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다녀왔습니다.


리뉴얼된 커피플레이스 방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지만 매 년 한 번씩은 오게됩니다.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에 소개된 카페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책을 참고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리뷰하겠습니다.


경주를 대표하는 카페입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할까요.


황리단길이라 불리는 황남동 카페길이 생기기전부터 노동동에 자리를 잡고 경주에 스페셜티 커피를 전파한 전설적인 매장입니다.


최근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머신은 리뉴얼 이전의 매장부터 사용하던 시모넬리 아우렐리아입니다. 


우리나라 카페에서는 유독 라마르조코, 시네소, 슬레이어등 고가의 하이엔드급 머신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머신을 만드는 회사들은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아요. 오히려 에스프레소 머신회사로 가장 규모있고 역사가 깊은 곳은 따로 있습니다. 시모넬리가 그런 회사 중 하나죠.


각각의 머신들은 자신들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중요한것도 아니고 역사도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역시나 가격 또한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바리스타가 얼마나 그 머신에 대한 이해를 하고있는가입니다.


왜 그 머신을 사용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수있는지 철학만 가지고 있다면 어떤 머신이든 최고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사족이 길었습니다. 


뒤에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커피플레이스는 맛있어요. 맛있는 커피를 내어주니, 복잡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드립용 그라인더는 국민그라인더 EK43입니다.



오토 브루잉 머신 모카마스터도 보이고 하리오 드리퍼등 각종 추출기구가 보입니다.


메뉴는 위와 같습니다.


저는 클래식 블랜드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드립으로는 에티오피아 리무를 선택했습니다.


커피플레이스는 전국(경북/경남)에 총 14곳의 지점이 있습니다. 커피플레이스의 이름을 내어주고 가게 컨설팅 및 초기 운영만 도움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이후에는 본점에서 원두만 납품받고 운영은 각각의 카페 사장님에게 일임하는 형식이죠


프랜차이즈와는 사뭇 다른 방식이며, 상생에 초점을 둔 운영입니다. 


좋은 커피를 여러곳에서 맛볼수 있고, 각각의 지점들은 카페 사장님들의 개성에 따라 빛을 냅니다. 


이보다 더 좋은 방식이 있을까요. 커피플레이스 대표 정동욱 로스터는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 않은 일들을 해내며 커피업계에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카페를 둘러봅니다. 좋은책들이 참 많습니다.


대표님이 직쩝 찍으신 사진입니다. 음악 선곡부터 사진 그리고 커피까지. 어느하나 빠지지 않습니다.


에티오피아 리무는 심플합니다. 초여름을 맞이하여 핀 작은 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향기롭고 부드러운 한 잔에 여독이 풀립니다.


클래식 블랜드는 커피플레이스를 대표하는 시그니쳐입니다.


한 모금 마시니 오래된 도시가 오롯이 느껴집니다. 쿰쿰하고 정겨운 경주의 거리들이 한껏 담겨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들에선 좀처럼 만나기 힘든 강배전 블렌드지만, 그 어떤 커피보다도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카페에 앉아있으면 저 멀리 노동동 고분(봉황대)이 보입니다.


이 풍경은 제가 해마다 커피플레이스를 찾는 이유기도 합니다.


원두와 드립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황남동 거리에 카페들이 생기고 부쩍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1-2년사이의 일입니다.


이태원 경리단길에나 있을법한 상점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자 사람들은 이곳을 황리단길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커피플레이스가 있는 노동동에서 걸어서 3분, 주말을 맞아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황리단길 거리에서 살짝 비껴난 곳에 고도커피가 있습니다.


새로이 지은 한옥건물에 자리잡은 고도커피는 스트롱홀드를 사용하는 카페입니다.


스트롱홀드는 대표적인 전기 로스터로 기존의 가스 로스터와는 메커니즘이 완전히 다릅니다.


경주에서 맛보는 스트롱홀드 로스터의 맛은 어떨까 기대를 가져봅니다. 


오른쪽 구석에 자리잡은것이 스트롱홀드 로스터입니다. 로스팅 공간과 추출공간이 구분되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만, 비좁은 공간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고도커피바의 커피는 싱글오리진으로만 제공됩니다. 오늘 준비된 커피는 과테말라와 브라질 그리고 에티오피아. 


진상고객인 저는 각각 다른 원두로 플랫화이트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합니다.


플랫화이트는 추천 원두인 브라질로, 아이스아메리카노는 과테말라를 선택합니다.


플랫화이트는 달콤합니다. 밀크초콜렛의 느낌이랄까요. 피니쉬에 느껴지는 체리의 산미도 매력적입니다. 브라질을 추천해주시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 입 머금으니 머스캣의 향기로움이 입을 가득 채웁니다. 청량감이 매력적인 아메리카노입니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살짝 언더 디벨롭된 느낌이 있다는 점입니다. 강한 개성의 신선한 생두를 사용한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유를 물으니 과테말라는 세팅이 잘 잡히지 않아 메뉴로 나갈때는 브라질을 사용했다는 말씀을 주십니다. 얘기를 듣고나니 진상고객이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가장 좋은 방법은 추천원두를 마시는겁니다. 훌륭한 바리스타는 항상 민감하게 원두의 변화를 체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문너머로 고택들이 보입니다. 새삼 경주에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쉬운 방문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황리단길을 구경해봅니다.



황리단길을 대표하는 카페 노워스를 방문합니다.

개성넘치는 카페의 외관은 많은이들의 이목을 끌어들입니다.


저 또한 무언가에 홀려 주문을 해봅니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 에스프레소를 주문합니다. 이곳 또한 싱글오리진 커피를 제공합니다. 


과테말라를 선택했습니다.


러시타임에 두 바리스타가 호흡을 맞춥니다.


머신은 시네소와 미토스 그라인더.


드립커피를 위한 EK43 그라인더.


이 외에는 별 다른 머신이 없습니다. 간결한 세팅이 맘에 듭니다.


커피는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자이언트 커피 로스터스의 것을 사용합니다.


좋은 커피를 받아 개성있게 뽑아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테말라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는 천도복숭아의 산미가 깊게 느껴졌습니다. 질감은 캐러맬처럼 쫀득했고요. 테이스팅 노트와 다른게 단맛보다는 산미가 더 도드라졌습니다.


황리단길에 많은 상점들이 있지만, 쉽게 마음을 둘곳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워스는 그럼에도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내어주었고, 다시 경주를 찾을 때에도 방문을 기대할만큼 좋은 인상을 건내주었습니다.



커피플레이스 1호점

경북 경주시 중앙로 18

매일 10:00 - 18:00 (일요일 휴무)


고도커피

경북 경주시 손효자길 22

054-777-7776

매일 11:00 - 21:00


노워즈

경북 경주시 포석로 1085

010-4820-6297

평일 및 공휴일 11:00 - 18:00 / 주말 11:00 - 19:30 (마지막주 수, 목 휴무)

이른봄에 대전에 방문했었습니다.


대전을 대표하는 로스터리, 톨드어스토리에서 오랜만에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일전에도 리뷰를 했었습니다. 대전 스페셜티 커피의 기둥같은 곳이죠. 지금은 대전뿐만 아니라 충청도 지역은 물론이요 서울에서도 꽤 이름을 알리고 있는 로스터리입니다.


톨드어스토리의 마스코트죠. 노란색 라마르조코 리네아 머신입니다. 구형 버전을 계속 리뉴얼하여 완전히 다른 머신이 되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라인더는 영원한 파트너 매져입니다. 디팅 피크 그라인더도 보이고요.


안핌 그라인더도 보입니다.


커피에서 그라인더가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훌륭한 바리스타는 좋은 그라인더를 사는것을 우선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안핌과 메져 디팅그라인더는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보시는 그라인더들은 각각의 회사를 대표하는 모델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매장을 운영하며 신중하게 그라인더를 운영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산 프로밧, 프로밧 번 Brun을 쓰다가 로링으로 바꾼듯 합니다.


특이한 프로밧 모델이라 기억하고 있었는데, 5년이 지난 사이에 많은것이 바뀌었네요.


로링은 교반의 회전이 빨라 열풍으로 로스팅을 하는 로스터입니다. 커피가 균일하게 익는 장점있지만, 로스팅 포인트를 잡는 일이 어렵고 자칫 커피맛이 심심해질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갈하게 정리된 커피잔들.


깨끗하게 정돈된 바는, 좋은 카페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아메리카노는 고릴라 블랜드로 주문했습니다. 다크 초콜릿의 단맛과 질감이 매력적인 균형감있는 커피 였습니다.


브루잉은 에티오피아 워카. 


한 모금 들이키자 꿀이 생각납니다. 자몽의 산미도 매력적이었고, 부드러운 질감과 밸런스도 인상깊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산미를 부각시킨 더 킹블랜드.


레몬의 산미와 꽃향기가 매력적입니다.


역시나 밸런스가 뛰어났습니다.


처음 톨드어스토리를 방문한게 2013년의 일입니다. 5년이 지났음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다시 찾은 톨드어스토리 2호점입니다.


지도를 찾아보면 여러지점이 나옵니다.


본점은 어은동이고, 2호점은 갈마동에 있습니다.


2호점이 임대료 문제로 자리를 옮겼는데, 지도상의 위치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매장을 방문하실때 꼭 체크해주세요.


1호점과는 부쩍 다른 분위기입니다. 밝고 화사한 분위기입니다.


에스프레소 그라인더는 메져(로 추정됩니다)와 콤팍그라인더 뒤로는 드립용으로 디팅 그라인더가 보입니다. 에스프레소머신은 로켓.


2호점에서는 브루잉만 마셔봤기에, 에스프레소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없었습니다.


머신과 그라인더에 궁금함이 많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사진으로만 찍었습니다.


1호점에서의 많은 고민을 담아 만들었기에, 이곳에서의 세팅또한 이유가 있으며 좋은 결과물을 내어줄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톨드어스토리의 대표적인 에스프레소 블랜드.


저는 브루잉을 주문했습니다. 콜롬비아 나리뇨 엘 만노.


컵이 참 예쁘죠


라임의 산미, 꿀에 절인듯한 복숭아의 단맛 그리고 은은한 자스민 향이 매력적입니다.


따뜻할때는 은은하게 텁텁함이 느껴졌으나 식으니 이내 제모습을 드러냅니다.


명불허전입니다.


오렌지주스는 껍질과 알베도를 제거하여 착즙해 제공됩니다. 때문에 단맛이 더 깊게 살아있죠.


코리아 파인 초콜릿 컴피티션에서 우승을 거머쥔 초콜렛들 또한 일품입니다.


한 번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2호점에선 베이킹도 하며, 브런치도 제공합니다.


일정이 있어 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톨드어스토리 2호점을 들리기 전에 방문한 곳이 있었습니다.


문화동 커피집.


문화동에 있습니다.


충남대 의과대학과 병원 근처에 있습니다.


우연히 SNS에서 사진을 보게되었는데,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대략 이렇습니다.


1. 깨끗한 매장과 바(bar)

2. 전문 업체에서 원두를 납품받아 사용

3. 군더더기 없는 메뉴



커피는 위생이 우선입니다. 타협의 여지는 없어요. 로스팅은 자신이 없으면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로스터와 바리스타의 역할이 분리되어있거나, 오랜 업력으로 로스팅과 추출에 자신이 있지 않는 이상 이렇게 작은 가게에서 두 개를 전부 다루는건 불가능합니다. 이곳에서는 미국의 라밀커피를 사용합니다. 밸런스가 뛰어난 커피죠.


메뉴는 많을수록 위험합니다. 다루는 재료또한 많아질테고 이 재료들의 상미기간을 유지하며 위생요소들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죠. 카페의 규모와 인력운영에 맞는 메뉴 설정 또한 이 카페를 찾은 이유였습니다.


머신과 그라인더에 대해서는 저 또한 문외한입니다. 하지만 경험상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는 달라코르테와 안핌의 조합이기에 커피맛이 괜찮을거란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쉽습니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모두 과추출의 경향이 있었습니다. 라밀커피는 배전도가 그렇게 낮은 편이 아니기도 하고, 밸런스가 좋은 커피라 많은양의 커피를 넣어 수율을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맛을 냅니다. 


하지만 두 잔의 커피 모두 과하게 많은 먹거리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리스타와 말씀을 나눠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아직까지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저변이 부족한 대전에서, 자칫 산미를 높일 경우 컴플레인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또, 병원이라는 상권의 특성상 대부분의 손님들은 강렬한 맛의 커피를 찾기 마련이죠. 은은한 맛이 균형감있게 느껴지는 라밀커피는, 어찌보면 싱겁다고 느껴질수 있었을겁니다.


고객들의 취향을 맞추다보니 아직은 시작단계인 문화동 커피집은 고민을 거듭할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차분하게 바리스타의 설명을 듣고보니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무례할수도 있었던 발언에 귀를 기울여주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이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좋은 카페가 될거라 믿습니다.



톨드어스토리 본점

대전 유성구 농대로8번길 2

042-867-2335

월-금 10:30 - 19:30 / 토요일 10:30 - 18:30 (일요일 휴무)


톨드어스토리 2호점

대전 서구 갈마역로25번길 31

070-8621-2335

매일 12:00 - 21:00 (월요일 휴무)


문화동커피집

대전 중구 과례로 79-28(문화동 8-16)

매일 11:00 - 21:00 (일요일 휴무)


서울과 다르게 부산에서는 도심에서도 오래된 건물들을 보는게 어렵지 않습니다.


제 2의 수도라 할만큼 도시개발이 집중되었지만, 끊임없이 고층건물을 세우고 노포들을 밀어낸 서울에 비하면 그 속도가 완만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부산의 오랜 흔적을 다시 살리려는 노력들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리뷰에서 보여드린 전포동의 베르크 로스터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밖에도 신기산업, 정란각 등 옛 부산의 흔적을 되살린 좋은 공간들이 있습니다.


오늘 방문할 우유카페 초량1941도 그렇습니다.


일본의 재력가 별장으로 추정되는 이 건물은 매장 오픈을 준비할때만해도 성한곳이 없을정도로 망가진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그 공간을 갈고 닦에 만든 카페가 초량 1941, 우유를 전문으로 팔고있는 카페입니다.


초량동에는 168계단이라는 명소가 있는데, 초량1941이 유명해지기 전까지는 이 주변은 사람이 아무도 찾지 않는 동네였다고 합니다.


경사도 가파르고, 교통도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유 패키지를 개발하고 공간을 갈고 닦은 결과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초량동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았습니다.


공간은 꽤 넓습니다. 재생공간이라 건물의 유지보수에 부단한 노력이 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해석으로 사람들이 가득차있기에, 그 어려운 일 또한 잘 이겨내지 않을까 합니다.



우유카페 옆에 덕화명란 쇼룸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데어더하우스. 


명란은 우리나라 음식이라고 합니다. 덕화명란은 오래전부터 부산에서 명란을 취급했던 회사였습니다.


명란이 소비되는 곳은 바로 이런 가정집.


덕화명란은 가정집에서 우리나라에서 만든 명란을 먹는다는 그림을 그리며 이공간을 구성했습니다.


먹거리에 관한 책들도 읽을 수 있고, 준비된 부엌공간에서는 직접 명란이 들어간 요리도 해볼수 있도록 하였죠.


명란을 담는 그릇도 정갈하게 전시해두었습니다.


아직은 오픈초기라 콘텐츠가 부족하지만, 곧 채워나갈거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멋있는 이 공간이 앞으로도 좋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나아갔으면 합니다.



저녁에는 핑거맥주가 문을 연다는군요


맥주도 한 캔 사서 먹었는데, 꽤 맛있었습니다.


높은 언덕에서 바람도 쐐고 사진을 찍다가 내려옵니다.


차를타고 광안리쪽을 향합니다.



쎈텀에 도착하여 들른곳은 신세계백화점 1층에 위치한 모모스커피입니다.


모모스커피는 부산의 커피문화를 이끄는 터줏대감 로스터리입니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하고있고, 부산지역에 카페들에 커피 공급또한 담당하고 있죠. 본점은 온천장역에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키스반더웨스턴 스피릿 머신과 빅토리아 아르두이노의 미토스, 메져, 디팅 그라인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용한 원두의 종류가 많다보니 각각의 개성에 어울리는 그라인더를 사용하는듯 합니다.



싱글오리진으로 제공되는 커피들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생두의 보관문제부터 원두의 상미기간 유지까지 많은 일들을 신경써야 합니다. 하지만 지켜지기 어려운 일들이죠. 그래서 작은 카페에서 많은 종류의 커피를 팔 경우 저는 커피를 주문하지 않습니다. 주인 혼자서 로스팅도 하고, 추출도 하고 그 많은 생두를 관리하며 또 원두들도 제때 팔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모스는 직접 생두를 수입하고 있으며, 납품 및 매장 판매로 인한 회전률이 좋고, 그린빈바이어부터 로스터와 바리스타까지 역할이 분명하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모모스가 유명한 것은 커피뿐이 아니죠. 베이커리 메뉴도 인기가 상당한데, 여기서는 직접 베이킹을 합니다.


과테말라 게이샤 싱글 오리진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실수 있는 카페가 얼마나 있을까요. 


좋은 생두를 신선하게 잘 보관했고, 잘 내렸습니다. 화사하고 비단결같은 커피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모모스이기에 가능한 커피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립커피는 콜롬비아 컵오브 엑설런스 18위 샌프란시스코. 사실 이 커피는 좀 아쉬웠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브루잉만 개선해도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장을 둘러보니 이곳에서는 브루잉 툴로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웨이브 드리퍼는 추출속도가 느려서 추출시 원두와 물의 접촉시간을 늘려 수율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다루지 못하면 과추출이 이루어지거나, 밸런스가 무너진 커피가 나올수 있습니다.


브루잉은 에스프레소 세팅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훈련된 바리스타들도 어려워하는게 브루잉 세팅이죠.


최근 배치브루를 제공하는 매장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봅니다. 또 SP9 등 오토 브루잉 머신들이 설치된 매장도 많이 볼 수 있죠.


브루잉이 가진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단 모모스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좋은 커피를 어떻게 잘 살려낼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끊임 없는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커피들이 있고,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하기에 만날 수 있는 원두가 있어 더 특별합니다.


공간은 넓고 쾌적합니다.


센텀에 들릴일이 있다면, 화사한 게이샤 아메리카노 한 잔 권해드립니다.




방향을 좀 더 북쪽으로 틀어 이번에는 기장으로,


기장의 자랑 웨이브온 커피입니다. 


바다를 바로 마주한 좌석이 인기를 끌어 매일같이 인산인해를 이루기로 유명한 카페입니다.


이날도 왁자지껄했습니다. 사진을 제대로 찍을수 없을 정도로.


머신은 빅토리아 아르두이노의 블랙이글,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공식 머신입니다.


메져 그라인더 두대가 몰려드는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브루잉과 아메리카노, 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커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식을수록 언더 디벨롭된 느낌이 강해져 끝가지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손님이 끊임없이 몰려듬에도 이정도 퀄리티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페셜티커피를 취급하는 매장들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아쉬운점이 없는것은 아닙니다만, 이정도도 못하는 곳 또한 많기에 굳이 단점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공간을 참 잘 구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풍경에만 값을 지불해도, 커피에 불만을 가질 수는 없을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파라솔 자리도 있고, 빈베드가 있어서 누워있을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일반 의자 좌석도 있고요.


실내도 꽤 넓습니다. 통유리로 되어있어 어디서나 쉽게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바깥쪽 좌석에는 음악을 틀지 않는데, 가만히 누워 파도소리를 듣고있자니 시름이 놓였습니다.


파도를 만나기 위해서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초량1941

부산 동구 망양로533번길 8

매일 11:00 - 21:00 (월, 화 휴무)


데어더하우스(덕화명란쇼룸)

부산 동구 망양로 533

051-458-8165

매일 11:00 - 20:00 (월 휴무)


모모스커피 2호점(쎈텀 신세계)

부산 해운대구 쎈텀4로 15 1층

051-745-1427

매일 10:30 - 22:00


웨이브온 커피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맞이로 286 

051-727-1660

매일 11:00~24:00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이외에 카페문화에 있어 가장 지역색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도시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FM커피 로스터스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에 상세한 얘기가 실려있습니다.


간랴히 소개하자면 말 그대로 FM(Field Manual), 정석같은 커피를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부산에서 가장 로스팅을 잘하고 추출도 잘하는 곳이에요. 먼 곳이라면 원두 주문이라도 해보길 추천하며, 가까우시다면 망설이지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커피 한 잔 하길 권하는 그런 공간입니다.


오늘 제가 마신 커피는 퓨어골드.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엄밀한 기준에서 제대로된 스페셜티 커피를 쓰는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FM커피는 그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카페입니다.


퓨어골드는 스페셜티 커피중에서도 상위 등급의 커피를 소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커피는 카페 유게노이데스(혹은 유지노이데스)입니다. 아라비카의 먼 조상쯤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직도 남수단-에티오피아 국경사이에는 2천여종의 야생 커피 품종이 있어요. 이 품종들을 상품화 시키려는 노력은 꾸준하게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게이샤입니다. 


야생종이 상품화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병충해입니다. 야생종은 그 자체로도 병충해를 옮기기도 하고, 상품화 되기에는 내성이 강하지 않아 제대로 기르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야생종은 연구목적에 쓰이는게 대부분인데, 이 유게노이데스는 꾸준한 연구 끝에 상품화가 되어 최근에는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컵 프로파일은 우리가 알고있는 커피의 맛과 전혀 다른곳에 있습니다.


머신이 바뀌었습니다. 원래 라마르조꼬를 사용하다가 키스 반 더 웨스턴의 스피릿으로. 그라인더는 빅토리아 아르두이노의 미토스와 콤팍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랫화이트와 에스프레소입니다. 처음 유게노이데스를 맛봤을때는 마치 씨리얼을 먹는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 때가 2년 전의 일이었고, 처음 인텔리젠시아가 이 품종을 선보였을때였습니다. 


다시 만난 유게노이데스는 산미도 살아있고, 또 특유의 씨리얼같은 고소한 단맛도 더 매력적으로 품고 있었습니다.


좋은 품종의 커피가 좋은 로스터와 바리스타를 만났습니다.


매장은 최근 리뉴얼을 했습니다. 2층은 그대로이며, 1층은 좀더 깔끔하게 바뀌었습니다.


바리스타가 주문이 없어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날 물의 TDS를 측정하고 끊임없이 세팅을 맞추는 모습을 보면서, FM커피가 꾸준히 성장하는 이유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바로 맞은편 골목길에 모모스출신 바리스타 4명이 함께 만든 카페가 있다하여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찾아간 주소에는 이렇게 디드릭 로스터만 덩그라니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가려던 찰나!! 안내문을 발견합니다.


지하로 내려가 드디어 베르크를 만났습니다.


베르크 werk는 독일어로 work라는 뜻입니다.


베르크의 로스터와 바리스타는 독일의 전위적인 일렉트로닉그룹 Kraftwerk의 작업에 영감을 받아 카페를 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시, 크라프트 베르크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1970년대 독일에서 결성된 4인조 록 그룹입니다. 무조주의의 영향을 받아 전위적인 음악을 만들어낸 이 밴드는 크라우트록(Kraut Rock)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습니다.


당시 현대음악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졌던 슈톡하우젠의 영향을 받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음악의 역사가 길고 탄탄한 독일이었기에 크라프트베르크는 성공적인 데뷔를 하고 꾸준한 인기를 얻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때 저는 2000년대에 탄생한 어떤 전자음악 그룹일거라 추측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세련된 이들의 음악은 발표 당시에도 충격적이었고, 또 많은 뮤지션들에게 꾸준하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사진에 나온것처럼 저들은 무대위에 사람대신 마네킹을 세우기도 했고, 공연중에는 손가락이나 고개만 까딱이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그들 사진이라고 합니다. 전자음악계의 비틀즈라는 별명이 어울리죠!


궁금하시다면 직접 음악을 찾아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머신은 라마르조코 리네아 신형 2그룹, 안핌그라인더입니다. 


크라프트베르크만큼은 아니겠지만, 꾸준하게 사랑받는 든든한 두 모델입니다. 그 인기에 힘입어 계속 초기 모델 디자인을 기반으로 꾸준히 계량형이 나오고 있습니다. 


윌버 커티스(Wilbur Curtis)사의 제미니(Gemini) 브루어입니다.


최근들어 배치브루를 제공하는 공간들이 늘고 있어요. 제일 큰 장점은 신속한 메뉴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브루잉은 주문 후 최소 5분 이상의 제조시간이 필요한 반면, 순환만 잘 된다면 신선한 커피를 가장 빠르게 제공할 수 있죠. 


다량의 커피를 사용하여, 커피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최대로 끌어낸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한 잔씩 내리는 커피처럼 섬세한 컨트롤이 힘들기도 하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향미가 급속하게 줄어들다는 점은 바리스타가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매장을 좀 둘러봤습니다.


원두 진열대도 이렇게. 크라프트베르크의 작업과 닮았습니다.


베르크의 메뉴에요.


투데이스 필터가 배치브루입니다. 오늘은 에콰도르라고 해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블랜드로 에스프레소, 라떼 아이스도 같이 주문해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이렇게 소모품이 진열돼 있습니다.


전국을 수소문해 모은 교회 의자. 과거에는 미싱공장이기도 했던 공간은 베르크의 바리스타들의 손길을 거쳐 이렇게 우아한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공간에는 크라프트베르크의 음악이 계속 울려퍼집니다. 


어쩜 이런 공간을 기획했을까요.


커피도 중요하지만, 잊지못할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죠.





잠시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었습니다.

등장한 배치브루 에콰도르. 단맛이 매력적입니다. 사탕수수의 단맛과 파인애플의 향미가 매력적입니다. 약간의 쌉사름함이 입에 남지만, 거부감이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계속 따라서 마셔봅니다. 커피가 맘에 들어 원두도 구입했습니다.


에스프레소도, 라떼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2층의 자리도 좋지만, 볕이 드는 1층 야외석이 더 마음에 듭니다.



부산에 마음 둘 곳이 한 곳 더 생겼습니다.




FM커피 로스터스

부산 부산진구 전포대로199번길 26

051-803-0926

평일 09:00 - 20:00 / 주말 10:00 - 20:00


베르크 로스터스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58번길 115

051-992-1113

매일 11:00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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