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theguardian.com/music/musicblog/2014/dec/09/kyung-wha-chung-i-have-always-welcomed-children-to-my-concerts사진출처 http://www.theguardian.com/uk

 

1. 12년만에 영국 무대에 선 정경화를, 청중들은 정성을 다해 맞이해주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후 66세의 노장에 대한 기사는 청중의 기침으로 가득찼다. 모차르트 소나타를 연주하기전, 정경화가 한 어린 아이를 지적하며 '저 아이는 좀 더 큰 후에 공연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은 레전드 바이올리니스트의 복귀무대 헤프닝을 기사화했다. 몇몇 평론가들은 '그 공연에서 기침을 한 건 아이들 뿐만이 아니었다'거나 '정경화의 지적에 50명이 넘는 아이들은 잠에 빠져있을수밖에 없었다'고 공연 상황을 전했다. 타임지의 한 음악평론가는 그녀가 아이에게 했던 말을 되돌려주었다. 그녀야 말로 좀 더 나이가 들어서 공연장을 찾아야할것 같다고.
부정적인 의견만 있었던것은 아니다. 한 바이올리니스트는 정경화가 '공연중의 기침은 훌륭한 연주를 방해하는 분명한 요소다. 누군가는 공론화 했어야 할 문제'라며 정경화의 대담함을 칭찬했다. 다른 문화 평론가는 '지금 우리의 삶은 클래식같은 조용한 음악과 침묵에 익숙치 않다. 청중들은 고요한 공간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며 정경화를 우회적으로 옹호했다. 이에 공연을 개최했던 로열 페스티벌 홀에는 이에 대한 단 한건의 항의도 없었다고 전했다.
공연장에서 청중의 태도만큼이나 클래식 애호가들사이에서 논쟁적인 주제도 없을것이다. 지금처럼 관객들은 침묵을 유지해야했던 공연문화가 성립된건 100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라니 이런 논쟁이 일어나는것도 당연한 일일것이다. 영국의 청중들은 이 지지부진한 논쟁의 당사자로서 성숙하게 문제와 마주했다. 연주자의 오만함에 불평하고 아이들이 받은 모욕을 되돌려주기 위해 공연 관계자들을 못살게 굴지 않았다는 부분이 그렇다.
공연을 본격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나도 어떻게 공연을 보아야하는지 배울수있었다. 공연장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의 문제는 강요나 금지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것이 시민들의 경험으로 해결해나가야할 문제라고 본다. 무엇을 어떻게 듣고 감상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런던의 한 공연은 의미있는 질문을 던져주었다. 서울시향 지휘자 정명훈의 투잡논쟁이며, 대표자리에 금융권 인사를 앉혀놓고 효율성 운운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문화가 산업이 되는순간 예술 밖의 논쟁은 격렬해지고 본질은 흐려진다. 서울시향 사태로 느낀바, 우리나라의 예술은 연봉과 예산의 문제이며 정치적인 싸움의 또 다른 주제에 불과하단 생각이 들었다.

 

http://www.bbc.com/news/entertainment-arts-30327567

 

2. 세계적인 이슈가 된 정경화 콘서트의 기침사건에대한 그녀의 칼럼. 콘서트는 음악가와 관객이 소통하는 곳이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드물게 침묵속에 침전할수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녀는 스토코프스키를 인용한다. 훌륭한 음악은 침묵이라는 캔버스 위에서야 완성될수 있다. 정경화는 글에 아직 이런 문제가 이슈가 된다는건 클래식이 죽지 않았다는 위트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침묵의 아름다움과 그 속의 소통을 이해했으면 한다는 얘기또한 담아냈다.

 

http://www.theguardian.com/music/musicblog/2014/dec/09/kyung-wha-chung-i-have-always-welcomed-children-to-my-concerts

 

3. 클래식은 단순히 '오래된 서양음악'에 그치지 않는다. 정경화 콘서트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영국인들의 논의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침묵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단순한 음악감상을 넘어 소음이 가득한 세상에서 클래식 공연장과 같은 침묵과 함께 할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몇몇 평론가들의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클래식 음악을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무엇인가로 두고 껄끄러운 논쟁을 하는것은 내가 보기에도 참 힘겨운 일이다. 숨쉬기도 힘들만큼 모든 것이 목을 조여오는 생활에 예술이 없다면 얼마나 서글픈 일일까. 우리는 지금 그 '예술'을 지키는 일에 대해 보다 섬세한 논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여기, 최유준 음악평론가의 서울시향 사태에 대한 글을 첨부한다.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41211205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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