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어머니께서 미국으로 휴가를 다녀오셨다. '어머니가 뭐 사올것 없니?'라고 묻자마자 나는 '에어로프레스하고 케멕스' 라고 답했다. 에어로프레스는 간단하게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기구이고 케멕스는 전통이 있는 오래된 드립 기구이다. 두 제품다 한국에서 사려면 가격이 비싼편이다. 에어로프레스의 경우 미국에서 구입할 경우 25달러(이베이 기준)이고 케멕스의 경우 20-40달러 선에 중고 제품을 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경우 에어로프레스는 배송료 미 포함 4만 5천원이고 케멕스는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11만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즉, 두 제품다 미국에서 구매할경우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미국에 큰 돈을 가져가지 않은 것을 알고 있고, 두 제품다 부피가 상당하기에 들고다니기에 부담스러운 크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각각 하나씩만을 부탁할 수 밖에 없었다(실제로 케멕스의 크기는 엄청났다. 선물용으로 하나 더 부탁하고 싶었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하나 밖에 구입하지 못한게 약간 아쉽기는 하다.).두 제품모두 미국에서 '핫'한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나도 이러한 뉴 웨이브의 영향에 자극을 받은 지인들로부터 적극 추천을 받아 제품을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두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손에 넣었겠다, 오랜만에 커피용품을 사서 신나겠다, 오랜만에 소규모 커피공장 연재를 해보고자 한다. 허접한 사진실력과 커피 추출실력이지만, 아직까지 두 제품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나름 섬세한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케멕스는 필터가 어처구니 없게 배송이 늦게 되는 바람에 미국에서 함께 오질 못했다. 국내에서 필터구입후 케멕스 리뷰도 하고자 한다. 우선 오늘은 에어로프레스의 리뷰이다. 더 궁금하거나 자세한 사진이 필요하다면 말만 해달라. 바로 바로 답변과 사진촬영 들어가겠다!

아름다운 에어로 프레스의 포장이다. 위엄이 흘러 넘친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100장의 필터, 피스톤 그리고 몇몇 소도구들이다. 설명서도 친절하게 잘 적혀있다.

국내에서 구입시 피스톤의 색깔은 파란색인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미국 직매! 깔끔한 투명색이다!

필터이다. 국내에서 추가 구입시 6천원이다.

설명서는 다음과 같다. 1. 필터와 피스톤을 결합한다. 결합전에 종이필터를 넣는것을 잊지말자. 2. 컵의 입구가 좁은 경우 포함된 깔대기를 이용하자. 3. 투샷 기준으로 동봉된 스푼으로 커피 두 스푼을 넣는다. 4. 80도 가량의 몰을 표시된 선까지 붓는다. 5. 동봉된 젓개로 휘저어준다. 6. 프레스로 눌러주면 에스프레소 등장!

설명서를 고대로 따라하여 필터를 넣어본다.

에스프레소 용으로 잘 볶인 커피를 가늘게 갈아 두 스푼넣어준다.

요로코롬 커피를 넣어주고!

분쇄도는 이정도가 적당할 듯 싶다. 모카포트용 굵기이다.


물이 끓는동안 약불에 우유를 데워준다.

잔도 예열해주는 것을 잊지말자!


물의 온도가 내려갈 때 까지 잠시 기다려주자!

물을 조심스레 부어주고

약간의 뜸을 들인 후

옆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젓개로 저어준다.

그리고 힘을 주어 눌러주면!

얍!

에스프레소의 등장이다! 원래 신선한 커피로 잘 갈아서 뽑으면 ㅡ레가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오늘 추출의 경우 기간이 조금 지난 커피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크레마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자체는 맛이 좋았다. 모카포트(브리카)나 머신에서 뽑은 것 보다는 연한 편이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우유를 더하면 라떼가 완성된다.

세척이 간단하다는 건 에어로프레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역시 소문대로 맛과 편의성을 동시에 갖추었다. 약간 묽긴 했지만 아메리카노를 만들거나 베리에이션 커피를 만들기에는 무난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그 자체로 마시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신선한 커피로 추출하여 크레마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더했다. 에어로프레스가 가진 장점은 무엇보다도 편의성이다. 추출이 간단하며 세척또한 간단하다. 머신의 경우 맛은 우수할 수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유지하기 어렵다. 모카포트의 경우 가격이나 유지면에서는 가정용으로 적합하지만, 여러모로 번거로운 점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에어로프레스의 경우 이 두가지의 단점을 해소시켜주었다. 뿐만 아니라 분쇄 굵기를 좀 더 굵게 하여 추출한다면 물만 좀 더 넣어 드립커피처럼 마실 수 있다. 또한 보온명에 뜨거운 물을 담고 에어로프레스를 챙긴다면, 어디서든지 쉽게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휴대성 또한 뛰어나다고 볼 수 있겠다.

여러가지 면에서 에어로프레소는 그간 가정용으로 나왔단 에스프레소 제품들(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마이프레시, 프레소, 모카포트)들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다고 볼 수 있겠다. 맛의 섬세함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가정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일에는 그것만이 중요시 될 수 없다고 본다면 에어로프레소는 최상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