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렇게 아플수 있을까 할 정도로 아팠었다. 출근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링거를 맞기까지 했다. 몇번의 근무는 벌벌벌 떨다만 나왔다. 선배들은 걱정반 근심반으로 나를 휴게실로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리 아파도 티를 내면 안된다, 아픈건 결국 자기 관리를 못했다는거니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일주일을 보냈다. 휴일에도 힘들긴 했다. 편도선이 부어있다가 곪아버려서 목을 움직이기만해도 아팠다. 내가 왠만큼 아파선 밥을 거르거나 덜 먹지는 않는데, 이번엔 정말이지 먹을 힘이 없었다. 밥을 넘길때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힘들었다. 차라리 안먹고 말지. 정말 약을 먹기 위해서 밥을 몇 숟가락 먹었다. 오늘 저녁도, 약을 먹기 위해 먹었다. 빨리 목이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아프면 서럽다. 동기들이 챙겨준 덕분에 근무를 잘 버텨낼 수 있었지만, 서 있기도 힘든데 일을 하러 나가야 하는건 서러웠다. 하루만 푹 쉬면 좋을텐데. 약먹고, 조용한 곳에서 딱 하루만. 그러질 못하고 병원에 가고 링거만 맞다가 출근하곤 했다.

위로가 되는건 역시나 어머니다. 집에 도차하자마자 밥을 차려주시고 따뜻한 이불도 깔아주시고 핫팩도 데워주셨다. 휴일 첫날, 나는 정말로 오랜만에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씻고 눕자마자 다음날까지 근래에 잤던 어떤 잠 보다 포근한 잠을 잤다. 다음날엔 어머니와 병원에 갔다. 혼자 가겠다는걸 굳이 어머니도 가시겠다고 한거다. 약을 먹고 처방을 받는 동안 어머니랑 얘길 나눴다. 그 순간은 그 어떤 약 보다도 훨씬 힘이 됐다. 울컥울컥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하고 속으로 몇번이나 말했다.

또 위로가 되는건 사람들. 아파서 뒹굴뒹굴, 시간이 어찌어찌 가는지도 모르고 누워있다가 시간을 확인하려고 열어본 휴대폰에 남겨진 메시지들. 어떻게 살고 있니, 건강하게 잘 지내니, 이번에 서울오면 꼭 보자, 하는 메시지들. 잊지않고 날 찾아준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 덕분에 힘을 많이 냈다. 몸이 나아지면, 휴일이 찾아오면 꼭 만나야지. 만나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꼭 나눠야지.

문득문득 생각나는 고마운 사람들.
언제나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당신 덕분에 힘을냅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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