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다르게 부산에서는 도심에서도 오래된 건물들을 보는게 어렵지 않습니다.


제 2의 수도라 할만큼 도시개발이 집중되었지만, 끊임없이 고층건물을 세우고 노포들을 밀어낸 서울에 비하면 그 속도가 완만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부산의 오랜 흔적을 다시 살리려는 노력들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리뷰에서 보여드린 전포동의 베르크 로스터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밖에도 신기산업, 정란각 등 옛 부산의 흔적을 되살린 좋은 공간들이 있습니다.


오늘 방문할 우유카페 초량1941도 그렇습니다.


일본의 재력가 별장으로 추정되는 이 건물은 매장 오픈을 준비할때만해도 성한곳이 없을정도로 망가진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그 공간을 갈고 닦에 만든 카페가 초량 1941, 우유를 전문으로 팔고있는 카페입니다.


초량동에는 168계단이라는 명소가 있는데, 초량1941이 유명해지기 전까지는 이 주변은 사람이 아무도 찾지 않는 동네였다고 합니다.


경사도 가파르고, 교통도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유 패키지를 개발하고 공간을 갈고 닦은 결과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초량동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았습니다.


공간은 꽤 넓습니다. 재생공간이라 건물의 유지보수에 부단한 노력이 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해석으로 사람들이 가득차있기에, 그 어려운 일 또한 잘 이겨내지 않을까 합니다.



우유카페 옆에 덕화명란 쇼룸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데어더하우스. 


명란은 우리나라 음식이라고 합니다. 덕화명란은 오래전부터 부산에서 명란을 취급했던 회사였습니다.


명란이 소비되는 곳은 바로 이런 가정집.


덕화명란은 가정집에서 우리나라에서 만든 명란을 먹는다는 그림을 그리며 이공간을 구성했습니다.


먹거리에 관한 책들도 읽을 수 있고, 준비된 부엌공간에서는 직접 명란이 들어간 요리도 해볼수 있도록 하였죠.


명란을 담는 그릇도 정갈하게 전시해두었습니다.


아직은 오픈초기라 콘텐츠가 부족하지만, 곧 채워나갈거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멋있는 이 공간이 앞으로도 좋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나아갔으면 합니다.



저녁에는 핑거맥주가 문을 연다는군요


맥주도 한 캔 사서 먹었는데, 꽤 맛있었습니다.


높은 언덕에서 바람도 쐐고 사진을 찍다가 내려옵니다.


차를타고 광안리쪽을 향합니다.



쎈텀에 도착하여 들른곳은 신세계백화점 1층에 위치한 모모스커피입니다.


모모스커피는 부산의 커피문화를 이끄는 터줏대감 로스터리입니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하고있고, 부산지역에 카페들에 커피 공급또한 담당하고 있죠. 본점은 온천장역에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키스반더웨스턴 스피릿 머신과 빅토리아 아르두이노의 미토스, 메져, 디팅 그라인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용한 원두의 종류가 많다보니 각각의 개성에 어울리는 그라인더를 사용하는듯 합니다.



싱글오리진으로 제공되는 커피들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생두의 보관문제부터 원두의 상미기간 유지까지 많은 일들을 신경써야 합니다. 하지만 지켜지기 어려운 일들이죠. 그래서 작은 카페에서 많은 종류의 커피를 팔 경우 저는 커피를 주문하지 않습니다. 주인 혼자서 로스팅도 하고, 추출도 하고 그 많은 생두를 관리하며 또 원두들도 제때 팔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모스는 직접 생두를 수입하고 있으며, 납품 및 매장 판매로 인한 회전률이 좋고, 그린빈바이어부터 로스터와 바리스타까지 역할이 분명하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모모스가 유명한 것은 커피뿐이 아니죠. 베이커리 메뉴도 인기가 상당한데, 여기서는 직접 베이킹을 합니다.


과테말라 게이샤 싱글 오리진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실수 있는 카페가 얼마나 있을까요. 


좋은 생두를 신선하게 잘 보관했고, 잘 내렸습니다. 화사하고 비단결같은 커피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모모스이기에 가능한 커피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립커피는 콜롬비아 컵오브 엑설런스 18위 샌프란시스코. 사실 이 커피는 좀 아쉬웠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브루잉만 개선해도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장을 둘러보니 이곳에서는 브루잉 툴로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웨이브 드리퍼는 추출속도가 느려서 추출시 원두와 물의 접촉시간을 늘려 수율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다루지 못하면 과추출이 이루어지거나, 밸런스가 무너진 커피가 나올수 있습니다.


브루잉은 에스프레소 세팅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훈련된 바리스타들도 어려워하는게 브루잉 세팅이죠.


최근 배치브루를 제공하는 매장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봅니다. 또 SP9 등 오토 브루잉 머신들이 설치된 매장도 많이 볼 수 있죠.


브루잉이 가진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단 모모스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좋은 커피를 어떻게 잘 살려낼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끊임 없는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커피들이 있고,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하기에 만날 수 있는 원두가 있어 더 특별합니다.


공간은 넓고 쾌적합니다.


센텀에 들릴일이 있다면, 화사한 게이샤 아메리카노 한 잔 권해드립니다.




방향을 좀 더 북쪽으로 틀어 이번에는 기장으로,


기장의 자랑 웨이브온 커피입니다. 


바다를 바로 마주한 좌석이 인기를 끌어 매일같이 인산인해를 이루기로 유명한 카페입니다.


이날도 왁자지껄했습니다. 사진을 제대로 찍을수 없을 정도로.


머신은 빅토리아 아르두이노의 블랙이글,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공식 머신입니다.


메져 그라인더 두대가 몰려드는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브루잉과 아메리카노, 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커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식을수록 언더 디벨롭된 느낌이 강해져 끝가지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손님이 끊임없이 몰려듬에도 이정도 퀄리티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페셜티커피를 취급하는 매장들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아쉬운점이 없는것은 아닙니다만, 이정도도 못하는 곳 또한 많기에 굳이 단점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공간을 참 잘 구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풍경에만 값을 지불해도, 커피에 불만을 가질 수는 없을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파라솔 자리도 있고, 빈베드가 있어서 누워있을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일반 의자 좌석도 있고요.


실내도 꽤 넓습니다. 통유리로 되어있어 어디서나 쉽게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바깥쪽 좌석에는 음악을 틀지 않는데, 가만히 누워 파도소리를 듣고있자니 시름이 놓였습니다.


파도를 만나기 위해서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초량1941

부산 동구 망양로533번길 8

매일 11:00 - 21:00 (월, 화 휴무)


데어더하우스(덕화명란쇼룸)

부산 동구 망양로 533

051-458-8165

매일 11:00 - 20:00 (월 휴무)


모모스커피 2호점(쎈텀 신세계)

부산 해운대구 쎈텀4로 15 1층

051-745-1427

매일 10:30 - 22:00


웨이브온 커피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맞이로 286 

051-727-1660

매일 11: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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