어 결코 부족하지 않은 단단한 세팅입니다.


로스터는 기센 W1입니다. 프로밧의 기술자들이 나와 만든 네덜란드의 로스터죠. 1kg급 모델입니다.


작은 가게에 어울리는 크기입니다.


작은 가게에서 로스팅과 추출을 모두 한 사람이 담당한다면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 질 수 있죠. 티엑스티 커피는 로스팅 날짜를 따로 정합니다. 하루종일 일주일간 가게에서 사용할 커피를 볶는겁니다. 가게의 운영시간 또한 한 사람이 지킬수 있을 만큼으로 정해두었습니다.


굳이 하나의 문제점을 또 제기하자면, 로스터의 배치입니다. 작은 공간이라 로스터와 다른 머신들이 구분되지 않은 공간에 있습니다. 이런경우 로스팅시 발생하는 분진이 가게의 위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형 로스터를 사용하고, 로스팅하는 날을 따로 정하여 운영하기에 이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오랜시간에 걸쳐 머신들을 닦고 가게를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가게는 적어도 로스터에서 발생하는 먼지들로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세요. 깔끔합니다.


따뜻한 물을 공급하는 모아이 워터 스테이션. 정해진 온도로 정확하게 물을 내어줍니다.


브루잉과 차를 만들때 유용하게 쓰이는 머신입니다.


저 옆에 정갈하고 예쁜 티 포트는 로열 코펜하겐입니다.


브루잉용 그라인더는 EK43입니다.


가게를 둘러보다보니 커피가 나왔습니다.


과일의 향미가 상큼하게 잘 살아있는 콜롬비아입니다. 여름의 끝과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피랄까요.


커피를 마시며 가게 밖을 봅니다.


저 기와와 돌담이 얼마나 정겨운지. 또 커피와 함께하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주문한 에스프레소도 나왔어요. 밸런스도 좋고 적당한 산미톤도 입안을 즐겁게 합니다.


두 잔 모두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가게는 아주 좁아요.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도 사람들이 엄청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조용한 공간에서 매너를 지켜주었기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가게의 이름을 닮은 메모지 같은 구성의 인테리어


조금 멀리서 찍어봤습니다.


.txt coffee 정확한 가게의 이름입니다.




다시 산책을 해서 역으로. 


날씨가 선선해지면 다시 방문해보려 합니다.



.txt coffee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21

070-7760-0121

화-토 11:00 - 19:00 / 일-월 휴무

회사 근처에 타마고 산도를 정갈하게 내어준다는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들어, 퇴근길에 저녁식사도 할 겸 카페에 들렀습니다.


2인이 들렀으나, 남은 타마고 산도는 1인분 뿐.


아쉬운대로 호지티를 주문하여 한 조각씩 나눠먹습니다. 


탐스럽죠. 부드러운 푸딩의 느낌이라면 어울릴까요.


샌드위치는 잘 모르지만, 계란의 식감이 아주 잘 살아있는 이 타마고 산도가 못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리하여, 이틀이 지나 다시 방문하기에 이릅니다.


카페 리에종. 


매봉역에 내리면 아주 가깝습니다. 대치중학교 맞은편에 있고, 양재천에서도 가깝습니다.



리에종은 소스나 수프를 진하게 하는 것으로 루, 달걀 노른자, 녹말가루 등이 사용됩니다. 식재료를 접착하는데 사용하기도 하죠.


스콘과 산도를 파는 이 매장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메뉴는 간단합니다.


커피(엔트러사이트 블랜드를 사용합니다)와 밀크티(말차와 홍차 두 종), 호지티, 에이드가 있습니다.


메인 메뉴로는 스콘과 쿠키


그리고 후토마끼, 산도(타마고 산도, 시금치 리코타 치즈산도)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산도 종류는 계속 추가되는것 같고요, 최근에는 카츠산도나 후르츠 산도도 추가된것 같습니다.


타마고 산도와 시금치 리코타 산도. 아래는 말차 밀크티 입니다.


늦게가면 순신간에 없어지니 참고하세요.


스콘도 종류별로 있습니다.


호텔과 토마토 스콘 그리고 레몬 스콘을 주문했습니다. 


토마토 스콘 위에는 토마토 잼이 올려져 있습니다.


리에종과 호텔스콘이 기본이고, 시그니쳐 스콘입니다.


녹차 화이트 초콜렛은 다음기회에 먹어보기로 하고!


정갈한 실내 


(재방문) 주문이 나왔습니다. 스콘 3종과 타마고산도, 후토마끼입니다.


말차 밀크티는 너무 달지 않아 좋습니다. 말차의 느낌도 살아있고요.


달지 않고 깊은 티 라떼가, 후토마끼와 산도에도 제법 어울립니다.



후토마끼 비주얼


정말 맛있어요. 한 접시 더 먹으려다가 꾸욱 참았습니다.


스콘은 각각의 매력이 살아있고요. 토마토 스콘이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동행들과 의견을 나눴으나 호불호가 좀 있는것 같았습니다. 위에 토마토 잼을 적당히 덜어 먹으면 꽤 고소하고 달콤합니다. 익힌 토마토를 좋아하신다면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시금치 리코타 치즈 산도


비주얼만큼이나 훌륭한 맛을 자랑합니다.


카페를 나서 매봉역 근처를 탐험했습니다.


꽤 흥미로운 곳들이 많았는데, 시간이되는대로 들러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페 리에종

서울 강남구 논현로 26길 56

02-574-3998

일-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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