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치 생존게임은 기존의 육성게임들과 차원을 달리한다. 처음 키울때는 바다거북만 봐도 질겁해 돌연사하는 개복치의 삶에 실소를 금치 못한다. 하지만 이내 우리는 그렇게 죽고 다시 살아가는 개복치의 삶이 우리내 인생임을 인지하고 다가오는 개복치의 역경에 우리 자신의 모습을 대입한다. 죽어라 공부해 수능을 보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군대, 연애, 취업 그 어느하나 녹록한게 없다. 우리는 그 앞에서 어이없는 이유로 수없는 돌연사를 당하고 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해 왕관을 쓰고 수염을 쓰다듬하며 살아가던 개복치 왕(Mola King)의 삶을 즐기다가도 취업을 앞두고 스펙의 문에 질겁해 돌연사를 한다든가 입대 후 선임들의 어이없는 갈굼에 오줌을 저리다가 돌연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복치력은 돌연사의 역사를 통해 이뤄진다. 피로를 권유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늘 수심을 일러주지 않아 어린날개가 물결에 젖어 서글퍼진 나비요, 햇볕을 쬐러 나갔다가 말라죽는 개복치다. 결국엔 50번이 넘는 돌연사를 통해 저 먼 바다로,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개복치 게임의 엔딩처럼, 우리는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 결국은 이 모든 돌연사를 이해하고 감당할수있는 그릇이 되는거다.

돌연사를 거듭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두려움에 휩싸여 눈앞에 있는 정어리와 가리비를 먹지도 못하고 나의 작은 바다에서 살 것인가. 우리는 작은 스마트폰 안에 개복치를 바라보며, 그의 영문 이름이 몰라몰라(Mola Mola)임을 떠올리며 우리내 삶을 생각하고 또 허탈한 인생을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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